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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저에게 공개적으로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해 질의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세월X 다큐 제작자인 자로님께 공개적으로 질의합니다.(김현승님 글 관련)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59653
여기 나온 질문들에 대한 저의 입장을 알려드립니다.
1. 김현승님이나 세월호 유가족분들 조차도 흑백복사본밖에 구 할 수 없었다던 세월호 조타실 선반 설치사진 컬러원본 자료는 자로님 본인이 직접 취득하신 건지요? 맞다면 자료의 출처 및 취득경위는 어떻게 되는지요?
(답변)
이 다큐에 제시된 세월호 관련 자료들은 대부분 단원고 2학년 4반 故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님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터진 이후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고 있던 차에 박종대 님의 지인으로부터 부탁을 하나 받았습니다.
당시 박종대 님은 선원들의 통화목록을 분석하고 계셨는데 이중 혹시 국정원이나 정부기관과의 연관성은 없는지 궁금해하셨고, 국정원 대선개입을 파고든 바 있던 제가 한번 조사해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박종대 님께서 수집하신 각종 영상, 사진, 재판기록, CCTV 등 세월호 관련 자료를 광범위하게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저만 이 자료를 가진 것도 아니고, 한때 함께 진상규명을 했던 분들 모두 공유했던 자료이며, 몇몇 언론사에도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스스로 찾아낸 자료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냥 구글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세월호 AIS, 자이로컴퍼스, 전자해도 등의 매뉴얼은 해당 기기의 모델을 검색하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각종 학술 자료들 역시 네이버나 다음, 혹은 국회도서관, 학술단체 홈페이지 등에 가면 누구나 자료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특조위 홈페이지에서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 공개한 자료들도 참고했습니다.
http://www.416commission.go.kr/sub3/stat/statactive/Read.jsp?ntt_id=2304
제가 제시한 자료들이 굉장히 광범위하고 쉽게 얻을 수 없는 것 같지만, 사실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수준의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마치 제가 국정원이나 검찰 측의 비밀 요원이라도 되는 듯이 몰고 가는 글들이 너무 많이 보여서 안타깝습니다.
2. AIS 데이터에 대한 포렌식 검증을 이야기 하며 인용한 전문가가 자로님 본인이 찾아 문제 삼았던 이명박 정부시절 국정원과 군사이버사령부의 사이버댓글 부대, 그 인력의 교육양성을 주도했고 2015년부터는 박근혜 정부 안보특보를 맡고 있는 사람이었다는 김현승님의 주장이 사실인지요?
(답변)
아마 다큐에서 아래 장면에 나온 분을 말씀하시는 모양입니다.
저는 이분이 과거에 어떤 일을 했던 분인지 잘 모릅니다.
디지털 포렌식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자료를 구글링하다가 가장 설명이 쉽게 잘 된 보도를 활용했을 뿐입니다.
해당 보도 풀 영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4년 11월 17일 YTN사이언스, <디지털수사 vs. 사생활침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디지털 포렌식이 뭔지 설명하는 보도이지, 세월호와 연관된 내용이 아닙니다.
세월호에 디지털 포렌식이 큰 역할을 했다는 내용은 아래 영상에서 따왔습니다.
2014년 10월 17일 KBS NEWS <너의 모든 비밀을 안다>
이런 말씀 드리긴 좀 그렇습니다만... 앞뒤 다 자르고 저를 어떻게든 정부 기관의 비밀 요원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보여서 정말 불쾌합니다.
국정원과 사이버사 대선개입을 저와 함께 파고든 뉴스타파 기자들이나 김광진 전 의원에게 제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해보시고, 이번에 함께 작업하고 있는 JTBC에도 문의해보시기 바랍니다.
3. 세월호 침몰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함께 노력해왔고 그 과정에서 자로님을 함께 알았던 여러 분들에게 파파이스를 박살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있는지요?
(답변)
저는 그동안 저와 진상규명 작업을 함께 했던 유가족과 시민분들께 수도 없이 파파이스의 여러 가설이 잘못됐음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가설을 깨지 않는 한 절대 진상규명을 할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내부 총질하지 말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저는 진실 앞에, 그것도 죽은 영혼 앞에 네 편 내 편 따지는 진영논리에 갇히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심한 언쟁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고 생각했던 지인에게 격한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전후 관계는 전혀 살펴보지도 않고 그저 "박살"이라는 강한 표현을 했느냐 안 했느냐 따지고 드는 현실이 정말 당혹스럽습니다.
