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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00485
    작성자 : 먹토끼
    추천 : 42
    조회수 : 5490
    IP : 39.121.***.196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7/25 19:27:28
    원글작성시간 : 2012/07/25 18:19:22
    http://todayhumor.com/?humorbest_500485 모바일
    베스트에 미군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길래 저도..(스압)

    여친이 없으므로 음슴체를 쓰겠음. 필력이 딸려서 재미있으려나 모르겠음.

    본인은 공군 헌병임. 헌병이라고 해도 공군나오신 분들은 다 알지만 난 그냥 경비소대였음.

     

    다른 군은 모르겠으나 우리 공군은 1년에 한번씩 RSOI때문에 미 해군, 미 해병대와 한 달 동안 초소근무를 같이 서게되는 기회가 있음. 이 시기에는 우리소대도 미군과 근무를 서게 된다는 생소한 경험때문에 소대전체 분위기가 달아오름. 그때가 2007년쯤 이었을텐데 그때 겪었던 여러가지 일들을 써 보고자 함.(밀게에 미군들이랑 있던 에피소드들이 있어서 재미있길래 저도 썰을 풀어보려고)

     

    1. 남는 장사

     

    사실 다른나라 사람과 같이 일이나 공동작업을 하는 것 자체가 꽤나 신기한 경험인데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이 외국인과 함께 근무를 선다는 것에 대해서 더 많은 설렘을 가지게 함. 본인도 꽤 설레여 하고 있었음. 그런데 작년에 미군들이랑 훈련을 뛰어봤던 선임들이 깨끗한 계급장, 군복, 군화, 레인져 마크 등을 모으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음

    왜냐하면 미군들이랑 근무를 서게되면 미군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서로에 대한 관심이 되게 많음. 따라서 서로의 군복을 교환하거나 계급장을 교환하거나 군화를 교환하거나 레인져 마크를 주고 걔네들 다른 보급품이랑 바꾸거나 그렇게 함.

    본인은 그런데 관심이 전혀 없었던지라 그냥 고참들이 물품을 준비하는 걸 지켜보고만 있었음. 그리고 훈련개시.....

    첫 근무를 뛰고 온 선임이 나에게 당당하게 맥가이버 칼을 보여주며 자랑함. 트레이드 했던 모양임. 선임한테 무엇이랑 맥가이버 칼을 교환했냐고 물어 봄. 슬쩍 봐도 맥가이버칼이 되게 비싸보였음. 선임이 당당하게 말하길 레인져 마크랑 맥가이버 칼이랑 교환했다고 함. 레인져 마크는 공군 헌병들은 다 알겠지만 진주 OO사에서 500원 주면 살 수 있는 단순한 천쪼가리임. 웃긴게 처음 근무였던지라 미군애들이 우리나라 사정을 잘 몰랐던 모양.....레인져 마크가 그냥 보면 꽤나 멋져 보임.

    그 선임을 따라 너도나도 레인져 마크를 구해서 미군들에게 맥가이버 칼로 교환함. 천조국 애들은 또 좋다고 다 바꿔줌. 3일동안 500원짜리 천조각=멕가이버 칼 이라는 말도 안대는 거래비율이 성립하게 되었고 나중에서야 미군들이 레인져의 가치를 알고 트레이드를 그만 둠.

     

    2. MRE(전투식량)

     

    미군 애들은 당시 우리랑 좀 다르게 근무를 섰음. 우리는 3~5시간씩 나누어서 하루에 6~8시간을 초병근무를 섰으나 미군애들은 한 번에 8시간씩 초병 근무를 섬. 애들한테 초병근무를 자원했냐고 물어보니 I am volunteered라고 답함(애네들도 짬안대서 차출당했음ㅋㅋ) 암튼 한 번에 8시간씩 초소에 있어야 하니까 초소에서 MRE를 먹는다고 함.

    MRE를 보자 먹어보고 싶음. 위에서 했던거 처럼 또 폭리를 취하려는 우리들이었음. 다음날 건빵한봉지랑 MRE하나를 바꿈. 이것도 초기에 있었던 일이라서 건빵 한 봉지와 MRE가 1대1 비율로 거래비가 성립되었음. 역시 이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군애들이 거절함.

    그렇게 바꿔온 MRE를 종류별로 한...4개정도 먹어 봄. 전체적으로 갠찬았으나 어떤 것은 먹지도 못할 정도로 구역질이 나는 것도 있었음

     

    3. 잠자는 미군초병

     

    이건 어느정도 미군 애들과 우리가 꽤나 친해지고 난 뒤의 일임. 미군 초병중에 좀 이상한 애가 있었음. 초소에 PSP들고와서 게임하고 말도 거의 않함. 밤이 되면 초소 안에 기어 들어가서 문닫고 자버리는 이상한 애가 있었는데 그날도 이 새퀴가 밤에 초소로 기어들어가 쳐 주무심.

