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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학사장교 시험이 시작한다.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몇년간 걸어다니고 숨쉬기만 해서인지 나의 체력은 평균이하인 상태였다.
운동은 운동을 하는법을 정확히 배워서 해야하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해왔다.
학교 스포츠센터에 있는 헬스장의 헬스트레이너에게 PT를 신청했다.
몇년간 운동을 안한상태라는 점, 오른쪽 어께와 오른쪽 무릎관절이 좋지않다는 점을 말해줬다.
오늘은 PT를 하는 날이었다.
몸풀러 오라며 약 1시간 30분가량 윗몸일으키기 100개와 사이클 20분, 러닝머신을 40분 한 바로다음날이었다.
처음부터 팔벌려뛰기 50개, 벤치프레스 봉잡고 30개씩 4셋트...
"가슴에 힘이 들어가게 해야돼요."
"그걸 어떻게 아나요?"라는 나의 물음에 돌아온 대답은
"그건 자기가 알죠."
버틸수가 없다.
운동종목이 바뀌었다.
팔굽혀펴기를 하란다.
방금 벤치프레스를 했는데 팔굽혀펴기를하나? 라는 생각으로 일단 해본다.
물론 잘 되지 않는다.
한숨을 내쉬더니, 무릎을 굽히고 해보란다.
될리가 있나...
종목이 바뀌었다.
윗몸일으키기를 하자고한다.
몇년간 운동을 안했던 사람이 전날에 윗몸일으키기 100개를 했으면 알이배겨서 힘이 안들어가는것이 정상 아닌가.
당연히 잘 안된다.
또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기본적인 체력이 안돼있는 산 송장이라고 한다.
버핑테스트를 하란다.
20개..
지금, 헬스장을 들어와서 팔별려뛰기를 50회, 벤치프레스를 30회씩 4셋트,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를 악을 써가면서 했는데..
될리가있나.
또 한숨을 쉰다.
"그렇게 해서 학사장교 되겠어요? 하기싫으세요? 하기싫으시면 나가세요 얼마든지 나갈수있어요."
참는다. 또 참는다.
이것도 일종의 동기부여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다음에는 더욱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다.
구석에 있는 짐볼을 발로 차서 에어로빅 강의실에 퍼트려 놓는다.
"공 하나 집어오는데 10초, 라고 생각하면 총 공이 12개니까 120초 드리겠습니다 시작!"
공을 집어오면서, 이게 뭐하는 짓거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당신한테 조련을 받는것도 아닌데, 왜 이런 인격모독적인 일을 해야하는가 싶다.
물론 이 일은 다른사람들이 전부 볼수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벌어진 일 이다.
내가 처음 PT를 밭겠다고 생각한 것은 일산에서 다니던 헬스장에서 PT를 받은 경험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입시때문에 여러모로 저하되어있던 나의 신체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내가생각하기에도 적당한 운동강도를 제시해 주면서 세밀히 교육해주었다.
그리고, 오늘 수업이 끝난뒤..
하지말란다.
"PT를 받기에는 기초체력이 너무 않돼있으니까, 운동을 더 하시고....그래도 답이 안나오기는 하는데..
운동을 더 하시고 나중에 저한테 PT신청할 정도로 대들수있을만큼 체력을 키워서오세요. 그리고, 내가봤을때..
수백명의 사람을 PT해봤는데... 각오도 좀 부족한것 같고..."
야, 각오? 수업시간중에 당신이 시킨것중에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게 없고,
벤치프레스 할때는 손가락 마디가 떨릴정도로 이를 악물었고,
팔굽혀펴기할떄는 상체가 올라가지 않을때까지 했고,
윗몸일으키기는 분염히 말했잖아요.
"어제 100개하니까 알이배겨서 잘 안되네요"
버핑테스트도, 초등학교 축구부에서 뛸때보다 더 열심히 한것같다.
끝나고 샤워하러갈때 속이 미식거려서 정신도 못차릴만큼.
그리고, 자취방으로와서 가만히 생각해봤다.
과연, 내가 잘못인가.
아니면,
트레이너가 잘못인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트레이너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PT라는게 개인의 역량에 맞춰서 알맞은 운동강도와 운동계획을 제시해 주는건데..
그렇게 굴리는건...
아마...
군대?
다행히도, 내가 때려칠 수 있어서 군대는 아닌것 같네요...
다시는 그사람의 면상따위는 보기도 싫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계속 운동은 해야하기에
헬스장에서 가끔..... 아니... 갈때마다 마주칠것 같다.
그리고 인사를 하겠지..
"안녕하세요."
그리고.. 그뿐이다.
다신은 그 사람한테서 트레이닝 같은것은 안받을 것이다..
그저, 잠깐이나마 그사람의 말을 수긍했던 나 자신이 한심스러울 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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