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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498109
    작성자 : 망했엌
    추천 : 72
    조회수 : 12653
    IP : 203.250.***.80
    댓글 : 2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7/19 22:23:21
    원글작성시간 : 2012/07/19 10:15:21
    http://todayhumor.com/?humorbest_498109 모바일
    진심 후임 때려죽이고 싶었던 썰.

    나는 행정병으로 군복무를 했었음.

     

    당연히 내무실도 같은건물서 일하는 행정병들끼리 썼음.

     

    3개월정도 남고 분대장 하고 있었을 때 신병이 하나 왔음.

     

    말하는것도, 작업 하는것도 어리버리했지만 남들보다 조금 더 어리버리한 정도라 괜찮았음.

     

    행정일은 못해봤자 같이 일하는 간부만 빡치는거고, 나는 다른 사무실이라 신경안씀.

     

    근데 어느날 얘가 병원을 가야한다는거임.

     

    왜 그러냐니까 자기가 치질을 앓고 있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나?

     

    걸려본 적은 없지만 치질이 아프고 병맛나는 병인건 알아서 일병 하나 시켜서 부대 병원 데리고 오라고 했음.

     

    그리고 갔다온 일병왈 "다음주에 수도병원 갔다오랍니다."

     

    내막을 들어보니 군의관이 너 치질 아니니까 괜찮다고 하는데 얘기 자꾸 자기 치질이라고 우겨댔다는거임.

     

    그래서 군의관이 걍 수도병원가라고 서류 써주고 보냄.

     

    이번에는 내가 직접 그녀석 데리고 수도병원에 다녀왔음. 왕복 여섯시간 걸리는거 알았으면 안갔을텐데 내가 미쳤었음 ㅠㅠ

     

    아무튼 수도병원에서도 이놈 치질아니고 정상이라고 소견 나왔음. 약같은거 처방도 없음 ㅡ_ㅡ;;

     

    근데도 이놈은 자꾸 ㄸㄲ가 아프다고 치료받아야한다고 우김.

     

    머리에서 군병원 오진때문에 사람 죽고 그런 뉴스도 보고, 내가 분대장일때 문제생기는거 싫어서

     

    그러면 집에 연락해서 약같은거 소포 보내달라고 하라고 시킴.

     

    다른 부대는 어떤지 몰라도 우리부대는 어지간한 물건은 소포 받아다가 쓸 수 있었음.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내무실에 돌아왔는데 얘가 혼자 앉아있는거임. 이런걸 들고. 

     

    나도 처음봤는데, 좌욕기라고 뜨신물 받아다가 변기에 걸쳐놓고 앉아서 ㄸㄲ마사지하는 물건.

     

    좌욕기 가지고 온거여 내가 말해서 가져온거다 싶어 괜찮았지만,

     

    아무리 부대가 자유롭다고해도 선임을 보는데서 뜯어봐야하는데, 막내가 지 멋대로 뜯은것 같아 기분이 살짝 상해서 말했음.

     

    "OO아, 소포는 선임들 앞에서 뜯는거다. 같이온 다른것들은 어디있냐?"

     

    "이거 소포로 받은거 아닙니다"

     

    "응??"

     

    "아버지가 오셔서 주고 가셨습니다."

     

    "뭐??? 아버지? 어디서?"

     

    "ㅁㅁ문(부대 정문)에서 만나서 받아왔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해보면.

     

    - 막내가 좌욕기를 부대에 반입했음.

    - 근데 소포로 받은게 아니라 아버지를 만나서 받아왔음.

    - 그 아버지는 부대 정문에서 만났음.

    - 그리고 오늘은 주말이나 휴일이 아니라 평일.

    - 게다가 이놈은 처부에 있다가 지 혼자 나와서 부대 정문으로 갔다가 막사로 온거임.

       한달도 안된 이등병이 혼자 부대를 휘적휘적 걸어다녔다는 얘기.

    - 마지막으로 내가 애들하고 칼퇴근한건데 그전에 막사에 도착.

       즉, 일과시간 끝나기도 전에 혼자 말도없이 사무실 뛰쳐나왔단 얘기.

     

    평일 일과시간 중에 이등병이 혼자 부대 정문에서 지 아버지를 만나 좌욕기를 받아왔음. 중간에 걸렸으면 사이좋게 같이 영창행,

     

    정문에서 저거 뭐지 하고 쳐다봤을 헌병들까지 사이좋게...

     

    책에서만 보던 머리속에서 뭔가가 끊어지는 느낌이 딱 들었음.

     

    정신을 차려보니 상병하고 일병애들이 팔하고 몸통 부퉁켜안고 참으시라고 소리치고있고, 입에선 ㄳㄲ 죽여버린다 무한 반복중......

     

    후임들 덕분에 때리지는 않았지만, 평생할 욕을 다 한 느낌.

     

    전역할 때 보통 자유를 느끼거나 이런데서 기뻐해야하는데, 난 이제 저놈 안본다고 눈물이 났음.

     

    고문관 정도로 치면 더 쎈 인물들도 많겠지만 이놈은 좀 신개념일것 같아서 써봤음.

     

    망했엌의 꼬릿말입니다
    본관 청소할 때 너 혼자 몰래 휴게실에서 자다가 과장님한테 걸려 처부 잘리고 작업병 됐다며,

    진심 축하한다 ㄳ야. 딱 너같은 막내 받아다가 같이 영창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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