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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글을 올렸다가 지웠는데, 내용 중 잘못된 부분이 있어서 그랬습니다. 추천을 해주신 다섯 분과 리플을 달아주신 세 분께 사과드립니다. 수정이 되질 않더군요.
후보 3인의 정책을 검증해보다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kind=member&ask_time=&search_table_name=&table=bestofbest&no=83080&page=1&keyfield=&keyword=&mn=280210&nk=&ouscrap_keyword=&ouscrap_no=&s_no=83080&member_kind=bestofbest
저번에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문과 관련하여 베오베도 처음 가보고 (인터넷 하면서 저런 추천수는 처음 받아봅니다^^;;) 댓글에 과분한 칭찬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글을 한 편 더 써보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정치 전문가가 아닙니다. 총선 수준에서 지역 후보자 캠프라는 것은 상시 인원이 13명 이내입니다. 그 중에서 두 사람 정도는 유급 사무원, 1명은 회계 담당자, 1명은 사무장으로서 노동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는 정도이고, 나머지는 자원봉사자의 개념이라 그다지 안정적인 일도 아닙니다.
혹자의 말대로 저는 한때 보좌관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집에 돈이 없으니 창업도 못 하고, 그렇다고 직장일을 해봐도 미래가 뻔히 보였기 때문에 서른 즈음에 마지막 도전이다 싶어서 해본 것이 선거 캠프였습니다. 그리고 실패하고 나니 내가 왜 꿈을 잘못 꿨는지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아마도 성공했으면 이런 글도 쓰지 않았겠지요. 여의도 어딘가에서 유력 정치인의 후광을 받으며 거들먹거리기나 했을지도 모릅니다.
선거 캠프에 들어가기 전 일종의 로드맵이 있었습니다. 제가 모신 후보자가 당선되면, 그 사람을 밀어서 개혁과 혁신을 위한 여러가지 제도를 사람들과 의논하고자 했습니다. 그 중에 하나는 '결선투표제'와 같은 것이었고, 청년 문제를 위해서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만 19세 이상 25세 미만의 국민에게도 피선거권을 주자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1994년 이후 금지되었던 옥외 합동 연설회의 부활 등도 있었지요. 정치인의 생명은 연설인데, 언제부턴가 정치인은 SNS이나 깔짝대는 찌질이로 변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와중에 사람들은 정치를 점점 멀리하고 있더군요. 마치 정치는 돈과 조직이 없으면 안 되는 한계가 분명한 직업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 같은 경우에는 억울하죠.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을 한 것은 12세기 최충헌의 노비 만적이 한 말인데, 8백년이 지나 적용을 받으니 말이지요. 그래서 계속 제가 있던 정치와 그 조직, 그 돈의 정치를 속으로 비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일종의 열등감입니다. 깨끗한 패배, 유능한 정치인과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패했더라면 울분은 남지 않겠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TV토론회에서 제가 모신 후보자는 새누리당 후보를 거의 9:1 수준으로 압도했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 1의 후보를 지명했습니다. 그것이 현실이었지요. 아주 가까운 친구마저도 제 도전을 무모했다고 말하더군요.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실패 후에 나의 길도 되돌아보았습니다.
'나는 왜 한계를 가지는 것일까?'
그리고 이 생각은 바뀌더군요.
'왜 정치인들은 한계를 가지는 것일까?'
저는 이후 언제나 특정 정치인의 정책과 '정치적 수사(레토릭)'를 그 정치인의 태생적 한계로부터 해석해보고자 했습니다. 누구나 개혁을 원하고, 누구나 좋은 정책을 수행하고 싶지만 사실 정치인에게는 정치적 이슈 선택의 자유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을 키워준 정치 권력에 대한 얽매임. 개인적 부패와 비리로부터의 얽매임. 그리고 정치인은 누구나 개인적으로 자신만의 과거사를 청산해야 될 의무가 있었지요. 자신의 한계를 청산하는 지도자만이 국민이 원하는 의제를 선택하고, 그에 걸맞는 권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정책 담론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대선은 그 어느때보더 정책적 선명성을 구분하는데 공을 들여야 하는 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다 정치적 수사만으로는 유사한 정책관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새누리당과 문-안 사이에는 문재인 대 안철수의 간극보다 더 큰 차이가 존재하긴 합니다만은 거의 유사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올해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담론'에 대한 적장자론을 두고 네거티브전이 펼쳐질 확률이 높고, 여기서 분명한 것은 3인의 유력 대권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선택적 한계를 논하는 네거티브 형태를 띌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박근혜 후보는 문-안의 아마추어리즘을 부각하는 프레임을 쓰고, 문재인은 박근혜의 역사적 한계를 지적합니다. 그리고 안철수 후보는 박근혜-문재인의 기성정치 프레임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하나 하나 구분해서 써볼까 합니다.
