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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491272
    작성자 : 말랑쥐
    추천 : 40
    조회수 : 11764
    IP : 182.216.***.219
    댓글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7/03 03:58:17
    원글작성시간 : 2012/07/03 00:40:17
    http://todayhumor.com/?humorbest_491272 모바일
    [롤문학] 리그 오브 룰루 합본판.txt
    룰루는 배를 부여잡고 미친듯이 웃어재꼈다.

    작은 분홍빛 다람쥐는 비탈길을 데굴데굴 굴러 마침내 나무에 부딫혔고 '펑' 소리와 함께 작은 요들족 꼬마아이로 변했다.

    "이거 하나도 재미없어."

    투덜거리며 언덕을 올라온 꼬마는 바짓단을 툭툭 털며 말했다.

    한참을 웃던 룰루는 이내 싫증이 난듯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밤나무!"

    새로운 놀잇감을 발견한 룰루는 미친듯이 뛰어가 밤나무를 흔들어댔고, 요들꼬마는 질겁하며 달아났다.

    "어딜!"

    요들꼬마는 이번에 작은 생쥐로 변했지만, 그대로 벤들시티로 달려가버렸다.

    룰루는 잠시 미간을 찌푸린 후 불만스럽게 지팡이로 밤나무를 툭툭쳐서 밤송이들을 모두 고슴도치로 바꿔버렸다.

    고슴도치가 된 밤들은 우수수떨어지더니 이내 여기저기로 달아나버렸다.

    할일을 잃은 룰루는 폭죽이 여러모양으로 터지는 상상을 하며 벤들시티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현 주거지인 벤들시티 사람들은 룰루따윈 안중에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걸어가면서 뭐 재미난것 없나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지팡이로 물건들을 툭툭치던 룰루는 이내 잡화점 앞에 우뚝 멈춰섰다.

    한창 상상하던 거대 꽃봉오리도 잊어버리고 멍하니 잡화점을 바라보던 룰루가 입을열었다.

    "얘, 너 참 재밌게생겼다!"

    작은 새장안에 같힌 재밌게 생긴 "얘"는 새장을 잡고 불만스럽게 흔들어댔다.

    "픽스? 그래 픽스야 넌 뭔데 여기서 이러고있니. 답답하겠는데?"

    룰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새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자 이제 넓지?"

    새장은 거의 룰루만하게 커졌고 픽스는 여유롭게 커지는 통에 사이가 넓어진 철창사이로 나와 빙글빙글 돌기시작했다.

    픽스의 우스꽝스러운 춤을보고 한참 낄낄대던 룰루는 이제 거의 잡화점을 무너뜨릴 지경의 새장을 본 잡화점 주인의 비명소리를 듣고 재빨리 자리를 떴다.

    벤들시티를 벗어나 한참을 날아서 앞서가던 픽스를 빗자루를 타고 따라가던 룰루는 곧 눈이 동그래졌다.

    "뭐야? 이런건 처음보는데!"

    눈앞에 펼쳐진것은 생전 처음보는 이상하게 생긴 나무와 꽃, 그리고 정체불명의 동물들이었다.

    룰루에게 더 기쁨을 준것은, 이 모든것들이 시시각각 변한다는 점이었다.

    나무는 심심한지 자리를 옮겨서 다른곳에 뿌리를 내리곤했고, 꽃은 뛰어다녔다.

    동물들은 날기도 하고 뛰기도했고, 심지어 순간순간 사라지기도 했다.

    "글레이드 라고? 이곳 맘에드는데!"

    환호성을 지른 룰루는 픽스와 한껏 뛰놀기 시작했다.

    얼마나 놀았을까, 글레이드라는 요정세계에도 밤이 찾아오고 이내 아침이 찾아왔다.

    그렇게 정신없이 몇일이 지난 어느날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자신의 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룰루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가 여기 얼마나 있었던거야?"

    뛰어다니던 모자에서 튀어나온 픽스는 날아다니며 여러 숫자를 써대기 시작했다.

    "1,2,3 아니야. 일주일은 지났을 꺼라구!"

    벤들시티쪽으로 지팡이를 타고 바삐 날아가던 룰루는 이내 보이는 벤들시티가 자신이 알던것과 많이 달라진것을 깨달았다.

    전보다 화려해보이는 대로의 돌들과 새로운 몇몇 건물들은 마법으로도 룰루가 글레이드에서 놀던 몇일만에 지어질만한 것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자신과 놀던 이름도 모르는 요들꼬마의 집이 있던곳엔 심지어 새로운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마침 지나가는 요들꼬마를 공중에 띄워버린 룰루는 이것저것 묻다가 자신이 수백년이나 뒤의 세상에 왔음을 깨달았다.

