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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49645
    작성자 : 쿠묘링
    추천 : 62
    조회수 : 2493
    IP : 113.131.***.227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3/06/07 18:18:28
    http://todayhumor.com/?panic_49645 모바일
    아버지가 해주신 이야기_내가 어릴때 겪었던 슬픈 이야기

    공부하다 왔는데 정신이 음스므로 음슴체를 쓸게영 ㅋㅋㅋㅋㅋ

     

    난 어릴때 진짜 촌에살았음. 90년대에도 초가지붕인 집이 한두채 보일 정도면 말 다했다고 생각함.

     

    그런 촌이다 보니까 내 또래의 애들이 거의 없었음.

    나랑 동갑인 애가 하나, 나랑 가까운 나이가 초3이니까. 덕분에 난 거의 매일 혼자 놀았음 ㅋㅋㅋ

    덕분에 지금도 사교성이 그렇게 뛰어나질 않음 ㅜㅜ...

     

    어쨌든 내가 늘 혼자 놀다보니까 날 불쌍하게 생각한 부모님이 내가 원하는 건 왠만하면 다 사주셨음.

    일은 아버지가 나한테 세발 자전거를 사주고 난 얼마 뒤에 일어났음.

     

    내가 5살때의 일이라고 함.

     

    맨날 혼자 놀면서 학교나 금곡을 자전거로 왔다 갔다 하던 내가 한날은 엄청 웃으면서 아빠 다리에 매달렸다고 함.

    내가 웃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아빠는 날 안으면서 왜 웃냐고 물어봤다고 함.

     

    그랬더니 내가 손뼉을 막 치면서 새친구가 생겼다고 했다 그랬음.

    근데 말했다시피 시골이라 내 또래의 애가 거의 없고, 또 누가 이사왔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었다고 함.

    울 아버지가 시골에선 좀 나갔던 남자라 (ㅋㅋㅋ으잌ㅋㅋ) 시골에 있는 사람은 거의 다 알고있었음.

    당연히 누가 왔으면 소식도 들렸을 거고. 누가 왔다는 소식은 들은적도 없는데 내가 새친구를 사겼다니까 좀 이상하게 생각이 됐다고 함.

    그래도 내가 웃는게 오랜만이라 아빠도 마냥 좋아하면서 새친구랑 친하게 지내라고 말했음.

     

     

    그리고 그 이후로 나에대헤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고 함.

     

    세발자전거는 앞에 페달이 있고 뒤에 사람을 태울수 있는 공간이 있음.

    옆집 아줌마는 내가 사람을 태울수 있는 공간에 앉아있는데 (그러니까 아무도 페달을 밟지 않는)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다고 말하고

     

    빈 공터에서 혼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데 누구랑 놀고 있는거처럼 이야기를 한다던가

     

    그네를 타는데 아무도 밀어주지도 않는데 혼자 잘 탄다던가

     

    그런 좀 이상한 소문이었다고 함.

     

    물론 아부지는 본 적이 없으니까 믿지는 않았다고. 그래도 딸인데 이상한 소문이 도니까 기분이 좀 나빴을거임.

    그래서 나한테 물었다고 함.

     

    "링아(울아빠는 내 이름 제일 끝자만 말함). 니 새친구 이름이 뭐꼬? 어데 사노?"
    "아~ 만수 오빠야? 저게저게 창고 옆에 초록대문에 산다. 어제도 거 가가꼬 놀았는데."

    어린 내가 완전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얘기했을때 아버지는 완전 소름돋았다고 함.

    그리고 내가 마지막에 덧붙인 말 때문에 아빠는 거의 쓰러질뻔 했다고 함.

     

    "근데 아빠. 만수 오빠야가 다리를 쩔뚝거리드라. 오빠야 마이 아야한거 같든데. 개안나?"

     

    사실 아버지 친구중에는 만수라는 사람이있었다고 함. 아버지가 어렸을때 죽은.

    7살쯤 됐을때인데 동네에 떠돌아다니던 미친개한테 다리를 물려 죽었다고 함.