1. 경제 민주화는 과연 좌파 정책일까?
: 아마도 3인의 유력 후보들이 쓰는 프레임의 가장 중심은 역시나 '경제 민주화'로부터 시작됩니다. 사실 저는 경제민주화라는 정치적 수사를 몹시나 혐오하는 편입니다. 전에 쓴 글에서 '안철수'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글을 썼지만 안철수 후보가 왠만해서는 이 정치적 수사를 안 썼으면 하는게 제 바람이기도 하지요. 경제 민주화의 근거는 바로 다음 헌법 조항에서 발견됩니다.
헌법 제 119조
제 1항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제 2항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 '경제 민주화'라고 하기보다는 혼합경제에 대한 단서라고 보는게 더 적절할 듯 싶습니다. 하지만 KDI의 류종일 교수를 비롯한 경제민주화 주창론자들은 정치적 수사로 치환시켰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새누리당과의 정치적 선을 긋기 위해서였습니다. 486세대들은 소위 민주화 세대입니다. 그들이 지금까지 끌고 왔던 정치 담론은 '독재에 항거하는 민주화'였었지요. 하지만 두 번의 민주정부 이후 이 가치는 힘을 잃었고, 남은 것은 경제적 정책 미스에 대한 책임 뿐이었습니다. 사실 '경제 민주화'라는 것은 '정치적 민주화'라는 과제를 연장해서 정당성을 얻어보고자 하는 꼼수적 수사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전 이 말을 매우 싫어합니다.
"그럼 도대체 민주화는 언제까지?" 라는 질문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제 개인적 원칙 속에 정치인의 가장 큰 자질은 '국민에게 의제의 논점일탈을 방지하는 조율자로서으 역할'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민주화'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습니다. 애매모호한 정치적 수사를 통해 국민들의 대중적 판단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도 정치적 과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공론화되었던 정치적 의제(미국산쇠고기 수입, 한미 FTA문제, 용산참사, 4대강 사업 등)에 대해 야권이나 여권이 이끌어갔던 논쟁 방식은 항상 민주 vs 반민주였습니다. 사실 정치인들은 당시 의제들에 대해서 논점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었지요. 하지만 486 민주화 세대 정치인들은 이러한 논쟁에 대해서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 했습니다. 결국 자신들이 가장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정치적 프레임만 선택했을 뿐이었습니다.
'경제 민주화'도 사실 이런 관점에서 탄생된 정치적 프레임입니다. 위의 헌법 제 119조를 살펴보면 제 1항의 경우에는 '자유시장론'이며, 제 2항의 경우에는 '자유 시장론' + '복지론'이 혼합되어있습니다. 한 마디로 '큰 정부' 미국의 루즈벨트 정부 당시의 정부 기능을 말하는 것이지요. 엄밀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결국에는 경제 민주화라는 용어는 사실상의 '큰 정부론'과 마찬가지입니다.
'경제의 민주화'. 사실 민주 대 반민주 프레임으로 썼던 문장은 아니었다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민주화를 말하기 어려운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이 문장을 통해 다시 민주 대 반민주 프레임을 쓰는 민주당이 그리 좋게 보이진 않는 것이지요. 논점을 특정 이해 관계에 따라 각색해버린 셈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헌법 제 119조에서 시작하는 '경제 민주화'는 '큰 정부론 + 자유시장론'입니다. 그래서 한 사람은 태생적 한계를 지니게 됩니다. 바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입니다. 그녀는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줄푸세'와 '작은 정부론'을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당연히 그때와 모순된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으니 그에 대한 해명을 할 의무가 있습니다. 사실 정치인이 경제학자도 아니고 평생 특정 이론에 얽매일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다른 의견을 냈던 만큼 책임은 분명히 있습니다. 경제 정책의 프레임을 바꿨다는 것은 '책임을 인정한다' '과거 작은정부론은 오판이었다'는 뜻입니다. 즉, 집권 여당의 수장으로서 책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책임감은 없습니다. 경제민주화라는 '큰 정부론'을 이야기하면서도 세부 내용에는 '규제 완화'에 대한 인식이 있고, '감세'에 대한 미련도 있습니다. 즉, 철학 자체가 제멋대로 인 셈이고, 그야말로 '경제 민주화'라는 정책적 구호는 이슈 선점을 위해서 그리고 선명성을 없애버리기 위해서 차용했을 뿐이라는 것이지요.
