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을 풀어 보기에 먼저, 제가 생각 하고 있는 이 주제가 괜한 오지랖인지 주둥이와 손에 봉인된 꼰대심이 깨어난 것인지 아니면 어이없다 생각할 만한 것인지 구분이 안갑니다.
아는분이 알고보니 기간제 강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내용에 무언가 위화감이 있어 '학생들이 교수님이라고 안하고 강사님이라고 하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이 '서로 구분을 칼같이 한다'는 거였지요.
제가 학부생이었을땐 '시간강사는 강의에 너무 성의없고 대충이다'라는 차별적 불만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뒤에서 호박씨를 깔때의 호칭 말고 앞에서 부르는 호칭은 정규직이던 비정규직이던 교수님 하나로 통일했었습니다.
그래서 칼같이 구분을 한다는 소리를 듣고 꽤 놀랐습니다. 처음에 든 생각은 이게 시대의 흐름인건가 했지요. 근데 생각하면 할수록 아닌것 같습니다.교수와 기간제 강사가 엄연히 다르니 호칭에서 구분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여러가지로 웃깁니다.
첫째로 애시당초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은 교수와 강사 딱 이렇게 둘로 구분 되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구분을 꼭 하고 싶으면 전임교수님 시간강사님 겸임교수님 임상교수님 초빙교수님 석좌교수님 전임강사님(나무위키 교수 직급 참조) 다 나눠서 부르던가요. 아 나누는 기준이 만만한가 안만만한가면 둘로 구분이 가긴 하네요.
둘째로 어차피 대다수가 취직학원다니는 샘 치는 학부생인데 구태여 앞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사람의 직급이 무슨 상관이 있어요? 구분을 해서 차별하면 취직이 더 잘 됩니까? 여기선 만만한 시간강사지만 무시하며 깔고 뭉개다가 나중에 취직하고 보면 직장상사님 되어있는 수가 있어요.
셋째로는.... 기억이 안난다.. 분명 이문제로 흥분했을땐 별에별말이 다 생각났는데..죄송합니다. 여러가지가 아니고 두가지였네요.
제가 보기엔 이것도 일종의 '갑질'입니다. 내 입장에서 깔보아도 되는 여지가 있는 사람이 있을땐 어떻게든 우위를 느끼고 싶어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나오는 갑질이요. 만만한 신입생들에게 막걸리같은걸 뿌리고, 인생 12개월 차이도 안나는 사람한테 극존칭을 강요하고, 세상 하직할때까지 술을 맥이고, 비정규직 교수들에게 강사님이라 호칭하는거 모두요.
비정규직 교수들은 강사소리 들었을때 불쾌해도 항의를 못해요. 항의 할 곳도 없고, 어차피 강사'님'은 붙이니 존칭 아니냐는 사람도 있고, 학교와 학생들에게 그런 불만이 퍼졌다간 짤릴수도 있으니 뭘 어쩌겠어요. 익숙해져야지. 이정도면 갑질 맞는거 아닌가요?
면전 호칭에 교수님 강사님 구분을 해? 햄버거 먹으러 롯데리아가서 주문할때 앞에 서있는 직원이 말단 알바생이면 반말하고 관리직이면 존댓말할 인간들같으니라고. 교수님 선생님 둘 중 어느 호칭이 옳냐로 싸우는것도 아니고 교수님 강사님 구분을 해서 부르는 이유가 뭐냐고???
이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 하는 사람들은 얼마전 있었던 몇몇 언론사의 정숙'씨' 사건도 내심 동의하는데 여론때문에 조용히 있는건가요? 아니면 서로 다른 문제인가요? 제가 볼땐 둘다 만만한 자와 아닌자의 호칭은 정확하게 나눠야하는거 아니냐는 갑질 입장에서 시작한 억지 카테고리거든요.
하.. 진짜 모르겠어요. 요즘은 강사님 교수님처럼 직급별 구분해서 부르는 호칭이 자연스러운건가요? 전 이제 꼰대가 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