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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31893
    작성자 : 살찐원빈
    추천 : 27
    조회수 : 5171
    IP : 119.194.***.98
    댓글 : 1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9/22 02:50:13
    원글작성시간 : 2012/09/21 19:44:08
    http://todayhumor.com/?humorbest_531893 모바일
    자대 분위기 진짜 님들말대로 천국임?

    요즘 벌레전설 이후로 밀리터리 글이 베스트 게시판에 자주보이는데

    거 리플들 보면 사람들이 다들 구타가혹행위 한번 안당한 신식군대에서 복무하고 온 사람같음.

    별로 오래된 일도 아닌데 내 군생활때 분위기랑 틀린거같아서 나만 이상한 부대 나왔나 고민스러움.

    우리부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간단한 몇가지 적어보겠음.

     

    1. 난 민간인에선 듣보잡으로 치지만 군필자 사이에선 나름 네임드부대로 쳐주는 2사단 출신임

    나 자대갔을때는 아직 이등별이니 수리수리소원수리니 하는 문화는 정착되기 전이었음. 간부보다 분대장 파워가 더 쌜때임.

    그래서 요즘 가혹행위로 치는 암기강요가 아주 빈번하게 일어났음.

    일단 이등병으로 가면 딱 적응기간 2주를 줌.

    그때까지는 무조건 맞고와 붙어다녀야함. 근데 맞고도 같은 이등병이라 혼자 어디 못다님. 결국 생활관 지킴이 하다가 화장실만 잠깐잠깐 감.

    그 2주는 어떻게 보면 천국임. 고참들이 실수를 해도 화를 내지 않음.

    난 3분대였는데 그때 2분대장이 좀 똘기가 많았음. 아직 제대도 5개월이나 남음 실세중의 실세여서 그 빠워를 주체못하는 사람이었음.

    딱 하루만에 생활관 사람들중 병장급만 제외하면 그 2분대장을 무척 무서워하는게 보였음. 그런데 나한테 엄청 잘해줌.

    속으로 왜 이렇게 착한 사람을 무서워할까? 라고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그건 2주가 끝난 월요일 아침이 되자 알아차렸음.

     

    기상나팔소리와 함께 개욕쳐먹었음. 아침마다 뮤직비디오 채널 틀어놓고 기상했는데 내가 매트정리하면서 천무스테파니가 다리를 쫙

    찢는부분을 가렸다고함. 천사같던 2분대장은 또라이가 되서 나를 공격했고 난 멘붕직전까지 개갈굼을 당했음.

    어쨋든 이런 적응기간동안 이등병은 재빨리 100명의 중대 고참 이름과 군번을 달달 외워야함.

    그냥 갑자기 질문이 들어옴

    고참 : 야 막내

    나 : 이병 원빈!

    고참 : 3소대 1분대 7번

    나 : 낭낭낡상병 05년 3월 입니다!

    이런식으로 대답해야하는데 5초이상 멍때리면 개욕먹음

    일단 나만 욕먹는건 뭐, 그 시간동안 못외워서 그런건데 나는 욕만먹지만 내 맞고는 폭언및 구타를 당함. 내가보는앞에서 당해서

    그게 더 미안하고 그럼.

    암튼 이렇게 2주간에 100명의 신상정보를 달달외운것이 합격이되면

    그때는 이등병에게만 지급되는 포켓병기본을 줌. 아주 여러사람을 거쳐서 그런지 한장 넘길때마다 찢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해야함.

    이것도 적응기간이란게 있어서 100일휴가 전까지는 잘 몰라도 웃으면서 가르켜줌.

    근데 100일 휴가를 지내고 오면...

    그때 내 악몽같은 상황은 4.5초의 첫 휴가를 보내고 온 다음날 정문초소때 일어났음.

    정문초소는 정말 갈구기에 너무나 좋은 장소임

    난 그동안 병기본을 대답못해서 폭언및 구타가혹행위를 당하는 고참들의 경우를 수도없이 보면서 절대 걸려들지 말아야 겠단 마음으로

    아주 짬짬히. 그 이등병에게 하루에 한 10분 있을까말까한 자유시간을 모조리 병기본에 때려박던 상태였음. 그때 나의 사기는 최고조로 올랐고

    고참이 물어보는것은 내가 교육훈련에서 배웠던 범위안에 있는 것들이라 그것은 자신이 있었음.

    난 그때당시 우리소대 쓰리고인 꺾인상병과 나갔는데. 이양반이 기총 후임이 안들어와서 아직도 훈련때마다 k3를 들고다니는 비운의 상꺾이었음.

    정문초소를 선지 약 30분... 심심했는지 꺾상이 나에게 던지듯이 말을 걸었음 

    꺾상 : 막내야

    나 : 이병 원빈!

    꺾상 : 야간 감시요령 3원시가 뭐냐.

    나 : 적응시 이원시 주변시. 이상입니다!

    꺾상 : 초병의 권한.

    나 :  초병은 직속상관 외 어떠한 사람에게라도 지시를 받지 아니... 블라블라블라

    꺾상 : k2 제원.

    나 : 길이 97센치! 개머리판 접었을시 73센치! 대검착용시 어쩌고 저쩌고 무게가 어떻고 강선이 어떻고 ... 이상입니다!

    꺾상 : k2 기능순환 단계.

