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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2001)
감독 : 허진호
출연 : 유지태, 이영애
보통의 멜로영화들이 보여주는 남녀간의 진하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라기보다는 한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서 굉장히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영화입니다. 허진호 감독만의 스타일이죠.
또다른 허진호 감독의 멜로물인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시면 두 영화가 어딘가 많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실 겁니다. 사랑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끔 만들어주는 영화.
사랑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고찰을 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극 중 상우(유지태)의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라는 물음이 이 영화의 주제를 함축해서 말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끔 해주는 영화인데 그런 점에서 보면 제목 '봄날은 간다'는 참 잘 지은 것 같습니다.
감동을 주기보다는 깨달음을 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보고 보고 또 봐도 정말 사랑을 영화로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싶네요.
너는 내 운명(2005)
감독 : 박진표
출연 : 전도연, 황정민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화입니다. 2002년에 있었던 '여수 에이즈 사건'을 각색한 영화인데요,
과거가 좋지 못한 한 윤락녀(다방 레즈)와 시골 노총각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조합은
시골 노총각(황정민)의 헌신적이고 끝없는 사랑으로 이루어지지만 깨끗하게 살아오지 못한 여자(전도연)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겪게 되는 두 연인의 갈등과 시행착오를 보여줍니다.
멜로 영화라는 주제 뒷면엔 에이즈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보여주기도 하는 영화라 또다른 느낌을 주는 영화이기도 하죠.
정말이지 영화의 교도소 면회씬은 보고보고 또봐도 눈물을 나게 만드는 최고의 명장면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영화를 보시고 나면 전도연, 황정민이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가를 느끼게 되실 겁니다.
사랑하고 싶어지는 영화.. 에이즈에 걸린 윤락녀를 멜로 영화의 주인공으로 내새웠음에도 거부감이 전혀 안들고 오히려
순수하고 아름다워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두 사람이 진정한 사랑을 나눴기 때문 아닐까요?
시월애(2000)
감독 : 이현승
출연 : 이정재, 전지현
개인적으로 시간 여행과 관련된 영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할리우드 영화 '프리퀀시'와 '데자뷰'도 아주 재밌게
봤죠. 그런데 이 시간 여행을 멜로 물에서, 그것도 한국 영화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제목 그대로 '시간을 초월한 사랑'은 시간 마저 극복해버리는 사랑의 힘을 보여주죠.
단 2년의 차이를 두고 동시대에 살아가면서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둘의 모습은 참 애절하고 안타깝습니다.
시간 영화가 가질 수밖에 없는 모순을 몇가지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가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옥의 티를 찾아내는
것이 아닌 사랑을 진정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써서 그런지 이 멜로물은 어찌보면 흥미진진함까지 제공합니다.
이정재, 전지현의 풋풋했던 모습을 보는 것도 또다른 관람 포인트가 될 수 있겠네요.
번지 점프를 하다(2001)
감독 : 김대승
출연 : 이병헌, 이은주
어찌보면 굉장히 파격적인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파격적인 내용 때문에 영화의 주제에 대해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 영화의 초점은 어디까지나 사랑의 진정성, 끝없는 사랑, 그리고 플라토닉한 사랑에 맞처져
있습니다. 파격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직접 영화를 보시는 편이 더 흥미로울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제목 '번지 점프를 하다'는 영화를 다보고 나면 제목을 이렇게 지은 이유를 정확하게 알게
되실 겁니다. 흔히들 엔딩 크레딧까지 보는 영화가 최고의 영화라고들 하죠?
제가 엔딩 크레딧까지 본 영화가 딱 세 편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할리우드 톰 크루즈 주연의
'바닐라 스카이', 그리고 바로 이 번지 점프를 하다가 세번째입니다. 그만큼 저에겐 특별하고 좋은 영화였습니다.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보고 나면 알게 되실 거에요.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사랑이 무엇인지.
미술관 옆 동물원(1998)
감독 : 이정향
출연 : 이성재, 심은하, 안성기, 송선미
이전 네 작품이 다소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사랑을 다뤘다면 이 영화는 다소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어떻게 보면 로맨틱 코미디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요즘 드라마계를 판치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들
과 비슷하다고 보면 또 큰 오산입니다. 가볍게 진행되는 러닝타임 속에서도 주고자 하는 매세지는
분명합니다. 또 영화 중간중간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는,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심은하 때문일까요?)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심은하는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지만 그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이성재를 만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잠시 동안 그와 한 집에서 지내게 됩니다.(과정 생략)
이성재는 심은하가 다소 감성적이고 적극적이지 못한 사랑 방식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다소 이성적이고 매우 적극적인 사랑 방식을 가지고 있죠. 이런 기본적인 차이에서부터 두사람은 많이 다르고
어쩔 수 없이 한 집에서 머무르긴 하지만 둘은 항상 서로를 공격하기 바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성재는 심은하가 문학 작품 대회에 제출할 글을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소설 속 주인공의 사랑 방식이 마치 심은하처럼 너무나도 소극적인 모습에 답답해합니다. 그리고 그 소설에 자신도 참여해
주인공의 성격을 적극적으로 바꾸려고 하죠. 그렇게 소설을 써가며 둘의 대립된 사랑방식이 점점 균형을 잡아가고,
심은하는 이성재를, 이성재는 심은하를 바꿔나가죠.
제목 '미술관 옆 동물원'은 미술관처럼 감성적인 사랑을 하는 심은하와 동물원의 동물들처럼 야생적이고 적극적인 사랑을 하는
이성재를 빗데어서 '미술관(심은하) 옆 동물원(이성재)'라고 지은 것 같네요.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흐뭇해지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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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전부 다 유명한 작품들이라 왠만한 영화 팬들은 다 보셨을 것 같네요. 혹시 보셨을지라도 이 기회를 통해 한번 더 보시는 건 어떠세요?
영화는 처음 볼 때, 두번째 볼 때, 세번째 볼 때의 느낌이 다 다르거든요.
영화에 미치기 전에는 그저 공포,스릴러,SF,액션물과 같은 눈을 즐겁게 해주는 작품들을 찾곤 했었습니다.
영화에서 눈을 뗄 여유조차 주지 않던 이런 영화들의 매력은 끝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영화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접해보기 시작하면서 관심있게 본 장르가 바로 로맨스/멜로였습니다.
SF,액션 영화만큼 눈을 즐겁게 해주진 못하지만,
멜로 영화를 보고난 후에 느끼는 정신적인 만족감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가슴 속이 꽉 찬 기분이랄까?
언제부터인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장르는 멜로가 되어버렸네요.
그래서 그런지 전 아직도 허진호 감독님의 또다른 명품 멜로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 와 같은...
이런 멜로물이 나오기엔 순수한 사랑의 의미가 과거에 비해 너무나도 퇴색해버린 탓일까요..?
아름다운 멜로 영화 한 편을 보며 마음을 정화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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