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애 성향은 심리적 적응의 대표적 사례이다.(남자 중 96~98%, 여자 중 98~99%는 주요 성적 성향이 이성애 지향이다.)
번식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성향은 어떤 것이라도 자연선택을 통해 가차없이 도태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작은 비율이나마 1차적 혹은 배타적 여성 동성애자와 남성 동성애자가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은 진화의 수수께끼다.
경험적 연구들을 통해 성적 지향에 유전 가능한 요소가 작거나 중간 정도 있으며, 남성 동성애자는 이성애자보다 번식 성공률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 동성애를 진화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한 가지 가설은 친족 이타성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만약 동성애가 동성애자에게
직접적 생식을 포기하는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자신의 유전적 친척에게 충분히 많은 투자를 하게 한다면, 동성애 성향 유전자가 진화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남성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친족 이타성 이론을 뒷받침하는 경험적 증거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친족에게 자원을 지원할 가능성에서 남성 동성애자는 남성 이성애자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사설, 남성 동성애자는 자신의 유전적 친척과
더 소원하게 지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반면에 사모아에서 조사한 여러 연구에서는 남성 동성애자에게 삼촌과 비슷한 성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구체적으로 말하면, 이성애자에 비해
남성 동성애자는 조카들에게 더 많은 투자를 했다.) 그들은 아기를 봐주는 시간도 더 많고, 장난감도 더 많이 사주고, 조카의 교육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친족 이타성 이론은 더 광범위한 비교문화 연구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남성 동성애를 설명하는 가설로
아직 살아남아 있다.
두 번째 진화 가설은 여성 생식력 가설이라 부르는데, 남성 동성애가 남성 동성애자의 여자 친척들에게 번식 성공률 증가를 초래한다면,
즉 남성 동성애자의 낮은 번식 성공률을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번식의 이득이 크다면 남성 동성애 유전자가 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 생식력 가설을 검증하는 주요 방법에는 동성애자의 여성 친족 번식 성공률과 비교 조사하는 것이 포함된다.
비록 남성 동성애자는 남성 이성애자보다 자식을 1/5 정도밖에 낳지 않지만 남성 동성애자의 모계 쪽 여성 친척들(예컨대 그 어머니나 이모들)은
남성 이성애자의 모계 쪽 여성 친척들보다 자식을 훨씬 많이 낳는다는 증거가 점점 많이 쌓이고 있다.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만약 향후 연구에서도 여성 생식력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계속 나온다면, 남성 동성애에 관한
다윈의 역설, 즉 모계를 통해 전달된 유전자가 남성 동성애자의 탄생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여성의 번식 성공률을 높이는 현상이 해결될 것이다.
(최소 부분적으로는)
또 다른 이론은 성적지향보다는 동성애 행위 자체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화심리학자 프랭크 무스카렐라는 동성애 행위에 동맹 형성으라는 특별한 기능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젊은 남자가 나이 많은 남자와
동성애 행위를 하는 것은 동맹을 얻는 하나의 전략이며 그 결과로 지위서열이 높아지고 결국에는 여성에 대한 성적접근기회가 더 많아진다.
동맹 형성 이론은 동성애 행위 자체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거나 종 간의 비교 분석 틀을 강조하는(동성간의 성 접촉은 다른 영장류 종들에서도 관찰되고
기록되었다.) 등 장점이 여러 가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론은 경험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여러 가지 있다.
고대 그리스인이나 뉴기니 섬의 일부 부족 같은 소수 문화에서 일어나는 관행을 설명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대다수 문화에서 다수의 젊은이들이
동성애 행위를 동맹 형성 전략으로 사용한다는 증거는 없다. 실제로 성과 무관한 동성 간 동맹이 오히려 규범처럼 보이며 성적 활동 없이 보편적으로
일어난다. 게다가 동성애 행위를 하는 남자들이 하지 않는 남자들에 비해 동맹을 형성하거나 지위를 높이는 데 더 큰 성공을 거둔다는 증거도 없다.
요컨대, 지금까지 나온 동성애에 관한 세 가지 진화 이론 가운데 친족 이타성 이론은 찬반이 섞인 경험적 지지를 받은 반면, 여성 생식력 가설은
가장 강력한 경험적 지지를 받았다. 오랫동안 진화의 역설로 간주돼온 수수께끼를 설명하는 데 큰 진전이 일어나고 있긴 하지만 이 이론들을 제대로
검증하려면 더 광범위한 비교문화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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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의 수수께끼를 진화론의 관점에서 설명하려는 것이 흥미로워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