사실 우리나라는 규제완화에 대해서 말할 만한 단계의 국가는 아닙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자유시장경제를 200여년 넘게 운용한 나라이며, 한때 자유방임주의의 상징이었던 국가였습니다. 그리고 자유방임주의라고 하더라도 자유시장론은 '완전경쟁시장'에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독과점을 지양하고, 기업이 시장에 진입과 이탈이 자유로우며, 정보 독점에 의해서 거래에 불공정함은 없어야하는 것이지요. 특정 기업이 시장 가격을 농단하는 것은 철저히 배격했던 것이 미국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공화당(!!)은 반 트러스트(독점)법을 만듭니다. 한번은 벤자민 헤리슨 대통령 시절 셔먼의 반 트러스트법(1890)이며, 한 번은 윌리엄 태프트(가쓰라-태프트 밀약의 그 새끼!) 대통령 시절 클레이턴의 반 트러스트법(1914)였습니다. 둘 다 공화당 대통령이었고, 그 사이에 있던 시오도어 루즈벨트(가쓰라-태프트 밀약의 주범) 대통령 또한 공화당으로서 반재벌법을 엄청나게 입법했습니다. 재벌의 리베이트 관행을 못 하게 하는 엘킨스법, 철도회사 운임 독점을 막는 헵번법, 식품재벌의 규제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육류검사법및식품의약규제법(우리나라 법의 기초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셔먼의 반 트러스트법을 이용하여 스티브 잡스를 능가하는 "너 고소!"를 합니다. 그래서 당시 금융 재벌인 노던 증권, 철강 재벌인 모건 철강에게는 치명타를 그리고 가장 유명한 석유재벌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을 해체하고 분리시키버리지요. 또한 지금의 공화당과는 엄청 다르지만 파업 노동자 편도 듭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 시오도어 루즈벨트가 오면 '빨갱이' 취급 받지요. 미국의 보수 꼴통들이 그래도 공화당을 믿는건 바로 이런 역사가 있기 때문이지요. 최초의 공화당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노예제를 폐지시키는 진보와 함께 19세기와 20세기 초에 했던 부국강병과 민생 입법이라는 공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에도 유용한 것은 있더군요.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다음 링크를 참조하시면 재미있습니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6300
아무튼 그게 공화당의 시장에 대한 시각이었습니다. 즉, 자유시장론이지만 경쟁이라는 대전제가 항상 필요했던 것입니다. 경쟁 없는 자유시장론은 미국에서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시오도어 루즈벨트의 친족인 프랭클린 루즈벨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민주당 대통령이었죠. 즉, 우리나라의 개념인 경제 민주화는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유할 수 있는 경쟁적 자유시장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지요. 거기서 조금 발전된 개념이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큰 정부론이었습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4가지 자유 중 '결핍으로부터의 자유'와 뉴딜 정책에 대한 이념은 우리나라에서 헌법 제 119조로 바뀐 것입니다. 물론 거기에는 미국 공화당이 행했던 반 독점 이념, 경쟁적 자유시장에 대한 믿음도 깔려있습니다.
라디오 연설(가카께서 따라하신)에서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경제난 속에서 허덕이던 미국 시민들에게 "국민에 대한 새로운 대우"를 약속했습니다. 과거 반 독점법으로 시장 규제만을 하고, 시장 경제에 깊숙히 개입하지 않았지만 가계 경제의 부활과 소비 진작을 위해서 본격적으로 시장 경제에 뛰어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후버댐 건설으로 대표되는 토건은 작은 일부에 불과하고, 사실은 공적 자금을 투입하여 시장의 수요를 증가시키겠다는 케인즈주의였지요. 이전의 공화당은 시장의 수요에 정부가 개입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했을 뿐이고, 민주당은 시장 수요에 대한 정부 개입을 인정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노조에 대한 보호법률이나 여타 사회보장 법률은 '반공' 프레임에 갇혀서 루즈벨트도 실패했습니다.
그 후 미국에서 시장 규제를 하는 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미국은 자유가 무한한 국가로 인식되지만 대한민국의 시장규제법률보다 최대 5배 이상의 세부적 법률이 존재하는 규제의 천국입니다. 아마 미국에서 일을 하셨던 분이라면 노동 계약서 하나 작성하는 것도 어려우셨을 겁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자들은 작은 정부와 함께 규제 완화를 외칠만한 근거가 있었습니다. 그때 감세도 나왔지요. 감세는 아서 래퍼라고 하는 석사 출신 경제학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그는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도널드 럼스펠트, 딕 체니와 함께 식사를 하는 와중에 냅킨에다가 곡선을 그립니다. 수학에서 교집합 모양, 그러니까 U 모양을 꺼꾸로 세운 모양의 곡선을 그리고, 세율이 높아지면 세수가 증가하다가 일정한 세율 이상이 되면 사람들이 세금에 대한 고통으로 세금 회피 및 노동을 하지 않으므로 세수가 준다는 논리였습니다.
