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しıて℉'... '외계 한국어?'
[속보, 사회] 2003년 11월 27일 (목) 15:12
요즈음 인터넷 이용이 활발한 초, 중, 고등학생과 일부 대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른바 '외계어'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필자 역시 옹호하는 입장은 아니다. 그러나 정작 외계어 사용을 비판하는 이들이 실제 외계어를 잘 알고 있는 지 궁금하다. '외계어'의 기원이 무엇이고, 어떤 규칙이 존재하는 지를 제대로 알아야 비난이 아닌 비판이 가능할 것이다.
우선 외계어의 기원에 대해 알아보자. 98년도 pc통신이 활성화 되면서 ‘통신체’라고 하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하2, 안냐세요, 방가 방가” 등 채팅을 좀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새로운 단어들이 등장했고, 이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되었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 통신어는 다른 계층이 알아볼 수 없는 언어로 변질되어 버렸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øよøぎㅎ1-㉦┫┃훀 반갑습しıて℉. 김ズぶ호입しıて℉.” 이런 글을 해석 아니 해독 할 수 있겠는가? (해석하자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진호 입니다.”) 그리하여, 일반인들이 해독할 수 없다는 언어라 해서 외계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명 폐인들, 인터넷 작가들의 활약에 의해서 신조어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다. '디씨인사이드'와 '김풍'이라는 사이트가 활성화 되면서 일명 온라인 폐인들이 생겨났고, 이들은 그들이 만든 신조어를 많이 확산 시켰다. 예를 들어 가수 문희준의 “브레이크” 라는 말을 “뷁”이라는 말로 바꾸어서 안 좋을 때 쓰는 말로 바꾸고, 그들만의 언어인 “아햏햏” 이라는 언어를 만들어냈다. 인터넷 작가 ‘귀여니’의 소설의 영향도 만만치 않다. 그녀의 소설 ‘그놈은 멋있었다.’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이모티콘과 통신체를 사용해서 책을 출판했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를 벤치마킹한 여러 학생들이 따라서 통신체를 사용한 글을 쓰게 됨으로써, 통신체의 커다란 확산을 가져오게 되었다.
두 번째로 외계어에도 나름대로의 법칙이 있다. 아무렇게나 쓴다고 다 외계어가 아닌 것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외계어 번역기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창하게 말해서 문법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언가 규칙이 있음은 분명하다. 우선 채팅은 신문기사와 마찬가지로 신속성이 생명이다. 무조건 받침을 줄이고, 글자수를 줄여야 한다.
예를 들자면 ‘키키키’ 혹은 ‘크크크’ 라는 말을 쓰기 힘들기 때문에 ㅋㅋㅋ로 바뀐 것이고(글자수가 줄은 경우), ‘안녕하세요’ 라는 말이 ‘안냐세요’로 바뀌었다.(받침을 줄인 경우). 요즘은 영어, 한자, 일어까지 섞은 말들이 등장하고 있다. 외국어의 뜻을 빌리는 것은 아니고 형태를 빌려서 말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라’ 이 말을 ‘己 ㅏ’ 이런 식으로 변화 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외계어’라는 이 통신체의 돌연변이화 현상이 대한민국에만 있는 것일까? 정답은 ‘아니오’ 이다. 다른 나라 또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이 가장 많이 활성화 된 국가가 한국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통신체의 사용은 이미 보편화됐다. 한 예로, 미국의 청소년들 역시 외계어를 쓴다. “PHr3Ku3N7ly H4s|{3d K0o£St330nZ!” 라는 말을 해독할 수 있겠는가? 해독하자면 “frequently asked questions” 이다. 물론 영어라서 더 어렵게 보이기는 하겠지만 우리나라의 외계어와 마찬가지다. 즉, 우리나라 학생들이 한자나 일어를 섞어서 쓰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외계어도 어찌보면 문화현상의 일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언어는 쓰고 말하기 편하기 쉬운 쪽으로 진화 되는 법이다. 너무 심하게 한글을 왜곡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쓰는 외계어는 새말을 생성하거나 어휘 의미가 풍부해지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통신상에서 상대방의 기본정보가 없을 시에 쓰는 말인 ‘님’ 혹은 ‘방가 방가’ 이런 말들은 통신상의 좁은 공간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우리 사회의 극소수 아주 일부분만이 쓰고 있는 외계어를 한글파괴의 주범으로 매도하고 없애기 위해 전념하기 보다는 이것을 가지고 무언가 건설적인 쪽으로 발전하는데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진호 명예기자
아햏햏은 아햏햏일뿐..
새우깡 사먹게 오붹원만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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