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마치고 와서 잠들고 깨보니 왜이렇게 개표가 느렸냐는 문자가 지인들에게 와있더군요.. 지난 대선하고 비교하시면 안되어용. 지난대선은 오후 12근처에 대부분 개표가 끝난, 즉 개표가 쉬울수밖에 없는 선거였고 이번엔 투표용지와 종류가 많아서 무려... 새벽 5시에 끝났어용... 그만큼 몇배 힘들었답니당...)
안녕하세요. 며칠전
개표사무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글올렸던 사람입니다.
서울시 노원구 (서울 과학기술대학교 개표소)에서
저는 개함부에 소속되었습니다.
개함부는
스탭이 투표함의 봉인을 해제하고 열어서 개함상(테이블)에 쏟아 부으면
색깔별로(선거종목별)로 수작업으로 취합하여 직원에게 보내주는 역할입니다.
그걸 받은 직원은 갯수와 투표함 동별 확인을 거친 후 분류기계담당 파트에 보내게 되고
거기서 후보자별 득표가 나오게 되어 있었습니다.
정확히 새벽5시에 개표가 끝났습니다. 너무너무 너무 너어무 힘들었습니다.
개표사무원만 600명이 넘어서
단체로 식사한번, 야식한번 하는데에도 몇시간씩 걸리고....
다른 선거개표에 참가하신 경험있던 분들도 말씀하시길 "투표장수가 많아서인지 너무 오래걸리고 힘들다"라고 하시더군요.
지난 대선은 너무 금방(밤12시근처에 개함종료)끝났다고 하시더군요.
여튼...
느낀점은....
무효표가 의외로 많습니다.
유형은
아예 기표안한것,후보자 모두 기표한것이 가장 많았고,
그외 투표봉으로 그림 그리신분 등이 있었습니다.
무효표를 볼때마다
왜 힘들여 투표장까지 와서 그러시는걸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표하는 사람들 모두 무효표 볼때마다 아쉬워합니다.
그리고 이상한 표들....
예를 들어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들어있지 않은 투표함에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들어 있던것이 저희 개함1반이 개봉한 9개(맞나? 계속 하다보니 기억이) 투표함 중에서 보았을 때, 한 투표함에 적어도 3-4개씩은 발견되었던것으로 압니다.
물론 선관위직원에게 직접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부정개표 의혹이 의심되는 장소에 많이 아쉬운건 야당측 참관인 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열심히 사진도 찍고 돌아다니시며 감시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개함부에서 표를 취합하는 부분보다는
기계로 득표자별로 분류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야 색깔별로 용지를 모으는것만으로도 정말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같이 하시던 분이 말씀하시길. 찰리채플린의 영화 모던타임즈에서 찰리채플린이 단순작업을 하는 공장 직원의 모습인데 결국 기계처럼 되어가는 것을 보여주듯 우리가 그렇게 되는것 같다라고요....
참관에 대하여 생각이 든 부분은 이것입니다.
기계로 처리하는 득표자 분류장치쪽에 참관인들의 관심이 집중되어야 한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슨 부정이 대대적으로 일어났다는게 아니라 어떤 표들이 무효표로 기계에서 분류되는지 어느 기표된 표들이 각 후보들에게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데에 집중되어야 할것 같습니다.
개함부에서 수작업을 표를 모을때에는 여러사람들이 정확한 크기와 모양의 색이 아니고서는 모아서 전달하는 것 자체가 될 수 없으므로(잘못 모인 투표용지는 기계에 걸리므로 원천적으로 불가능)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거의 없습니다.
눈이 빠지도록, 손이 부르트도록 개표분류작업하고
새벽5시에 정확히 끝나서 (모인 시각은 전날 오후 3시20분)
돌아와서 방금 한잠 푹 자고 일어났네요...
그래도 어느정도(?)원하는 후보들이 당선되어 기쁩니다.
제가 뽑은 그 후보를 기표한 용지를 볼때마다 힘든줄 모르고 표 분류작업 할수 있었습니다.
나이많은 어르신 개표사무원들과 이야기 나누던 중 콘크리트셨다가 이번선거에서 돌아서신 분의 이야기를 훈훈하게 들을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어둡지 않습니다. 어린 대학생 참가자들의 이야기도 긍정적이었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이번 선거개표는 호되게 힘든 첫경험이었지만 다음번 선거 (총선이든 뭐든) 에도 참여할 생각입니다. !!!
감사합니다
<개표사무원님들이 개함상(테이블)에 앉아 다음번 개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고하신 개표사무원님들 얼굴은 지웠습니당. 너무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위에 투표함 옮기던 스탭들... 투표함 옮기는 스탭들도 밤새 너무 고생들 하셨습니다.스탭은 모집된 알바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테이블에 놓인 콘x 같이 생긴물건은 손가락을 보호해주고 투표용지를 쉽게 옮기고 다루게 해주는 손가락 돔?(고무재질의 골무)입니다. 모양과 재질은 그것과 똑같습니다만 크기가 작습니다. 그리고 이거 도움 크게 봤습니다. 이거 안낄때랑 낄때 작업속도와 효율이 어마어마하게 차이납니다. 단점은 통풍이 안되어 땀이 찬다는것. >
<저는 서울 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 있는 개표소에서 작업했습니다>
<개함부 작업요령입니다>
<개표사무원 명찰입니다. 이거 없으면 개표소 못들어갑니다. 경찰이 일일이 개표소 지키고 경비하고 있어용ㅋ. 번호랑 이름은 지웠습니당>
<지급된 식사는 과학기술대학교 학생식당을 이용하게 식권을 지급하였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어어어어무 길었지만 음식은 나름 괜챦았습니다. 든든하게 많이 먹어야 밤을 버틸수 있습니다>
<개표장인 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 앞입니다.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의 분들이 지원했습니다. 대학생들도 꽤 많았습니다. 시급 높은 알바로 인기있다고 하더군요. 아리따운 여성개표원분들도 많으셨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