그 당시 도널드 럼스펠트와 딕 체니는 미국의 세수를 최정점을 지난 하락세로 단정했습니다. 그것을 당시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에게 건의했고, 그것이 레이거노믹스의 발단이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최적 세율'을 알 수 없다는 문제였습니다. 앞서 말한 럼스펠트와 딕 체니의 판단은 근거가 없는 판단이었습니다. 사실 국제적 경제학회에서 아서 래퍼의 곡선은 근거가 있는 '아이디어'일 뿐 '이론'은 아니었습니다. 즉, 가설인 것이지요.
왜냐하면 국가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을 합니다. 즉, 세율을 줄이더라도 국가 경제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총 세금 수입이 증가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아서 래퍼의 논리처럼 세수가 증가하는지 구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당시의 조세부담률보다 이명박 대통령의 2010년 조세부담률은 2%p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세수 수입은 증가했지요. 하지만 2007년보다 2010년의 GDP는 훨씬 더 증가했습니다. 총 조세수입은 분명 증가했지만 그 이유를 명확히는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조세 수입의 효과를 통계와 수치적으로 해석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이러한 결함이 큰 가설을 통해 '감세론'과 '규제 완화'를 외쳤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가진 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로비에 당한 것이지요.
새누리당의 규제 완화도 사실 근거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특히나 이명박 대통령은 작은 정부를 같이 말하고서는 4대강 사업과 같은 '녹색 뉴딜 정책'을 말했죠. 이건 사실 코미디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일관성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강만수 장관을 통해 관치 금융(노골적 환율개입)까지 시도했습니다. 시장의 자유와도 관계가 없고, 그렇다고 큰 정부론에 입각한 적도 없습니다. 목표는 오로지 대기업 수출에 도움을 주겠다. 언론에서 말하는 트리클 다운(낙수)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미 국제적으로 낙수 효과는 사실상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속속 밝혀졌습니다. 아서 래퍼라는 당시 석사 나부랭이의 냅킨 한 장이 이토록 세상을 코미디로 바꾼 셈입니다.
다시 2012년 대한민국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이미 박근혜 후보는 끝났습니다. 위의 내용을 적절히 이해하셨다면 새누리당은 '경제 민주화'라는 슬로건의 적장자가 절대로 될 수 없습니다. 과거의 과오를 반성하고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경제 민주화'를 외치면서도 '조세'와 '규제'에 있어서는 띠꺼운 반응이지요. 즉, 득표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제 두 사람이 남았습니다.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많은 사람들은 현재 민주통합당의 경제정책이 안철수 후보보다 급진적이라고 말을 합니다. 보편적 복지론과 반값 등록금 등을 보면 안철수는 아직 이 점에 대해서 분명한 답은 안 했습니다. 그러나 딱 한 가지 '경제 민주화'라는 정책에 대해서만큼은 안철수가 더 급진적입니다. 민주통합당이 경제민주화라는 담론 속에 보편적 복지를 통한 분배, 반값등록금을 통한 기회의 균등성을 강조하며, 기업의 규제를 말하지만 안철수 후보의 '경제 민주화' 담론 속에서는 일벌백계론에 의한 기업의 절멸도 염두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미국의 엔론 사태가 있으면 그 기업을 공중분해 시켜버리는 입법안도 머리 속에 염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상은 안철수 후보가 강연을 하면서 했던 말입니다. 3분 50초를 보면 참고가 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Lo31angkJnY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 라고 합니다. 안철수 후보는 징벌적 보상이라고 하는데, 경제 사범이 되는 재벌을 겨냥한 이념이기도 합니다. 문재인 후보가 과거처럼 단순히 규제를 복구시키고, 골목 상권을 보호하는 규제, 재벌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규제를 이야기한다면 안철수 후보는 '정의론'에 입각하여, 재벌이 사회에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순간 극단적으로 강력한 징벌을 부과하여 기업 자체를 무너뜨리겠다는 말입니다. 즉, "알아서 죄 짓지 마라"라는 의미가 깔려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안 기름 유출 사고를 낸 삼성에 대해서 환경부담금과 경제적 피해액을 산출하여 x4 정도로 해서 페널티를 부여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치명적 타격을 당하는 것입니다. 경제 사범의 다수는 규제의 회피와 탈법을 통한 수익과 규제에 걸려서 부과되는 과징금의 확률에 의해 미래를 계산합니다. 재벌은 이러한 계산에 능한데, 당연히 과징금 자체가 천문학적이면, 규제에 걸릴 확률이 낮더라도 손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즉, 경제사범에 대해서는 억지력을 부여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불공정 거래 행위나 노동 착취 행위를 규제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용광로에서 사망한 2명의 젊은이나 울산 조선소에서 일하던 비파괴 하청업체 청년들의 급성 백혈벙 사망의 경우에는 전형적인 단가 후려치기에 의한 안전 사고였습니다. 단가를 후려치니 하청업체는 안전규제에 드는 비용도 줄이고자 안전규정 자체를 무시하는 업무량을 부과하거나 근로를 요구하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 사회에는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징벌적 손해배상은 이러한 행위가 걸리면 아주 '반쯤 죽여놓겠다'라는 것이 안철수 후보의 관점입니다.
