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ttp://news.naver.com/news_read.php?oldid=20031223000056033019]
PD·작가 경조사는 “내일처럼” 유재석
연예인이란 직업은 자의건 타의건 사생활까지도 제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생방송 스케줄 때문에 아내의출산을 곁에서 지키지 못했다는 사람이 태반이고, 촬영 때문에부모님 임종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겠는가.
이런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이리저리 스케줄을 힘겹게 꿰맞춰 가며 경조사를 챙겨주는 고마운 스타들이 있다. 그런 이들 중 한사람이 바로 유재석.
유재석은 정말 바쁘다. 채널만 돌리면 나온다는 말을 들을 정도니까. 이 정도 되면 보통은 ‘미안하다. 꼭 가려고 했는데’ 하는 한마디면 웬만큼은 용서된다. 그런데도 굳이 잠잘 시간까지줄여가며 작가와 PD들의 결혼식장을 찾아다니고, 바쁜 걸 뻔히알고 있어서 일부러 말하지 않은 곳까지도 참석해 기쁨과 슬픔을함께 나누는 속깊은 사람이다.
이런 그의 마음 씀씀이의 결과였는지, 유재석 본인도 아닌 여동생의 결혼식에 방송국 사람들이 대거 참석 흥행(?)에 대성공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유재석은 스태프 잘 챙겨주기로도 유명하다.
예전에 진행했던 ‘이유있는 밤’이나 최근에 맡은 ‘해피투게더’ 등 그의 프로그램 작가나 PD들의 증언에 따르면, 식사시간과녹화시간이 겹칠 때면 굶고 일하고 있을 스태프를 위해서 떡볶이며 김밥, 샌드위치 등을 잔뜩 사들고 녹화장에 들어온다고 한다.
요즘은 잠 줄여가며 일하는 스태프를 위해서 커피까지 챙겨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사람들이 자신이 사온 음식을 먹을 때면 ‘이거 누가 사온거라구? 유재석이 사온거야. 알지?’ 하고꼭 생색을 내고 말아서 결국은 핀잔을 듣곤 하지만 말이다.
몇 년전, 내가 ‘아름다운 TV-얼굴’이란 프로그램을 하고 있을때다. 유재석이란 이름과 얼굴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하던 그시기에, 연예인들이 직접 6㎜ 카메라를 들고 자신을 찍는 ‘셀프카메라’란 코너에 그가 출연한 적이 있다.
편집실에서 그가 찍어온 테이프를 봤고, 테이프를 한개 한개 보면서 나는 서서히 그의 팬이 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스타가 손수 찍은 일상들을 봐왔지만, 유재석만큼 인간적이고 솔직한 이야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일을 마치고 들어온 새벽, 세수를 한 유재석은 자기 방에 앉아서카메라를 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자신의 무명시절 이야기, 고마웠던 사람들 이야기까지…. 분명 힘들고 눈물나는 시절의 이야기였는데도 특유의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며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해나갔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가 했던 말, “내가 평생 톱스타가 되지 못한다고 해도 난 많은 사람을 얻었고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을 거다. 만약 내가 인기를 얻고 스타가 된다해도, 난 힘들었던 이 순간들을 잊지 않고 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싶다.” 눈가가 촉촉해진 줄도 모르고 한참동안 진지하게 이야기를하던 유재석은 얼른 눈가를 훔치곤 ‘아~ 새벽에 혼자서 무슨청승이야~’ 하며 쑥스러운 듯 특유의 시끄러운 웃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말았지만.
유재석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다들 입을 모아 ‘참 변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여전히 공손하고, 여전히 착하고, 시끄러운웃음소리까지도 여전하고. 아마도 오래 전 자신과 했던 약속을기억하고 지켜가는 그의 노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억할 것과 지켜야 할 것을 확실히 하는 사람, 그래서 그는 웃기는 사람이지만 절대 우습지 않다.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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