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102억원 앞서..창사 이래 처음 '막말 파문' 이후 남양 매출 추락..분유류 타격 매일, 음료류 등 선전으로 반사이익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매일유업(005990)이 유가공업계 라이벌 남양유업(003920)을 처음으로 제쳤다. 남양유업이 '갑을 논란' 여파로 실적이 주춤한 사이 매일유업의 매출이 남양유업을 뛰어넘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 1분기 매출 2916억원(별도 기준)으로 남양유업의 2812억원보다 104억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유업이 남양유업보다 분기 매출을 많았던 경우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매출 규모는 일정 간격을 두고 평행선을 그려왔다. 남양유업이 수백억원 가량 앞서는 경쟁구도가 오랫동안 펼쳐졌다. 음료류의 수요가 증가하는 여름에 상승세를 보이다 겨울에 움츠러드는 매출 흐름도 유사하게 반복됐다.
그동안 매일유업은 단 한번도 남양유업을 제치지 못했고 지난 2012년 2분기 양사 간의 격차는 872억원까지 벌어졌다. 남양유업이 멀찌감치 도망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부터 양사간의 매출 격차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급기야 올해 1분기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을 따라잡았다.
남양유업·매일유업 분기별 매출 추이(별도 기준, 자료: 금융감독원)
'갑을 논란'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5월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욕설 파문이 사회적으로 '갑을 논란'으로 번졌다.
소비자들이 남양유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을 보였고, 이때부터 남양유업의 매출은 상승세가 꺾였다. 통상 2·3분기에 매출이 상승했던 것을 감안하면 적잖은 매출 손실을 겪은 셈이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1.2%, 12.0% 줄었다.
부동의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분유류의 부진이 컸다. 1분기 분유류 매출은 7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9% 줄었다. 우유류는 4.2%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아이들에게 분유를 먹이는 엄마들의 반발이 컸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 이후 남양유업의 누적 영업손실은 377억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매일유업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카페라떼, 바리스타 컵 커피, 유기농우유 등 음료 제품이 선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매일유업의 1분기 우유류 매출은 전년보다 6.3% 늘었고 음료 및 아동의료 부문은 7.4% 성장했다. 육아용 분유는 감소세를 나타내 남양유업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은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결국 영업사원의 막말파문이 오랫동안 지속된 유가공업계의 시장 판도마저 바꾼 셈이다.
남양유업 측은 조만간 실적 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논란에 따른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품질에 문제가 없는 만큼 소비자 신뢰가 회복되면 실적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