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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프로기사회 탈퇴로 바둑계가 시끄럽다.
이세돌의 탈퇴 사유는 프로기사회 내 불합리한 관행과 3~15% 돈을 떼가는 것 때문이다.
사실 더 깊은 수읽기가 행마가 있을 것으로 본다. 고수는 한 수 앞만 내다보지 않는다.
이번 일은 단순한 탈퇴 단일의 건이 아니며 여러 가지 일이 서로 연계되어있다. 그래서 내부자들이 골치 아픈 것이다. 이세돌 탈퇴 해주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 도미노처럼 바둑계 문제들이 동시에 터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을 쓰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사실 대화로 사건이 잘 풀리길 바랬다.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프로기사들이 욕을 먹는데 사실 프로기사회라는 조직도 원로기사들의 힘이 강하다. 후배 기사라고 해도 다 자기의 제자나 제자의 제자뻘인데 게임이 되겠는가. 개혁의지가 강한 기사들도 있지만 발언권이 약할 뿐이다. 물론 기득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젊은 기사가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겠다.
그리고 바둑이 스포츠라고 하는데 왜 선수의 권리는 신경 안 쓰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세상에 경기력이 떨어졌는데 은퇴 안 하는 스포츠가 어딨는가? 만 40세부터 후배들의 상금으로 연금받는 스포츠는 또 어디 있는가? 또 프로기사회는 보급이 목적이라고 하는데 사실 퇴직금 적립이 가장 큰 목표 아닌가.
일단 기존 언론에 나온 것을 통해 기사를 읽기 전 몇 가지 사실을 명확하게 하고 넘어가자.
이세돌이 돈을 밝혀서 그런다.
-이세돌 안티팬? 혹은 댓글알바? 의 글로 보이는데 얼마 전에 5,000만원인가 상 받은 것도 다 기부했다. 그리고 중국리그 뛸 당시 팀 성적이 좋지 않자. 책임감을 느끼고 승리수당인 1억+@를 안 받은 적도 있다.
자기를 키워준 곳인데 너만 잘 났느냐. 은혜를 모른다.
- 2009년 이세돌 휴직사태 때 임의단체인 프로기사회가 한 짓을 보면 이세돌이 지금 왜 이러는 지 알 수 있다. 더구나 기사회 수입의 대부분을 내는 상위랭커의 기사임에도 편의제공은 전혀 없다.
조훈현, 이창호도 가만히 있는데 니가 왜 그러느냐?
- 조훈현은 예전에 강제로 은퇴당할 뻔 했다. 이유는 너무 잘 두어서 타이틀을 독식하니 다른 기사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다. 이창호는? 스승이 그렇게 당하는 걸 봤는데 그리고 스승도 가만히 있는데 본인이 어찌 나서겠는가. 조훈현과 이창호도 못 한 일을 이세돌이 한다고 보는 게 옳다.
임의단체이고 회계가 불투명하다.
- 임의단체가 그렇지 뭘 더 바라는가.
대화로 하지 왜 사건을 크게 만드느냐?
- 대화로 문제가 해결될 조직이 아니지 않는가. 기사들이 문제제기를 하루 이틀 한 게 아니지 않나.
자 그럼 하나씩 얘기해보자. 이 일은 기존 언론들이 말하는 사퇴하느냐 마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1. 프로기사회의 성격은 무엇인가?
프로기사회가 하는 일이 기사들의 경조사와 바둑보급활동 지원 정도로 보면 무난하다. 퇴직금 적립이 가장 크다. 연금문제도 있지만 그건 한국기원이 스폰서한테 받은 돈으로 하는 것이니 후에 얘기하자.
프로기사회의 파워를 얘기할 때 두 가지 주장이 있다.
a. 친목단체
b. 바둑계의 실세
이건 프로기사들하고 얘기 해봐도 이야기가 다 다르다. 우선 친목단체라고 주장하는 쪽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프로들이 무슨 힘이 있느냐 한국기원이 바둑계 운영한다는 것은 다 알지 않느냐.’ 이렇게 주장한다.
바둑계 실세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것이다.
