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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이 없으므로 음슴체.
본인은 내년에 계란 한 판 찍는 게임 기획자임.
2006년 중순에 전역하고 2008 3분기 쯤 취직을 할 때까지 학교 생활 및 부모님 일 돕기를 병행하며 살았음.
이거슨 2006년 어느 추운 겨울날,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벌어진 미스테리어스리스한 일임.
나는 부모님의 아파트 도배 공사를 돕고 있었음.
당시 우리 어머니께서 오야지(대빵)를 하고 계셨고, 아버지도 같이 일하고 계심.
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어머니 일을 도왔기 때문에 종종 일을 돕곤 했음.
그날도 별로 특별한 건 없는 날이었음.
겨울에는 해가 빨리 지니 조명등이 없는 한 6시 쯤이면 어두워져서 더 이상 일을 못함.
그래서 다른 도배사 분들은 다 보내고 우리 식구만 남음.
다른 분야의 기술자들도 다 퇴근함.
어머니와 아버지는 스타렉스를 끌고 이천 어디인가로 도배용 풀이며 본드, 네바리(석고모드 틈새나 깨진 벽 위에 바르는 종이 띠)등 부자재를 떼러 다녀오신다고 떠나셨음.(당시 현장은 송탄)
나는 다음날 도배할 벽지를 뽑으며(요새는 기계로 풀칠함) 어머니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음.
아무도 없는 을씨년한 아파트 공사 현장 한 켠에 혼자 백열등 하나를 켜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임.
한 9시 쯤 됐나.
내일 도배할 것도 절반 정도 뽑고, 부모님도 안 오시고 그래서 전화나 한통 해볼까 하고 불을 끄고 도배 창고로 쓰던 1층 한 세대의 문을 잠그고 밖으로 나갔음.(당시 핸드폰이 없었음)
물론 도배 기계가 비싸고 다른 기술자분들이 놓고 간 도배 연장들도 한 가격 하는 물건들이었기 때문에 창문 단속도 다 함.
건물 뒤를 돌아서 아파트 정문으로 예정된 곳을 통해 근처 아파트 상가로 갔음.
물론 공중전화가 있을지 없을지 미지수였지만 그거 아니면 통화할 수도 없어서 일단 무작정 밖으로 나감.
공중전화 찾으러 가는 도중에도 혹시 부모님이 차 타고 들어오셔서 날 찾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계속 뒤를 돌아봄.
정문에서 한 300미터쯤 걸어갔을까.
뒤를 돌아보니까 왠 봉고차 한 대가 현장으로 들어가는 게 보임.
이 시간에 다시 현장 들어갈 차는 부모님 차 밖에 없어서 나는 급히 뛰어서 도배 창고로 돌아감.
창고로 돌아가니 역시 어머니 아버지가 와 계심.
근데 내가 들어가니 깜짝 놀라면서 너 그새 어디를 갔다왔냐고 물으심.
나는 어리둥절해서 무슨 말씀이시냐고 물으니, 아파트 단지 앞 사거리에서 코너를 돌 때 분명 도배 창고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보면서 내려왔다고 하심.
근데 시간상 코너를 돌 때 쯤이면 내가 아파트랑 상가 중간 지점쯤 있을 때임.
말이 안 되는 게, 아파트 앞 사거리하고 도배 창고는 지척임 한 100미터도 안 됨.
나는 어머니 차가 현장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도배창고로 다시 간 거고...
아직도 중2병 마인드를 버리지 못하는 나는 대뜸 어머니께.
"엄마! 저 시간을 뛰어넘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음.
그랬더니 어머니가
"아휴... 우리 아들 저녁을 안 먹였더니 헛소리를 다 하네. 엄마가 잘 못 본 거겠지 뭐. 짐이나 내리자."
핀잔 듣고, 어쨌든 집에 가서 쉬어야 다음날 일을 하니 짐을 다 내리고 차에 올라탐.
그런데 아직도 나는 그 일이 뭔가의 착오는 아니었다고 생각함.
여태까지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임.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에 타임라인을 추가하겠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