    "픽스, 들었어? 수백년이나 지났다는데?"

    낄낄대던 룰루는 꼬마를 새끼돼지로 변하게 한뒤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곧 요들꼬마의 엄마가 나타나 룰루의 머리를 세차게 후려쳤다.

    "왜 남의 애를 돼지로 변신시키고그래? 어머 이 흉한 꼬리를 봐!"

    맞아서 삐뚤어진 모자를 보고 고쳐쓰려다 모양이 재밌어서 놔두기로 한 룰루는 불만스럽게 새끼돼지를 다시 원상복구 시켰다.

    "넌 처음보는 앤데? 우리애랑 놀생각 하지마렴."

    목놓아 우는 아이를 어르며 데리고가는 엄마의 뒤를 쳐다보던 룰루는 픽스를 잠시 쳐다보더니 낄낄댔다.

    "아직 흉한 꼬리는 달려있지."

    픽스는 룰루의 모자를 바르게 고쳐주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라고 있대."

    다시 모자를 삐뚤게 쓴 룰루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룰루는 픽스에게 끝도 없이 재잘대며 벤들시티를 빠져나갔다.

    그게 벤들시티에서의 마지막 룰루 모습이었다.


    "잘 모르겠는데?"

    '까드득 까드득' 룰루가 호두를 입안에서 굴리며 되묻자, 목소리가 다시한번 설명했다.

    -소환사들은 데마시아와 녹서스에서 파견되어 너희들을 소환하지. 리그 오브 레전드는 너희같이 소환된 '챔피언'들의 싸움의 승패 여부에따라 분쟁이 해결되고 많은 이들의 희생을 막을 수 있는 좋은 시스템 이라는것...

    '퉷' 하고 마침내 호두를 뱉어낸 룰루가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나무구멍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줌마 거기살아?"

    -....곧 너도 소환될 것이다 요들 꼬맹아. 정의의 전장으로 가기전에 좀 쉬도록 하라.

    "거기 사냐구."

    더이상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지루해진 룰루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몇천년은 자란것으로 보이는 고목들이 빽빽하게 자라있는 숲은 공포스럽기까지했다.

    하지만 이 요들족 꼬마 마녀에겐 그것도 하나의 즐거운 놀이터였다.

    "재밌니 요들 꼬맹아?"

    나뭇가지에 모자를 걸고 그네를 타던 룰루는 그대로 멈춰 자신을 부른것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후드를 눌러쓴 날씬한 여성이었다.

    신비로워보이는 푸른빛 활을 어깨에 맨 그녀는 천천히 후드를 벗었다.

    "너와 내가 듀오인가보군."

    그대로 모자를 나무에 매단채 흔들거리던 룰루가 물었다.

    "듀오? 아줌마가 내 짝이라구?"

    "난 아줌마가 맞고, 너의 짝이지."

    그녀는 천천히 룰루에게 걸어가 손을뻗어 룰루를 나무에서 내려주었다.

    "내이름은 애쉬야. 아바로사의 딸이며, 프렐요드의 서리궁수지."

    "내이름은 뭘까요? 수수께끼다!"

    즐겁게 애쉬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던 룰루는 픽스가 애쉬의 귓가로 날아가서 쑥덕대자 지팡이를 휘둘렀다.

    "야 픽스! 참견하지말라구!"

    "아, 그래 룰루구나. 잘부탁해."

    불만스럽게 픽스를 폭죽처럼 하늘로 쏘아올린 룰루는 에쉬가 내민손을 붙잡았다.

    "앗, 차거!"

    화들짝 놀라며 룰루가 손을 거두자 애쉬가 빙그레 웃었다.

    - 시간이 되었다

    다시 아까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룰루가 애쉬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했다.

    "저 아줌마는 나무 구멍속에 산대요."

    애쉬가 낄낄댔다.

    - 소환사의 규율에 의거하여 정당한 방법으로 너희들은 선택되었다. 곧 너희들은 정의의 전장으로 소환된다.

    - 애쉬, 룰루, 애니, 문도 박사, 마스터 이.

    "내이름이 있다! 픽스!"

    공중에서 떨어지던 픽스를 낚아챈 룰루가 곧 뿅하고 사라졌다.

    애쉬는 다시 후드를 눌러썻고 이내 그녀도 사라졌다.

