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산삼 캐는 목사? 사기꾼 약장수? "진삼"이 100배 가격 "산삼"으로 둔갑…"수익금 선교 위해 사용했다" | ||||||||||
2004년 05월 04일 20:03 [조회수 : 773] | ||||||||||
부흥집회를 다니며 "진삼(珍蔘)"이라 불리는 민간약초를 시중가 100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판매한 목사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최석희 목사(반석교회)가 논란의 주인공. 최 목사는 산삼에 비해 훨씬 채취가 용이한 진삼을 산삼으로 오인하게끔 만들어 한 뿌리 당 100만원에서 560만원까지 받고 팔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나님이 산삼 있는 곳 가르쳐주셨다"
최 목사를 만난 순간부터 2시간이 훨씬 넘는 긴 간증이 시작됐다. 어떤 계기로 산삼을 캐는 목사가 되었는지가 주요 내용이었다. 최 목사가 간증을 하는 동안 자리를 같이 한 일행은 크게 "아멘" 혹은 "할렐루야"를 외치며 최 목사가 주장하는 산삼의 약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수에서 열린 부흥집회에서 최석희 목사를 만나 20만원에 산삼을 받았다는 중년여성은 기자에게 틈틈이 약효를 설명하기에 바빴다. 그의 간증을 바탕으로, 최석희 목사가 산삼을 캐는 특이한 목사가 된 사연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그의 아내는 걸핏하면 심하게 병을 앓는 허약체질이었고 최 목사 역시 탄광에서 일하다 1년 넘게 하반신이 마비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런 고통을 간절한 기도로 치료받고 협성대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신학교 2학년 때 정읍에 교회를 개척했는데 여전히 아내와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40일 금식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특별한 은사를 주셨는데, 그 후 부흥회에서 앉은뱅이가 일어나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때부터 거의 매주 부흥회를 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전북 부안에서 목회하는 목사님이 전주에서 산삼을 캤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나님께 산삼을 달라고 기도했다. 우연한 기회에 모교에서 자기 아버지가 산삼을 캐는 목사라는 후배를 만났다. 그 후배에게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산삼을 좀 줄 수 없냐고 부탁했다. 후배 아버지가 준 산삼을 먹고 6개월 후에 몸이 완치됐다. 그 후 원주에 있는 목사님과 연결이 되어 산삼을 여러 차례 먹고 여러 가지 지병을 고쳤다. 몸이 아픈 목회자들에게 원주 목사님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3개월 동안 7천만 원 정도의 산삼을 팔아준 셈이다. 그러다 친구 교회에 어려움이 생겨서 원주 목사님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성도들에게 이제 내가 직접 산삼을 캐겠으니 기도해달라고 부탁했다. 4월 초파일날 성도들과 쌍치에 갔다가 앉은자리에서 산삼을 발견하고 80뿌리를 캤다. 어려움을 당하던 친구에게 산삼을 직접 나눠주고 100, 300, 500만원에 팔았다. 그 후부터 산을 지나다보면 어디에 산삼이 있는지 보인다. 하나님이 가르쳐 주신다. "산삼으로 죽을 사람 여럿 살렸다"
최 목사는 자신이 캐는 산삼의 효능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말만 놓고 보면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이다. 말기암 환자가 기적적으로 살아나고, 혈압이 높은 사람은 낮아지고, 낮은 사람은 높아진다. 관절염, 기관지염, 천식, 간질환, 만성피로, 시력약화 등등 웬만한 병은 다 치료한다. 최 목사는 심지어 산삼을 채 먹기도 전에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죽을 사람 수없이 살렸다"는 최 목사의 말은 산삼의 효능에 대한 자부심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실제로 최석희 목사와 자리를 함께 한 중년여성은 기자에게 산삼을 먹은 후 자신의 몸이 어떻게 나아졌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차가웠던 손과 발이 따뜻해지고, 몸이 날아갈 듯 가볍다는 것이었다. 5월 3일 저녁에는 자신을 윤바울 목사라고 밝힌 사람이 기자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최 목사가 준 삼(蔘) 2뿌리를 먹고 현대의학이 못 고치는 병이 나았다"며 "최 목사는 나에게 은인같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전주바울교회 원팔연 목사 역시 최 목사가 준 산삼을 먹고 나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최 목사는 교회에서 산삼을 파는 행위에 대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산삼에 대한 간증을 아무에게나 하는 것이 아니고, 교인들의 요청이 있을 때 예배시간이 아닌 특별시간에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신의 간증을 직접 들은 기독인에게만 산삼을 판다는 것이다. 또한 최 목사는 "목회자들이나 어려운 성도들에게는 대부분 무료로 산삼을 주고, 수익금의 80%는 선교에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의 20%는 경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부흥회를 열었던 교회에 선교를 목적으로 다시 헌금한다는 것이다. 산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최 목사가 캔 약초가 산삼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최 목사는 주변에서 자기를 "산삼목사"라고 부르며 교계에서 웬만한 사람들은 자신을 다 안다고 소개했다. 기자에게 간증을 하는 자리에서도 "진삼"이라는 용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해 기자가 집중적으로 질문하자 "산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애매한 말을 남겼다. "천종산삼과는 다르지만 하나님이 직접 산에 뿌린 자연삼"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 목사가 첫 번째 전화통화에서 "진삼"이란 용어를 거론했던 것을 근거로 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해보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의학자들은 "진삼"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다는 반응이었다. 학계에 정식으로 보고된 식물은 아니고 민간에서 사용되는 약초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터넷에 있는 사진을 보여주자 "산삼과는 모양이 많이 다르다"는 조심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그렇다면 최석희 목사가 "하나님이 직접 산에 뿌린 자연삼"이라고 주장하는 식물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최 목사는 기자에게 이끼로 조심스럽게 포장한 문제의 식물을 직접 보여줬으나 사진촬영은 극구 거부했다. 이 식물의 정체를 밝힐 방법이 묘연해진 것이다. 그러나 의문은 조금은 엉뚱한 곳에서 풀렸다. 인터넷에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를 해보니 약 1년 6개월 전부터 진삼을 판매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강원도 원통에서 송이약초당을 운영하면서 민속약초연구회 활동을 하고 있는 권혁조 씨가 그였다. 그를 만나가 위해 4월 29일 원통행 버스에 올랐다. 진삼과 산삼을 비교한다? 말도 안 돼!
