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문군. 더운데 고생이 많네. 그래 머리 흔드느라 고생이 많지? 자네의
슬랩스틱 코미디는 익히 잘 보고 있다네. 앞으로도 계속 웃겨주길 바라네.
사실 자네는 나를 모르겠지만 우린 한가족과 같다네. 왜냐고? 자네의 팬들과 나의
인연이 좀 끈질기거던. 허허. 대체 어떻게 하면 그렇게 세뇌시킬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일세. 그런 일편단심을 요즘 젊은 여자들이 본받는다면 고무신 꺼꾸로 신는 일
따위는 전혀 없을 텐데 말야.
자네의 팬들과 시비가 붙은 건 지난달이었네. 자네 그때 광주 왔었나? 어쨌든
자네의 빠순...아니 팬 패거리가 자네의 커다란 사진을 들고(머리가 더 커보이더군)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네.
나는 그것을 보고 그 순수한 사랑에 감탄하여(정말일세) 피식 웃었네.
그런데 불행히도 그 팬들은 나의 순수한 웃음을 비웃음으로 보더군. 그리고
그녀들의 욕설로 대화가 시작되었네.
차마 대화내용을 옮길 수 없다네.. 대체 어떻게 하면 인간이란 동물이 그렇게 변할
수 있단 말인가? 결식 아동과 걸식 아동을 헷갈리고 전봉준과 정몽준을 헷갈리던
김영삼조차 그러하지는 아니할 걸세.
일부분만 쳐 보겠네.
여 1:아니진짜왜웃는건데요우리들이그렇게우스워요?진짜얼굴은그지같이생겨가지구
(왜 얼굴이 나와야 하는지 난 이해할 수 없었네)우리오빠좋아하는게그렇게웃겨?
그렇게웃기냐고이아저씨야
본인:아니 난...
여 2:X발 오늘아침에도 어떤 재섭는새끼가 울오빠 욕하더니만 별그지같은놈들이
지랄이야...
본인:난 그저..
여 3:아니 말을해봐요 말을 왜 웃는건데요 비웃는거아니면 뭐냐고
본인:그러니까 지금 말할려고..
여 4, 5, 6:(상당히 재수없다는 듯이 뭐라뭐라 뒤에서 재잘댐)
본인:이 씨발련들 말좀 하자
여1, 2, 3... 30정도:(꽤 시끄럽고 칭찬은 아닐 듯한 소리)!!!
..어쨌든 자네에 대해서 몇가지 의문이 생겼네. 대답해 줄 수 있겠나?
1.문군. 초등학교를 나왔나?
아마도 초등학교 3학년 음악책쯤에 옥타브라는 개념이 나올 걸세.
혹시 자네가 모를 듯하여 가르쳐주자면, 도부터 다음 도까지를 한 옥타브라고
부른다네.
역시 모를것 같아서 말해주자면 도레미파솔라시도 다 합쳐서 7음계일세.
그런데 자네의 말을 들어보면 자네가 7옥이라고 하던데...
아무리 그 머리에서 뿜어져나오는 폭발적인 가창력이라 해도..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네.
7음을 착각한거 아닌가?
2.팬서비스가 대단하네. 그런데...
이걸 보고 충격 받았다네.
아니 세상에 어떤놈의 가수가 지 앨범 노래를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준단 말인가.
그것도 ARS로...
솔직히 웃기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팬서비스라 생각되어 기특했다네.
그래서 친히 전화를 걸어봤네.
그런데...
'이 번호로는 통화하실 수 없습니다.'
라더군-_-;
혹시 전화번호를 필터링하는 건가?
자네 골빈 팬들만 전화하게?
혹시나 일반인이 들으면 박장대소할 앨범설명이 아닌가 싶어 궁금해진다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한국락의 대부 전인권의 대를 잇는... 이런 설명이라면
지겨운 일상에서 폭발적으로 웃을 수가 있다네.
하루빨리 공개했으면 하는 바람일세.
3.생각이 있는건가?
자네 어록들은 정말 대단하다네. 그건 인정하는 바일세. 세상에 그 어떤 미친놈이
그런 말들을 할 수 있단 말인가.
http://www.smtown.com/smtown/heejun/news/020803_news.html 충격이었네...
자네 정말 대단하네. 2-3시간밖에 안 잤는가? 근데 여전히 볼살은 통통하더군.
몸보신을 잘한 모양이야.
저걸 보고 난 뒤집어졌다네. 웃다웃다 못해 공중제비를 돌고 모친에게 뺨 한대까지
맞은 다음에야 좀 진정이 됐지.
일단 첫소절, 앨범작업은 어땠는지... 라는 단락에서, 뭔가 음악적인 말들을
써보고자 노력했지만 결국은 좆도 안된 자네의 고뇌가 느껴지는 듯하이.
딴건 다 넘기고 '요즘 여려분이 좋아하는 락 밴드 음악 스타일'이 뭔지 궁금하네.
자네의 여러분은 뭘 내놔도 박수치는 붕어수호군단인가?
'음악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음악아닌 다른걸 하면 다른거에 정신을 뺏기게
된다..고?' 불행히도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을 때 티비에서는 자네가 출연하는
'음식대결 맛대맛' 예고를 하고 있다네-_-; 그나마 음악만 하면 시디 안사면
고만이고, 뮤직비디오 안 보고 음악프로 안 보면 그만이지만 어째서 맛대맛 까지 못
보게 하는건가... 그게 얼마나 재미있는줄 아나? 요즘 유일한 낙인데 왜 그것까지
못 보게 하는건가? 제발 음악만 해주게.. 그리고 꼭 나와야 한다면 제발 휘재쪽에
가서 붙게나... 불쌍한 재석팀 연패하는 꼴은 못 보겠네.
자네가 버튼 잘못 눌러서 작업해논거 다 날라간 얘기는 알고 있네. 얼마나
무식했으면 영어단어 '리무브'하나를 몰라보고 예스를 누른단 말인가. 그런
영어실력으로 꿋꿋이 버티는 자네가 난 자랑스럽네. 진정 한국락의 계보를 이을만한
사나이이일세.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새로만든게 더 좋았다'고? 대체 전에만든게 어떤지
들어보고 싶구만..
너무 길었네. 내 글읽고 꼭 뭔가 느끼는 바가 있었으면 좋겠구만.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지? 그거 노래 좋더구만. 수많은 인디 밴드들에게
'우리도 할수있다'는 희망을 주는 노래일세.
그리고 아낌없이 줄려면 자네 음반판매 인세 좀 주게. 요즘 용돈이 딸려
죽겠네. 수만이한테 뜯기는건 알지만 자네 몫도 있을 거 아닌가.
P.S
이만 줄이겠네. 아, 그리고 앞으로는 머리 흔들때 다리부분에 추같은걸 달아
놓게나. 머리를 중심으로 몸이 움직이는게 위험해 보이더군.
-자네의 벗 승준으로 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