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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 협상 첫날 "왜 우리만 희생하나"…행진 후 화형식

우리 협상단에 '반대' 서한 전달…19일 킨텍스서 기자회견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제10차 협상이 시작된 17일 '한중 FTA 중단 농축산 비상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우리 측 협상단에 FTA 반대의 뜻을 담은 서한문을 전달했다.

비대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협상장인 킨텍스 인근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 문화광장에서 '한중 FTA 중단! 한 호주·캐나다 FTA 철회! 전국 농축산인 결의대회'를 시작했다.

전국 30개 농민단체 회원 1천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강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집회에 참가한 농민들은 빨간 띠를 두른 밀짚모자를 쓰고 '한중 FTA 반대' 구호를 열창했고 단체 대표 연설, 노래패 공연, 결의문 낭독, 퍼포먼스로 이어졌다.

대표 발언한 대한한돈협회 이병규 회장은 "우리 농민에게 죄가 있다면 5천만 전 국민을 먹여 살린 죄밖에 없다"며 "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를 위해서 왜 우리만 희생해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결의문을 통해 "한·중 FTA가 체결되면 15년 간 농업 분야에서 한·미 FTA의 2∼5배 정도인 29조원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에게 안전한 먹을 거리를 공급하고 이 땅의 식량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FTA 협상은 당장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국회 비준 절차를 남긴 한·호주 FTA와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캐나다 FTA 등에 따라 농업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결의대회는 '한중 FTA'라고 적힌 붉은 색 현수막을 찢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상여를 인 채 킨텍스 옆 공터까지 약 2.2km를 행진한 뒤 상여를 태우는 화형식을 했다.

비대위 대표는 이날 오후 5시께 협상이 진행 중인 킨텍스를 방문, 우리 측 협상단 사무관을 만나 '한·중 FTA 체결 반대', '한·캐나다 FTA 철회', 'AI 피해 농가 지원 대책 마련' 등 크게 3가지 내용이 포함된 1장짜리 서한문을 전달했다.

농민들은 대표단이 공터로 돌아오자 밀짚모자 태우기 퍼포먼스를 끝으로 자진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