‘사실 힘있는 프로기사 몇 명이 바둑계 좌지우지 하는 거 다 아는 사실 아니냐. 이번에 중앙일보 회장이 취임하면서 박치문 부총재를 내리꽂아서 요즘 힘이 조금 줄은 것 이지. 그동안 프로기사들이 실세인 것은 말하면 입만 아프다.’
이렇게 주장한다. 필자가 보기엔 둘 다 맞는 말이다. 힘없는 프로들에게 프로기사회는 전혀 도움 안 되지만, 시쳇말로 끗발 좋은 기사들의 힘은 어마어마하다. 이번에 조훈현 9단이 국회의원 되지 않았는가. 대한민국 욕망토너먼트의 끝판왕 국회의원에 여당 안정권 비례로 입성할 정도의 파워다.
다른 건 다 이해해보자. 젊고 성적 좋은 기사들 상금 떼서 성적 못 내는 기사들 노후에 보탬되게 퇴직금 만들어준다는 거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런데 그걸 왜 프로기사회가 하는지 모르겠다.
(재)한국기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속해있는 법인이다. 그런데 프로기사회는 임의단체다. 즉 아무것도 아니다. 통장도 회장 명의로 되어있다. 이건 대학교 동아리 학생회장이랑 다를 게 없다. 이런 조직으로 왜 (재)한국기원이 기사의 상금을 기사 통장에 거치지도 않고, 다이렉트로 쏴주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삥을 뜯더라도 기사통장을 거치고 기사가 이체해야 하는 것 아닌가? 기사들의 편의를 위해서라고? 기사들이 자기 돈 기사회로 다이렉트로 간다는데 사인한 사람 있는가? 그리고 이렇게 가져가는 돈은 증빙을 해주어서 기사들이 국세청에 신고할 때 지출로 처리가 되는지 궁금하다. 이게 신고가 안 된 돈이라면, 프로기사회는 자신이 수입이 늘어난 것을 신고 안 하지 않았겠는가? (이 부분은 정확하게 모르겠다. 정말 궁금하다. 바둑계에 있을 때는 신고 안 한게 확실한데 요새는 모르겠다. 기사들도 잘 모른다) 신고 하는 게 맞다는 가정이라면 법인이 아닌 임의단체가 개인에게 도대체 무슨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일까? 기부금처리는 절대 안 될 것인데. 정말 너무 궁금하다.
두 번째 프로기사회는 기사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 그리고 그 규모는 약 20~30억 정도 된다. 그렇다면 이정도 되는 규모의 돈을 대출해주는데 대부업 신고를 안 하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법인이나 협동조합이라면 어떻게든 이해해보겠다. 그런데 말 그대로 임의단체 아닌가? 대부업 법 관련은 법조계에 계신 분이 정확하게 판단해주시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 이자로 발생하는 수익을 국가에 신고한 적이 있는가? 탈세 아닌가? 혹자는 말 한다. 프로기사라는 직업으로는 은행대출받기 힘들어서 그렇다고. 그래서 불법을 저지른다는 이야기인가?
현재 프로기사회의 문제는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기사들의 상금 중 일부를 강제로 떼고,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별개의 조직이라는 (재)한국기원의 시합도 탈퇴하면 나갈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별개의 조직인 (재)한국기원은 기사의 통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기사회 통장으로 돈을 입금한다. 기사회비가 밀릴 경우 상금이 안 들어오는 경험을 해본 프로기사들이 꽤 된다. 과연 (재)한국기원은 프로기사회와 별개 조직인가? 왜 이세돌과 프로기사회 둘의 싸움으로 보고 강건너 불구경인가. 프로기사회는 (재)한국기원의 돈거래만 놓고 보면 이 조직은 하나의 조직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재)한국기원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
이런 조직이 또 있을까? 상금을 타면 10%는 바둑발전 명목으로 (재)한국기원이 떼간다. 그리고 프로기사회에서도 떼간다. 이중으로 떼가는 것이다. 법인인 (재)한국기원이야 명분은 바둑보급이다. 그런데 프로기사회는 무슨 명분으로 임의단체가 개인의 수입을 갈취하는 것 인가?
