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0회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역대급 메인매치와 데스매치였습니다.
콩과 이상민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준것도 좋았고, 장동민과 하연주의 허술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기묘한 데스매치도 좋았네요.
그런데 10회에서 오현민이 약간 의뭉스러운 행동을 하더라구요.
바로 하연주와 최연승에게 신아영의 가넷이라며 가넷을 나눠준 것입니다.
특별한 거래도 없이 그냥 나눠준 거처럼 문제될 게 없어 보이지만,
1. 8회에 떨어진 신아영의 가넷을 10회에 와서 나눠준 점
2. 공개적으로 주지 않고 각자 만나 비밀로 해달라며 나눠준 점
3. 같은 연합인 장동민이 이 사실을 몰랐던 점
이 세가지로 볼때 결코 순수한 의도의 가넷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이번 10회 메인매치가 우승자 1명만 생명의 징표를 받기 때문에 우승을 하지 못할 경우 데스매치에 진출할 확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즉, 오현민의 가넷 분배는 자신이 우승을 못할 경우를 대비한 보험인 것이죠.
자신이 우승할 경우는 그냥 신아영의 가넷을 나눠준 것으로 끝날 뿐이고,
자신이 우승하지 못하고 최연승 혹은 하연주가 탈락자가 될 경우엔 자신이 지목당할 확율을 줄일 수 있죠.
장오연합과 달리 하연주와 최연승은 끈끈한 연합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를 데스매치에 찍을 수도 있으니까요.
장동민은 탈락자가 되더라도 결코 자신을 지목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 따로 딜을 하지 않을거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장동민이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점입니다.
장동민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 않은데에는 다음과 같은 의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장오연합의 해체를 원한다.
2. 자신이 보험을 들었다는 사실을 장동민이 알게해서 의심사고 싶지 않다.
3. 장동민과 둘 중 하나가 데스매치에 지목 당하게 될 경우, 자신이 살겠다.
1. 장오연합의 해체를 원한다
장오연합이 워낙 끈끈하게 이어진 탓에 그걸 끊기가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만약 오현민이 배신해서 장동민을 떨어트린다면 단순한 게임내의 배신으로 끝나지 않게 된거죠.
그래서 직접적으로 배신을 할 수 없었지만 이번회에 장동민이 떨어지길 바랬을 겁니다.
하지만 데스매치에서 장동민을 응원한 것으로 보이네요.
2. 자신이 보험을 들었다는 사실을 장동민이 알게해서 의심사고 싶지 않다.
이 경우는 궤변입니다. 언제든지 가넷 변동이 확인되면 장동민이 그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도 메인매치가 끝난 후 데스매치 상대 지목 전에 가넷수가 공개되면서 장동민이 알았구요.
하지만 장동민에게 사실을 말할 경우 장동민이 자신을 우승자로 밀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장동민 성격상 그럴 가능성은 매우 적지만 언제나 만약이라는게 있으니까요.
3. 장동민과 둘 중 하나가 데스매치에 지목 당하게 될 경우, 자신이 살겠다.
제 생각엔 이 경우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 보입니다.
둘 중 하나가 데스매치에 가야 할 경우 자신이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물론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를 대비해서 액션을 취했다는 것은 전혀 이야기가 달라지죠.
이는 연합이 충분히 깨질만한 일이기 때문에 장동민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즉,
"위험에 빠지면 언제든 장오연합을 버릴 수 있지만 가능한 유지하고 싶다"
이것이 제가 추측한 오현민의 생각입니다.
열심히 분석했는데 하고 봤더니 엄청 당연한 결론이네요...
오현민의 생각은 충분히 타당하고 합리적이지만, 이를 위한 행동이 약간 어설픈 게 있네요.
게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정치력에서는 분명히 부족한 부분이 보입니다.
결국 장동민이 가넷딜을 알게 되면서 오현민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10회에서 오현민은 자신이 홍진호에 버금가는 천재라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홍진호와 비슷하게 정치력을 약점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도 보여줬네요.
홍진호가 지니어스내 정치적 이해관계를 못따라가서 거대세력에 참가못하고 몰리는게 약점이었다면,
오현민은 정치적 이해관계는 잘 파악하고 있으나 정치력을 발휘하는 수가 왠지 어설픈게 약점인거 같아요.
3회에서도 그렇고 다른 참가자들에게 쉽게 읽힌 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게임에서의 수싸움은 강한데, 정치에서의 수싸움은 왜 약할까요?
그래도 이제 개인전만 남았으니 우승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지니어스 올스타전이 열린다면 홍진호vs오현민 데스매치를 꼭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