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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dungeon_492039
    작성자 : 흰개
    추천 : 5
    조회수 : 2065
    IP : 1.229.***.128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5/04/10 12:16:33
    http://todayhumor.com/?dungeon_492039 모바일
    던갤문학) 뇌신 (스압,bgm)

    2040146792_65a0a896.jpg
     
    깊은 산속,

    한 남자가, 포대기에 쌓인 물체를 놓고..황급히  덤불을 헤쳐 도망갔다.

    포대기 안에는, 아기가 있었다. 이제 곧 밤산의 차가워진 공기에 얼어 죽게될것이다.

    아기는 그러한 자신의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곤히 잠들어있었다.

    그러나..이내, 중절모를 쓴 람지센세가 아이를 발견했다.
     
    2040146792_13135710.jpg
     
    람지센세는 아이를 불쌍히 여겼다. 그 아이가 어떠한 일을 당했는지 본능적으로 알아챘다.

    아침이 되어, 따뜻한 햇살이 다시 아이를 감싸줄때까지, 람지센세는 동족들을 불러모아, 아이를 따뜻하게 덮어주었다.

    몇시간 후,

    아침이 밝자... 덤불을 헤치는 소리가 들렸다. 람지센세와 람지들은 눈을 뜨고, 덤불을 주시하며 경계했다.

    덤불을 헤치고 나온건, 눈에 안대를 두른 중년의 남성이였다.

    -다람쥐들인가.....

    중년 남성의 목소리를 듣고..잠에서 일어난 아기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좀 큰 파동이 느껴진다 했더니, 아기가 있었군. 또 시정 잡배들이  야산에 아이를 버리고 간것인가..
     너희들이 수고가 많았구나.

    람지센세는 중절모를 살짝 기울여, 중년의 남성에게 인사를 한뒤. 동족들과 같이 숲속으로 사라졌다.

    중년의 남성은, 아기를 안아들었다.  이내...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챘다.

    아기에게는 한가지 파동이 느껴지질 않았다. 눈이 깜빡이거나, 아이가 울며.. 찡그려지는 눈, 흐르는 눈물의 파동이 느껴지질 않았다.

    아이의 눈은..말그대로 존재하지 않았다. 눈구멍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팽팽한 가죽만이 존재할 뿐이였다.

    열등한 자, 부족한 자.. 이 아기의 부모는 그래서 이 아이를 야산에 버린것이다.

    -아기야, 네가 걸어갈 길은 험난한 길일것 같구나... 수라의 길 말이다.

    중년의 남성은 조심스럽게 아이를 안아들고, 산을 내려갔다.


    20년 후.

    건장한 체구의..  눈에 안대를 두른 청년이,  하늘성의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용인들의 파동은 역시 인간들이 내뿜는것과 조금 다르군...


    청년은, 눈으로 적을 파악할순 없었지만. 적이 내뿜는 파동을 피부로 느껴 적을 상대하는법을 습득했다.
    그리고.. 바로 코너 하나를 꺾어서 진입하는 방에, 수많은 파동이 느껴졌기에. 조심스럽게 상황을 파악하고있었다.

    -7...8마리?  그리고..조금 이질적인 파동이 느껴지는듯 하고..이건..

    -이봐!!!! 언제까지 상황만 살피고 있을꺼야! 빨리 와서 좀 구해달라고!

    젊은 여성의 목소리와 함꼐, 철창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젊은 여성의 파동이다, 대체 왜 이곳에?

    그리고, 8마리의 용인도  청년을 쳐다보았다.

    -꾸어어어어억!

    바로 용인들은 청년을 향해 달려들었고... 청년은 소검을 빼들었다.

    -파동검, 지열!

    검을 상대가 아닌.. 대지를 향해 휘둘러, 파동의 기운을 칼끝에  모은 뒤 상대에게 던지듯이 공격하는 검술, 그것이 파동검이다.

    눈이 보이지 않는 아수라이기에, 검을 사용하면서도 근거리 전투를 피해 원거리에서 적을 상대할수 있도록 고안해낸 검법이며..

    땅을 기어가듯 달려가는 파동은, 용인들의 다리를 절단내버렸다.

    -쿠억!!

    다리가 잘린 용인은, 땅바닥에 그대로 얼굴을 박았지만, 뒤에서 따라오던 용인들은 동료를 밟고 계속해서 청년에게 달려왔다.

    -파동검, 빙인!