    - 소환사의 협곡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낭랑한 목소리에 눈을 뜬 룰루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봐 픽스. 여기 재밌게 생긴분이 있는데?"

    룰루가 지팡이로 지목한 사내는 외형이 기묘했다.

    빳빳하게 카라를 세운 옷은 제법 검사같아 보였지만 입을 제외한 얼굴에 뒤집어 쓴 가면은 여러개의 녹색눈이 빛나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모양새였다.

    "아저씨 벌레같은데!"

    "입조심 하도록. 벌레는 가장 내가 싫어하는 단어일세."

    엄숙히 말한 마스터이는 낮게 한번더 중얼거렸다.

    "더러운 녹서스 살인마와 한팀이라니..."

    당사자인 문도박사는 괴상하고 불쾌한 소리를 내며 앞으로 걸어가버렸다.

    "내가 가장 상단 라인을 맡지. 요들족 꼬마와 서리궁수님은 가장 아랫라인 일꺼요."

    "잘 알고있습니다."

    살짝 고개를 숙인 애쉬는 마스터이에게 줄 벌레를 찾아 땅을 여기저기 살피던 룰루의 귀를 잡아끌고 사라졌다.

    "저기요."

    마스터이는 자신보다 아래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붉은머리의 소녀는 곰인형 하나를 손에든채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여 마스터이를 불량스럽게 쳐다보았다.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세요."

    이 말을 남긴 후 애니는 종종걸음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참을 우두커니 서있던 마스터이도 씁쓸한 표정으로 탑라인으로 뛰어갔다.


    "초급 소환사들은 우리같은 챔피언은 소환하지못해. 그래서 미니언이라는걸 소환하지."

    "그게 뭔데?"

    "병졸이야. 잡으면 골드를 주지."

    "골드? 그거라면 나도있지롱."

    모자를 벗어 한창 뒤적거리던 룰루는 곧 토끼 한마리를 꺼내 엉덩이를 두세번 두들겼다.

    그러자 토끼가 바둥거리며 입에서 금붙이 몇개를 뱉어냈다.

    "이런건 여기선 쓰지못해."

    진지하게 말한 애쉬가 금붙이 몇개를 줏어 다시 토끼 입에 집어넣었다.

    괴로운 표정의 토끼의 볼이 빵빵해지자 룰루는 다시 모자에 토끼를 쑤셔넣은 후 머리에 써버렸다.

    "미니언을 잡아야만 얻는 정의의 전장용 골드가 있단 말이지."

    애쉬가 중얼거리듯 룰루에게 말하며 어깨에서 활을 빼냈다.

    "그리고 말이야..."

    시위에 활을 여러개 매긴 애쉬가 룰루에게 말하던 목소리 그대로 중얼거렸다.

    "우리같은 챔피언도 골드를 주지!"

    활을 떠난 여러개의 화살이 풀숲을 향하자 풀숲이 요란스럽게 흔들렸다.

    "어휴...뭐야? 뭐이리 눈치가 빨라?"

    머리에 붙은 풀을 떼어내며 불만스럽게 투덜대면서 튀어나온건 룰루와 같은 요들족이었다.


    "까다로운 메글링 코만도로군."

    "벤들시티 알아?"

    애쉬가 찌푸린 얼굴로 퉁명스럽게 말하자 옆에서 연달아 룰루가 소리쳤다.

    "요들족이 벤들시티를 모른다고? 너 바보냐?"

    "픽스, 그거 어딨어? 아니 튤립 말고."

    같은 요들족과의 대화에 금세 흥미를 잃은 룰루가 모자안을 뒤적이며 무시했다.

    새로운 요들은 룰루의 타고난 집중력에 입을 딱 벌린채 서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화를내기 시작했다.

    "이봐, 같은 요들족으로써 메글링 코만도의 트리스타나를 모른다고 하진 않겠지?"

    "찾았다!"

    화난 트리스타나를 무시한채 룰루는 모자속에서 꺼낸 와드를 들고 트리스타나가 나온 풀숲안으로 뛰어들어갔다.

    풀숲이 세차게 몇번 부스럭 거리더니 이번엔 또다른 인물이 다급하게 튀어나왔다.

    "뭐냐 이거. 요들. 꼬마."

    딱딱 끊어지는 거슬리는 음성으로 말한것은 로봇의 생김새였다..

    곧 풀숲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민 룰루가 물끄러미 로봇을 쳐다보더니 튀어나왔다.

    "와우!"

