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펌
원문 이승연 사건보다 부끄러운 인터넷 실명제
차떼기당과 수구기득권세력의 인터넷 죽이기
인터넷 실명제 이야기가 처음 나올 때 저는 농담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농담이 지금 농담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 법이 만약 국회를 통과한다면 저는 이승연 사건 때보다도 한국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할 판입니다. 사실 일개 연예인의 막가파행동이야 어느 나라에나 있습니다. 나치학살을 찬양하거나 외국에 핵무기를 투하해야 한다는 사람도 버젓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의 정치를 대표하는 국회에서 '나랏님욕도 주민등록증 까고 하라'는 법이 통과된다는 것은 창피해서 어디다가 말할 수도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승연 사건은 자유의 남발의 결과를 보여주더니 이번엔 국회의원들이 당연한 국민의 권리를 빼앗으려고 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 나라에 과도한 자유는 누가 누리고 있으며 누구는 과도하게 억압되고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물론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나이 드신 분들이 벌이는 일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인터넷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정신나간 이야기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정신나간 이야기가 표결에 부쳐진다니요. 이것 자체가 부끄럽습니다.
누군가를 규제하는 것은 소극적인 규제가 있고 적극적인 규제가 있습니다. 현법에 어느 사이트의 주인이 실명제 하겠다는 데 못하게 하는 법이 있습니까? 주인 맘대로인 것입니다. 만약 국민 스스로가 실명제 안된 곳의 말을 못 믿겠다면 그런 사이트 안갈 겁니다. 만약 그럴듯해 보인다면 가는 겁니다. 현재는 이렇습니다. 그런데 잘난 국회의원님들은 국민들은 바보라 믿질 못하겠다는 겁니다. 우매한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해주시겠다는 겁니다. 우매한 국회의원님들 자신들의 인격이나 살피십시오. 정말 창피해서 욕이 입 밖으로 흘러 넘칩니다. 신문방송을 틀어쥐어도 자꾸 정보가 새니까 이제는 거대사이트들을 틀어쥐려고 하는 겁니까? 그래놓고 표적으로 몇 명 잡아 검찰에 협박하여 감방 보내고 인터넷을 조용하게 만들겠다 뭐 이런 겁니까.
국민들이 온라인에 쓰는 것이 그토록 공적인 일이라 규제가 필요하다면 저도 제안이 있습니다. 저는 국회의원은 공인이니까 공인은 목에 녹음기 걸고 다니며 화장실이건 침실에서건 말한 소리는 전부 생방송해야 한다는 법을 상정하고 싶습니다. 우매한 국민의 말보다는 중요한 국회의원의 말이니까 보다 잘 규제를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통과시켜 주시겠습니까? 국회의원은 움직이는 공적기관 아닙니까. 웹사이트에 익명으로 글쓸 자유도 없는 나라에서 공인에게 자유가 어디 있습니까.
이것은 단순한 사안이 아니라 이 법을 밀고있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는 극단적인 예입니다. 바로 국민들을 여러 가지 사회적 법률적 제약으로 묶어서 기득권을 천년만년 즐기려는 극악한 그들의 본성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지금도 쓸모 없고 말도 안되는 규정이 많이 있습니다. 한가지 예가 영화검열 같은 거지요. 말이 좋아 등급매기는 거지 한국성인이 볼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을 누군가가 대신 규정해 주는 것입니다. 국민은 우매하니까 나쁜걸 우리가 잘 걸러주는데 고맙다고 해야합니까? 그래서 마구 가위질된 것을 봐야 하는 겁니까?
좀더 생각해 보면 이게 다가 아닙니다. 더 심각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이건 철학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극단적으로 국민들을 줄세우고 항상 인생파탄 직전의 삶을 살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 때 싸움 한번 해서 다친 끝에 1년 휴학하면 어찌됩니까. 인생이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재수까지 하면 대학교 가서 학번이 위냐 나이가 위냐 가지고 불편하게 살아야 합니다. 군대에 가서 윗사람이 까라면 까는 정신을 열심히 배우지요. 회사를 들어가도 기수가 위입니다. 사법고시 통과자만 기수 따지는 게 아닙니다. 여자는 이렇다. 어린 게 어떻다. 교수는 인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교수를 뽑을 때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내라는 대학도 있습니다. 당신이 뭔가 큰일 한번 쳐서 대학졸업 후에 몇 년 세계여행을 다녔다던가 폭력전과라도 한번 가졌다던가 데모하다가 감옥이라도 가면 이제 당신은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것은 불가능해 집니다. 이것이 이사회가 국민들을 협박하는 방법입니다. 말 안들으면 시키는 대로 안하면 죽는다는 겁니다.