그들의 가설을 제대로 검증하는 언론사는 단 한 곳도 없었고, 많은 시민들은 이를 아무 비판없이 그대로 믿었으며,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반론을 제기하면 그들의 지지자들로부터 가혹한 공격을 받는 현실이 너무 싫었습니다.
게다가 AIS 조작설의 경우 세월호 특조위도 그들의 의견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고, 청문회에서도 상당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 지지자들로부터 가혹한 공격을 받았던 사람 중 하나가 오늘의 유머 "으르릉"이라는 유저입니다.
이분은 저에게 선박과 항해에 관한 수많은 지식을 전해준 은인입니다. 이분은 "외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조율하며 진실을 찾아 나가는 파트너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가혹한 공격을 받았던 또 한 분이 바로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김관묵 교수님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분의 표현이 너무 직설적이고 강하다는 이유로 이분의 열정과 진심마저 폄훼합니다.
이분의 표현이 매우 거칠고 무례해 보일 수 있다는 점 인정합니다. 저도 그 부분을 교수님께 직접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한 공격을 받으면서도 진실에 대한 열정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오신 김관묵 교수님의 진심을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분은 자신이 찾아낸 여러 진실을 알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김관묵 교수님이 정치권과 특조위, 그리고 과학계를 미친 듯이 공격했던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저 사람의 말하는 태도가 너무 맘에 안 드니까 믿을 수 없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사람이 무엇을 말하는가 보다는 "어떤 태도로 말하는가"를 중요시하는 문화가 팽배합니다.
저는 그분의 태도를 보지 않고 무엇을 말하는지를 들었습니다. 손가락을 보지 않고 달을 보았습니다.
진실에 대한 열정... 이것이 김관묵 교수님의 진심입니다.
4. 유가족과의 지난 목요일 사전 시사회 이후 왜 이런 위험한 주장을 지금 시점에서 하며 본인의 주장을 하면 되지 2/3를 파파이스 공격에 할애하는 목적이 뭐냐는 등의 비판과 ‘특조위 등에서 주장하는 사실에 반하는 내용, 정부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의 주장을 공격하는 내용’ 등을 편집해달라는 요청에 해당 부분을 편집 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이 있는지요?
(답변)
이 질문을 하신 분이 정확히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참여했던 진상규명 모임 분과 연관이 있으신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물론 저는 지금 제 다큐에 관한 모든 내용은 제가 참여했던 모임과는 별개로 진행하는 것으로 선을 그은 상태입니다.
위 질문에 대해 자세한 답을 드리겠습니다.
이 다큐는 공개 하루 전에 일부가 편집된 것이 맞습니다.
유가족과의 목요일 사전 시사회 이후 저는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대한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여러분이 믿고 안 믿고는 자유입니다만, 저는 여전히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저의 동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진심으로 바른길을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큐 곳곳에 강한 멘트를 넣었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지만, 그게 제가 그들을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힘을 합치기 위해선 제가 찾아낸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다큐가 수정되기 전 원본에는 '김어준 총수에게 보내는 영상편지'가 있었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강한 어조로 그들을 비판했는지, 저의 솔직한 심정이 무엇인지 전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모임에 참여했던 분들이 괜히 오해만 더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하셔서 그 내용은 빼는 게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내용은 삭제했습니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제대로 알려드리면,
"저는 김어준 총수만은 꼭 보호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세월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지 못했고, 누군가 제대로 검증하는 과정이 없는 한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김어준 총수에게 저의 진심을 담은 영상편지를 남겼던 겁니다.
저는 이 다큐를 만드는 동안 철저히 비밀리에 작업했습니다. 워낙 위험한 일이라서 지인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그랬습니다.
앞서 저는 故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님과의 인연 때문에 세월호 참사를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래서 다큐의 마지막은 수현이 아버님을 위한 내용으로 담고 싶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내용이 바로 "Chapter 20.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입니다.
수현이가 마지막으로 남긴 사진 한장의 의미를 찾기 위해 정말 오랜 시간 준비한 내용입니다.
수현이 아버님 박종대님은 제가 이런 다큐를 비밀리에 만들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계셨고, 다큐의 마지막에 수현이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는 것도 모르셨습니다.
