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차여서 요번 크리스마스와 새해까지도 애인이 없었으므로 음슴체.
친구들이 하도 추천을 했고 본인은 커피프린스로 공유에 입문한지라 오랜만에 공유나오는 드라마 함 봐볼까 하고 어제 집에서 1화 1/3 정도 보다가 아빠가 퇴근하셔서 얼떨결에 같이보게되었는데, 아빠분은 한국 드라마 별로 안좋아하셔서 굉장히 지루한것같은 반응, 본인도 보면서 클리쉐나 오글거림을 몇번 느끼긴 했지만 그래도 깨알같은 유머씬이나 브로맨스나 공유존잘씬이나 흐흑ㅇㅌ ...재밌어서 보고있었음.
보다가 캐나다 퀘벡 공유 양복씬에서 나도모르게 "헉 잘생겼다.." 했는데 잠자고 계시던 아빠분이 "저게 잘생겼다고..?" 하시는거임.
잠시 배경 설명을 하자면 본인의 아빠란 분은 작성자가 어릴때부터 자뻑이(특히 외모로) 생활화 되셔서 이제는 좀 익숙해졌었지만, 아무리그래도 이번은 좀 심했다 하고 한소리하려는 목적으로 옆에있던 아빠를 휙 돌아봤음.
다음 장면을 말하기 전에,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 보다가 옆사람을 보면 오징어처럼 보이는(예시로는 남친이랑 아저씨 보러갔다가 '에이 원빈별로 안잘생겼네..' 하고 남친을 봤더니 웬 오징어가 팝콘을 먹고있었다는 썰)그런 임팩트가 있잖슴?
그래서 옆을 봤을때 무뚝뚝해보이는 오징어를 기대했것만 오히려 아빠분은 오징어는커녕 공유랑 비교했을때 전혀 안꿀리는것임;;;
게다가 공유와는 거의 열살차이가 나면서도;;
너무 충격먹어서 3화 반까지 봤지만 드라마에 집중이 잘 안됐음.. 공유가 나올때마다 아빠를 힐끔힐끔 보게되고.. 급기야는 여주가 납치되는 급박한 상황에서조차 아빠가 희끗희끗보이는 머리를 염색하고 스타일링을 하고 핏좋은 양복을 입으면.. 그런 생각까지 하고말았음..
그리고 곧 스타일링을 넘어서 친구들이 처음 아빠를 뵈면 아빠라고?? 오빠가 아니고?? 라고 했던것과 어릴때부터 아빠 근처에서 누가 잘생겼다는 얘기를 자연스레 안하게 되었다는것(이건 손발이 오그라드는 자뻑 때문일수도), 어디를 가든 주변에서 "크 니네아빠 진짜 잘생겼다" 했던것과 어디같이 행사갔다가 부부냐고 질문받았던것(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이었던 경험)과같은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감...
주변의 반응들을 보아 어릴적부터 아빠가 못생긴건 아니라는 인식은 있었지만 아무리 아빠지만 자뻑이 못마땅해서 이제까지 아빠가 진심으로 잘생겼다는 인식은아직 자리잡지 못하고 있었음.
그러니 이번 경험은 어릴때 롤코타하다가 만원이였던 기구를 터뜨려서 충격받았던 기억과 거의 버금가는 충격..
어릴적에 아빠의 자뻑이 한참 진행중이였을때 질려서 무심코 "그렇게 잘생겼으면 아빠는 왜 연예인 안해??"라고 했더니 "응.. 난 관심받는게 싫어서."라고 했던말이 진심이였다는걸 이제야 체감함(물론 노래못하고 연기못하는것도 많은 몫을 했었겠지만ㅌㅌ십수년간의 자뻑에대힌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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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충격만 늘어놓고 마무리는...;;
아빠님 결혼식때 사진을 올려보고싶긴한데 인터넷에 사진이 올라가는것을 극도로 싫어하셔서 그렇게는 못하겠고 설명을하려고 사진을 보니 막 얼굴에서 빛이나는것같기도 하고; 조명과 화장품 때문이겠죠??;
아무튼 외모는 이목구비가 또렷하시고 코 높으시고 시크하지만 날카롭지는 않은 눈매에 전체적인 인상은 남자답고 시크함 정도..? 필력이 한계를 부르는군요ㅠ
친가집안이 미남미녀 집안이고 스펙도 빵빵하다고 들어서 정말 아주 크게 놀랍지는 않은데 저는 왜 오징어인지.. 쭈글
아무튼 최단조치로는 다시는 아빠분과 도깨비를 같이 안보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다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