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맘충이란 단어는 싫습니다. 우리나라 육아부담이 여성에게만 치우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근데 이거랑 노키즈존은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노키즈존은 아이 손님들을 받는 일이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크다는 업주들의 계산에 의해 만들어 진 것입니다. 다만 상기한 이유로 인해 노키즈존에 거절당하는 경험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을 뿐, 노키즈존이 뭔 여성을 싫어하거나 미워하거나 하물며 혐오해서 생긴게 아니란 겁니다.
손님은 왕이란 말이 있죠? 근데 가게 들어온다고 다 손님은 아닙니다. 자영업자와 손님 간의 관계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돈 받고 판매하는 계약에 의해 맺어지는 관계입니다. 일단 계약이 이뤄지면 손님으로서 접객해야 하는게 맞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무조건 다 손님으로 받아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이전에 계약 자체를 거절할 권리는 소비자 뿐 아니라 자영업자들에게도 똑같이 존재해요. 물론 그 거절의 이유가 ‘너는 특정 인종이어서 안된다’ 이따위 인종차별이나 혐오범죄에 속한다면 그건 당연히 문제겠지만, 그게 아니라 단순히 특정 고객층은 받아봐야 이익보다 손해가 크다는 사업전략상의 이유라면 문제될 게 없어요.
그러다보니 노키즈존을 여혐이라 우기는 래디컬페미들은 노키즈존을 ‘흑인이란 이유로 가게에서 내쫓는’ 인종차별 혐오범죄에 빗대곤 합니다. 이런 분들, 제 어릴적 베스트셀러였던 논리야 놀자 추천드립니다. 어따대고 저런 궤변을 늘어놓습니까? 남에게 대놓고 인종차별주의자급 혐오범죄자 취급을 했으면 본인들도 욕먹을 각오는 하셨겠죠? 반박 들어가겠습니다. 노키즈존 업주들이 거부하는 것은 ‘아이 동반한 손님’ 전체입니다. ‘아이 동반한 여성’만 거절하고 ‘아이 동반 남성’은 받아주고 이런거 아닙니다. 다만 맨 처음 말했듯 우리나라 성별간 육아분담이 여성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보니 노키즈존 가게 앞에서 거절당하는 경험을 여성쪽이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뿐입니다. 근데, 그 육아분담 불균형을 노키즈존 업주들이 만들었나요, 아니면 조장하기라도 했나요? 앞뒤 못가리고 선후관계 뒤집어서 우리 사회 이미 존재해 온 불평등을 아무 대상이나 찍어놓고 책임 뒤집어 씌우는 비열한 짓거리에요 이거.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건 실절적으로 육아분담 불균형 해소에 도움을 주는게 아니라 아무나 붙잡고 여혐 딱지 붙여 욕하고 침뱉고 때리고 자기 분노, 폭력성 배설하는 찌질한 쾌감밖에 없습니다. 이러니 래디컬 페미들이 욕쳐먹는거죠. 제 말이 심해 보이나요? 저기요, 남한테 인종차별주의자 운운하며 혐오범죄자 딱지 붙이는게 얼마나 심각한 모욕인지 아세요?
업주들이나 알바생들이 아이 동반 손님 오면 불평불만 하는거 사실이긴 합니다. 일 힘들어 지거든요. 근데요, 노키즈존은 그런 단순 불평, 단순 감정으로 만들어진게 아니에요. 우리나라 자영업계 우습게 보지 마세요. 자영업지옥이라 불리는 이 나라에서, 특정 손님층으로부터의 수익을 완전히 포기할 정도의 결정을 ‘단순 감정’만으로 결정지을 정도로 대한민국 자영업자들 배부르지 않았습니다. 노키즈존은 감정적 계산이 아니라 사업자의 철저한 이성적 계산에 의한 사업전략으로 나온 겁니다. 이른바 타겟 소비자층의 선택과 집중이란 거죠.
노키즈존이 이익이 되네 손해밖에 안되네 이런 논란도 있는데, 그것도 쓸데없는 얘깁니다. 사업에는 정답이나 불변의 진리 같은거 없어요. 주관적 판단에 의해 각자 자신만의 실험과 도전을 하는 거고, 성공과 실패도 사업주 본인이 오롯이 책임지면 됩니다. 그냥 냅두세요. 노키즈존의 실험들이 실제 이익이 된다고 치면 더 늘어날테고 손해가 더 큰 실패라면 알아서 유행이 사그라들겁니다. 뭔 권리로 남의 사업 전략에 그게 이익이네 손해네 참견합니까? 성공하건 실패하건 사업주가 알아서 할 문제니 그런걸로 이게 옳네 그르네 할 문제는 아니죠.