    이번엔 파동의 기운에 냉기를 담아, 용인들을 향해 던져냈다. 서리가 내리듯 대지를 따라 빠르게 달려가는 냉기는,
    달려오는 용인들을 모두 그 자리에서 얼어붙게 했다.

    그리고..청년은 얼어붙은 용인들의 사이로 들어갔다...

    -파동 해제!!!!!

    청년의 몸에서 뿜어나오는 파동의 기운에 의해, 얼어붙은 용인들은, 얼음덩어리인 채로 산산히 부서졌다.
    도자기가 깨지는듯한 소리가 들리며..이 방의 용인들은 모두 절명하였다.

    -언제까지 손들고 폼잡고있을꺼야! 이것좀 열어봐!

    철창을 흔드는 소리와 함꼐,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물러서세요, 최대한 뒤로요.

    -응?

    -파동검 지열!!!!!

    -꺄아아악!?

    철창이 산산히 부서지며.. 안에 있던 소녀는 자유로워졌다.

    -잠깐! 그냥 자물쇠만 부수면 되잖아!? 바보 아니야!?

    -섬세하게 대상을 노리는 검술은 무리인지라...

    -뭐..아무튼..고맙다는 말은 안하겠어, 어차피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을 구한다는건 남자한테는 훈장 아닌가?

    잠시 청년은, 멀뚱한 표정을 지었다.

    -아름답다는게 뭡니까?

    -? 너 좀 띨띨하니? 바로 나를 말하는거잖아? 눈이 있으면 한번 봐!

    -죄송합니다만 저는 앞이 보이질 않습니다, 말로써 설명해주지 않으시면 이해할수가 없습니다.

    여성은 청년의 눈에 감겨있는 안대를 발견했다,  이 여성은 몸에 걸치는거라면 그냥 악세사리로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이런 이런.. 나를 구출하고도  내 아름다운 모습을 볼수 없다니 유감이네, 날 1대 1로 천천히 볼 기회는 솔직히 살다가 한번도 없다고.

    -그래요..뭐 보이지 않으니 어쩔수가 없죠..

    여성은 왠지모르게 짜증이 솟구쳤다, 왠지 모르게 자신의 용모가 무시당하는 기분이였다.

    -이봐, 그럼 말로 설명해줄테니 잘들어.. 일단  찰랑이는 금빛 머리카락을 가지고있는데..

    -금빛이 뭡니까?

    -..........


    청년은, 여성을 보호하며 하늘성 밖으로 이끌었다. 곧 둘은 하늘성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래..뭐..일단은..........고마...

    -네?

    -고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시각이 없기에, 극도로 발달된 청년의 청각을 공격하며, 여성은 뛰어 도망쳤다.

    -......?

    다음 날,

    청년은 스승의 명을 따라, 용인의 탑에 이어 오늘은 어둠의 현관을 돌파해볼 생각이였다. 최근 하늘성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늘성으로 향하는 청년의 등에서, 어제 만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봐! 또 하늘성에 가는거야?

    -아..어제 만난 아름다운 아가씨군요.

    -후후..보이지 않아도 알수 있다 이거지?

    -아니요, 아가씨가 자신에 대해 밝힌 단어가 "아름답다"라는 단어밖에 없었잖아요. 딱히 부를게 없어서.

    -........
     로.리.안 코르나로!   내 이름, 귀족 가문의 딸이지만 그런거 재미 없어서 뛰쳐나왔어!  마법학교 수석! 엄청난 미인!

    -아..네..

    -아 정말 짜증나네!
     그래서 말야, 난 너같은녀석한테 빚지는게 싫어. 어둠의 현관에 가는거랬지? 이래 뵈도 샤란 언니가 하늘성에 대해 조사한걸 훔쳐읽어서
    하늘성에 대한건 누구보다 빠삭해, 앞장서! 비밀 루트를 알려줄테니까.

    -꼭 뭐 그러실 필요까지는...

    -시끄럽네, 정말!

    .........

    -정말 이 길이 맞는겁니까? 뭔가 몸이 붕 뜨는 느낌인데..

    -확실 하다니까? 샤란 언니가 조사한 하늘성의 구조는 다 외웠다고. 이쪽으로 가면 어둠의 현관이야. 어둠의 현관은  한치 앞도 안보이는 어둠이니까
     스위치를 찾아 샹들리에를 내려 시야를 확보하는게 중요해, 이런것까지 알고있는사람을 못믿는다는거야?