즉, 자유로운 시장 경제는 옹호하되 개인의 인권과 반시장 행위에 대해서는 퇴출 또는 퇴출에 준하는 처벌을 하겠다는 것이 안철수 후보의 반재벌, 시장규제 관점입니다. 3명의 대권 후보 중에서는 가장 급진적이며, 강력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되는 분야는 '기술탈취 행위'에만 적용됩니다. 불공정 거래(담합)에 대해서는 부당 이익에 대해서만 환수하는 수준이고, 단가 인하(후려치기)는 이제 논의 단계입니다. 그것도 상한액은 3배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지요. 게다가 재벌은 지금 엄청나게 로비를 하고 있을 겁니다.
사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양자의 입장에서 큰 정부론과 경쟁적 자유시장경제론을 이야기하면 두 명의 정치인의 태생을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분명 문재인 후보는 경제정책에 있어서 청산해야 할 과거가 있습니다.
참여정부는 한미 FTA를 비롯하여,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을 옹호했습니다. 다만 자유무역에 대한 안전장치는 미비했습니다. 부동산 규제를 통해 가격 개입을 시도했지만 혁신도시처럼 인위적 토건 개발이라는 오명도 같이 있습니다. 게다가 노동시장 정책은 지극히 신자유주의 정책이었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해 단가 후려치기를 방지하고, 중소기업이 정당한 이윤 속에서 임금을 상승시킬 여력을 부여하기보다는 중소기업에 이탈하는 젊은이 대신 외국인 노동자를 유입시켜, 노동 공급을 유지시키는 정책을 취했습니다. 다문화 사회라는 슬로건은 사실 여기서 출발하는 것이지요.
이승호 기자의 X파일이라는 저서를 보신 분과 한미 FTA를 반대하며 청와대 경제수석을 박차고 안티 참여정부가 된 정태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는 공통적으로 그 근원을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소의 보고서라고 지목합니다. 즉, 재벌 장학생들이 참여정부 비서진에도 포진되어었던 셈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러한 경제 정책의 치명적 타격을 깊게 인지하지 못 했습니다. 그는 법률에는 능통했을지언정 시장 경제에 대해서는 직관적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지요. 한 마디로 청와대의 싱크탱크는 재벌에 의존되어있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 문재인 후보가 강력한 시장 규제 정책과 노동 환경 개선은 일종의 자기모순을 낳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부정해야 하는 치명적인 운명과 맞이하는 것이지요. 게다가 자신의 정치 권력 자체가 참여정부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치적에 대한 부정은 지지층 이탈과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문재인의 운명 속에는 이미 참여정부 비서실장이라는 역사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즉, 정책 선택에 있어서 태생적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벤처 사업가 출신입니다. 밀레니엄을 앞두고 벤처 붐 속에서 성장한 사람입니다. 그가 사회적 목소리를 낸 것은 2002~2004년 사이였습니다. 참여정부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안철수의 생각> 외에도 그의 또 다른 저서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속에도 시장 경제에 대한 비판이 있습니다. 경영자로서 조직관리자로서의 에세이기도 하지만 한국 벤처의 한계를 느낀 시점은 그 즈음입니다. 아마도 그가 의사로서 인생을 살았다면, 다른 분야의 경제인으로서 삶을 살았다면 이러한 의문을 품지 않았겠지요. 제 개인적으로 이 점에 공감하는 이유는 저 또한 IT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대학에서 정보컴퓨터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의 정치적 계기와 신분으로서의 한계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여깁니다. 사실 안철수 후보의 정치적 계기는 청년에 대한 연민도 있지만 가장 큰 시발점은 자신이 벤처 기업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시장 상황의 한계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각성을 하면서 더 많은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이러한 관점에서 경제 민주화에는 단순히 복지 담론 뿐만이 아니라 경쟁에 대한 '정의'가 도입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겁니다. 그는 최근 '성장과 복지의 조화', '시장 경제의 창조적 혁신'을 말한 것을 '상식'과 '합리성' 차원에서 해석하면 다음 구호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본의 생산성 혁신"
즉,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해 공정한 거래와 공정한 단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경제사범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시장 경쟁의 방해 요소를 제거, 공정한 시장 상황을 통해 구현될 수 있는 임금 인상... 필연적으로 기업들은 생산성 혁신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착취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을 잃어버리고, 임금 인상 압력에 시달릴 때 하는 것은 생산성 혁신이지요. 우리나라는 노동자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OECD 2위, 노동 생산성은 꼴찌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정보 지식 산업을 통한 혁신은 본인이 IT 기업가 출신이라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봅니다. 박근혜 후보가 '스마트 뉴딜'이라고 하는데, 사실 저는 코웃음을 칩니다. 저 또한 정보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자로서 저게 뭘 뜻하는지 모르겠으니까요.