그런데 목요 모임이 있기 전 세월호 유가족 회의 때 박종대님은 제 다큐에 혹시라도 수현이나 박종대 님에 대한 내용이 나오면 절대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현 아버님께 직접 전화드리고 그간의 자초지종과 저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아버님께서 반대하시면 마지막 부분은 삭제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만 사랑하는 수현이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만든 부분인 만큼, 꼭 한 번만 아무 조건 없이 그냥 봐주십사 부탁드리며 해당 부분의 영상을 보내드렸습니다.
그러자 박종대님께서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대한 내용을 최대한 가다듬어서 목요모임에 함께 하는 "고상현"님에게 직접 확인을 받으면 해당 내용을 내보내도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상현 님께 수정한 내용을 직접 확인해드린 후 다큐의 최종본이 완성되었습니다.
참고로 고상현 님은 제 다큐에도 소개됩니다만, 구조과정의 의혹 부분에 대해 제가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정보력을 갖춘 분입니다. 다큐 곳곳에 고상현 님이 찾아주신 정보가 들어있기도 합니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다큐가 제가 약속드린 시간을 지킬 수 없었던 이유는, 파일 자체가 워낙 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박종대 님께서 마지막 부분을 보셨는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저의 진심이 전해졌으면 하는 작은 소망입니다.
5. 김현승님의 글에 자로님이 남긴 댓글 중 “해경123정이 고의로 세월호를 잡아끌어서 침몰시켰다는 내용은 구체적인 증거가 전혀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지요. 기억하시지요? 제 다큐 어디에도 선생님의 자료를 직접 참고한 내용 단 하나도 없습니다. 만약 있다면 구체적으로 제시해보시지요.”라고 하면서 해경 123정이 고의로 세월호를 잡아 끌어 침몰시켰다는 건 근거 없는 사실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데요. 해경 123정이 고의로 세월호를 잡아 끌은 사실과 끌어서 침몰시킨 사실 두가지 모두를 부정하는 취지인가요 아니면 끌어 당기긴 했지만 침몰과는 관계 없다는 취지 인가요?
(답변)
해경 123정이 고의로 세월호를 끌어당기지도 않았고, 침몰과도 관계없습니다. 즉, 두 가지 모두 부정합니다.
해경 123정이 후진하며 밧줄로 끌어당겼다고 주장하는 시각에 세월호와 해경123정이 연결된 밧줄의 모습을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시각의 모든 영상과 사진을 샅샅이 확인한 결과입니다. 저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어야만 믿습니다. 근거가 빈약한 내용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큐를 공개한다고 했을 때 제가 과거에 올린 글들을 많이 살펴보셨을 줄로 압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저에 대해 이상한 소문을 퍼트리고 계시는 김현승 님이 과거에 어떤 글들을 올려왔는지 상식적인 관점에서 검토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그분이 파파이스와 현재 어떤 관계에 있는지도 정확히 알아보시고 객관적으로 현 상황을 바라봐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다섯 개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드렸습니다. 아마 제가 어떤 답변을 드리더라도 믿지 않으실 분들이 있으실 줄 압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드리겠습니다.
제가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대한 비판을 하면 저에게 엄청난 공격이 쏟아질 거라는 걸 몰랐을까요?
저는 그런 공격을 받게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냥 정부의 조사결과를 심층 검증하고 "외력 가능성"에 대해서만 다큐를 구성했다면, 아마 저는 야권 전체의 엄청난 지지를 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
전문가도 아닌 제가 왜 혼자서 8시간 49분이라는 엄청난 분량의 다큐를 토해냈는지 헤아려 주십시오.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야 진실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가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으려고 제가 그간 조사한 내용 그대로를 공개했습니다.
무조건적인 일방적인 팬심은 눈을 멀게 할 뿐입니다.
세월엑스가 공개된 후로 여러 전문가께서 저의 다큐를 반박하는 내용을 올리고 계십니다. 정말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만약 모두가 지금과 같은 열정으로 정부가 기존에 내놓은 조사 결과들을 치열하게 검증했다면 세월호의 진실에 훨씬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여러 전문가분들의 발전적인 토론이 이뤄지길 희망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저는 정답을 던진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우리가 모두 함께 힘을 합쳐 정답을 찾아줄 "강력한 특조위"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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