    문제는 밤이되면 조금 추워지는데 초소는 하나임. 근데 이 새퀴가 초소에 들어가서 문 닫고 안나옴. 우리도 초소안에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겠으나 미군 애들이 고기를 먹는 문화 권인지라 1M정도 가까이 가면 고기 누린내가 장난이 아님. 진짜 숨도 못쉴정도. 근데 웃긴건 지들도 우리보고 마늘 냄새나서 힘들다고 함ㅋㅋㅋㅋ

    암튼 저 쳐 주무시는 새퀴를 어떻하나....나랑 내 후임이랑 빡쳐서 저 새퀴 어쩌지 하고 있는데 미군 무전기에서 정기적으로 오는 통신망 체크가 옴. 미군 초병은 그걸 받아서 기록해야 하는데 이 새퀴가 처자고 있으니 그걸 할 턱이 있나...암튼 우린 잘 됐다며 엿되보라고 무전기 오는데도 안깨움. 3분뒤 미군 험비가 바로 초소 앞으로 옴. 미군이 내렸는데도 새퀴가 안 튀어나오자 미군이 우리보고 '쉿~'이라고 함.

    천조국 애들이 키가 크지는 않았지만 골격이나 체격 자체는 무진장 좋음. 특히나 미 해병대 애들이랑 초병을 뛰었기에 같이 있으면 중압감이 들 정도로 등빨좋은 애들이 검지손가락을 입 앞에 갖다데는 동작을 취하며 '쉿~'이라고 하니까 웃겼음.

    곧 초소문을 열고 순찰온 천조국 애가 자는 애를 10분동안 신나게 털어 줬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애완동물

     

    미군애들도 성격이 다양함. 위에처럼 말이 없는 애도 있으나 말이 조낸 많은 애도 있음. 걔랑 초소근무를 들어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애완동물을 키우냐고 물음. 난 키우지 않는다고 답함. 내 후임한테 물어보니 옛날에 개를 키웠다고 했음. 옛날이라고 하길래 지금은 없냐고 내가 내 후임한테 물었더니 지금은 개가 없다고 함(이런말 하면 자랑 같지만 내 후임이 영어를 잘 못했기에 내가 중간에서 대신 말 해주고 그랬음.)

    지금은 개를 안키운다고 미군에게 말한다음 내가 내 후임에게 '혹시 그 개 먹었냐?'라고 한국말로 물었고 내 후임은 빵터지면서(그게 그렇게 웃겼나;;)아니라고 답함.

    내 후임이 갑자기 빵터지자 미군애가 조낸 궁금해함. 무슨말을 했길래 제가 저러냐며....난 순간 고민했음. '얘가 우릴 이상하게 보면 어떡하지?' 하지만 뭘 숨기랴...나는 미군한테 "I said Did you eat that?"이라고 했고 미군에는 놀라며 정말 개고기를 먹냐며 놀라워함. 그리고 나에게 개고기를 먹어 봤냐고 함. 미군애 눈빛이 살짝 변한거 같아서 먹어본적 없다고 말하며(실제로도 먹어본적 없음)우리가 개고기를 먹게된 유래를 설명하기 시작함.

    '사람이 살아가려면 단백질이 필요한데 농경문화 사람들은 수렵문화사람들보다 사냥에 익숙하지 않아서 단백질을 좀더 쉽게 얻기 위해서 가까이 있는 개를 먹게 된게 그 유래다. 지금은 한국사람들도 잘 안먹는다.'라는 취지로 설명을 해줌. 그제서야 애가 경계를 좀 풀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감.

     

    5. 기타

     

    - 미군애들은 우리가 한 달에 10만원 받는다고(당시 병장월급 99,000원)하니까 애들이 불쌍하다며 지갑에서 10달러를 꺼내주는 넘도 있었음. 물론 받지 않고 이건 필수적으로 해야대는 의무라고 설명함. 그래도 불쌍하다고 말하면서 올려달라고 말 안하냐고 막 그럼.

     

    -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까 미군애들은 축구에 대해서 거의 모름. 베컴도 잘 모르는 애들이 많았음. 걔네들은 풋볼을 아냐고 우리한테 물어봄. 아는게 있을 턱이 있나;;; 그냥 스포츠 뉴스에서 그 당시 하인즈워드가 자주 나왔기에 유일하게 걔 안다고 하니까 '니네들 월급 적으니까 내가 하인즈워드 티셔츠 사줄까?'이랬음. 누굴 그지로 아나;;; 또 다시 내가 군인이 된 건 자원이 아니고 의무라고 다시 설명해줌.

     

     

     

    쓰고나니 재미도 없고 스압만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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