아무튼 경제 민주화에 대한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한계를 살펴보면 또 하나의 악재가 보입니다. 바로 경제 정책에 대한 인식차가 너무 뚜렷한 것입니다. 얼핏 비슷해보이지만 세부를 따져보면 엄청난 간극이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에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부정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며, 안철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급진적 시장 규제를 원합니다. 세계적으로는 상식과 정의에 부합될지라도 말이지요. 이 간극을 타협해야 합니다. 단일화를 위해선 말이지요.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경제 민주화(큰 정부론+경쟁적 자유시장경제론)에서 다음과 같은 급진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안철수 > 문재인 >>> 박근혜 ( 제 개인적으로는 열외 )
보수적이라고 판단되는 안철수 후보가 경제 민주화 담론에 있어서는 가장 급진성을 부여받는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정책 선택의 제약도 없습니다.
2. 복지담론
: 복지담론도 사실 경제 민주화 담론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복지라는 것은 사실상 패자부활을 위한 제도이며, 장하준 교수가 이야기한 것처럼 안전장치를 위한 사회적 공동구매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공짜는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경제 민주화 담론에서 큰 정부가 가계 소득 안정화에 개입하는 차원에서 복지가 있고, 경쟁적 자유시장 경제에서 경쟁에 패한 패자를 위한 복지가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노동 복지, 아동-교육-노인 복지가 있습니다. 후자는 의료 복지-노동 복지입니다.
여기서 특징 하나는 노동 복지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띄고 있습니다. 가계 소득 안정화와 패자부활 모두에 기여하는 복지 정책이라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북유럽 복지 국가들은 복지 예산의 상당부분을 노동 복지, 고용환경 개선, 노사 갈등 분쟁 조정에 씁니다. 아마도 인터넷에 도는 최진기 선생의 인문학 강의 중 '그리스가 복지국가?'라는 부분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이 중에서 아동과 노인 복지는 단순히 가계 소득을 안정화시키는 목적에서 부여되는 현금 보조 정책입니다. 교육은 기회의 균등을 통해 개인의 한계를 제거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복지정책입니다. 게다가 교육은 시민과 노동자 양성에 필요한 사업이기도 하구요. 사실 교육 복지 정책은 재사회화 정책(수형자), 직업재교육 정책(실업자)도 포함되지만 조금 달리 구분해야 하는 것은 의도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실업자를 위한 직업재교육 정책은 노동 정책에 포함됩니다. 의료 복지 정책은 수혜자가 정해집니다. 신체의 문제로 극단적 경제고를 당하는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복지 정책은 이 모든 정책을 이상적으로 수행할 능력이 없습니다.
앞서 조세부담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2010년의 조세부담률에서 2%p 올리면 약 22조의 추가 세원이 마련됩니다. 그런데 단순 계산만 해봐도 22조로 할 수 있는 복지 정책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필연적으로 *증세론이 따라오게 되는데, 증세론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기업이든 가계든 말이죠. 물론 표적이 분명하면 좋아합니다.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인 집중을 위해서는 결국 복지 담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우선순위의 설정'입니다.
즉, 3자 후보군을 살펴볼 때 가장 집중해야 할 포커스는 복지 정책의 우선순위 설정과 증세에 대한 관점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다음은 언론사를 통해 표현된 3자의 복지정책 담론과 복지재원 마련에 관한 것입니다.
가. 박근혜
: 복지정책 -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무상보육, 무상의무교육, 노인근로장려세제 등
: 복지재원 - 정부지출 구조조정 및 세입 증대, 급격한 증세 없이 재원확보
나. 문재인
: 복지정책 -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 극공립 보육시설 확충
: 복지재원 - 보자감세 철회, 대기업 법인세 최고세율 조정, 수퍼 부자 증세
다. 안철수
: 복지정책 - 취약계층에 대한 선택 복지, 보편 복지 시스템의 단계적 도입
: 복지재원 - 보편적 증세, 법인세, 부유세의 실효세율 조정
이 세 후보의 정책과 대안을 급진적 정도로 분류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복지 정책의 급진성 여부입니다.