    -저야 어차피 앞이 보이질 않으니 그런건 의미가...

    -크으으......


    하지만.. 두 사람은 어둠의 현관과는 전혀 다른 길로 향하고 있엇다.

    그리고..두 사람이 어떠한 구역에 발을 들인 순간..

    탑이 크게 흔들리며.. 뭔가가 무너져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  이 파동은..

    -뭐....뭐뭐뭐 뭐야!?

    -로리안..이 구역은..하늘성이 아닌듯 합니다.. 내뿜는 파동이 달라요, 마치 주변에 부유하고있던 어떠한 다른 성의 파편에 올라탄것같은...

    -뭐..뭐야!? 그런게 어딨어!?

    그리고..두 사람의 말소리에,  성에 있던 기사들이 불길한 안광을 내뿜으며.. 갑옷이 절그덕거리는 소리를 울리며 두 사람에게 다가오고있었다.

    -로리안, 제 뒤로..

    -우습게 보지마! 내가 마법학교 수석이라고 말 하지 않았나!?

    로리안은 재빨리..손에 불타는 화염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오는 기사에게 던졌다.

    기사는 화염에 휩쌓여, 그 자리에서 쓰러져 파괴되었다.

    -봤지!? 아니.. 뭐  또 못본다고 말할셈이지?

    -아뇨..파동으로 느꼇습니다. 훌륭합니다, 로리안.

    청년 역시..검을 휘둘러,  기사들을 차례차례 격파해가기 시작했다.

    -뭐야!뭐야! 별거 아니잖아!

    로리안은 솔직히 신나있었다. 실전 경험은 처음이였는데. 술술 잘 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여유는 오래가지 않았다.

    천천히..거대한  두개의 몸집이.. 로리안과 청년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수많은 다리와.. 머리에는 거대한 눈이 달린 기형체였다,  두 기형체는 기사들에 의해 복도에 몰려있던 로리안과 청년의 퇴주로를 완벽하게
    막아냈다.

    -그렇게 눈만 커다래서는..맞기 딱 좋다고!

    로리안은 얼음덩이를 괴물에게 던졌지만.. 기형체는 눈을 감는 간단한 동작만으로 로리안의 얼음덩이를 막아냈다.

    그리고.. 로리안의 발 아래에, 작은 눈들이  땅을 뚫고 올라왔다.

    -?! 로리안, 위험합니다!

    땅을 부숴내는 파동을 느끼고. 청년은 재빨리 로리안을 밀쳐냈다.  땅을 뚫고 올라온 눈에서는 광선이 뿜어져나와 천장을 벌집으로 만들었다.

    -로리안.. 둘이서, 저 괴물들을 각개격파 해야할것 같습니다..자신 있나요?

    -으..응..다..당연하지!

    하지만 로리안의 다리는 떨리고있었다.

    로리안의 파동이 심상치 않은걸 파악한 청년은, 최대한 빨리 끝내고 로리안을 돕기로 마음먹고, 기형체에게 뛰어갔다.

    -수라 진공참!

    거대한 검기가, 땅을 긁어내며.. 기형체에게 달려갔다, 기형체는 본능적으로 눈을 감아 원거리 공격을 방어해내려 했으나.. 아까의 얼음덩이처럼 만만한 공격이 아니였다.

    검기에 밀려나가며, 기형체는 땅에 질질 끌려가며  벽에 처박혔다.

    -키에엑...

    그리고.. 청년은 소검으로 땅을 끄시며, 소검을 불안정하게 진동시켜 파동을 모으기 시작했다.
    -귀문반!!!!!!
    이내, 쳐올린 소검에서. 미친듯이 회전하는 파동의 기운이.. 마치 톱날처럼 기형체의 살을 갈아 엎어버리기 시작했다.
    적의 상처가 벌어지며, 유혈이 뿜어져 나온다는걸 청년은 파동으로 느꼇다. 상대의 파동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곧 절명할것이다.

    -꺄아아악!!!!!!
    -로리안!

    로리안이 실전에 익숙해진 베테랑이라면, 애초에 용인에게 잡히지도 않았을것이다.. 다가오는 몬스터들을 앞에서 막아줄 청년이 사라지자, 로리안의 정신적 결점이 드러났다.
    그리고, 이제 기형체에게 쫒겨 벽에 몰리게 되었다.

    거대한 눈이.. 점점 로리안에게 가까워지자.. 로리안은 눈을 감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누..누가..좀..

