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먼저 베오베 과학게의 유사글이 보여서 한 자 적습니다.
2. 진화론과 창조론 논쟁은 의미가 있을까요?
3.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진화론은 과학적 지식이지만, 창조론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 진화론이 과학적 지식인지는 따로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인터넷에 진화론이라고 쳐서 사전만 보더라도, 그 근거는 상당히 많으니까요.
그렇다면 왜 창조론이 과학적 지식이 아닌지를 이야기해봐야겠네요.
4. 창조론이 과학적 지식이 아닌 이유는 '검증된 방법으로 얻어 낸 체계적 지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 바, (1) 창조론자들은 창조론을 성경(성경 중에서도 창세기 극초반부)을 통해 주장합니다.
또는 (2) 성경을 통해 지구의 역사, 인류의 역사를 유추하여 주장합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3) 진화론의 과학적 결함을 지적하고, 그를 근거로 창조론을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방법 모두 과학적이지 않습니다.
성경을 통해 주장하는 것은 실험과 같이 '검증된 방법'으로 얻어진 지식이 아닙니다.
또 성경을 통해 지구의 역사와 인류의 역사를 유추한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의 이유로 지식이 아닙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화론에 과학적 결함(혹은 반례)이 있다고 한들 극단적으로 그것은 진화론의 폐기만을 의미할 뿐 창조론의 합리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5. 곧, 진화론과 창조론 논쟁은 의미가 없습니다.
진화론은 과학적 지식이지만, 창조론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6. 그런데 왜 진화론과 창조론이 논쟁이 될까요?
우습지 않습니까? 과학적 지식과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주장이 '논쟁거리'로 수 세기 간 이어져왔다는 것이요.
7. 저는 여기서 잠깐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보고 싶습니다.
코페르니쿠스, 브루노, 그리고 갈릴레이.
그들은 지동설을 주장했습니다.
지동설은 과학적 지식입니다. 관찰을 통해 검증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 과학적 지식을 주장하는 것이 그 당시에는 종교적 문제가 되었습니다.
왜일까요.
저는 그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추정컨대 적어도 "지동설이 주장됨으로 인해 종교계에서 받게 되는 어떤 타격"이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과학적 지식을 발견한 사람을 탄압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만약 지동설이라는 과학적 발견 하나에 부정되는 신, 그런 구닥다리 신이라면 믿을만한 '가치'가 정녕 있을지도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결론내리기로는 그 당시의 지식인 탄압은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이익과 권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신'은 허울뿐인 신이며 언제든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학살이나 탄압을 해도 좋은 명분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십자군 전쟁의 명분을 잘 생각해보세요.)
8. 진화론과 창조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당연히 진화론은 과학적 지식으로써 인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 많은 가설과 그것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창조론은 아닙니다. 설령, 창조론이 과학적 지식으로써 제기되었다 할지라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 폐기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진화론과 창조론의 논쟁은 이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9. 바로 종교인(이하 카톨릭, 개신교인을 뜻함)과 비종교인 간의 대립 구도입니다.
일부 종교계에서는 마치 진화론을 '믿으면' 종교계의 이단아가 되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과학적 지식이 언제부터 '믿음'의 대상이었나요?
과학적 지식은 검증된 방법으로 얻어 낸 체계적 지식인데 말이죠.
그런데 일부 종교인들은 이 진화론을 믿음의 문제로 생각합니다.
반대로 일부 과학자 혹은 비종교인들은 진화론을 통해 종교인들의 신앙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진화론이 과학적 지식인 것과 신의 존재 여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종교인이 과학적 지식으로써 진화론을 아는 것과 신앙심에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10. 그런데 항상 진화론과 창조론의 논쟁에서는 이 '과학의 종교에 대한 월권 판단'과 '종교의 과학에 대한 월권 판단'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마치 종교인이면 창조론을 옹호하고 지지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을 갖게 하고,
또 과학자 혹은 비종교인이면 진화론을 통해 종교인들이 믿는 신을 하찮은 존재로 만들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을 갖게 만듭니다.
이건 애당초 '진화론과 창조론 중 어느 이론이 과학적 지식에 부합하는가'라는 논점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11. 진화론은 과학적 지식입니다. 창조론은 과학적 지식이 아닙니다.
그렇다고해서 종교인들의 믿음이 진화론으로 인해 하찮은 것이 되거나 신의 존재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진화론은 단지 과학적 지식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미래에 과학이 발전해서 진화론에 대한 결정적인 반례가 등장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들 모두가 신을 믿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과학적 지식으로써의 진화론이 폐기된 것에 불과합니다.
12. 많은 사람들이 과학과 종교가 마치 대립적인 것이라고 은연 중에 생각합니다.
만일 그렇다면 종교는 과학이 발전할 수록 점차 사라져가야 합니다.
물론 고대에 비해 현대의 종교는 과학에게 더 많은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생명과학, 천체물리학, 화학,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적 진보로 인해 인간은 예전 사람들보다 더 종교에 의지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대의 종교가 쓸모없게 된 것도 아닙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고, 또 나누고 보살피는 것을 누구도 하지 않는다면, 바로 종교인들이 해야 할 몫으로라도 남겨지기 때문입니다.
13. 저는 무엇보다 인류가 발전하면서 '종교적인 문제'과, '과학적인 문제'을 명백히 구분하여 알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직까지도 진화론과 창조론을 '논쟁거리'로 제기하고 또 거기에 맞붙어서 종교와 과학의 대립 구도로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안타깝습니다.
만일 종교인들이 믿는 신이 인간의 변호에 의지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면, 과연 그 무력한 존재를 신앙하고 따라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14. 그래서 종교인이라고 해서 진화론을 부정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진화론은 과학적 지식이자 상식입니다.
마찬가지로 종교인이 아니라고 해서 진화론을 도구 삼아 종교인의 신앙이나 가치에 흠집을 내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진화론은 단지 과학적 지식일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