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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엔 드디어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을 통과합니다.
게시판에서 명왕성으로 검색하면 뉴호라이즌스호의 탐사일정을 올려둔 게시물을 찾으실 수 있으니 같은 얘기는 올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알아두면 명왕성 탐사의 대단함과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는 주변 정보를 소개해볼까 싶어요.
순서 중요도 상관 없이 잡상식 전개방식으로 갑니다.
타 게시판에 올린 직접 작성한 글을 재활용합니다.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
: 평균 1억5천만Km = 광속 8분 30초 = 1AU (참고로 지구-달 거리 39만Km)
: 천문학에서의 공간은 너무 넓고, 길이로써의 광속은 너무 길어서 지구-태양간 거리를 표준으로 1AU라 합니다.
지구에서 명왕성까지 거리
: 평균 60억Km = 광속 4시간 30분 = 광년 0.00065광년 = 41AU
: 명왕성의 궤도는 참 희안하게도 축도 기울고 모양도 타원형이라 평균의 개념도 사실은 좀 애매하다는걸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니 가려면 계산이 얼마나 지.랄. 맞겠어요? 심지어는 일부 궤도는 해왕성 안쪽으로 들어오기도 하는 좀 버르장머리 없는 속성도 가졌다는걸 참고하세요.
인간이 보낸 최고 멀리있는 발사체
: 보이저2호 (1977년 9월 5일 발사. 미국에서 스타워즈4 개봉 3개월 후)
: 125AU 돌파(2013년 8월 기준, 명왕성을 세 번 갈 거리를 넘어갑니다!!!)
: 보이저2호가 카이퍼벨트를 벗어나 태양권(헬리오스피어)을 벗어났다 발표했지만, 자료 해석 후 급하게 정정되었습니다.
: 태양권을 벗어난다는건 태양풍을 관측할 수 없고, 태양의 자기장에서도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태양풍 영향이 끝난 권역에서도 자기장 영향은 여전히 같다는 것 때문에 아직 탈출하지 못했다로 정정한겁니다. 현재 정보로는 헬리오스피어는 넘었고 헬리오포즈 라는 태양풍경계면을 막 통과하고 있다는 정도로 파악 되었다네요.
: 헬리오스피어, 헬리오포즈 단어는 어려워 보이지만 태양을 뜻하는 Helio에 각각 Sphere 와 Pause를 붙인 단어니까, 전문용어라고 쫄지마세요.
: 헬리오스피어를 벗어날 때 태양풍의 영향이 없어져 발생하는 태양계 밖의 무질서가 발생되는 지점을 터미네이션 쇼크(Termination Shock)라고 하고 이 현상은 보이저2호가 확인했답니다.
: 사실은 보이저가 지금도 동작하는 건 NASA의 비밀 중 한가지라고 합니다. 현재로썬 2020년 경까지 신호를 보낼 것이라는 판단을 한다고 합니다만, XT만도 못한 연산장치를 가진 보이저의 운영장치에 대체 무슨 공밀레를 한건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일설에는 당사자인NASA도 모른다는 소문의 신빙성이 높다지요. 무슨 며느리도 아니고…
: 현재 보이저에서 아직 활동하는 탐사장치는 태양풍 측정이나 전파, 장애물 인지 등과 같은 부분 뿐이고 카메라를 비슷한 직접 탐사 장치는 다 멈춘 상태입니다. 특히 카메라는 명왕성 궤도에서 지구 사진(a pale blue dot)을 찍은 후 기능이 멈췄습니다.
오르트구름
: 지구에서 약 1,000AU~100,000AU 사이에 펼쳐진 태양계 생성의 잔해가 광범위하게 펼쳐진 지역을 말합니다.
: 이 범위까지가 진정한 태양계의 범위라는 인식이 요즘의 대세라는거 살짝 기억하시면 좋을 듯 하군요.
: 보이저호의 오르트구름 도착 시기는 대략 향후 300년 예상합니다.
: 보이저2호가 오르트구름대를 벗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4만년, 1.6광년입니다.
보이저의 목적지
: 목적지는 상징성입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 알파 센터우리 인근(사실은 목적지가 아니라 목적 방향으로 봐야 맞지요.)
: 4.3광년. 지구 밤하늘에서 4번째로 밝은 별
: 도착하는데 열라 오래 걸립니다. 알려고 하지 마세….(대략 11만년 정도)
스윙바이 항법
: 쉽게 말해서 다른 행성의 인력을 훔쳐서 가속하는 방법입니다.
: 태양의 인력에 끌려 태양계 행성이 공전을 합니다. 그 끌어당기는 힘인 인력을 속도를 얻는데 쓰자 라는것이 스윙바이 항법입니다.
