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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enbung_50057
    작성자 : 샤샤리
    추천 : 13
    조회수 : 1420
    IP : 165.132.***.175
    댓글 : 30개
    등록시간 : 2017/07/20 16:42:04
    http://todayhumor.com/?menbung_50057 모바일
    질투하면 애가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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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임으로 고생한지 이제 5년이 넘어간다. 왠만한 말들은 그냥 웃으면서 넘기기도 하는데...

    회사에 연차 높으신 부장님 소장님 국장님 등등등등등등....

    자녀 분들 결혼하시고 손주 낳으시더니 아주 손주 바보가 되셨다. 

    맨날 출근하면 애기 노래 부르는 동영상 틀어놓고 손주 예쁘다고 사진 보여주시고...

    뭐~ 이쁘니까 간간히 선물도 하고 애기들 놀러오면 신나게 놀아주기도 한다. 

    국장님 아들이 얼마전에 둘째를 낳았는데.... 나한테는 사진을 안보여주시길레

    축하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사진 보여달라하니...

    왠지 너한테는 미안해서 못보여주겠다고 한다.

    괜찮다고 말했다. 전혀 신경쓰지 마세요~ ^^ 저 아이들 좋아해요! 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작은 배려에 감사한 마음도 잠시.... 부장이 말한다~

    "내가 너 신경쓰여서 우리집 손주 얘기도 잘 못했는데~  어휴~ 내가 말이야~ 어~ 너 그렇게 속도 없이 애들 좋아하고 말야~ 그럼 안돼! 질투해야 애가 생겨!!!"

    허허 난 그냥 웃으면서 말한다. 그런가요. 허허... 옆에 다른 분도 거든다. "질투를 해야 해 그래야 애가 빨리 들어서~"

    시험관 다섯번하는 중 유산도 되고 정말 말 못할 고통 속에서 웃음 잃지 않고 사려고 하는데. 

    회사에서 하혈도 하고 주사 부작용으로 일하다가 응급실 가는 것도 보고...

    복수차서 입원한 것도 알고. 정말 이 모든 과정을 다 아는 사람이

    나한테 웃으면서 말한다. 질투해야 애가 생긴다고. 

    근데 내가 신경쓰여서 말 못한 사람 치고는 그동안 행동들이 참~ 멘붕이다.

    손주 유치원 데려다 준다고 출근 늦게 해. 퇴근 일찍 해. 애기 아프다고. 본인이 중간에 퇴근해 버리시고..

    그 뒷처리는 내가 맨날 하는데.... 밥먹을 때 커피 마실 때 맨날 손주 이야기. 나는 덕분에. 그 집 손주가 뭘 잘먹고 똥은 얼마나 이쁘게 싸고 노래는 뭘 좋아하고. 아플 때는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등등등.... 딱 두번 밖에 안만났는데 마치 내가 키우는 애 처럼 일거수 일투족을 알고 있다. 

    그리고 질투해야 애가 빨리 들어선다는 말은 부장이 한달에 두번 꼴로 나에게 하는 말이다. 

    널 위해서 하는 얘기인데 라고 시작하면서. 

    그래서 한번 요약해 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내가 들었던 회사와 친구 등 모든 인간관계에서 들었던 멘붕의 말들.

    부부 사이가 너무 좋아도 애가 안생겨. 남편이랑 좀 싸우기도 하고 별거도 하고 그러면 애가 금방 생긴다. 어떤 사람은 이혼 직전에 애가 생겼잖아.

    집에 강아지나 동물 같은거 키우면 안돼. 질투해서 애가 안생겨.

    하나님을 안믿어서 그런거야. 교회 다니면 바로 애 생겨. 네가 애가 생길 거란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해.

    입양을 하면 돼. 그러면 마음이 편해져서 애가 들어서더라고. 

    시험관을 통해 태어난 애들은 몸이 약해, 너는 절대로 그런거 하지 말아라.

    굳이 애를 가져야 해? 애 없이도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데. 뭐하러 고생하면서 애를 가져? 

    네가 너무 예민해서 그래, 좀 두리뭉실하게 살아야 애도 생기고 그렇지. 

    네가 뚱뚱해서 그래 살 빼면 금방 임신 하더라.

    아니 애가 왜 아직도 없어? 딩크야? 그렇게 이기적으로 살고 싶어? 

    모든 걸 다 포기할 때 애가 들어서더라. 그냥 마음 편하게 가지고 있어. 그럼 애가 생겨. 

    난임휴가는 어떻게 받아? 병원 가서 어떻게 말해야 진단서 떼줘? 나도 이번에 난임 휴가 받아서 몇 년 쉬고 싶어서. 

    햄버거 먹는 날 보면서, 그런 걸 먹으니까 애가 안생기는거야. 

    시험관으로 태어난 아이는 영혼이 없어, 그런건 하면 안돼는거야. 어떻게 생각해? 

    기타 등등등...

    가끔 이런 말들에 내가 예민한 반응인가 싶다.

    생각해보면 더 멘붕도 있지만... 

    이건 한 사람이 말한게 아니다. 친인척 부터... 회사 동료... 20년 지기 친구까지.

    그래서

    난 회사랑 집을 오가는 것 말고는 새로운 사람과 지인들을 만나는게 무섭다. 저런 소리가 이제는 정말 듣기 싫다. 

    왜 결혼 6년 차가 되면 꼭 사람들은 애가 있냐고 물어보고 없다고 하면 다들 걱정 할까? 

    아직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면 그냥 들으면 되는거지 왜 안생기냐고 자꾸 물어볼까.

    어쩌다 가까이 지내서 난임인 걸 알게 되면... 자신이 알고 있는 의학 지식을 총 동원해서 조언해줄까...

    근데 그거 이미 나도 다 한 민간 요법이고... 안되서 병원 간건데... 대체 왜?

    단순히 오지랖일까?

    진짜 날 걱정하고 생각해 준다면." 힘들어서 어떻해..." 라는 그 말이 가장 큰 위로가 된다. 그런 말을 해주고 힘내라 해주는 친구만이 남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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