    청년은 재빨리. 자신의 몸에 있는 모든 파동을 뿜어냈다. 살기와 함꼐.
    자신의 등에 꽂히는 살기를 감지한 기형체는, 로리안에게서 뒤돌아. 청년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청년은 각오를 굳혔다. 저 기형체를 한번에 쓰러트려야 한다,  스승에게서 "초식"만 들었을 뿐인. 연습조차 한번 해보지 않은 파동검을 시행해볼 생각이였다.

    -후우우우...

    천천히..검을 땅에 끄시며....

    -극 파동검, 광익!!!!!

    청년이 검을 내지르자, 검 끝이 아닌, 청년의 등에서 파동이 뿜어져 나와, 그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점점 자라나는 파동의 기운은.. 거대한 날개의 형체를 한 뒤.. 기형체를 향해 날개짓했다.

    -키에에에에에에엑!!!!!!!!

    거대한 날개에 할퀴어진 기형체는.. 갈기갈기 조각나, 허공으로 흩뿌려졌다.

    극 파동검 광익은.. 파동비전서 암흑의 장을 완벽히 수행하여, 비기. "파동의 눈" 을 전개한뒤 사용할수 있는 파동검으로써.. 그 원리는 검이 아닌
    자신의 몸을 매체로 방출시키는 파동으로써, 파동의 눈을 사용해 파동의 매체가 되는 자신의 신체에 오는 부담을 줄여내는것이다.
    하지만..청년은 파동의 눈 없이. 파동검 광익을 사용했다.
    온 몸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는걸 느끼며..청년은 천천히 쓰러졌다.

    -이..이봐! 괜찮아!? 이봐!!!!

    3일 후...

    청년은 정신을 차렸다. 눈을 뜰순 없었지만..  주변에는 스승의 파동이 느껴졌다.

    -으..윽..

    -멍청한지고! 암흑의 장에는 손도 대지 못한자가, 광익을 사용하다니. 죽지 않은게 용하다!

    -저는..어떻게..

    -부유성에 널부러져있는걸 근처의 마가타가 구출해왔느니라.

    -...!! 저와 같이 있던 여성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무사하다, 소리쳐 마가타에게 너희들의 위치를 알린것도 그 여성이다.
     아까도 그 여성이 왔다 갔느니라.. 네가 깨어나면 이걸 전해주라 하던데..장님에게 편지를 써서 뭐하누?
     
    2040146792_6b9197fb.png
     
    스승은 청년에게 종이조각을 내밀었다.

    청년은 조용히..파동을 느끼려 했으나, 편지에서 파동이 느껴질리 없다. 청년은 그 대신, 편지에 코를 가까이 댔다. 로리안의 향기가 느껴졌다.

    -스승님, 편지의 내용을 읽어주실수 없겠습니까.

    -너 지금 시비거는거냐?

    결국, "아수라"의 길 말고도, 다른 검사들에게도 검의 길에 대한 자문을 받아주는 스승을 찾아온 한 금방이라도 죽어버릴거같은 검사에게 부탁해, 편지의 내용을 알아냈다.

    -쿨럭..으..윽..우욱..보..봅시다..쿨럭!!! "만약 깨어 나거든, 바로 내 집에 와 줘. 웨스트 코스트에 있어, 악세사리 상점을 하고있으니까, 주변에 말하면 바로 알꺼야. "  으으윽..어억..

    -이런..쯔쯔..젊은놈이 수행을 게을리하고 여자에게 놀아나고 있으니..

    -스승님도 오란 할머님에게 추파를 던졌던 사실, 잘 알고있습니다.

    -이놈아! 내 수행은 30년도 전에 끝나지 않았느냐!

     청년은 옷을 갖춰입고. 웨스트 코스트에 있는 로리안의 집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없는거 빼고 다있다느니, 자기 미모에 빠졌냐느니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귀찮게 굴던 로리안이지만,
    멍 한 표정으로 가계앞에 앉아있을 뿐이였다.

    -로리안..

    -!

    -깨어 났구나.. 그러니까......음...

    -예?

    -....미안... 내가..하늘성에 대해..안다고..해서..그런일이...

    -아뇨, 상관없습니다. 우리가 다녀간곳은 부유성이라고 하더군요, 언젠가는 가야될 곳이였죠.

    -으..응....잠깐...들어올래?

