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의 QE3 의도와 한국의 인플레 압력 Veni_Lumina | 16:16 | 조회 911
미국은 2008년까지 수십년동안 강달러정책을 펴왔습니다. 오랜시간 강달러정책을 펼쳐오면서 저축은 멀리하고 빚을 내어 소비하는 경제구조로 그동안 잔치를 벌여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강달러정책이 전면적으로 재검토된 것은 바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이후였습니다. 즉, 더 이상 강달러 정책은 안된다라는 거지요.
미국은 그 후 수차례에 걸쳐 중국에게 위안화가치 절상을 요구했습니다. 그것은 상대적으로 약달러를 받아드리라는 얘기와 같습니다. 즉 미국은 그동안의 강달러정책으로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국가들과 한국 등 신흥경제국들이 혜택을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역불균형문제를 들고나온 거죠. 따라서 지금 미국은 달러의 가치를 약화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동안의 강달러로 인해 무역불균형이 발생, 제조업이 무너지고 저축률이 저하되고 쌍둥이 적자가 지속적으로 쌓여왔다고 보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미국이 원하는 것은 약달러입니다. 그래서 QE1, QE2를 시행했습니다만, 그래도 달러는 약화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바로 한국 등 신흥경제국들이 환율방어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버냉키가 달러가치를 하락시키기 위해 두 번에 걸쳐 2조6천억 달러나 살포했는데도 이들 신흥경제국들이 환율방어를 하는 통에 목적하는 달러 약세를 이루어내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유럽의 재정위기로 달러가치는 더욱 강화되었지요.
그러나 마리오 드라기가 불태화방식의 사실상 무제한 국채매입을 발표하고 유로화가 강세를 띄기 시작하면서 버냉키는 다시 달러가치 하락을 위해 QE3를 단행해야겠다는 생각을 먹었을 것입니다. 물론 드라기와 다 사전에 물밑작업이 있었겠지만... 그러면 독자는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두 번의 양적완화를 통해 달러를 풀었는데 신흥경제국들이 환율방어를 해서 소기의 약달러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QE3도 다르지 않을 것 아닌가?! 즉, QE3를 해도 결국 상대국들의 환율방어로 인해 이번에도 약달러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 아닌가?! 근데 멍청하게 왜 또 되풀이짓을 하는거지!!!'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이라는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입니다.
2008년 이후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율은 상당히 폭등했습니다. QE1과 QE2 때문이라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우리 나라만 보더라도 현재 조그만 애호박하나에 3500원달랍니다. 아마 시장바구니 들고 장을 보신 분들은 2008년 이후 급격하게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실 겁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의 인플레애션은 한국이나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경제국들의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하게 낮습니다. 즉, 달러를 살포하는 것은 미국인데 정작 미국 내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제한되고 있고 여타 상대국들이 인플레이션폭등을 경험하고 있는 겁니다. 그것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한국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경제국들이 미국의 QE1, QE2를 통한 달러가치 하락 시도를 막아내고자 환율방어를 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환율방어 때문에 미 달러화 가치가 계속 강세를 지속할 수 있었고 그래서 미국 내의 인플레이션은 그리 크게 오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자, 눈치 빠른 분들은 왜 버냉키가 QE3 "무제한"이라는 강수를 두었는지 이해하셨을 것이라고 봅니다. 즉, 신흥경제국들이 지속적으로 환율방어를 하기엔 커다란 장애물, 인플레이션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버냉키는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를 단행하며 그들 신흥경제국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겁니다. "좋아! 니들이 그동안 환율방어로 달러 약세를 방해했다 이거지? 어디 한번 해보자구. 이번엔 무제한이다. 어디 니들이 언제까지 환율방어를 할 수 있을 지 두고 보자. 인플레이션 쓰나미에 깔려 죽든지 약달러를 용인하든지 둘 중 하나 선택해!!!"라고 말입니다.
