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티베트 사태와 대지진, 인권탄압으로 얼룩진 올림픽과 멜라민 파동 등 심상치 않은 사건들이 꼬리를 물었던 2008년에 중국 인터넷에서도 수많은 유행어가 탄생했습니다.
간단명료한 네티즌들의 유행어는 복잡하고 뿌리 깊은 중국 사회문제를 대표하고 있어 각종 게시물에 인용되는 것은 물론, 인터넷 경찰의 금지어 리스트에 오르는 등 영향력을 과시했습니다.
1. “당신들이 해명하지 않으면 내가 해명해 주지”
▲ 중국의 ‘민족영웅’으로 떠받들리고 있는 양자
지난 7월1일, 상하이 경찰서에서 공안 7명을 살해한 죄로 사형에 처해진 ‘국민영웅’ 양자(楊佳)가 남긴 말입니다.
네티즌들은 공안에 폭행을 당해 성불구가 되는 등, 무고한 피해를 입은 양자가 혈혈단신으로 국가 폭력기구를 상대로 용감하게 자신의 존엄과 권리를 지켜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여론이 양자를 절대적으로 동정하는 바람에 중공 당국은 적지 않게 당황했으며 지난 10월 말 급급히 사형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중국 각지에서 경찰과 군중의 충돌사건이 빈발하면서 공안의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2. “팔굽혀펴기”
▲ 웡안현 주민들이 부패 관리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지난 6월, 구이저우성 웡안(甕安)현 16세 소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공산당 고위간부 자녀가 무죄 판결을 받자 수만 명의 군중이 정부 및 공안 청사를 불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습니다.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구이저우(貴州) 공안국은 “소녀는 강간 살해된 것이 아니라 데이트 도중에 남자친구가 팔굽혀펴기를 하자 이 틈에 강에 뛰어들어 자살했다”는 황당한 해명을 발표했습니다.
그 후 ‘팔굽혀펴기’는 네티즌들이 당국의 어이없는 해명을 지칭할 때 애용하는 단어가 됐습니다.
3. “당신들은 뭐야, 난 베이징에서 파견된 관리야!”
▲ 소녀의 부모에게 폭언을 퍼붓고 있는 린자샹 부국장
이 말은 11세 소녀를 성폭행하려다 발각된 린자샹(林嘉祥) 선전(深圳)시 해사국 당서기가 항의하는 소녀 부모에게 했던 망언으로, 현재 네티즌들이 안하무인 중공 관리들을 형용할 때 쓰이고 있습니다.
당시 린자샹은 또 “사실이라면 또 어때? 얼마나 필요한지 말해봐, 돈을 주면 그만이 아니야?”, “당신들이 누군데 감히 나와 시비를 걸어? 당신들을 모조리 해치우고 말테다.” 등 폭언을 쏟아냈습니다.
당초 이 사건은 지방언론의 보도에 그칠 뻔 했지만 네티즌들의 힘으로 핫이슈로 떠올랐고 린 서기도 신분이 공개됨과 동시에 여론의 심판대에 서게 됐습니다.
4. “간장 사러 가요”
▲ 인터뷰 요청을 받자 간장을 사러간다는 광저우 시민
홍콩을 발칵 뒤집어 놓은 진관희, 장백지 등의 음란사진 스캔들 발생 이후,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받은 한 광저우 시민은 “저랑 무슨 상관인가요? 전 간장 사러 가요.”라고 대답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 인터뷰가 보도된 이후 “간장 사러 가요”는 자신과 아무런 상관없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애용하는 말이 됐습니다.
5. “정룽박호(正龍拍虎)”
▲ 달력 사진으로 합성한 가짜 야생호랑이 사진
산시성 사냥꾼 저우정룽(周正龍)이 직접 찍었다고 주장해 화제가 된 야생호랑이 사진이 지난 7월, 한 네티즌의 제보에 의해 가짜로 밝혀졌습니다. 이후, ‘정룽이 호랑이 사진을 찍다’는 의미의 ‘정룽박호(正龍拍虎)’는 사기꾼을 뜻하는 새로운 고사성어가 됐습니다.
저우정룽은 이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 및 2000위안의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6. “귀신이 되어도 행복해”
▲ 쓰촨 지진으로 숨진 자녀 앞에서 통곡하는 한 어머니
쓰촨 대지진 발생 후, 산둥성 작가협회장 왕자오산(王兆山)은 언론에 발표한 시 한수에서 지진 희생자들을 두고 “당(黨) 어머니(공산당을 지칭)의 사랑이 있으니 죽어도 행복하다”는 의미로 “귀신이 되어도 행복해”고 썼습니다.
네티즌들은 당국에 아부하다 못해 생명의 존엄성까지 망각한 왕 회장에게 비난을 퍼부었으며, 당국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때마다 이 문구로 야유를 보냈습니다.
7. “산자이(山寨)”
▲ 산자이 냐오차오 경기장
광둥말에 속하는 ‘산자이’는 짝퉁, 해적판 등의 의미를 갖고 있지만 주로 상품이 아닌 민간인이 만든 수제품 등을 가리킵니다.
처음에는 민간인이 만든 ‘산자이 핸드폰’이 탄생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이 단어는 급속히 유행되면서 ‘산자이 스타’, ‘산자이 가전제품’ 등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올림픽 기간에는 올림픽 주경기장 모양을 본 따서 만든 ‘산자이 냐오차오(鳥巢)’의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CCTV 설특집 공연인 ‘춘절만회(春節晩會)’에 도전장을 내민 민간인의 ‘산자이 춘절만회’가 출범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8. “아주 야하고 아주 폭력적이었어요”
▲ 인터뷰 만평 “아주 야하고 아주 폭력적이었어요”
음란 사이트와 관련해 CCTV 기자의 인터뷰를 받은 한 13세 소녀가 한 말입니다.
네티즌들은 기자가 사전에 소녀에게 가르쳐준 대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뒤, 인터넷에서는 “아주 바보 같고 아주 순진하다”, “아주 가식적이고 아주 솔직했다” 등 “아주...아주...”식의 표현이 유행되기 시작했습니다.
9. “판(范) 파오파오”
▲ 지진 당시 학생보다 먼저 대피해 비난 받고 있는 교사 판메이중
파오(跑)는 도망간다는 의미, ‘판 파오파오’는 쓰촨 대지진 당시 학생들 보다 먼저 밖으로 대피한 두장옌(都江堰)시 중학교 교사 판메이중(范美中)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판메이중은 네티즌들에 의해 솔직했다는 평가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논쟁이 백열화 된 뒤부터 네티즌들은 ‘루(盧) 자자(嫁嫁)’, ‘장(張) 벤벤(編編)’과 같이 성 씨 뒤에 사건 특징을 대표하는 동사를 반복해 이슈가 된 사람과 사건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10. “중(冏)”
이 글자의 원래의 뜻은 ‘밝다’는 의미이지만 외관상 슬픈 표정과 비슷해 네티즌들은 ‘슬프다’, ‘우울하다’, ‘할 말 없다’, ‘할 수 없다’ 등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http://www.soundofhop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