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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l_499113
    작성자 : 닥쳐내얘기야
    추천 : 12
    조회수 : 738
    IP : 61.32.***.136
    댓글 : 33개
    등록시간 : 2014/06/06 22:33:51
    http://todayhumor.com/?lol_499113 모바일
    [롤문학] 샤코의 기이한 갱.txt
     
     
     
     
     
    "우라질놈의 샤코야, 적 정글러는 바텀에서 사는데 네놈은 얼굴 한번 안비치느냐."
     
    보라팀 봇라인의 베인은 또다시 역정을 낸다. 적의 케틀 카르마 조합에 탈탈 털린 그의 멘탈이 가루로 산화한지 오래다.
     
    샤코도 상대 리신의 카정에 몇 번이나 허되게 당한 적이 있기에 그리 정신이 말짱한 건 아니다.
    오늘따라 정글링이 쓰다. 꼭 깜짝 박스가 스킬칸에서 뱅글뱅글 돌때 귀신같이 나타난다. 기술 하나 부족한 샤코로는 도주밖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고, 그럴 때마다 리신의 강타는 자신의 정글몹 들을 골드로 환전한다.
     
     
    "저놈의 베인벌레는 꼭 지놈의 하찮은 무위를 남에게 탓하느라 정신이 없는가."
    카정을 당하면 몇 번이나 핑으로 도움을 요청했으나 미드 라이너와 봇듀오는 핑을 그저 알람소리로밖에 인식을 하지 못한다. 그나마 아군 서포터가 움찔 움찔 하였으나 오물신도 못가 절뚝거리며 핑 지역에 당도하기엔 상황이 종료된 후다. 게임이 잘 풀리지 않으면 샤코로서도 언짢기 나기 마련이다.
     
     
    "네녀석이 미천하여 적 봇듀오에게 킬을 헌납하기 바쁠지온데, 왜 나를 추궁하려드느냐."
    "허허. 저 샤코 보게나. 오늘따라 네녀석이 매우 유쾌하구나. 리신만 보이면 도망가느라 바쁜 네녀석이 갱 또한 소홀한다면 나는 친히 리폿을 줄 수 밖에 없다."
    "뭐시라? 베인 벌레여. 그 입 한 번 더 놀려보지 않겠느냐?"
    주변의 공기는 무거워지며, 싸움의 기세가 점차 거세어진다. 각각 눈앞의 cs와 싸우기도 바쁜 상황에, 아군끼리 헐뜯게 되면 전체채팅까지 번지며 게임은 무너지고 사회가 망하기 마련이다. 이쯤되면 누군가의 중재가 들어온다. 대게 서포터들이 그 몫을 맡는다.
     
     
     
    "샤코님, 그러지 마시고 봇에 한 번만 은총을 내려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적들의 기세와 압박이 강하여 소인 타워에서 벗어나기도 벅찰 따름입니다."
    그 말에 마음이 약해진 샤코는 헛기침을 한다.
    "흠 흠. 내 자네를 봐서 봇에 얼굴 한번만 비추도록 하지."
     
    하지만 이미 베인은 게임을 포기할 준비에 돌입했다.
     
    "필요없다. 이미 봇에는 망조가 들었다. 이 내가 진작에 요릭 서포터는 세간에서도 안좋다 그리 말했거늘 이게 뭔꼴인고."
    베인은 툴툴거리며 cs를 챙겼다.
     
    '어찌한다.'
    샤코는 고심했다. 이미 봇 상황은 단순히 맞다이의 패배는 물론이고 정글러인 자신이 개입한다 할지라도 어찌될 지 모른다.
    만에 하나 적들이 신중한 자들이라면, 낌새를 알아차리고 적 봇듀오는 그저 쉽사리 전장을 이탈하면 되는 상황이였다. 카르마의 신속이 더해지면 이렇다할 CC기가 없는 샤코는 그저 봇에 얼굴 한번 비추고 손가락을 빨 수 밖엔 없는 지경이다.
     
     
    샤코는 탭을 열어 적의 장비 상황을 점검하였다. 카르마의 장비창엔 소모성 와드는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원딜이 들고 있는 1분와드나 간간히 시야석을활용하여 라인을 유지하고 휩쓸고 있으리라. 그래도 쉽사리 접근할 순 없었다. 요릭에게 와드가 박힌 상황을 묻고 싶어도 그들은 이미 타워밖에 나가본 적이 오래다.
     