문재인 >>> 박근혜 >> 안철수
두 번째 복지재원 마련의 급진성 여부입니다.
안철수 >> 문재인 >>>> 박근혜
박근혜 후보는 비교적으로 적극적 복지지출과 소극적 재원 마련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여기서 하나 모순이 발견됩니다. 정부지출 구조조정 및 세입 증대라고 하는데, 아마도 사업의 실효성을 보고 일부는 폐기하고, 그 예산을 전용하여 복지로 돌리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미 이명박 정권 초기에 한 차례 정부조직 개편이 이루어져서 3부 5처가 사라졌습니다. 구조조정이 이루어졌다는 뜻입니다. 이 현실과 경제민주화에서 그녀가 말하는 '신규' 순환출자 제한'', '출총제 부활 반대', '제 2금융 금산분리 규제 반대'라는 시장 규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합쳐보겠습니다.
정부는 여전히 작은 정부를 유지하면서 복지 지출범위는 확대하고, 다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증세에 대한 반감도 없이 급격한 증세 없이라는 수사를 쓴 것입니다. 한 마디로 모순 그 자체입니다. 복지 지출 범위가 적극적이 되면 정부 부처는 자연스럽게 커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현금 보조에 수혜자를 파악하는 인력, 수혜를 감시하는 인력이 생기고, 부처의 예산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기관 영향력이 커지게 됨에 따라 인력이 충원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부처의 예산 쓰임새를 확인하여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소리는 아랫돌 빼내 윗돌을 괸다라는 말과도 같습니다.
우루과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루이스 타바레즈의 명언, 머리를 덮으면 발이 보이고, 발을 덮으면 머리가 보인다와 비슷합니다. 정부 감시의 밸런스가 무너진다는 소리입니다.
문재인 후보는 적극적 복지 지출과 비교적 적극적 재원 마련책을 모두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반값 등록금 도입인 것입니다. 우선순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재정 지출의 과부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사실 기업도 국민의 일부고, 부자도 국민입니다. 만약 문재인 후보가 당선된다면 광범위한 복지 지출과 부자 증세에 대해서 부유층은 굉장히 많은 세금을 내야 할것이라는 예상속에 부정적 전망을 할 것입니다.
물론 이 점이 득표에는 선명성을 부여합니다. 서민에게는 지지를 받을 수 있고, 부자에게서는 확실한 반감을 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 개인적 경험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서민이라고 복지 정책에 다 동의하진 않았습니다. 적어도 기득권 논리 중 하나인 '지나친 복지 정책은 재정 파탄'이라는 말에 경청은 하는 국민들입니다. 사실 성향상 우리나라 국민들은 복지에 관대한 진보성을 띄고 있진 않습니다. 오히려 보수적인 국민이 많습니다. 심지어 20~30대 조차도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있으며, 말로는 진보라고 말하지만 뜯어보면 보수적인 사람도 있다는 것이지요.
본디 정책은 옳다고 선택 받지는 않습니다. 민심의 감정이라는 것은 중요한 성패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장기적으로는 대학 서열을 붕괴시키는 정책이 옳다하더라도 그걸 당장 시행할 때, 세부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은 반발하게 됩니다. 심지어 진보성을 띄는 정책이지만 20~30대들이 먼저 반발하는 좋은 사례입니다. 즉, 정책에 대해서 너무 복잡하고 불필요한 이해관계를 만들지 않는 것도 성공의 중요한 결정 요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단계적이고 토론이 장기적일 때, 이러한 저항감은 사라지는 것이지요. 옳은 논리도 중요하지만 설득의 과정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당연히 문재인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복지정책은 저항감과 보편적인 지지 여부에 있어서 의문이 생깁니다.
사실 저는 문재인 후보의 공약 세부 사항을 알고 있습니다. 총선 때부터 저런 복지 정책의 재원 마련을 공유해왔기 때문입니다. 중앙당에서 내려보내니까요. 그리고 매니페스토 운동본부에도 보고된 사항이기 때문에 기밀도 아닙니다. 한 가지 예로 반값 등록금의 복지 정책 소요 예산을 따져보면 8조원 정도입니다. 5조는 학생에게 주는 보조이고, 3조는 100개 대학에 대한 투자 개념입니다. 학생들에게는 진짜 반값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구노력을 하는 100개 대학을 선정하여, 한 해 300억원씩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파견한 이사를 배치시켜 등록금 동결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친환경 무상급식의 전면 실시는 1조 4천~8천 사이의 예산이 소요됩니다.
가장 액수가 큰 것은 무상 의료입니다. 보편적 무상 의료는 액수 산정이 쉽지 않을 만큼 커집니다.
