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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5일 화요일...
내 나이 30하고도 6살... 통상적으로 볼때 남자로써도 결혼적령기를 넘겨 노총각이라 부르는 대열에 갓 합류한 나이다.
그동안 몇번의 연애와 더불어 꽤 많은 수의 선을 봤지만 현재는 크리스마스를 같이 할 사람이 없는 처지...
오전만 출근해 근무해달라는 부서장의 부탁를 거절 할 수 없어 혼자 사무실을 지킨 후 1시쯤 퇴근을 하다 문득 영화를
본지가 오래됐다는 생각에 가까운 극장을 찾았다.
무엇을 볼까 고민하며 영화 제목을 둘러보던중 생소한 영화명 사이로 눈에 띄는 제목 하나 '레미제라블' 학생 시절 즐겨 읽었던 소설.
상영 시간표를 보니 2시 30분에 상영하는게 있어 잔여좌석을 확인하니 다행이 남은 좌석이 하나 있다. 맨 마지막줄 입구쪽 커플석 중 한자리.
커플석 중 한자리인것이 좀 마음에 걸렸지만 다음 상영시간까지 기다렸다 보기엔 너무 오래 걸릴것 같아 그냥 보기로하곤 팝콘하나와 콜라한잔을
사서 자리에 앉았다.
광고가 끝나고 영화가 시작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옆 좌석의 사람은 오지 않았고 속으로 '그냥 아무도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 주인공인 장발장이 시장으로 나오는 장면즈음에서 '안쪽으로 좀 들어갈께요'라는 여성분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고 이윽고 내 무릎을
스치며 자리로 들어갔다.
굳이 누군지 확인할 필요가 없었기에 곧 다시 영화에 집중.. 꽤 긴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관람했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장내 조명이 다시 밝아졌다.
벗어 놓았던 코트를 정리하여 집어들기위해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기던중 옆자리에 있던 아가씨와 잠깐 눈이 맞주친 그 순간 내 심장은 멈춰버리는줄 알았다.
10년전 그 아이....
10년 전.... 26살.. 사회 초년생.
서울로 취업이 되서 구하게된 하숙집 그리고 그집에 있던 한 아이 18살이지만 빠른 생일로 인해 고3이던 여학생.
나만 보면 쭈삣거리던 그 여학생은 이듬해 대학생 입학식 다음날 술이 잔뜩 취한채로 내가 좋다고 밤새도록 술주정을 부린 아이.
당시 난 8살이나 어린 그것도 신분만 대학생이지 미성년자인 그 아이가 귀여운 여동생 이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 이후에도 계속 내가 좋다고 자기 마음을 모른다고 툴툴거리던 그 아이.
결국 내가 서울 본사에서 지방으로 발령되어 내려감으로써 추억으로 남게된 그 아이.
그 아이가 12월 25일 오후 5시 10분 어엿한 아가씨가 되어 바로 내 눈앞에 있었다.
그 아이도 이윽고 내가 누군지 알아봤고 우린 서로 시선을 고정한체 한참을 바라보다.. 서로 웃어버렸다.
차를 마시며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어쩌다 이곳에서 생활하는지 등을 물어보았고, 같이 저녂까지 먹게되었다.
저녂을 먹으며 그 아이가 내게 왜 혼자 영화를 보러왔는지 물었고, 난 넌 왜 혼자 영화를 봤냐고 되물었다.
그 아인 같이 보러 올 사람이 없다했고, 나도 역시 그렇다고하자 서로 쳐다보며 한참을 웃게되었다.
그 아이가 머무는곳까지 차로 데려다주며 주말에 연락해도 되는지 묻자.
그 아인 흔쾌히 좋다고했다.
이게 바로 어제 내게 일어난일이며, 실화이다.
난 지금 주말이 매우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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