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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ovie_52921
    작성자 : 프데
    추천 : 10
    조회수 : 867
    IP : 58.124.***.17
    댓글 : 18개
    등록시간 : 2016/02/10 00:25:35
    http://todayhumor.com/?movie_52921 모바일
    Big Short 리뷰 - "이건 전부 다 사기야!"
    스포일러!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




    연극의 기법 중에는 "낯설게 하기(Verfremdungseffekt)"라는 것이 있습니다.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가 창안한 기법으로 

    기존의 기법들이 "몰입하게"하는데 목적이 있었다면

    이것은 '극에 몰입하지 않도록'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의 극에서 배우는 '배역'에 감정이입하지 않습니다.

    배우는 오히려 극을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에 이입해서 '배역'을 비판하는 심정으로 연기해야됩니다.

    그리고 그 극을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왜 저렇지?" 라는 생각을 유도합니다. 연극 혹은 연극을 배경으로 하는 현실에 대한 자각을 유도합니다.

    극 보다는 현실에 몰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movie_image.jpg


    마치 블록버스터와 같은 영화포스터는 무슨 '사기꾼'들 영화 포스터를 보는 것 같습니다.

    월스트리트를 4명이서 합심해서 돈을 뜯어낸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배우들도 쟁쟁합니다. 전부다 자기 영화에서 주연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미국판 "도둑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하지만 이 배우들은 '주조연'에 불과합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없습니다.

    이들은 거대한 사태에 직면했던 그저 한 명의 사람으로써 존재합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우리에게 "현실" 강요하고 있습니다.

    movie_image (2).jpg

    영화는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어려운 금융용어, 전문용어로 우리의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그 뉴스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해하기 힘들고 어렵다면 사람은 굳이 들으려하지 않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극 중에서는 이 대규모의 "사기 행각"이 어떻게 이렇게 대규모로, 자연스럽게 행해졌는 지 나옵니다.

    대형은행, 투기펀드들, 자본가들의 썩을 대로 썩은 부패와

    부를 향한 끝없는 추구, 그야말로 천박한 자본주의의 실체를 적나라게 드러냈습니다.


    "자본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피와 오물을 뒤집어쓰고 태어난다" - Karl Marx




    감독은 너무나 친절하게도 영화 도중에 

    섹시한 여배우들의 '설명'씬을 추가해줍니다. 

    거품 목욕하는 금발 미녀가 금융용어를 설명해주는 걸 듣고 있노라면 경제학 마스터도 멀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영화는 영화 자체의 몰입도가 깨지는 것에 개의치 않습니다. 오히려 '서비스 씬'을 통해서

    전문용어를 관객이 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영화는 계속 진행되지 않고 컷 중간 중간에 

    '일상 생활의 모습'들을 계속 사진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극 중 인물들은 여전히 그 보이지 않는 컷신에서 '대화'를 이어나갑니다.

    영화는 진행되는데, 영상은 전혀 엉뚱한 것들을 비춰줍니다. 

    세계 금융의 본산, 월스트리트의 이야기임에도 일반 주택가의 풍경, 경찰관들의 모습, 집에 돌아온 군인들...


    실화를 기반으로 영화를 만들 때에는 각색을 하기 마련입니다만 

    이 영화는 그런 각색한 부분들에서 배우가 직접 "실제로 이렇게 하진 않았습니다. 실제는 이렇게 했다는군요." 하면서

    각색한 부분이 있음을 짚어줍니다.

    만약, 연평해전에서 동혁이 어머님이 벙어리가 아니라는 점을 배우가 직접 "말로 했다면" 어땠을까요? 극중에서!
    (제가 뵜었는데 '동혁이 엄마는 벙어리가 아닙니다' 라고 강연에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감독과 상의 하에 극 중 몰입을 위한 각색이었다고합니다....고 박동혁 병장의 명복을 빕니다.)

    평범한 '사기꾼' 영화라기엔 영화는 '몰입'을 너무나도 방해합니다.

    계속 관객들은 '관객'인 채로, 영화를 지켜보게 됩니다. "배역"에 전혀 몰입하지 않고서 말이죠.

    왜냐하면 이 영화는 영화 속의 인물들에게 감정 이입을 하길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자세히 설명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전모는 대략 간추리자면,

    원래는 모기지(Mortgage)는 주택을 담보로 하는 대출을 뜻합니다만,

    여기서는 '상품성(즉 수익, 돈!)'을 발생시키기 위해서 대형은행들이 이 모기지를 한데 묶어서

    상품을 만들고 이 모기지를 또다시 '담보'로 해서 MBS(Mortgage Backed Security)가 나오고 

    또다시 이 MBS를 '담보'로 해서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이 나오게 됩니다.


