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마음으로 출발하고자 찜질방 갔습니다.
묵은때를 철저하게 벗겨내고자 사우나에 들어가 앉아있었는데
아줌마 5명이 옹기종기 모여서
도깨비 얘기 하더군요.
온세상이 도깨비 천지가 된 지금,
드라마를 잘 안보는 저 역시 궁금해서 9회부터 보기 시작했네요.
공유~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첫회부터 보지 못했는데, 여주인공이 성냥불을 당기면 도깨비가 나타나는 듯.
공유보다가 그만, 방구석에서 횃불을 지필까하는 생각도...
다시 찜질방.
아줌마들 사이에서 공유앓이는 상상한 것 이상이었어요.
옷빨이 어쩌면 그렇게도 멋진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역대급 몸매라고.
머리카락 한올 한올의 생김새조차 잘생김이 묻어나오는지
감탄을 금치 못하더군요.
몇백살이나 어린 은탁이를 지켜주는 모습에서는 황홀하다면서
부러움 잔뜩 섞인 소감이 쏟아졌습니다. (격하게 공감)
그리고, 새드엔딩이 될지에 대한 의견이 매우 활발하게 오갔습니다.
은근히 재미있더라고요.
아줌마들이 작가처럼 느껴졌어요.
앞으로 예상되는 흐름도 그럴싸하고.
원래 사우나 들어가면 5분도 못버티고 나오는 성격인데
오늘은 몸이 익어가는 소리를 들으면서
얘기에 흠뻑 빠졌네요.
그리고
아줌마들이
극중 공유와 남편을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여징어라 비교 대상이 없지만,
그 순간만큼은 세상 모든 남편들이 딱해보이기도 했네요.)
바디앤소울 모든 면에서
공유의 반에 반반반이라도 닮았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어요.
한사람이 사자후를 토해낼 때마다
주변에서 한숨으로 답하더군요.
그러던 중
넘 뜨거워서 나오려던 찰나,
어떤 아줌마가
"우리 애아빠는 얼굴이 딱 도깨비야.
공유말고, 애들 동화책에 나오는 도깨비!
어쩌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밉상인지"
너무 뜬금없는데 웃겨서
저도 모르게 푸하하하하~
다른 아줌마들도 배꼽 잡고요.
벌거벗은 몸으로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웃음보를 터트린 기억.
이게 다 도깨비 덕분입니다.
결론은 공유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