오랫동안 민속약초를 연구한 권혁조 씨에 의하면 진삼은 그동안 구전(口傳)으로 내려오던 약초로 삼(蔘)과 유사한 약효를 가진 식물이라고 한다. 아직 학계에는 보고되지 않았고 민간에서 쓰이던 식물이라는 것. 그러나 권혁조 씨는 진삼의 약효를 산삼에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진삼을 산삼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며 일종의 속임수에 해당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권 씨가 내온 진삼과 산삼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니 겉으로 보기에도 확연한 차이가 있다. 진삼의 모양새는 산삼에 비해 길게 뻗은 가지 형태이고 산삼에는 볼록한 "약통"과 "뇌두"라 불리는 독특한 모양새가 분명히 드러났다. 그렇다고 해서 진삼이 아무런 쓸모도 없는 식물은 아니다. 권 씨는 "진삼은 산삼 같은 영초(靈草)는 아니지만 혈당, 혈압, 염증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물론 산삼만큼 캐기 어려운 식물도 아니다. 누구나 자생지와 외형에 대해 교육받으면 쉽게 채취할 수 있다. 권혁조 씨가 구전으로만 전해오던 진삼에 대해 구체적인 지식을 갖게 된 것은 2년 전 진삼을 들고 와서 감정을 해달라는 사람들 때문이다. 그 후 권 씨는 나름대로의 임상실험을 거쳐 진삼에 대한 지식을 쌓아갔고 1년 6개월 전부터는 사람들에게 진삼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그 가격이 놀랍다. 120그램에 50만원이다. 진삼은 아무리 크다해도 20그램을 넘기기 어렵다고 한다. 무게가 20그램 나가는 진삼을 가정하면 가격이 대략 6만원이 조금 넘는 셈이다. 최석희 목사가 판매한 진삼은 이에 비하면 많게는 100배에서 적게는 15배 비쌀 뿐만 아니라, 최 목사의 진삼 가격은 진짜 산삼 값에 버금가는 것이다. 과연 두 사람의 진삼은 서로 같은 것일까. 권혁조 씨가 보여준 진삼은 최 목사가 식당에 가져왔던 것과 비교할 때 크기는 거의 유사했으나 잔뿌리가 없다는 점이 달랐다. 최 목사가 보여준 진삼에는 잔뿌리가 많이 붙어 있었다. 권혁조 씨에게 이유를 묻자 "진삼은 흔해서 누가 산삼처럼 조심해서 캐지 않는다. 약초꾼들이 산을 다니다가 발견하면 그 자리서 캐서 먹고 하는 식물이다"고 답했다. 최석희 목사는 지난 3월 과테말라에 있는 모 한인교회에서 부흥회를 열었다. 그의 증언에 의하면 이 부흥집회에 진삼 12뿌리를 가져갔는데, 5,000불에 4뿌리, 3,000불에 2뿌리, 1,000불에 5뿌리를 팔았다고 한다. 진삼으로 총 31,000불에 달하는 "선교헌금"을 모은 것이다. 그러나 그가 교회에 헌금한 액수는 7,000불에 지나지 않는다. 진삼을 판매한 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이다. 그는 진삼을 팔고 남은 돈은 여행경비로 충당한다고 밝혔다. 최석희 목사가 다녀간 후, 교회는 "부흥회 여파"로 몸살을 앓았다. "100배 뻥튀기", 최석희 목사의 진삼 예수님은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보시고 몹시 분노했다. 채찍을 휘둘러 소와 양을 쫓으시고 돈 바꾸는 사람들의 돈을 쏟았다. 상을 엎었다. 그가 그렇게 분노한 이유를 성경은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로 설명한다. 몸이 아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민간에 이미 알려진 약초를 매우 신비한 것으로 포장하고, 이를 선교헌금이라는 명목으로 일반 시장보다 100배 가까운 가격에 판매하는 행위를 보며, 예수님은 뭐라 하실까 궁금하다. | ||||||||||
양정지건 [email protected] (c)2004 뉴스앤조이 |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