그럼, 이러한 메커니즘을 우리 나라 입장에서 생각해보죠. 제가 이전 글에서 한국이 하이퍼인플레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그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하이퍼인플레는 금융당국이 통화조절능력을 상실할 때 발생합니다. 미국이 QE3를 통해 무제한적으로 달러를 살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원화는 당연히 강세가 됩니다. 환율방어를 하지 않는 다면, 달러가 살포되는 만큼 원화는 강세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원자재하나 나지 않는 오로지 수출로만 먹고사는 국가입니다. 수출로만 먹고사는 국가의 통화가 초강세로 갈 경우 나라 거덜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현재의 환율이 낮은 수준이라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한국의 적정 환율을 약 900원정도로 봅니다. 지금은 상당한 고환율정책을 쓰고 있는 거죠. 왜? 정부가 경제성장률 숫자 맞추느라고 국민들 물가폭등에 나자빠져도 수출기업 먹여살리느라고 이러고 있는 겁니다. 저는 환율이 약 900원 정도까지 하락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인플레이션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900원을 하락 돌파하고 800원마저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가 문제입니다. 지금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기업들 죽네 사네하고있는 마당에 원/달러 환율이 800원까지 하락하게 되면 지금같은 불경기에 버틸 수 있는 수출업체들이 얼마나 될까요.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환율방어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환율방어를 하지 않으면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질테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환율방어를 하면 할 수록 엄습해오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입니다. 만일 미국이 정말 무제한적으로 끊임없이 달러를 살포하고 우리 정부는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환율방어를 지속적으로 해야만 한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닥치는 것은 엄청난 인플레이션쓰나미가 될 것입니다.
요즘 SBS CNBC에서 8시 40분경만 되면 나와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해야 한다고 떠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박춘호 소장이죠. 저는 정말이지 이분이 "한국은행"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은행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물가안정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은행이 위기라며 연일 방송에 나왔다하면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를 역설하고 이번에 동결했을 때 마치 김중수 한은 총재가 바보라도 되는 듯이 중앙은행을 비하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때가 아니라고 저는 봅니다. 우리 나라 은행들에게 정말 위기가 온다면 그것은 그들 은행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봅니다. 그것을 왜 우리 국민들이 희생해야 한단 말입니까. 은행들은 금융위기가 닥치면 오히려 큰 수익을 보곤 했습니다. 예금금리 낮추고 대출금리 올리고. 중앙은행이 1%저리로 돈을 풀면 그 돈 어려운 기업들에 그만큼 저리로 대출해주어야함에도 오히려 3% 국채에 투자해서 땅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앉아서 돈을 긁어모았습니다. 그런데 왜 은행이 어려워졌다고 금리 인하해서 국민들이 그 희생을 당해야 하느냐 이말입니다. 박춘호 소장님, 제발 금리 인하해야한다는 말좀 방송에 나와서 해대지좀 마세요. 시청하는 국민들 열받습니다.
저는 우리 나라의 환율은 약 900원대까지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보고, 금리는 이제 슬슬 올려서 물가상승을 잡아야 한다고 봅니다만, 금리를 올리고 싶어도 올릴 수 없는 커다란 장애물 하나가 있죠. 바로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문제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부채문제가 심각해지죠. 그래서 박춘호소장도 금리 내려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어쨋든 저는 한번 커다란 위기가 지나가야 비로소 한국경제가 바닥에서 다시 출발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가계부채문제를 언제까지 짊어지고 갈 수는 없으니까요. 어쨋든 그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정부입장에서는 가계부채뇌관이 터지는 것을 막아야 하기에 인플레이션에 대항할 수 있는 금리정책을 쓸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정리해보면, QE3를 통한 무제한 달러살포로 우리 나라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문제들에 있어서 우리 외환당국은 손쓸 수 있는 대항력이 극히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달러/원 환율을 약900원대까지 연착륙시킬 수 있는 방안이 전부입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항할 금리정책은 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환율도 정부가 900원까지 용인할 마음이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아마 1000원 아래로 떨어져도 수출기업들 엄살떨고 정부 압력넣고 그러겠죠. 결국 피보는 것은 물가상승으로 고통받아야할 국민들입니다.
환율방어를 지속할 수 밖에 없는 외환당국, 그리고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항할 수 없는 중앙은행... 바로 이것이 하이퍼인플레가 발생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 당국이 통화조절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괴물... 한국은 그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미국이 QE를 접는 그날까지.
물론 QE3가 미국에게 도움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축통화지위가 그렇잖아도 흔들리고 있는데, QE3는 그것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과연 미국의 QE3에 대해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그리고 한국... 이들 나라들이 어떻게 대응해나갈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3차 환율전쟁...!!!
Ps:리플에 "ㅋㅋㅋ"거리지 말고 비판하려면 제대로 하세요 논리적으로 반박도 못하면 그런 리플을 달지 말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