노키즈존 운영하는 이들이 아이 동반 손님들을 받을 경우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크다는 계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나왔습니다. 아이 동반 손님을 받게 되면 일반손님 보다 월등히 많은 서비스 비용이 지출됩니다. 일반적으로 보통의 음식점과 카페 등은 철저히 성인 고객을 타겟으로 모든게 다 맞춰져 있어요. 뜨겁고 위험한 장비들의 경우에도 ‘이 정도면 성인 고객 대상으로는 안전선 너머에 비치해뒀다’는 기준점이 있는데, 유아나 아동 고객 대상으론 이 기준점이 월등히 더 높게 요구됩니다. 즉 어른이라면 이쯤에 두면 충분히 안전할 조리용 장비들도 아이들에겐 대놓고 위험에 노출시키는 차이가 난다는거죠.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에요. 보통 아이 키우는 집은 아이들 안전+위생을 최우선으로 신경을 씁니다. 미적감각을 희생해서라도 아이의 안전이 당연히 우선이죠. 아이용 용품들도 성인용 각종 물품에 비해 매우 높은 안전기준치로 만들어집니다. 어른들은 하지 않을 행동, 입에 넣고 빨거나 삼키는 등의 행동에 대응하기 위한 항균코팅, 목에 걸리지 않을 크기 등등 세심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카페, 음식점이 그런 아이들용 안전기준으로 인테리어를 하지는 않아요. 성인 취향의 인테리어를 합니다. 무거운 도자기 액자 거울 화분에 각종 식물류, 기타 등등 어른들이 그저 눈으로 감상하기엔 이쁘지만 유아들이 입으로 빨거나 만지거나, 혹은 아동들이 뛰어다니다 건드려 쓰러지거나 할 경우 상당히 위험할 수 있는 물건들이 많습니다. 그럼 그렇다고 카페 음식점들이 이런 인테리어 다 포기하고 아이들 위생/안전 기준에 맞춰 인테리어를 짜야 하나요? 아뇨, 비용문제 때문에도 힘들고, 그보다는 성인 고객층이 주타겟이기에 성인 취향을 공략해야 하는게 맞는 방향이죠. 그럼 이렇게 성인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된 곳에 아이들이 오게 되면 그 아이들의 안전은 누가 책임지게 될까요?
네, 업주들이 부담해야 합니다. 이건 그 아이 부모들이 애들을 잘 통제하느냐 못하거나 안하느냐 이런거랑 상관 없습니다. 부모들이라면 더 잘 아시겠지만, 아이들이 순간 사고 나는건 부모가 아무리 잘 케어해도 완벽히 막아내지 못합니다. 아무리 아이 잘 단속하고 케어하는 부모라도 100에 한번은 사소한 사고라도 나게 마련이고, 아무리 애를 방치하고 케어 잘 못하는 부모라도 100에 8-90%는 별 탈 없이 잘 넘어갈겁니다. 근데 그 100번 중 한번 밖에 없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게 하필 ‘우리 가게’에서 벌어진다면? 사업주 입장에선 그 지독히 운 없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위에 말했듯 가게 자체를 바꾸진 못하기에 이 비용은 모조리 인력 비용으로 떼우게 됩니다. 아이 손님 한명이라도 오면 자영업자 입장에선 본인과 아르바이트생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게 돼요. 누구건 최소 한명은 항시 그 아이가 어디 있나 뭘하나 계속 신경쓰고 지켜보게 됩니다.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업무량이 더 늘어나고 다른 업무에 지장을 주게됩니다. 고용한 인력의 업무량 증가는 사업주 입장에서 당연히 비용 증가에 속하는 일입니다. 고용한 인력의 스트레스 상승도 사업주 입장에서 비용 증가에 속하는 일입니다. 내년 최저시급이 7530원이던가요? 그렇게 따져보면 고용한 인력이 10분간 일하는데 들어간 비용이 최소 1200-1300원 수준이란 겁니다. 만약 카페에서 음료 한잔 주문 받고 만드는데 5분, 테이블 치우고 컵 설거지 하고 기타 정리하는데 5분쯤 걸린다면, 그 음료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원재료값에 더해 인건비로 1200-1300원 가량이 더 들어간다는 뜻이 되지요. 아이손님이 와서 그 아르바이트생이 한 두시간 동안 계속 아이를 신경쓰고 지켜봐야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정확한 시간단위로 추산해 내는건 힘들겠지만 어쨌거나 명백히 추가적인 인건비용이 들어가고 있단 겁니다. 몇천원 단위일지라도 말이죠.
게다가 성인 고객층을 타겟으로 했기에 거기 맞춰 조용한 분위기에서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즐기러 오는 고객층의 경우엔 아이 동반 고객과 충돌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 동반 손님들을 받음으로 인해 발길을 되돌리는 고객층, 그것도 애초에 목표로 했던 타겟 고객층이 소수라고는 해도 명백히 존재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잃는 고객층이 몇명이냐, 소수냐, 이런 문제가 아니라 처음부터 주고객층으로 타겟 설정을 한 고객을 잃는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역시 사업주 입장에선 매우 큰 손해에요.
애초에 성인 타겟으로 설계된 가게에 아이 고객이 오는 바람에 생긴 문제를 억지로 인건비용 투입해 아슬아슬 사건사고를 방지하는데 급급해야 한다면 차라리 그 고객층을 아예 받지 말자, 그렇게 해서 잃는 기회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거기에 쏟아부어야 했을 비용이 남으니까 차라리 이득이다, 이 계산이 바로 노키즈존으로 이어진 겁니다. 여기 어디에 여성혐오가 끼어있냐는 겁니다.
세상 모든 것에 아무렇게나 여혐 딱지 붙이고 욕하고 비난하고 그러면서 뭐 대단한 투사, 전사라도 된 양 자위하고 싶은 사람들이 요즘 넘쳐나던데, 그 얄팍한 논리로 포장한 폭력욕구 배설을 위해 남을 혐오폭력자, 차별주의자로 몰아 세웠으면 그 대가를 치룰 각오를 해야 할 겁니다. 래디컬 페미들이 툭하면 이것저것 인용해오는 서구 사회에서 ‘차별주의자’란게 얼마나 심각한 인격모독인지 그거나 좀 알고 입에 담으란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