일부 프로는 이렇게 얘기한다. 관행이라고. 어려운 기사들이 있으니 잘 버는 사람들이 도와주는 게 뭐가 나쁘냐고 한다. 그리고 바둑보급하며 기사들의 복지에 도움 되면 좋은 게 아니냐. 성적 잘 내는 사람들이 있기 위해 밑에 깔린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좋다. 근데 그걸 왜 임의단체인 프로기사회가 하느냐는 말이다. (재)한국기원이 하면 되는 일 아닌가? 왜 입단하면 자동가입인가?
현재 상황을 보면 이세돌 탈퇴를 승인하거나 소송으로 갈 것이다. 이세돌이 원하는대로 정관을 바꾸는 상황을 없을뿐더러, 바꾸면 탈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송으로 갈 경우 이세돌의 우세가 점쳐진다. 프로기사회가 그동안 한 일이 불법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동안 삥뜯은 것도 보상해야 할지 모른다.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 벌금 좀 두드려 맞지 않을까 생각된다. 힘있는 단체가 권력을 앞세워서 개인을 삥뜯은 거 아닌가. 근데 이거는 당사자가 아니면 신고 못 하나?
그럼 이 문제와 연계된 앞으로의 일들을 이야기 해보겠다. 기존 언론들은 이 이야기를 안 한다. 일반 기자들은 바둑계를 몰라서 말 못하고, 바둑계 기자는 눈치 보여서 말 못한다.
1. 이세돌이 탈퇴하면 기존 성적을 내는 기사들은 모두 탈퇴할 것 이다. 퇴직금보다 내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2. 퇴직금을 낼 기사들이 사라지면 현재 쌓인 돈이 사라지는 순간 퇴직금도 사라진다.
3. 그러면 원로기사들의 은퇴가 시작된다. 그리고 점점 기금이 줄어들 것이다.
4. 적립금이 꽤 되지만 상당부분이 대출로 나가있기 때문에 현금은 곧 바닥난다.
5. 돈을 갚아봤자 자신이 퇴직금을 못 받는 기사들은 돈을 갚을 이유가 사라진다.
6. 기사회가 붕괴되며 만40세 이상 연금제도도 사라질 것 이다.
7. 그렇게 기사회는 없어진다.
8.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 소송, 불법대부업, 탈세, 기사들의 대출금 등 문제로 복잡해질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다. 일단 연금이라는 제도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연금은 자신이 돈을 낸 만큼 노후에 돈을 가져가는 것 이다. 근데 프로기사회의 연금은 돈을 낸 액수와 관계없이 돈을 가져간다. 세상에 만 40세에 연금을 받는 조직이 어디 있는가? 그리고 은퇴한 후에 연금을 받아야 하는데 현직을 유지하면서 돈을 받다가 은퇴하면 퇴직금을 받는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제도들도 이세돌 9단의 타겟이다.
알파고 같은 천재일우의 기회에 어떻게 하면 바둑붐을 일으켜서 롱런할까 고민하는 집단이 아니라. 자기 상금 몇% 땔까 고민하는 집단을 보며 이세돌 9단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 여러분들이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2009년 기사들의 권익을 보호해주기 위해 존재한다는 프로기사회가 이세돌에게 한 짓을 생각해보자. 필자 주위 사람들은 벌어질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마치 문파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단전을 파괴당해 무공을 잃고 버림받은 고수가 비급을 얻어 천하제일 고수가 되어 자신을 쫓아낸 문파를 찾아가 난 앞으로 이 문파와의 인연을 끊겠다고 하는데 문파 장로들이 이 은혜를 모르는 놈이라며 빼액하는 상황으로 필자는 본다.
