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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딴지일보에 기사도 낸 김곤마님 글입니다. 펌이니 반말이라도 양해부탁드립니다~ 오늘의 본론인 이세돌 휴직사태 얘기해볼게
요거 세간에는 이세돌이 싸가지없게 선배기사들한테 대들고 뭐 그래서 괘씸죄 차원에서 한국기원이 휴직때렸다. 이거잖아. 그런데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조남철 국수가 일본 유학마치고 와서 한성기원을 차린 게 한국 현대바둑의 시초라고 봐야지. 그런데 좀 있다가 육이오가 터진거야. 결국 진정한 시작은 육이오가 끝난 후부터라고 봐야지. 그런데 그 당시 바둑대회라는 게 상금도 얼마 안 되고, 그냥 우승하면 참가자들 막걸리값이고 그런거지. 조남철 국수야 국수니깐 대접받았지만 다른 기사들은 바둑으로만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어. 조남철 국수도 뭐 기업가나 정치인들 같은 실세들이 대접한다고 해도, 요정이나 이런데가서 모시는거지 실제로 돈을 주고 그러진 않았거든
조남철 국수 다음이 김인 국수인데 이 양반도 술을 좋아해서 우승해도 동료기사들과 술값으로 날리는 거야. 결국 상금은 그냥 기사들 술먹는데 쓰는 비용이란느 느낌일까? 그래도 김인 국수때부터 상금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지.
비극의 씨앗? 은 조훈현 국수와 서봉수 명인이 술을 못 한다는 데 있어. 서명인은 그래도 조금 마시는데 조국수는 아예 못 마시거든. 예전에 김인 국수가 우승할 때 자연스럽게 오던 낙수효과가 사라진거지. 대회를 우승해도 술을 안 먹어 이 양반들이. 그러니깐 다른 기사들의 불만이 생기는거지. 그래서 우승상금에서 일정 %를 떼어서 한국기원이 가져가고, 또 일정 % 떼어서 기사회라는 기사들 복지모임에서 돈을 가져가는데 문제는 이것들이 세금처리를 안 해주는거야. 돈이 나가면 비용처리를 해줘야 하는데 안 해줘. 조국수가 기원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예전에 조국수가 전관왕 2번째 할 때였나? 기사들이 후진양성을 위해 조국수를 강제 은퇴시키자는 얘기를 할 정도니깐. 이 기사회라는 조직이 우스운게 성적내는 기사는 어리고, 소수인데 대부분의 기사는 나이많고, 성적을 못 내잖아. 결국 성적내는 기사들 착취구조 로 가는거지. 세계대회 우승하면 기원하고 기사회에서 상금에서 엄청 떼가거든. 지금 만40세 넘는 기사들 연금받고 있어.
이게 젊은 기사들 상금에서 떼고, 일정부분 한국기원 보조받아서 하는거거든 연금부분은 좀 복잡하긴 한데. 프로바둑계의 가장 문제라는 게 스포츠로 가기로 했으면 스포츠의 룰을 따라야 하는데 여긴 개판인게, 현역 선수가 은퇴를 안 해. 근데 은퇴도 안 하면서 심판도 하고, 코치도 하고, 해설도 하고, 감독도 하고 다 하는거지. 레슨도 하고 말이야. 이런 스포츠가 있나? 요걸 사람들이 지적하면 '바둑은 다르다.' 이러고 돈 타먹을 일 있으면 '바둑도 스포츠다' 이러니깐 욕을 먹는거다. 원래 연금이라는 건 은퇴해야 돈을 받는 건데 현역뛰면서 받을 건 다 받아. 이게 무엇이 문제냐면, 그만큼 스폰서의 부담이 늘어나니깐 안 그래도 홍보효과 없는 바둑대회에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거지. 한국기원이 바둑대회 유치 이외엔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니깐 윤리적으론 무슨 만 40세부터 은퇴도 안 하고 연금을 받는거냐. 그리고 왜 선수가 감독, 코치, 레슨, 해설, 진행, 다 할려고 하는거냐. 이런거지.
이렇게 조훈현 국수때부터 1인자들이 본격적으로 상금털리는 역사가 시작되었는데. 이창호도 스승이 가만히 있었는데 뭐 힘이 있나. 넘어갔지. 또 집이 부자였거든. 전주에서 금은방했는데 원래 잘 살았어. 그런데 이세돌이 보기엔 이 구조가 말이 안 되는 거였지. 그리고 사건의 발단은 바로
'기보저작권'
기보랑 두 대국자가 둔 결과물로 창작물이라 볼 수 있지. 근데 그 결과물에 대한 권리와 그에 대한 수익을 대국자보다 한국기원 그리고 기사회가 거의 다 가져가겠다는 거에서 문제가 생긴거야. 저작권의 가치가 있는 기보는 사실 초일류들의 대국인데 왜 그 수익을 기원과 기사회가 다 가져가냐. 이 문제였던거지. 당시 기원이 기사들의 서명받을려고 했는데 조직적으로 명단 분류해서 관리하고 누구는 어떻게 누구는 어떻게 관리하자는 문서도 있지. 여기서 몇몇 기사들이 반대했는데 그 대표가 이세돌이었던거야. 테일러 스위프트가 애플에 항의한거랑 어떻게 보면 비슷하지. 조국수가 나서서 이세돌 성토했다고 하는데, 몇 십년 동안 당한 나도 이거 대승적인 차원에서 기사회의 이익을 위해 넘어가는데 니가 감히?? 이렇게 추측한다.(속마음은 모르니깐) 민주주의가 소수의 의견을 가장 손 쉽게 묵살한다는 생각도 들고 어쨋뜬 이렇게 이세돌이 조리돌림 당했지. 나중에 이세돌 얘기 들어와봤는데 나 하나 먹고 사는 건 문제없다. 돈 벌려면 얼마든지 더 벌 수 있고, 그런데 후배들 앞으로 당할 거 생각하니 누군가는 해야할 말이고 내가 그나마 영향력이 있으니깐 나선거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다. 기사라는 직업자체가 굉장히 보수적인 직업이다. 이 동네는 애들도 너무 신중하다. 그렇지 않으면 바둑을 잘 둘 수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기 손해보는 짓을 안 한다. 그런데 1인자인 이세돌의 이런 행보는 파격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 목소리를 내면 어떻게 되는지 바둑계에서 보여준거다. 괜히 이세돌이 미국바둑보급 얘기하고, 중국에 바둑학교를 차렸겠는가.
내가 아쉬운 건 뭐냐면 기보저작권은 민감한 문제고 실제로 한국기원에서도 법률자문 맡기면서 어떻게 풀 지 노력하긴 했어. 그런데 바둑언론들이 이세돌은 싸가지 없는 놈 만들고 철없이 자기 밥그릇만을 위해 대든 놈처럼 만들었지. 바둑언론이 사실 한국기원 홍보하는 거니깐. 바둑언론이 한국기원 출입금지 당하면 망하거든. 한국기원 입맛에 맞는 기사만 써야하지. 그래서 바둑계가 이렇게 망가진 거 같아. 쓴소리를 하는 언론이 없으니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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