    나 : 송탄 장전 잠김 발사 블라블라블라. 이상 7단계 이상입니다.!

    그렇게 대화를 주고받은지 20분 정도가 지나자 이 꺾상은 만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내 돌머리도 살고자 하는 본능 앞에선 에디슨급이 되는구나!

    그때 긴장이 풀린것이 실수였다.

    꺾상은 아주 흐뭇한 표정으로 별거 아니라는듯 말했다.

    꺾상 : m14지뢰 제원.

    지뢰 제원?

    뭐지?

    요즘 교육훈련이 지뢰 철조망이긴 하지만 내가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은 지뢰 매설이나 폭파 방법 등이었는데.

    설마 지뢰까지 제원을 물어보다니...

    난 절망적인 얼굴로 뇌를 풀 가동시켰다. 분명 내가본 포켓병기본에는 지뢰의 제원도 들어있을 터. 뇌는 인생중 가장 현란한 움직임으로 그때의

    기억을 미칠듯이 뒤져나갔다.

    나 : 노, 높이 4센치! 가로 5.6센치! 무게 100그램! 이상입니다!

    휴. 해냈다! 내 뇌는 번개같이 그때 얼핏 보았던 지뢰의 제원까지 낱낱히 까발려놨다.

    꺾상 : 그게 끝이냐? 주장약은?

    나 : ...주, 주장약! TNT 28그램 이상입니다!

    아.

    난 그때 꺾상의 입가가 귀 밑까지 찢어지는 모습에 알아챘다.

    좆됐구나.

    꺾상 : TNT28그램? 확실하냐? 확실해?

    나 : 아, 아닙니다!

    꺾상 : 그럼 뭔데?

    나 :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걸렸다.

    번뜩이던 꺾상의 눈빛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꺾상 : 이런 이등병 새끼가 빠져가지고 확실하지도 않은걸 그렇게 자랑스럽게 떠벌리냐 시발 그리고 지뢰 철조망 교육훈련이 4일전부터 했는데 4일동안 니가 파 묻는 지뢰에 테트릴이 들어가는지 티앤티가 들어가는지 #@$@#$#@$#@$@

    말이 길어질수록 그것은 말이라기 보다는 국내를 넘어 해외의 모든 욕설까지 끌어들린 폭언의 태풍이었다.

    근무 교대 5분도 안남기가 이게 무슨 좆인가. 머리가 혼란스럽고 속이 메스껍다. 가까스로 구토를 참으며 내가 할수있는 말은 이것뿐이었다.

    나 : 죄송합니다!

    여기서 시작되는 군대 갈굼 무한3콤보

    1.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하지마라. ( 이 말이 나오고부터 그 다음말은 무조건 죄송합니다. 또는 아닙니다. 둘 중의 하나밖에 선택의 길이 없다. 다나까로 끝나는 압정법때문인데 여기서 죄송과 아니의 다른 말을 하면 그것은 변명이된다. 이렇게 몇 번의 죄송합니다. 혹은 아닙니다가 나오면 선임은 제 2단계를 시작한다.)

    - 넌 시발 맨날 죄송하냐? 이제부터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말 꺼내면 죽는다.

     

    2. 쌩까냐.

    (이때부터 그 다음 대답은 대부분 대답을 하지 못한다. 대답이 가능한 두가지 대답을 봉쇄했으니 뭐라고 뭐라고 해야하는지 멘붕이온다.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으면 선임은 쌩까냐고 화를낸다. 여기선 두가지 대답이 있다.)

     

    3. 내가 그 말 하지 말랬지.

    (아닙니다를 선택시 선임은 "내가 아닙니다 하지 말랬지. 내 말 무시하냐? 라며 무한콤보를 시전한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를 하지 말라시기에... 를 선택시 선임은 다시 욕설과 폭언부터 리셋된다.)

     

    어쨋든 이렇게 무한콤보에 멘붕을 겪고있을때 근무교대가 왔다.

    교대 사수는 우리분대 4번째 상병.

    교대를 하던중 꺾상이 그를 향해 한마디 던졌다.

    꺾상 : 야. 막내 교육 누가시켰어? 지금 한창 배우는 지뢰 제원도 제대로 모르는걸 어따 써먹어.

    이에 그는 꺾상에게 죄송하다는 인사와 함께 나를 지긋이 응시하며 말했다.

     

    너, 안에 들어가서 환복하고 니 위로 내 아래로 다 깨워서 정비실에서 대기하고 있어라.

     

    시발. 좆나 역시. 꺾상 하나로 끝이나지 않는군.

    난 그렇게 새벽 2시~3시 근무를 스고 맞맞맞고참과 맞맞고참과 맞고참의 내리갈굼을 먹으니 결국 기상나팔이 울리더라.

     

    근데 그런 분위긴데 나만 이런일 당하면 존나 짜증나고 다 개새낀데.

    내위도 내위위도 내위위위도 건넛 생활관 동기도 그 동기 고참도 다 똑같은 생활을 하니까

    그냥 자연스레 적응이 되었다~

    아 쓰다보니 재미없네. 암튼 나때 이등병은 대부분 이런 폭언구타및가혹행위 속을 적토마를 달리는 여포처럼 종횡무진으로 달렸음.

    그게 겨우 5~6년 전.

    원래 군대 분위기 이게 정상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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