    지금이야 마이신이나 병원에 가면 되지만 그때는 약도 없고 병원도 먼데다 그집이 좀 가난해서 그냥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다가 죽었다고 함.

    원래 몸도 약했는데 다리가 곪았다 그랬나...쨌든 여러가지가 겹쳐서 죽었음.

    그 만수라는 사람이 3대 독자랬나. 되게 귀한 아들이었는데 그렇게 죽으니까

    만수어머니는 미쳐버리고 만수 아버지는 하루종일 개만 잡으러 다니고 그랬다고 했음.

    두분 다 몇년 안 되서 돌아가시고. 쨌든 집안이 개때문에 풍비박산이 났음.

     

     

    나한테 그친구랑 놀지 말라는 소리는 못하고 속앓이만 하던 아부지가 그냥 나랑 놀게 뒀다고 했음.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어서 무당을 찾아가볼까 하고 고민할때쯤에 내가 집에 안들어왔다고 함.

    꼬박꼬박 해지기전에 들어오던 애가 어두워지고까지도 안들어오니까 아부지가 똥줄이 타서 막 찾아다니다가

    문득 내가 만수랑 놀았다고 했던 집이 생각나서 그 집으로 가봤다고 함.

     

    내이름을 부르면서 그 집으로 왔는데 안에서 내 목소리가 들렸다고 함.

    내 웃음소리가 막 들리면서, 나 혼자 목소리밖에 안들리는데 내가 대화하는거처럼 막 말하고 있었다고 함.

    무서워진 아부지가 집 안으로 막 들어와서 혼자 놀고있는 나를 막 안아서 데리고 왔음.

     

    그니까 아부지는 앞으로 걸어가고 나를 뒤로 보게 안은 그런 자세로. 근데 내가 손을 막 흔들면서

     

    "만수 오빠야~ 낼도 놀제이~"

    라면서 인사를 했다고 함. 아부지는 눈물 날거같은걸 참고 나를 집에 데려다 놓고 바로 무당을 찾아갔다고 함.

     

    마을 젤 구석에 사는 무당을 데리고 그날 밤에 바로 그 초록대문앞으로 가서 약식으로 굿 같은걸 했다고 함.

    무당이 막 방울 흔들면서 굿?아니 뭐 그런걸 하는데 무당이 막 몸을 떨더니 눈을 번뜩이면서 아부지 앞으로 절뚝거리면서 걸어왔음.

    무당이 60조금 넘은 할머니..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아줌마..라고 하기도 좀 애매한 나이긴 하지만 쨌든 여자 무당이

     

    억지로 애기 목소리를 내는 거 같은 목소리로 훌쩍거리면서 울아부지 손을 잡고 울면서 말했다고 함.

     

    "XX(울아부지 이름)아. 니가 딸내미 낳았는데, 내는 축하도 몬해주고...느그 딸내미가 만날 혼자 놀길래 내가 쫌 놀아줬디.

    근데 니가 윽수로 걱정 했나보네. 미안타. 내는 좋은뜻으로 그런거디. 쫌있으믄 서울서 아 하나가 올끼그든. 느그 딸내미랑 똑같은 나이라.

    느그 딸이랑 잘 놀끼다. 윽수로 미안티."

    라면서 막 꺼이꺼이 울다가 기절했다고 함. 기절한 무당을 집으로 데려다 주고 아부지가 집으로 왔는데 내가 집 앞에서 아부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함.

     

    아부지가 나를 안고 집안으로 들어가는데 내가

     

    "아빠. 만수오빠야가 멀리 간다카드라. 내는 또 혼자 놀겠네."

    이러고 잠들었다고 함. 아부지는 내말을 듣고 아, 만수가 갔구나 싶어서 좀 울었다고함.

     

    그리고 일주일쯤 뒤에 서울에서 남자애 하나가 내려옴. 요양하러 왔는데 만수말대로 나랑 친하게 지냈다고 함.

    나는 그친구가 기억나진 않지만 사진도 있는걸 보면 꽤 친했던 모양임.

     

     

    나는 어릴때 일이 기억이안나지만 기억이 났으면 좋겠음.

    만수라는 사람에게 엄청 고맙고, 기억을 못해서 되게 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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