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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ilitary_5236
    작성자 : 갸릉갸릉
    추천 : 24
    조회수 : 2463
    IP : 182.215.***.51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2/08/23 22:11:40
    http://todayhumor.com/?military_5236 모바일
    우리부대 정말 가난했다니까?

    어디부대 어디소속인지는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

     

    단지.. 난 01년 10월에 입대해서 03년 12월에 전역을 하였다.

     

    군생활? 줄었다.. 나보다 2달 빠른 군번부터 하루씩 줄어 전역날이 3일 줄었다..

     

    암튼.. 우리부댄 정말 찢어지개 가난했다.

     

    01년도에 군입대해서.. 자대를 배치받아 중대입구에 딱들어와서 ..느낀점은 단한가지..

    '어.. 이거 아버지.. 군시절 사진이랑 배경이 무척 ....같네... 그시절 그느낌일세...'

    우리 아버진 70년도 초반에 군생활을 하신분이다.

    군입대전에 아버지가 참 많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당신의 군내무실이 어떻고 그러시면서..

    껄껄 요즘군대는 시설 참 많이 좋아졌어. 라고 하셨는데..

     

    아니다.. 그사진 그대로의 모습이 지금 내눈앞에 펼쳐저 있다..

    논산에서 쓰던 관물대가 아니였다..

    3단관물대라고 아는가?

    그거다.. 그게 내눈앞에 펼쳐저 있다..

    건물이.. 벽돌도 시멘트도 아니다.. 합판이다..

    중간에 스티로폼으로 방한/방열을 기대하며 양쪽에 알루미늄이 덧대어진.. 합판이다..

     

    고참이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좀있으면 냉장고가 생겨 ㅎㅎ 좋을때 들어온거야너 ㅋㅋㅋㅋ"

     

    냉장고가 부대원 120명에게 다생겼다..

    밤에 관물대 안쪽에 우유를 넣어놨는데...얼어있더라..

    행정반을 간다.. 문이 잘 안열린다....

    "똑똑"

    "누구십니까"

    "상병 김○○ 신병 인수인계하러 행정반 왔습니다."

    "들어와"

    "저... 문이 안열립니다."

    "아.. 저놈에 문짝 진짜.. 잠깐 기다려라.."

     

    안에서 발로차서 열어주더라...

     

    행정보급관님이시다...

    "단결 이병 양○○ 2001년 11월..."

    "시끄럽다 고막 찢어지겠다.. 와 니 점심밥으로 화통을 삶아 처무긋나? 사람면전에대고 소리는 와지르는데?"

    "이병 야..."

    "시끄럽다 안했나? 조용히 몬하나?"

    "넵"

    "어디보자.. 니.. 가 금마가 훈려소에서 팔 뿌라지가.. 남들보다 2주 늦게온놈?"

    "예 그렇습니다!"

    "아.. 니 원래 81mm 였네? 근데 그팔가지고 포 들것나?"

    "들수 있습니다."

    "시끄럽다.. 니 고등학교 어디나왔노?"

    "○○공업고등학교 나왔습니다."

    "오.. 학교댕김서 뭐배웟는데?"

    "예 선반과 밀링머신을 다뤗습니다."

    "그거말고 다른과는 없드나?"

    "용접이랑..."

    "그래 용접! 니 오늘부터 보일러병해라"

    "근데 전 용접을 한번도..."

    "공고나왔다매? 용접과도 있었다매?"

    "예 그런데 전 선반과 밀ㄹ...."

    "됐다 용접냄세라도 맡아봤음 대따.. 어이 주○○ 야!! 니 부사수 왔다 부사수 데려가라."

     

    이렇게 용접은 단한번도 해보지 않은 나는 ....

    출신고등학교에 용접과가 있었다는 이유로 .. 보일러병이 왜 용접을 할줄알아야 하는지 전혀 몰랐던 그때.. 그렇게 보일러병이 되었다..

     

    주○○ 일병... 내 보일러병 사주이자 용접병이자 난로병이자 기타 중대의 모든작업과 대대의 모든 작업을 도맡아하던

    어느대학인지 기억이 잘안나는데 조형미술인가 조형예술인가 암튼 그과 출신이라는 이유로 나처럼 작업병이된 케이스였다.

    이사람이 작업병된 케이스는 나보다 더 웃기다..

    "니 대학다니나?"

    "예 그렇습니다."

    "무슨과인데?"

    "조형미술(예술?) 입니다."

    "오 거기는 뭐 만드는거 하는데가?""

    "예.. 일단 뭔가를 만들.."

    "오케 그람됐다.. 니 보일러병"

    이렇게 보일러병이 된 케이스라고 들었다..

     

    아무튼 보일러를 보여준다고 해서 보일러실로 따라갔다..

    거기서 내가본것은..

    내키 (181cm) 보다 더큰.. 1972년생의 아주아주 거대한 보일러가 놓여져 있는것이였다...

    "저..이게 보일러인겁니까?"

    "크지? 나도 첨에는 미사일 인줄알았는데 보일러라고 하더라구... "

    "화력은 죽음일듯 합니다...."

    "....화력이 죽음이면.. 보일러병이 왜있겠니......"

    이때는 이말의 의미를 몰랐다...

     

    글을 읽고 계신분들은 보일러의 기본 원리를 아는가?

    구형보일러의 원리는 간단하다.

    물통이 있고 아주 길다란 호스가 여러분의 방바닥에 구불구불하게 방 전체를 감싸고 있다.

    그럼 그물통의 반대편 물통으로 물을 흘려보내는데

    중간에 보일러가 그 물을 뜨겁게 만들어주는 역할을한다.

    그렇게 뜨거운물이 방바닥을 따뜻하게 만들고 냉기를 없에주고 반대편 물통으로 이동을 한다

    이런것을 반복적으로 해서 방이 따뜻해지게 만드는것이 보일러라는 놈의 단순기능이다.

     

    그 보일러는.. 그 커다란 덩치와는 맞지않게 화력이 너무너무 미약했다..

    어느정도로 미약했는가하면...

    우리부대는 보일러를 총 2번 때웟다.

    밤10시에한번 새벽 4시에한번.

     

    보일러병이 하는일은 새벽4시에 일어나서 보일러를 틀어주는일?

    아니다.. 동파방지를위해 보일러실에서 10분마다. 내무실로 들어가스 호스를 때려줘야했다..

    쉽게말하면.. 보일러가 너무 후져서 물이 많이 안뜨거워 겨울에 물이 이동하는중간에 얼어버린다..

    그래서 얼음이 살짝 얼때쯤에 얼음을깨줘서 그나마 그 미지근한 물이 이동을 할수있게

    보일러옆에서 몽키스패너를 들고 서있는일을했다..

     

    9시부터 11시까지 사수가..

     

    새벽2시부터 아침6시까진 부사수가...

     

    밤새 파이프를 몽키스패너로 후려치는것이 보일러병이 하는일이다...

     

    우리.. 부대는.. 정말 너무 가난했던거 같다..

    그놈에 5땅굴이 뭐라고....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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