    로리안의 집에 들어서자.. 시각을 잃었기 때문에 극한으로 민감해진 청년의 후각에 여러가지 향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여성의 냄새..고급스런 향수 냄새.. 옷 냄새..  음식 냄새.

    -밥 먹고 오진 않았지?

    -네..먹고오진 않았습니다만..

    식탁 앞에 앉은 청년은 난처했다, "수라의 길"을 걸어가는자가, 취할수 있는 음식은 많지 않다. 
    앞이 보이질 않기때문에 식기를 다루는건 무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먹을수 있는건..단단하게 구운 빵이나.. 주먹밥 정도..
    로리안 역시, 이내 그점을 알아 차렸다.

    -자..입 벌려봐..
    잠시 달각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청년의 입에 음식물이 떠넘겨졌다.

    푸석한 빵조각이나 묵은쌀로 만든 주먹밥만 먹고 살았던 청년에게, 이런 고급스러운 음식은 상당히 충격적이였다.

    -...어때?

    -맛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것들중에 최고로.

    -......
    로리안은 뭐라 말하지 못하고 조용히 얼굴만을 붉혔다.

    계속해서..로리안은 여러가지 음식들을 청년에게 떠먹여주고...청년은 들어갈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 눈은..언제부터 그렇게 된거야..? 사고야?

    -태어날때부터 눈이 없이 태어났다고 합니다.

    -......미안.

    -아뇨, 사는데 아무 불편함은 없습니다. 오히려 오감중 한가지 감각을 잃으면 다른 감각이 더 극대화되죠. 하지만..요즘 신경쓰이는게 하나 생겼습니다.

    -뭔데?

    -그때 말씀하셨던..아름다움이라는게 대체 뭔지 궁금하더군요. 스승님에게 물어봤더니 그냥 오란 할머님 이야기만 하고..

    -풋!
    -왜..왜 웃으시죠?
    -아니..아니.. 그 할아버지가 그럴줄 몰라서 말이야.. 잠깐 손좀 이리 줘볼래?

    천천히..아수라의 손을 부드럽게 잡은 로리안은, 아수라의 손을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 댔다.

    -...?

    -눈이 보이지 않아도..손으로 느끼면 어느정도는 알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 내 얼굴을 떡주무르듯이 만질수있는 남자가 있을줄이야, 이건 베누스 여신도 예상치 못할일이야.

    청년은..천천히..로리안의 얼굴을 매만지기 시작하며.. 머릿속에 촉각으로 파악한 구조를 스케치해가기 시작했다.
    살짝..위로 올라간 눈과..

    말랑말랑한 볼과...

    그리고..

    -읏....

    입술에 청년의 엄지가 닿았을때, 로리안은 살짝 경직됬다.
    입술의 약간의 촉촉함과 부드러움때문에, 청년은 지금까지 매만졌던 부분보다 더 오래 입술을 매만졌다.

    그리고..천천히..로리안의 목선을 부드럽게 매만져가며.. 그 형태를 파악했다.

    -여..여기까지, 그 이상 내려가는건 나중에, 어때? 어느정도는 알겠지?

    -예, 확실히 파악했습니다.....근데, 또 신경쓰이는게 생겼습니다. 저는 보기에 어떤가요?

    -너..? ...뭐...나만큼은 아니지만...나쁘진 않아,
     아니...남자랑 여자의 미의 기준은 다른법이니까, 일단 뭐..내가 본 남자들중에서는 가장 쓸만한거 같네.

    -그렇군요....그럼..잠시, 저좀 따라와주실수 있겠습니까?

    -으..응?

    한가롭게 식사하고, 대화하던 와중 시간은 흘러, 이미 밖은 컴컴한 밤중이였다.

    청년은 로리안의 손을 이끌고.. 웨스트 코스트의 도심을 벗어나.. 숲을 지나,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저..저기..어디로 가는건데?
    -곧 도착합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밤중의 산에서, 청년과 로리안의 입장은 뒤바뀌어있었다. 청년이 파동으로 길을 느끼며.. 로리안의 손을 잡고 이끌고있었다.

    그리고.. 청년과 로리안은, 산중의 넓은 공터에 도착했다.

    -도착했습니다...이곳은..

    -와.....

    이곳은 청년이, 극도의 정적 속에서. 파동의 기운을 느끼는법을 수련하던 곳이였다. 아이러니하게도..이곳은 청년이 버려진곳이기도 하다.