    와우...집 1개를 담보로 모기지 대출을 받으면,

    그 모기지 대출을 담보로 또 MBS 상품이 나오고

    이 MBS 상품을 담보로 CDO 상품이 나오고

    또 이 CDO 상품을 묶어서 담보로 삼아 또다른 CDO  상품이 나오게 됩니다.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이런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됩니다.


    돈이 돈을 부르기 때문에 집 1개에서 파생된 상품은 점점 더 가치를 늘려가며 커지게 됩니다.

    처음 1억이 망하지 않을거라는데 10억을 걸게 되고, 그 10억이 망하지 않을 거라는데 100억을 거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왜냐면 집을 산 돈은 모두 갚을 거니까요. 살아야되는 집이잖아요? 누가 모기지를 갚지 않겠습니까!
    (당시 미국도 1가정 1주택 정책을 펴고 있었고 초저금리를 통해 이를 뒷받침 해줬기 때문에...)

    movie_image (4).jpg



    하지만 이렇게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재앙은 눈덩이처럼 스스로 커져서 도저히 손을 쓸 수 없게 됩니다. 

    대형은행은 중국과 외국의 투자자들 돈까지 유치했습니다. 돈을 많이 벌려면 더 많은 모기지가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모기지를 아무에게나 대출해줍니다. 증빙서류도 필요없습니다. 

    그냥 모기지 대출 서류에 사인만 하면 됩니다.

    왜냐구요? 신용평가를 해줄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 푸어도 '기업'이기 때문에 

    모두가 '이익(돈)'을 위해서라면 눈감아 주었기 때문입니다.

    히스패닉 불법이민자든, 길거리 스트리퍼든 누구든 간에 심지어는 '죽은 사람' 이름으로도 대출을 해주고

    '집주인 개'도 모기지 대출로 집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불량모기지가 많아지면서 MBS가 흔들리고, MBS가 흔들리면

    CDO가 흔들리고, CDO가 흔들리면 CDO로 만든 CDO가 흔들리고...미국 경제를 넘어, 전 세계 경제가 무너지게 됩니다.



    등장인물들은 이 1억이 망할거라는 것에 돈을 겁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때 말입니다.

    "주택 시장이 망할거라고요? 부동산은 안전한걸요!"

    증권가는 말하며 그들의 상품을 구매해줍니다. 

    등장인물들은 1억이 망하기 전까지는 '보험료'로써 돈을 계속 납부하기로 했습니다. 

    경제의 종말까지는 2년이 걸립니다. 그동안 등장인물들은 계속 돈을 납부하면서 

    '이대론 망한다', '돈을 돌려달라!' 는 투자자들의 원성을 삽니다.

    하지만 결국, 경제가 망하고 그들은 떼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파국으로 치달은 영화는 이렇게 끝납니다.

    "신용평가도 날림으로 하고 세계 경제를 구렁텅이에 몰아넣은 

    월스트리트의 탐욕스러운 이들이 "처벌"받았습니다! 역시 미국!

    .
    .
    은 뻥.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변한 건 없습니다."

    movie_image (5).jpg



    관객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한번도 편하게 보질 못합니다.

    계속 관객으로써 깨어있도록 부추기기 때문이죠. 심지어 결말까지도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감정이입이 아니라, "현실이입"을 하도록 감독은 요구하고 있습니다.

    극 중에서 

    환호하며 벌어들이게 될 때돈에 춤을 추는 젊은 두 명의 투자자들에게 은퇴한 투자자 밴 리커트(브래드피트)는 이렇게 꾸짖습니다.

    "이게 내가 월스트리트를 떠난 이유다. 모든 것이 숫자로 보이고 돈으로 보게된다.

    우리가 맞다면, 그건 세계 경제가 무너진다는 뜻이다.

    몇백만명이 집을 잃고, 몇 백만명이 실업자가 되고 길거리에 주저앉는다는 뜻이다. 춤추지 말아라."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요?

    "관객"의 입장에서, "현실이입"해서 본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무엇을 던져주고 있는 것일까요.

    movie_image (1).jpg

    "이건 전부 다 사기야! 이렇게 하는 놈들은 전부 다 감옥에 가야 돼! -Mark Baum(극 중 인물)


    뭔가 앉은 자리가 불편하신가요? 몸을 뒤척이면서 어떻게 편한 자세를 찾으시나요?

    감독은 여러분이 '관객석'에서 '현실'로 뛰쳐나가라고 영화를 통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The Big Short(2015) ★★☆

    출처 나.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36842
    프데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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