이 사건의 가장 곤란한 사람은 양건 기사회장이다. 진보적인 성향으로 바둑계 개혁을 약속했는데 임기 초부터 난관을 맞았다. 과연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일각에서는 양건 이세돌 연합 음모론이 있다. 진보적인 성향의 양건이 자신의 힘으로는 기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힘들고, 원로기사들의 힘으로 밀리니 평소에 친한 이세돌과 함께 설계했다는 음모론이다. 그런데 지금 너무 힘들어 하고 있는 모양을 보아서는 아닌 것 같다. 이게 연기면 뭐 배우를 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기존 친 한국기원 성향의 기사회장들이 똥싸놓은 것을 치우는 모양인데 참으로 안타깝다. 아마 이 일 처리하다가 임기가 끝날 것 같다. 3수 끝에 기사회장이 되었는데 자신의 이상을 펼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평소 야당 성향인 양건 기사회장이기에 (재)한국기원에서도 수수방관하는 모양새다. 이번 사건의 구도를 이세돌 대 프로기사회로 프레임 짜는 이유도 그것이다. (재)한국기원 성향의 기사회장이었으면 더 강경하게 나갔을 것이다. (재)한국기원은 지금 기사들끼리 서로 싸워서 양패구상 하는 모습을 바랄지도 모른다. 박치문 부총재가 취임한 후 프로기사들의 힘이 기원 내에서는 조금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세돌의 다음 행마는 무엇일까? 기사회 와해 이후 제 2기사회 창립 후(재)한국기원일 것이다. 지금은 둘 다 상대하면 힘드니, 명분이 확실한 프로기사회부터 개혁하고자 하는 것이다. (재)한국기원의 개혁할 점은 정말 많다. 얼마 전 바둑계 침체의 원흉이라 하며 CJ의 바둑티비를 (재)한국기원이 강제로 인수했다(이거 인수하는 과정도 알고나면 기가 막힐 것이다) 그리고 인수한 뒤 좋아졌는가? 오히려 전보다 더 못하다는 평을 듣는다. 글이 길어지니 현재 고쳐야 할 내용 중에 하나만 쓰고 글을 마치겠다. 고칠 것이 너무 많다.
입단을 하면 (재)한국기원과 서약서를 쓴다. 참고로 본 서약서는 예전 버젼이라 지금이랑은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내용은 다르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재)한국기원 관계자가 보고 만약 내용의 차이가 있을 시 현재 서약서를 보내주면 두 개의 서약서를 같이 비교하여 기사에 올리겠다. 다음은 (재)한국기원에서 입단할 시 작성하는 서약서의 일부다.
아울러 저는 귀 원이 주관하는 기전에 참가하여 발생하는 기보를 비롯, 참가하는 기전에 관련한 일체의 권리를 귀 원에 위임한 기사회의 결의에 따라 귀 원에 양도하는 데 동의합니다. 만일 제가 이를 어길 시에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제게 있음을 밝혀 둡니다.
이거 거의 노예계약 아닌가? 이게 과연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서인가? 기사가 기사의 창작물인 기보와 일체의 권리는 프로기사회에 결의에 따라 (재)한국기원으로 양도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어떻게 임의단체에 불과한 프로기사회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가? 프로기사회는 프로기사들의 집도 맘대로 사고 팔 수 있을 것 같다. 이러고도 (재)한국기원이 프로기사회와 별개의 단체인가? 어쩌면 법인이 하기 힘든 일을 처리해주는 해결사가 아닐까?
정말 개혁할 게 너무나 많다. 이세돌의 전쟁은 이제 시작되었다.
아 그리고 뱀발 좀 쓰겠다.
1. 바둑기자들은 기사 좀 쓰기 바란다. 자기 의견은 없나? 도대체 뭐가 무서워서 숨죽이는가? 그러고도 기자인가?
2. 시니어 기사들이야 말 할 필요없지만. 젊은 기사들 중에 이세돌이 옳고 지지하는 쪽은 공식적으로 지지의견 내라
굿이나 보고 떡먹을 생각 하지말고. 간보다가 이세돌 탈퇴해서 이득될 거 같으면 나가고, 이세돌 실패하면 가만히 있을 생각하지 말고
청년이면 청년답게 하란 말이다. 탓할 생각은 없지만 기사들의 침묵이 프로기사회를 썪게 하지 않았는가. 이번에도 침묵할텐가?
출처 | http://www.ddanzi.com/doctuCulture/98558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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