    -전 이곳이 좋습니다.. 수행을 하는곳이기도 하지만.. 이 곳에 있으면, 그 정적에 마치 저 혼자 어딘가로 떨어져나온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 저 별좀 봐.
    -?

    빛을 잃은자가 주고싶었던건 이곳의 우아하게마저 느껴지는 정적이였지만, 빛을 가진자가 받은건 이곳의 넓은 하늘에 뿌려진 별들이였다.


    -이곳은..어떻게 보이나요?
    -어..일단..하늘이 넓어, 그리고.. 반짝거리는게.. 하늘에 뿌려져있는데..커다란 달도 있고..

    로리안은 열심히 설명했지만, 태어나면서부터 그 어떠한 사물을 본적이 없는 청년에게 이해시키는건 불가능한 일이였다.
    별을 만지게 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로리안의 말을 청년은 이해할것도 같았다.

    둘은 잠시..말없이.. 서로에게 기대 앉아, 로리안은 하늘을 쳐다보고있었고, 청년은 말없이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 뭐 해?

    -잠시, 손좀.

    청년은 조심스럽게, 로리안의 손에서 느껴지는 파동을 쫒아. 로리안의 손가락에 무언가를 끼웠다.
    청년의 손이 천천히 로리안의 손을 놓자, 로리안의 손에는 꽃으로 엮어 만든 반지가 끼워져있었다.

    -..이런거.. 잘 만드네?

    -파동을 수련하는 기초 수행입니다. 꽃에서 느껴지는 약한 파동을 감지해서... 원하는 형태를 만드는것이죠.

    -반지는 예쁜데.. 끼우는 손가락이 잘못되었잖아, 반지는 약지에 끼우는거야.
    -죄..죄송합니다.
    사실 반지는 어느 손가락에 끼워도 상관 없다, 약지에 끼우는 반지가 특별한 의미를 가질 뿐.

    -...좀 눕고싶네.

    -하지만 풀에 이슬이 맺혀서 좀 차가울텐데요.

    -네 망토를 깔면 되잖아, 설마 날 위해서 그정도도 못해주겠다는건 아니지?

    청년은 얼른 망토를 풀어.. 바닥에 깔으려 했지만, 로리안은 그대로 청년을 밀쳐 넘어트렸다.

    -굳이 풀 필요 없이 네가 눕고 내가 니 망토 위로 올라가면 되잖아.

    쓰러진 청년의 망토 위에 올라선뒤... 로리안은 상체를  청년에게 기대고 누웠다.
     
    그 후.. 로리안과 청년은 웨스트 코스트에서, 아무런 걱정 없이.. 둘이서 같은 시간을 보냈다.

    스승이 "불"처럼 노해서, 제자를 쫒아오는걸 피해 둘이서 도망치기도 하고,
    가끔은 오란에게 부탁해서 스승의 눈(보이는 눈 아님 ㅎ) 을 끌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머리 위에 있는 하늘에. 점점 괴이한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그 균열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아라드에 있는 그 누구도, 그 균열에 대한 정체를 알수 없었다.

    불안정한 균열은, 곧 좋은 시간은 끝날거라는걸 암시하고 있었다.


    대지는 뒤틀리며, 굉음을 내뿜고  하늘로 치솟았다.  건물들은 무너지고.. 수많은 사람들의 비명과 함꼐.. 도망치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웨스트 코스트는 무너지고 있었다, 웨스트코스트 뿐만이 아닌, 아라드 전부가.

     청년은 그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웨스트 코스트에, 자신의 의지로 찾아왔다. 이 혼돈의 진원지에.

    -로리안!!!!!!!

    흔들리는 땅... 무너지는 건물의 소리..  사람들의 비명소리.. 수많은 절망적인 파동이 주변에서 맴돌고 있다.. 파동으로써 로리안을 찾아내는건 무리였다.
    청년은 절망스럽게 로리안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로리안은, 샤란과 함꼐, 최근 불안정해진 아라드의 마법진에 대해 조사하다가, 자료를 찾기 위해 대 마법 도서관에 들려있던 참이었다.
    그리고.. 수많은 책장 사이에서 책을 읽고있던 로리안을.. 흔들리는 대지에 의해 무너진 책장들이 덮친것이다.

    정신을 잃고있었던 로리안은, 청년의 목소리에 눈을 떳다.

    하지만..로리안의 다리는, 이미 무너진 책장에 깔려있어..움직일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그러나..청년이 와준다면, 책장을 들어 올려 로리안은 빠져나갈수 있다.