이런 일들은 이제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합니다. 한번은 차라리 중학생에게 매를 때리던 것이 좋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체벌은 항의가 들어오니 일부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협박해서 통솔합니다. 너 정학 한번 먹으면 인생 끝이라는 겁니다. 전에는 엉덩이 맞고 나면 잘못이 사라지는데 반해 이제는 나 한번 학적부에 빨간줄 가서 인생 끝이면 어쩌지 뭐 이런 공포에 살게 만듭니다. 시범케이스도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여자친구랑 손잡고 나오던 중학생이 정학 먹은 일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그게 얼마나 큰 공포겠습니까. 인생 끝난다는데. 그렇다고 그런 일 해도 된다고 할 수도 없고 난감했습니다.
한마디로 숨통이 막힙니다. 정치가들은 온갖 저질스러운 일을 뻔뻔하게 저질러도 될 자유가 있습니다. 차떼기당은 감옥소에 있는 동료도 데려올 자유가 있지요. 저질 연예인들은 위안부누드를 만들 자유가 있습니다. 재벌들은 세금 안내고 자식한테 몇조씩 물려줄 수 있는 자유가 있지요. 가진 놈들은 다 법을 어길 자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법을 어겨도 처벌받는 국민들은 주민등록증 까지 않으면 인터넷 귀퉁이에 속 시원히 말도 못한다는 말이군요.
선진국민들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렇게 살지 않습니다. 대학을 다니다가 뜻한 바 있어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와도 나이가 많다고 취직이 안되지 않습니다. 이런 저런 조건을 통해 윗사람 아래사람 복잡하게 따지지 않습니다. 아예 주민등록증을 만든다는 것 자체를 거부합니다. 왜 국민을 등록하고 추적하려고 하냐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인터넷 검열제도를 만듭니까? 이게 인터넷으로 자부심을 키워 가는 한국의 네티즌에게 정치권이 돌려주는 답입니까. 생각 같아서는 국회에 침이라도 뱉고 싶습니다.
이것이 기득권자들의 정신입니다. 그들은 자꾸 자꾸 국민을 틀에 맞추어 넣습니다. 그래서 한번이라도 삐져 나오면 인생 끝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자기들만 자유를 누리고 나머지 국민들은 손발 묶어놓고 공평히 경쟁하는 사회에 살자는 겁니다. 상사의 비리에 눈을 돌려라. 그거 폭로하면 너만 다친다. 사회의 모순에 대해 자꾸 말하지 마라. 윗사람은 윗사람만의 고충이 있는 거다. 그러다가 너 눈밖에 한번이라도 나면 이제까지의 인생 다 끝나는 거다. 너 대학교수 되느라고 몇십 년이나 고생했지? 그렇지만 말 한번 잘못하면 끝이다. 그렇게 살고 싶으냐. 그들은 거대한 피라미드의 정상에 서서 자신을 받쳐주는 국민들 중 삐져 나오는 사람을 용서할 수가 없는 겁니다. 니까짓것들이 뭐라고 내 욕을 한다는 말이냐.
평범한 소시민들을 협박해서 기득권을 지켜 가는 그 철학이 여실히 다시 한번 수구적 국회의원들에 의해 보여진 지금 마음이 대단히 착잡합니다. 이것은 국회를 통과하는가 안하는가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런 시도 자체가 있었다는 거를 엄벌하고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끝없이 국민을 속박에 묶어 기득권을 지키려는 그들의 뻔뻔한 시도는 계속될 것입니다. 이승연씨 연예계 퇴출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건 정치가 정치퇴출에 해당할 만큼 부끄러운 일입니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면 확실히 퇴출시켜 버리고 싶습니다. 이것은 외국의 지식인들이 진정으로 한국을 얕잡아 보게 만들만한 일입니다. 한국은 시민들이 얼마나 얕잡아 보이면 이런 시도가 있을 수가 있냐고 할겁니다. 중국에서 인터넷 검열문제가 언급되었을 때도 해외토픽감이었습니다. 그런데 잘났다고 떠벌리면서 우리가 이런 법을 상정합니까? 결국 인터넷의 문제는 네티즌이 지켜야할 겁니다. 우리 모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