     
    "요릭이여."
    "예."
    "적 봇듀오가 집으로 귀환한진 얼마나 되었나."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시야석을 단단히 챙겨놓고 아직까지도 뻐기는 것을 보아, 와드 몇개는 점쳐있을 것입니다."
    "라인을 밀어대는 꼴을 보아하니 자네 말대로 와드는 박혀있을 터. 그래도 방법은 있네. 자네는 베인을 잘 설득하여 내가 핑을 찍으면 그때 호응을 하라 말하거라."
    "예이."
     
    요릭은 대답을 하면서도 의아해했다. 확실한 이니시가 부족한 자신과 베인을 가지고 어찌 승기가 있다고 말하는 것인가. 하지만 샤코는 망설임 없이 용쪽으로 다가가 적 삼거리 부쉬로 넘어갔다.
     
    '무슨 일을 하실 터인지...?'
    용의 담장을 훌쩍 넘어간 샤코는 부쉬에서 시간을 뻐겼다. 상대 리신이 탑을 찌르고 같이 푸쉬하는 동안 그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거 샤코 주무시는가."
    베인은 cs를 먹다말고 샤코를 조롱한다. 하지만 샤코는 묵묵부답으로 기다린다.
     
    샤코가 두번째 이동을 개시했다. 은신의 시간이 짧은 지금 한칸 한칸 신중히 이동한다. 두번째 그가 도달한 곳은 블루팀 적의 타워와 가까운, 봇 최하단의 부쉬였다. 갱이라고 하기엔 의아한 움직임이다. 적들의 뒤이긴 하지만, 한참 뒤이지 않는가?
     
    '정상적인 서포터라면 내 지역이라고 생각하는 곳엔 와드의 손길이 닿기 힘들어, 소홀할 수 밖에 없는 지역이다. 라인을 밀고 있는 이상 이곳에 와드는 없다.'
    안전하게 적들의 이목을 속이고 부쉬에 도달한 샤코는 깜짝박스를 깔아두었다.
    장인의 마음으로 한땀한땀 신중하게 설치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요릭은 달변가의 힘으로 베인을 설득했다. 열 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 했던가, 베인의 무용담을 칭하며 자신을 낮춰 설득하니 베인은 슬그머니 게임에 관심을 가졌다. 그를 지켜보며 설득이 얼추 마무리가 되자 샤코는 요릭에게 언질했다.
     
    "요릭이여. 내가 핑을 찍으면 베인에게 궁을 쓰고 적 봇듀오를 향해 달려들게."
     
    "승산은 있습니까?"
     
    "적은 아까부터 신중한 플레이를 고집해왔네. 내가 한동안 봇으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으나 내가 보이지 않을때면 라인을 당기기도 했도다. 그러나 그도 지쳐서인지, 하도 안와서인지 지금은 신나게 라인을 밀고 있지. 그치만 낌새를 눈치채면 곧바로 빠질 것에 분명하네."
     
    "그럼 어찌?"
     
    "오히려 그 점을 이용하는 것이야. 되려 지금 세명이 달려들어도 이길까 말까한 전세라네. 허나 완벽한 승리를 추구하는 봇의 스타일로 봐선 그저 나의 갱을 무위로 만들고 빠질 생각일테야. 사기가 오른 아군을 본 적들이 굳이 싸울 필요는 없으니 말일세."
     
    "그럼 제가 궁을 굳이 쓸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어허 말꼬리가 기네. 아무튼 곧 시간이 다되어가니 어서 움직이시게나."
     
     
    샤코는 그 즉시 부쉬를 은신으로 벗어나 용쪽으로 이동을 했다. 적들의 뒤를 향해 일직선으로 가는 것도 아니요, 되려 전장을 이탈하려는 움직임이다. 요릭은 의아해했으나 그가 찍은 핑을 본 지금 망설일 수가 없었다. 곧장 궁을 써 베인과 똑같은 분신을 만들고 순식간에 진격했다. 베인도 귀를 막지는 않았는지, 샤코의 작전에 의심스러워 하면서도 궁을 쓰며 돌진했다.
     
     
     
     
    "그동안 타워에서 공성전만 펼치던 저자들이 저리 득달같이 달려들다니. 저자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이해가 가는가, 카르마경."
    저격총을 쓰다듬던 케이틀린이 흠칫 놀라 카르마에게 물었다. 카르마는 별일 아니라는듯 만트라를 가동시켰다.
     
