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은 이 한 마디면 됐다. 올스타전 7년 연속 베스트10 기록이 멈춘 것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이승엽은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올스타전 출전선수 명단에 없다. 팬 투표를 통해 1위를 확정한 선수들 외에 감독 추천 선수 24명 명단이 11일 발표됐다. 이승엽은 이스턴리그 지명타자 부문 팬 투표에서 롯데 홍성흔에게 밀려 2위를 차지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이승엽을 추천하지 않았다.

이승엽의 올스타전 제외는 의외의 일이다.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던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베스트10에 이름을 올린 붙박이 올스타였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간 뒤 올해 한국프로야구로 복귀했다.

인기도 성적도 명불허전이었다. 이승엽은 10일 현재 각 부문 상위권에 올라있다. 올 시즌 72경기에서 홈런 5위(15개) 최다안타 1위(93개) 타격 4위(0.330) 타점 3위(54개) 득점 2위(51점) 장타율(0.564) 등 변함없는 활약을 하고 있다. 소속팀 삼성도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그런데 ‘국민타자’를 올스타전에서 볼 수 없다. LG 김기태 감독도 “승엽이가 올스타전에 없다는 건 좀 그렇더라”라고 했을 정도다. 류 감독은 이승엽을 추천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류 감독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고 제외 이유를 밝혔다.

11일 우천으로 순연된 대구 LG전을 앞두고 이승엽은 빗속에서도 타격 연습에 나섰다. 올해 화려하게 복귀한 이승엽이 어떻게 올스타전에 참가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없을 수 있을까. 그의 말 속에는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이승엽은 “팬 투표가 의미가 있는 것이다. 뭐라 할 수 없는 일이다. 감독 추천은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이 물어보셔서 ‘괜찮다’고 했다. 젊은 친구들을 내보내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에게 다시 물었다. 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데 아쉽다고. 이승엽은 “안 뽑았잖아요?”라고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짧게 답하더니, “1등하고 표가 별로 차이 나지 않아서 거기에 만족한다”고 크게 웃어보였다.

이승엽이 바라보고 있는 곳은 올스타전이 아닌 복귀 우승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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