: 태양은 당연하고 태양계 내의 행성들은 모두 고유의 인력을 가지고 있죠. 특히 목성이나 토성 정도 되면 그 인력은 어마어마합니다. 쉽게 말하면 부피가 클수록 인력도 크다 정도로 퉁치고 이해하면 됩니다. 학문적, 물리적으로는 틀린 표현일 수 있으니 전공자분들, 그 짱돌 내려놓으세요.
: 위성이 인력을 가진 행성으로 접근할수록 끌어당기는 힘이 커지고, 당연히 속도가 높아지겠죠. 이 방법을 응용해서 더 먼 곳으로 발사체를 보내기 위해 일부러 큰 인력을 가진 행성 근처로 보내 속도를 높여 추진력을 얻는 방법을 스윙바이 항법이라 합니다.
: 요약하자면 땡기는 힘에 올라타서 빠르게 가다가 충돌하지 않을 지점에서 방향만 바꿔주기.
: 목성과 같이 큰 인력을 가진 천체에 접근시켜 최고 속도를 얻는 동시에 추락하지 않고 탈출 가능한 점까지 도달해서 자체 추진력으로 방향을 바꾸는겁니다.
: 인류가 가진 고체연료 발사체 기술로는 목성까지 자력으로 가는게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네요. 그 너머를 자력으로 간다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죠. 아직은. 그래서 자연 천체에서 속도를 훔치는 항법을 고안한거고 명칭을 스윙바이(Swing-by) 라고 합니다.플라이바이(Fly-by) 라고도 합니다.
: 인터스텔라에서는 속도를 얻기 위해 블랙홀 가르캉튀아를 이용했습니다. 탈출 가능한 극한까지 접근해서 최고 속도를 얻고 자체 추진력으로 방향을 바꿨죠. (이 양반이 말이 쉽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속도아냐!!) 블랙홀 접근에서 얻은 속도로 궤도를 바꿔 목적지로 향하는 항법인거 이제 이해되시죠?
내행성 스윙바이
: 목성이나 토성 같은 외행성에 위성궤도를 유지하려면 충분한 양의 연료가 필요합니다. 가는 속도하고 끌어당기는 힘 사이에 균형을 잡아 궤도를 돈다는 건데 뭐, 말은 쉽네요. 결국 안착을 위한 궤도 수정용 연료가 충분해야 한다는 말이니 발사체 자체가 커진다는 문제를 가집니다.
: 그럼 무거운 친구를 고체연료로 가속해서 지구궤도에 올리는건 쉬울까요? 도착에 필요한 속도가 증가할 때마다 필요한 고체연료의 양은 두제곱, 세제곱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평면이 아니라 체적이라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게 지금 인류가 가진 발사체 자체가속 기술의 한계라는 것이죠. 일정크기 이상이 되면 외행성 추진 가속은 커녕 너무 무거워서 지구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다는 겁니다.
: 지구권을 벗어나 태양계 밖으로 나가기 위해 필요한 속도를 제3 우주속도라고 합니다. 대략 초속 16.7Km 정도. 그 이전에 지구권에서 다른 행성까지 가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속도를 제2 우주속도라고 하며 약 초속 11.2Km 정도 됩니다.
: 지구에서 다른 행성 위성궤도 안착용 연료탑재 위성을 보낸다면 어디가 한계일까요. 지금 위성 수준으로는 대략 화성이라고 합니다.자력으로 보낼 수 있는 건.
: 여기서 인터스텔라 드립 한번 치고 갑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 토성이나 목성 궤도로 연료를 탑재한 무거운 위성을 보낼 기술은 안되, 보내고는 싶어… 방법을 찾아야 해. 라고 해서 나온 방안이 내행성 스윙바이.
: 즉 시간이 더 걸리고 계산이 복잡해도 가능하다면!! 이라는 착안인거죠. 지구 안쪽 궤도의 금성에 근접하는 계산을 산출한 후 그리로 쏴서 금성 인력을 훔쳐 속도로 전환합니다. 근데, 한번으로는 충분한 가속이 나오지 않으니 금성으로 한바퀴 더 돌립니다. 그래도 모자라서 모성인 지구에 접근하며 발생하는 인력으로 추가 가속해 필요속도를 얻습니다.
: 이렇게 제3 우주속도를 확보한 후 최단경로로 목성까지 항로를 설정합니다. 이렇게 해서 보낸 위성이 카시니-허위헌즈호 입니다.
: 발사중량 5.6톤에 연료무게만 3톤이라는 어마무시한 중량입니다. 솔찍히 스윙바이보다 지구 밖으로 그딴 돼지를 보낸게 더 무서워, NASA 당신들.