     
    "제 생각에는 아마 정글러가 도달했을 거 같습니다."
     
    "그럼 싸워야 하지 않겠나? 내 BF검이 적들의 피맛을 보고 피바라기가 되고 싶어 안달나 하는 것 같기에 말이야."
     
    케이틀린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다. 베인와 요릭의 군세와 장비상황을 보아하면, 정글러가 개입한다 치더라도 딱히 전세의 변화는 없어 보였다. 그만큼 자신들은 강대했고 2:3으로 맞서기엔 충분했다. 그러나 카르마가 고개를 내저었다.
     
     
    "아닙니다. 이미 적들은 궁 두개가 빠진 지금, 저희는 잠시 전장을 이탈하면 됩니다."
    "그래?"
    "적장 샤코를 포함한다 치더라도 CC라곤 약간의 슬로우 밖에 없다고 단언할 수 있는 적들의 조합으로선, 굳이 호응해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들을 치기엔 그 뒤로도 충분합니다. 현재 리신님이 저희에게 원군을 보내기는 힘든 거리인터라, 완벽하게 그들을 짓누르기 위해선 자리를 뜨는 것이 옳다 봅니다."
     
    "내 자네의 말을 믿도록 하지."
     
     
    샤코는 용쪽으로 이동하다말고, 은신이 풀리는 시간에 맞추어 급히 뒤로 돌아 마치 용에서 갱을 시도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작전이 먹혀들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급작스레 뒤로 빠지는 적 봇듀오의 움직임을 보아하니 반은 성공적이였다.
     
     
     
    "허허, 카르마경. 역시 자네의 명안이 탁월하구만."
    카르마의 은은한 기운이 둘을 감싸며 바람같은 움직임을 선사해주었다.
     
     
    "은신 시간도 재지못하는 샤코가 벌써부터 우리 눈앞에 모습을 보이니 말일세."
    "집중하소서."
    그들 입장에선 샤코를 발견하는 것이 조금은 늦었지만, 도주하기엔 넉넉한 시간이였다. 라인을 압박하느라 마나가 부족해진 카르마임에도 불구하고 만트라와 쉴드를 쓸 마나를 아껴두어 언제든 도주의 준비는 갖추어져 있었다.
     
    샤코는 내려오는 도중에 그들의 움직임을보고 깜짝박스를 깔아두었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간에 깔아둔 탓인가, cc기가 닿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거리였다.
     
    "방심하면 안됩니다. 적 샤코 장군이 와드를 들고 있지 않은 걸보아, 시야를 차단하기 위해 부쉬쪽으로 도주하는 것이 옳다 봅니다."
    카르마의 명안에 케이틀리는 적잖게 감탄했다.
    "그사이 그런 사소한 것을 확인하다니, 제갈량을 얻은 유비의 마음을 실로 통감할 수가 있겠구나. 자네 말대로 다급해진 샤코가 깜짝박스를 미리 깔아두었으니, 그를 피해 부쉬쪽으로 도망가는 것이 옳네."
     
     
     
     
     
     
     
    '옳타쿠나! 저런 방법이!'
    상황을 다 보고 있던 요릭은 감동을 마지 않았다.
    적들이 손수 샤코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함정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는가.
     
     
     
    "이런! 이게 무엇인가!"
    "큭. 어찌 이런 곳에 놀람박스가!?"
    적들은 샤코의 깜짝박스를 대면하고는 허둥지둥대기 바빴다. 마치 깜짝박스가 순간이동이라도 한 양, 생각지도 않는 장소에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지 않는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뒤를 쫓은 요릭과 베인은 탈진과 점화를 퍼부어 적들의 목을 도륙했다.
     
    "그럼 나는 이만 가겠네. 미드가 언제 로밍을 올지 모르니 성급하게 라인을 밀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는 편이 좋을 게야."
    요릭은 생색을 내지 않는 샤코의 소름돋는 전략에 전율이 돋았다.
    그는 유유히 자리를 이탈하며 이미 리신에게 털린 정글몹들을 확인하러 갈 뿐이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요릭은 순간 마우스를 놓고 감탄에 빠졌다.
     
     
    "대단하신 분이구나."
     
    그때 베인은 흥에 겨워 라인을 밀며 전체채팅을 열었다.
     
     
     
     
     
     
    "님들 내 무빙 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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