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물품이 원가보다 10배가량 높에 책정된 가격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서울 은평갑) 의원이 23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세월호 기념 배지·팔찌·가방걸이 등이 쿠팡·인터파크·옥션·지마켓·11번가 등 온라인 유명 쇼핑몰·소셜커머스 업체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들 제품 가격은 대체로 2000원~4000원에 이른다. 유족들이 말하는 단가는 판매가격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업체들이 10배가량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정가 3000원에서 2840원으로 할인해 판매 중인 '노란리본 뱃지'. 배송비 2500원은 별도 결제해야 한다. (사진=옥션 홈페이지 화면 캡처)
2000원~6000원에 팔리고 있는 '노란 리본' 관련 제품들. (사진=쿠팡 홈페이지 화면 캡처)
박 의원에 따르면, 제품 판매자들은 관련 장학재단에 판매 수익금을 기부한다고 홍보하지만 실천하고 있는 업체는 전무한 수준이다. 특히 H사의 경우 배지 800개, 볼펜 1000개를 1년 전 재단 설립 시점에 기증한 게 전부다.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로 무료로 나눠주는 상징물을 판매하는 것은 사비·정성을 들인 봉사자·유가족의 순수한 뜻을 퇴색시키는 일"이라며 "판매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돈을 버는 게 중요해도 손대지 말아야 할 데 있다"고 분개했다.
박주민 의원은 "상처를 상술에 이용하는 비양심적 판매자도 문제지만, 충분한 사전 검수나 모니터링이 부실한 인터넷 쇼핑몰도 이런 판매를 거든 셈"이라며 "중소·영세 판매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 인터넷 쇼핑몰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