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9.7을 기다리다 프리스비 지나갈 일만 있으면(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프로 12.9를 염탐하던 중
중고딩나라에 뜯은지 하루되었다는 매물이 있어서 이거다 하고 바로 업어왔습니다.
1. 무게
프리스비에서 파는 패치웍스 케이스(4.9) 씌웠는데, 뒷면이 플라스틱이라 그런가 무게가 꽤 있습니다. 1kg가량 되는 것 같네요.
들기 무겁냐?.. 하시면 솔직히 별 상관 없습니다. 전 다니면서는 아이폰으로 리디북스 읽는게 다라서 이동하면서 꺼낼 일은 없네요.
뭔가 ~9.7라인까지의 지하철 등 다니면서 사용한다는건 무게도 그렇거니와 크기가 옆사람에게 뭐하는지 광고하는 수준이라 추천하지 않습니다.
2. 펜슬
갑
저는 그알못이라 신티크 컴페니언을 보고 선 몇번 그어본게 다라서 정확히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별로 차이 안나는 것 같습니다.
서피스..랑은 차원이 다릅니다. 서피스 프로2~4, 서피스3의 펜을 모두 사용해 보았는데 그 사이에선 나아진다는 느낌이 있었으나 애플펜슬에 비할 바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펜슬에 관한 개발 가이드가 어떤지 확인 안해보았는데, 앱마다 기울기 인식이나 딜레이가 꽤 많이 차이납니다. 이것 저것 써보았는데 기본 메모 앱과 7달러 정도 하는 프로크리에이트가 가장 쓸만하네요.
특히 프로크리에이트는 내장 브러시의 양이나 제공하는 기능들로 볼 때 익숙해지면 그림그리시는 분들은 스케치 수준이 아니라 컴퓨터에서 보정만 하면 되는정도로 그려낼 수 있겠구나 느꼈습니다.(그알못)
3. 노트북을 대체 할 수 있는가?
아니요. 절대 아닙니다.
제가 기기 구입 + 케이스 + 펜슬 해서 총 120만원 안되게 들었는데 이가격이면 스팀게임 빵빵하게 돌아가는 게이밍 노트북이나 서피스 프로4, 맥북프로를 구할 수 있는 가격입니다.
절대 사용성은 노트북들 못 따라갑니다. 성능이 아닌 OS의 차이입니다.
iOS는 기본적으로 앱들간 상호작용이 불가능하고(이때문에 보안이 안드로이드보다 월등히 좋습니다.), 한 화면에 하나의 앱만 띄우도록 설계되었습니다.
iOS에서는 예를들어 파일을 인터넷에서 하나 다운로드 받아서 앱에 첨부하는 것 조차 미치도록 어렵습니다. 노트북에서는 그냥 마우스로 휙휙 하면 되는 작업인데요.
그리고 마우스가 없고, 또 펜슬로 불가능한 동작(상단 위젯, 하단 퀵설정, 앱 전환 등)이 꽤 많아 어쩔 수 없이 화면에 손을 계속 대야합니다. 그냥 노트북에서 하는 작업을 하기에는 능률이 최악입니다.
4. 12.9? 9.7?
지하철 등 들고다니면서 계속 사용하시거나 카메라가 중요하시다면 9.7, 아니면 무조건 12.9를 추천드립니다.
아이패드 4에 애플펜슬을 이리 저리 쓰는 척 해보았는데 굉장히 좁게 느껴집니다. 프로의 강점은 큰 사이즈에서 나오는 것 같네요.
만약 애플이 미쳐서 제 프로를 떠나보내야 할 때 쯤 15인치 프로를 내놓는다면 전 15인치를 살 것 같습니다.
5. 만족하는 점
다한증 환자에게 내려온 광명..
물묻으면 터치 고자가 되는건 정전식이라 똑같지만 같은 앱들이 사이즈가 커져서 해결되었다 해야하나요.
디모와 사이터스(리듬게임)를 깔아 해봤는데 땀때문에 액정이 인식 안되는게 많이 사라졌습니다. 게임 뿐 아니라 키보드나 다른 앱 사용시도 똑같습니다. 큰화면 만세
또 펜슬 사용할 때는 손바닥 부분에서 땀이 좀 묻어도 팜리젝션 덕에 훌륭하게 동작합니다. 진짜 저처럼 심각한 다한증이신 분들은 빛 보는 느낌 드실겁니다.
사운드가 굉장히 빵빵합니다. 개인적으로 맥북보다 좋은 느낌. 기존 아이패드 쓸 때 소리가 한쪽에서 나는 이질감을 참기 힘들었는데 완벽하게 해결됬네요.
6. 불만인 점
가격은.. 맥북을 살 수 있는 가격입니다. 정말 저처럼 뽐뿌가 와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거나, 뚜렷한 목적이 있지 않는 이상 중고나라로 가게 될 겁니다.
가격에 비해 사용성이 크지도 않습니다. 이건 프로라인 둘 모두의 문젠데, 사실 정말로 할 수 있는게 달라진건 펜슬 밖에 없으면서 가격은 두배를 상회하니..
그냥 펜슬과 큰화면이 다에요. 저처럼 큰화면이 메리트가 크지 않다면야.. 그냥 싸진 에어2 사시는게 현명해보입니다.
7. 총평
통장을 텅장으로 만든 주범이지만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서브용 이상은 아닙니다. 제겐 어디까지나 엔터테인먼트용이고, 이걸 키보드까지 사서 노트북 대신 쓰겠다?는 힘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전 애플이 제발 터치+펜슬 되는 태블릿형 맥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지만, 팀쿡 내려가기 전까지는 그럴 일 없을 것 같으므로..ㅠㅠ
그림, 큰 화면, 사세요. 근데 노트북은 아닙니다.
끗
뽐뿌오는데 갈팡질팡 하는 분들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짤은 프로크리에이트로 장난친 그림입니다. 칠해본다고 인터넷에서 본 그림 선 따서 그렸네요. 출처에 표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