: 이렇게 무거운 친구를 보내는 것도 모자라, 토성궤도 안착이라니… 솔찍히 말도 안나와요. 이 글을 보는 분의 몸무게가 60Kg인데, 정수빈(이라 쓰고 슈비니 라고 읽어주세요) 선수를 업고 1루까지 갈 체력이 고작입니다. 근데, 해야하는건 이대호를 업고 풀스피드로1,2,3루를 찍은 후 홈까지 슬라이딩으로 들어와 그대로 다시 일어서 코시 우승 축하용 그라운드 열바퀴 도는 세레모니까지 해야 하는 상황인거에요. 근데 그걸 해낸겁니다. 있는 지식 없는 지혜 다 모아서.
뉴호라이즌스호는 내행성 스윙바이를 안했다?
: 뉴호라이즌스호는 발사중량이 478Kg에 탑재 연료는 77Kg인 매우 경량의 위성입니다.
: 0.5톤이 안되는 위성을 17톤 위성을 실어 발사할 수 있는 로켓에 넣고 발사해서 바로 얻은 속도는 무려 초속 16Km 이상. 사실상 제3우주속도에 근접한 속도를 얻은겁니다. 그래서 뉴호라이즌스호는 내행성 스윙바이 없이 바로 목성으로 가 목성 스윙바이 항법으로 명왕성까지 최단경로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 그래서 단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명왕성에 갈 수 있었던거죠. (지구에서 명왕성까지 거리 얼마? 41AU, 광속으로 4시간 반.)
: 명왕성 궤도에 위성을 돌릴 목적이었다면? 토성까지 카니시 허위헌즈호 중량이 5.6톤이랬죠? 그럼 아마도 최소한 십수톤~수십톤은 넘는 중량을 가져야 가능하다는 계산, 쉽게 나옵니다. 못보내요. 그런 어마 무지막지한 울트라 돼지. 보낼 수 있어도 “오늘은 그 날이 아니다” 라는 겁니다. 가산 탕진하며 명왕성 위성 보내리?
쓰다보니 항목은 몇 개 안되고 길어지만 했네요.
그래도 이 정도 대략 머리에 넣어두고 이번 우주쇼를 보면, 이해를 조금이라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류에게 광속의 0.1%만이라도 발사체를 가속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살아있는 동안 명왕성을 더 잘 조사한 결과를 볼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십대인 분들을 포함해서 현재 수명대로 산다고 할 때 더 근접한 자료를 보기 어려울 가능성이 훨씬 더 많습니다. 보내는것도 어렵고 돈도 많이 듭니다. 지금 NASA 예산도 깎이고 있는게 현실이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뉴호라이즌스 호 발사와 명왕성 탐사는 신비로움을 넘어 경이적인 이벤트입니다.
70년대 말 6살 짜리 꼬마가 백과사전에서 명왕성 상상도를 본 후, 실제 실물 근접 사진을 보기까지 거의 40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어요.
우주에 관심을 가진 분들께는, 장담하건데, 근 몇십년 내 최고의 이벤트가 되어줄겁니다.
일정을 보니 상세한 이미지 자료를 다 보려면 올해 말까지 진득하게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초당 1Kb 데이터 전송율이라니, 내 첫 모뎀이었던 2800bps는 광속이었던거야!!) 그래도, 볼 수 있다는 즐거움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기쁨이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비슷하게라도 이런 감정 가진 분들과 지금을 함께 즐기고 싶습니다.
즐겨보자구요.
마지막으로, 명왕성 궤도상에서 보이저의 카메라를 돌려 지구를 찍은 저 유명한 사진 a Pale blue dot 으로 마무리 합니다. 더불어 칼 세이건도 함께 인용합니다.
Look again at that dot. That's here. That's home. That's us. On it everyone you love, everyone you know, everyone you ever heard of, every human being who ever was, lived out their lives. The aggregate of our joy and suffering, thousands of confident religions, ideologies, and economic doctrines, every hunter and forager, every hero and coward, every creator and destroyer of civilization, every king and peasant, every young couple in love, every mother and father, hopeful child, inventor and explorer, every teacher of morals, every corrupt politician, every "superstar," every "supreme leader," every saint and sinner in the history of our species lived there - on a mote of dust suspended in a sunbeam.
- Carl Sagan -
저 점을 다시 보세요. 여기 있습니다. 저것이 우리의 고향입니다. 저것이 우리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보았을 모든 사람들, 존재했던 모든 사람들이 그곳에서 삶을 영위했습니다. 우리의 기쁨과 고통의 합, 확신에 찬 수많은 종교, 이데올로기들, 경제적 독트린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모든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의 교사들, 모든 타락한 정치인들, 모든 슈퍼스타, 모든 최고의 지도자들, 인간의 역사 속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저곳 -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입니다.
- 칼 세이건 -
가능하면 원문으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좀처럼 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품격있는 완벽한 문장입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