    로리안은 청년의 이름을 부르려 했으나... 자신의 머리 위에서.. 들리는. 불길한 파열음을 듣고..천천히 위를 쳐다보았다.
    천장에 균열이 일며.. 천천히.. 돌조각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 두가지가 암시하는건 분명했다. 이곳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다는것.

    로리안은 청년을 부르는 대신..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어떠한 비명소리도 내지 못하도록, 청년에게 자신이 여기 있다는걸 알릴수 없도록.


    ....이내 건물은 무너져 로리안을 덮쳤다.

    계속해서, 울부짖으며 로리안을 찾던 청년은.. 이상한 파동을 느꼇다. 거대하면서도 불길한..마치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가 내뿜는듯한 파동.






    "대 전이"라 명명된 사건이 있는지도..1년 후,

    로리안을 잃은 뒤.. 청년은 급속도로 피폐해지기 시작했다.
    하루하루..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로리안이 넘긴 편지만을 손에 들고있었다.

    -못난 놈,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셈이냐!?

    스승의 일갈에도, 청년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그리고..점점 파동을 느낄수 없게 되었다.

    그저 단순한..장애를 가진 자,  부족한 자. 청년은 더이상 파동을 사용하는 검사가 아니였다.

    그리고.. 최근, "대 전이" 이후부터 모습을 드러낸 이상한 여성들이.. 다른 차원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는 소문이 들렸다.
    차원에 다녀온 모험가들이 말하길..그 차원은,대전이가 일어나기 전의 아라드와 같은 모습이라고 했다.
    그 소식에..청년은, 1년만에  일어서..밖으로 걸어나갔다.


    -이곳은, 모험가님이 살던 아라드와 길이 다르니까 조심하세요, 눈이 안보이신다고 했는데..손 잡아드릴까요?

    청년을 이 차원으로 안내한, 맹해보이는 여성이 입을 열었다.

    -상관 없습니다.

    이미 이곳의 모든것은 몸에 익어있다. 정말이다..모든게 똑같았다. 파도 소리.. 바다 내음새.. 갈매기 소리... 그리고..

    -"없는거 빼고 다있어요~!"

    -....!!!!!

    천천히..청년은, 무언가에 이끌리듯..몸을 돌렸다. 그리고.. 소녀에게 다가갔다.

    -음?

    -.....

    -제 미모에 빠지신건가요?

    목소리와 함꼐, 소녀의 파동이 느껴졌다. 1년만에 청년은 파동이라는 감각을 느꼇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청년의 손은..소녀의 어깨를 쥐었다.

    -자..잠깐..뭐..뭐에요 당신?!

    -모..모험가님! 뭐하시는거에요!? 이 곳의 사람들은 모험가님을 알지 못해요!

    청년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눈이 없이 태어난 청년의 눈에서.....
    청년의 눈이 있어야할 자리에 있던 매끈한 가죽은.. 칼에 베인듯, 갈라졌다. 갈라진 틈에서는..빛이 뿜어져 나왔다. 아니..빛이라기 보다는..격렬한 뇌우와 같았다.
    아주.. 잠시, 찰나의 시간이지만, 시력을 얻은 청년은.. 눈앞에 있는 소녀를 쳐다보았다.

    -이봐, 그럼 말로 설명해줄테니 잘들어.. 일단  찰랑이는 금빛 머리카락을 가지고있는데..

    -눈이 보이지 않아도..손으로 느끼면 어느정도는 알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 내 얼굴을 떡주무르듯이 만질수있는 남자가 있을줄이야, 이건 베누스 여신도 예상치 못할일이야.

    찰랑거리는 금발에, 살짝 올라간 눈, 붉은 입술을 가진 소녀.
    이 모습을 잊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소녀의 모습을 머릿속에 새겼다.

    -자..잠깐..이해는 하지만..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면 어떡해??

    청년은, 품에서 편지를 꺼내.. 소녀에게 넘겼다.

    -이건..내가 만든 편지지랑 봉투잖아? 당신 이거 어떻게 가지고 있는거야?

    청년의 시력은 다시 한번 사라졌다. 청년은 말없이 소녀에게 뒤돌았다.

    -이..이봐! 대답을 듣지 못했어!

    말없이..분노에 휩쌓여.. 소녀의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마구잡이로 걸어가는 청년.

    -모험가님..잠시만요..!
    맹한 여성은 청년을 급히 쫒아갔다.