이런 맹점 때문에 보편적 복지 정책의 급진성은 위험성이 내포되어있습니다. 균형 재정의 여부입니다. 주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얼마만큼 우선순위를 따지고 파급력을 생각했는지는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모자란 재원을 슈퍼 부자 증세라는 구호를 썼으니 계산이 빠른 부유층은 문재인을 절대로 지지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이성의 문제입니다.
안철수 후보도 조세 저항에 있어서는 보편적 증세를 외치고 있습니다. 법인세와 부유세의 실효세율 조정 같이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세율 증가는 기정사실화되어 있는데, 보편적 증세라는 말은 자칫 서민들의 반감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다만 보편적 복지의 단계적 도입이라는 말을 통해 복지의 우선순위를 먼저 설정하겠다는 표현은 있습니다. 선택 복지처럼 보편적 복지에 대한 유예기간도 마련했습니다.
일단 안철수 후보의 복지 정책과 세원 마련은 조금 소극적입니다. 표현 자체가 소극적이라는 말이지요. 아직 확신하지 못 한 것으로 보입니다. 분명 조세 저항과 증세에 대한 인식, 복지담론에 대한 필요성은 인지하지만 어느 범위가 적정한 것인지에 대한 확신은 하지 못 했다는 뜻입니다. 저는 3자의 복지 정책에 대해서 딱 한 가지 불만은 노동 복지라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사실 경제 민주화라는 담론과 복지 담론의 최대 접점은 노동 복지이고, 최우선 순위라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제 개인적인 평가는 박근혜 후보는 이론적 기반 없이 득표를 위한 정책을 선정한 것 같습니다. 물론 지지 기반의 이해는 반영되어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선명성을 위해서 지나치게 급진적으로 복지 정책을 선정했으며, 정말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깊은 고민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즉, 지난 총선 당시에 같은 정책 구호로서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다는 것은 지난 총선이 정책 때문에 진 것이 아닌 언론 등 외부 조건에 의해 패했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철수 후보는 복지 정책이 원론적 표현이 그치고 있습니다. 복지 담론을 언론에는 이야기하지만 취약계층에 대한 선택복지는 과거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좋아하고, 고학력 고소득 유권자들이 호감을 가질만한 정책입니다. 보편적 복지 시스템의 단계적 도입 또한 서민에게는 뜻을 분명히하고, 고학력 고소득 유권자들도 포괄하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즉, 복지 정책에 대해서만큼은 문재인-박근혜의 중간 지점 포지션을 확보하겠다는 것이겠지요. 중위 투표자 이론에 따르면 이상할 것은 없으나 우선순위에 대한 지목이 부족한 것은 더 설명해야 할 점이라고 봅니다. 앞서 경제 민주화에 대한 방향성도 분명히 하려면 말이지요.
* 아무튼 제 개인적으로 여기까지만 적어보겠습니다. 교육 정책과 대북 정책도 삼자는 차이가 있지만 이것은 사실 개인의 가치관의 문제이고 합리성 차원에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이야기 : 이헌재와 안철수의 결합에 대해서
: 많은 사람들이 모피아라고 불리는 이헌재씨와 안철수 후보의 결합을 두고 많은 실망을 하시더군요.
제 개인적으로는 이해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권 첫 인상부터 좋은 인상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딱히 크게 실망하진 않으셨으면 합니다.
옛 고사에 "군자는 인재가 없음이 아니라 찾을 수 없음을 한탄해야 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록 서로 다른 이상향처럼 보이더라도 제 생각에는 5공 시절의 관료라던가 독재에 호의적인 무개념만 아니면 써먹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내부의 비판적 관료라는 입장에서 말입니다.
세종 시대에 관료를 보면 황희는 양녕의 사람이었고, 조세 개혁도 반발을 많이한 인물이며, 개인적 비리도 있었습니다.
조말생은 태종의 사람으로서 실리적인 사람이지만 사대주의자로서 훈민정음 창제에는 반발했었지만 장영실의 등용에는 호의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최만리도 사대주의자로서 원칙주의자였습니다. 오유에서 말하는 선비와 같죠.
정인지는 전형적인 예스맨입니다. 기회주의자였구요.
이들 모두 역사에서는 세종 치세를 이룬 관료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날 필요한 것은 얼마만큼 균형 잡힌 의견인가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건 안철수 후보의 판단이지요. 만약 균형을 잃었다면 정책으로 드러날 것이며, 그때 지지율은 추락할 것입니다. 본인이 책임 져야 하니까요.
이헌재 씨가 모피아이긴 하지만 관치 금융을 통해 관치 경제의 허실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의 장점이지요. 그의 전력은 관치 금융을 통한 오명이지만 반대로 시장 규제를 위해 도움 받을 수 있는 건수는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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