    더이상 소녀의 파동이 느껴지지 않는걸 확인하자, 청년은 자신을 이곳에 데려온 여성의 목을 강하게 쥐었다.

    -아..앗?!

    -저 소녀는.. 우리 차원에서는 대 전이로 인해 목숨을 잃었어.. 그리고..당신, 대 전이에 대해 뭔갈 알고있잖아.. 그렇지?

    -으..윽...

    -알고 있는건 다 불어, 아니면 목을 비틀어버리겠어. 대 전이가 일어난 이유는?

    -그..그건...

    청년은, 주먹을 들어  여성의 배를 후려쳤다. 청년의 주먹에는 뇌우가 몰아치고 있었다.

    -아..아..!!!!

    -다음에, 대답 대신 다른말이 나오면, 목을 비틀겠다. 마지막 기회야. 대전이가 일어난 이유는?

    멍한 여성은 모든것을 털어놓았다.  자신들이 찾는 존재에 대해.

    여성의 말을 듣고..청년은 떠올렸다. "대전이"가 일어나던 도중 느꼇던..이질적인 파동을.

    몸에 흐르는 강한 전류에 의해.. 실금을 하며 쓰러진 여성의 목을..청년은 소검으로 찌르려 했으나.

    칼을 들어올리는 순간, 머릿속에..다시는 잊지 않기 위해 새겨놓은 소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청년은 결국  소검을 내려 꽂지 못했다.




    ..........

    집으로 돌아온 청년은, 떠날 채비를 했다.

    청년의 방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스승은 기뻐하며 청년의 방 문을 열었다.

    -파동의 기운이 다시 느껴지는구나, 마음의 파란은 가라앉았느냐?

    그러나..스승은, 잠시 후 뭔가 잘못됨을 느꼇다. 청년이 내뿜는 이질적인 파동에서...

    -이 파동은...하지만..어떻게?!  암흑의 장을 열지도 않은 자가..어떻게 뇌전의 장을 열었단 말인가!?

    -스승님,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전 잠시 떠나려 합니다. 돌아오지 못할수도 있으니 미리 불충한 제자의 절을 받으시길..

    -잠깐! 그 몸으로 어딜 간단 말이냐! 네 파동은 지금 아주 불안정해져 있다, 파동을 느끼는 순서가 완전히 뒤틀려버렸다고..!

    원래, 파동비전서는.. "암흑의 장" 에서,  파동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운다. 이는 공격법 이라기 보단, 자신의 내면의 파동을 효율적으로 절제하고,
    합리적으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파동의 눈"에 의해, 파동검의 형태를 바꾸는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뇌신의 장"에서, 파동을 격렬하게 내뿜어 적을 멸하는 초식을 익힌다.  "암흑의 장"에서 배운, 절제법으로, "뇌신의 장"에서 배운 파동을 사용한다. 이것이 정석이다.

    그러나..청년의 파동은.. 절제라는것이 없었다. 그저 앞에 존재하는 모든것들을 태워 멸하기 위한 파동, 당연히 위력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그 파동은 결국 자기 자신을 멸하게 만든다.

    뇌전의 장을 익힌 아수라를.. 뇌신, 인다라천이라 칭하지만..
    "뇌신" 이라기 보단.. 청년의 모습은..  강하게 한번 휘몰아쳐 모든걸 찢어발기고, 자기 자신도 덧없이 사라지는 "뇌우" 그 자체였다.

    -기다리거라..!! 대체 그 파동으로 무엇을 하려한단말이냐?! 무엇에 대적하려 하냔 말이다!!!! 지금이라도 암흑의 장을 열어야 한다! 죽게 된단 말이다!

    그러나, 청년은  뒤돌아서지 않았다. 자신이 가야하는 길에 파동의 절제따위는 필요 없음을 직감했다,

    어차피 더이상 생에 매달려야할 이유는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능히 검으로 투귀를 베고 가히 인간으로 신에 도전하도다...
    번개가 하늘을 가르고 분노가 땅을 울리니...

    -파동비전서, 뇌전의 장 중.
     
     
     
     
    원문이 던갤 성인문학인지라 중간에 부적절한부분은 지웠습니다.
    밑에 출처에서 봐주세요
     
     
    2040146792_ed892b2f.png
    출처 - DC인사이드 던전앤파이터 갤러리 대가엘풍 님 게시글 

     
     
    흰개의 꼬릿말입니다
    모모의 매력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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