    룰루가 지팡이로 로봇의 몸뚱이를 두들기자 '텅텅' 소리가 났다.

    "재밌는 소리가 나는걸?"

    "나 블리츠크랭크. 증기골렘. 때리지 말아달라."

    그제서야 두드리는걸 멈춘 룰루가 애쉬옆으로 뛰어갔다.

    "같은 요들이라고 봐주는거 없다. 알겠지?"

    트리스타나가 으르렁대자 룰루는 혀를 내미는것으로 응수했다.

    - 미니언들이 생성되었습니다.

    다시한번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렇게, 미간에, 꽂아야, 하지."

    애쉬는 한발한발 화살을 날리며 룰루에게 이어서 설명했다.

    "나도?"

    "아니. 아니라고 넌 가만히좀. 아니라고!"

    몇번이나 지팡이를 휘두르려는 몸짓을하며 애쉬의 속을 뒤집어 놓은 후에야 룰루는 장난을 멈췄다.

    "그럼 난 뭘하는데?"

    "너는..."

    화살을 또하나 매기며 애쉬가 말을 이었다.

    "내가 마음대로 활을 쏠 수 있게 저놈들을 견제해줘."

    룰루는 딱 멈춰섰다.

    서너발 활을 더 쏜 뒤 석고상처럼 멈춰선 룰루를 향해 애쉬가 난처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같은 요들이라 그런가?"

    룰루는 애쉬가 물은 뒤로도 한참 멈춰서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린 뒤 비로소 대답했다.

    "아니, 견제가 무슨 뜻이야?"

    애쉬는 심경이 복잡해지는걸 느꼈다.

    한편 탑라인의 마스터이는 미니언을 몇마리 베어넘기는 동안에도 상대가 나타나지 않자 기분이 나빠졌다.

    "내 적수는 나타나지 않는가!"

    외치며 공성 미니언의 바퀴를 부셔버리단 찰나 바로 옆 풀숲에서 단검하나가 날아왔다.

    "!"

    침착하게 단검을 팅겨낸 마스터이는 풀숲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미동조차 하지 않던 풀숲에서 갑자기 검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재빨리 몸을 비틀어 피한뒤 풀숲에 검을 찔러넣으며 들어간 마스터이 옆으로 무언가가 재빨리 움직였다.

    숨쉴틈도 없이 검을 비틀어 옆으로 뿌리며 풀숲밖으로 나오자 비로소 상대의 모습이 잘 보였다.

    "황혼의 눈?"

    마스터이는 질문하듯 중얼거리며 자세를 정리한 뒤 천천히 상대를 견제했다.

    "...."

    상대는 쓸데없는 동작이 거의 없었다.

    낮게 자세를 낮춘 채 등뒤에 멘 검을 금방이라도 뽑을 듯 손을 얹고있었다.

    "그러니ㄲ..."

    "..!"

    마스터이가 뭔가 말을 하려던 때에, 상대는 다급히 눈을감고 손을 모은 채 무언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비겁하게 빈틈을 노려야 할지 잠시 고민하던 찰나, 상대는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

    "쉔 저놈조차 날 무시하는것인가?"

    중얼거리며 다시 마스터이는 미니언을 베어넘기기 시작했다.


    "견제란건 말이지..."

    한편,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며 눈을 굴리던 애쉬는 순간 멈춰섰다.

    문도박사가 봇라인 근처 강가에서 서성대더니 봇라인쪽으로 천천히 걸어오는것을 목격한 것이다.

    "너, 무슨 마법 쓸줄아니?"

    "나?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예를들면 쟤네를 다람쥐로 변하게 하거나, 아줌마를 살찐 토끼로 변하게 하거나..."

    "아니, 저 녀석들을 좀 더 귀찮게 할 순 없나?"

    룰루는 지팡이를 빗자루로 변하게 한 뒤 올라타며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게 내 특기지!"

    앞으로 빠르게 쏘아져 나가는 룰루를 뒤쫒아 애쉬가 뛰었다.

    "좀 도와줘, 픽스!"

    룰루가 소리치자 픽스가 튀어져 나가 트리스타나의 몸에 부딫혀 들어갔다.

    "뭐야 이건?"

    미니언에게 탄환을 쏘아대던 트리스타나는 작은 나비같은것이 돌진해오자 당황했다.

    "어떤 귀여운걸로 만들어줄..."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며 장난스럽게 말하던 룰루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뒤따르던 애쉬는 풀숲에서 튀어나온 무언가가 룰루를 낚아채가자마자 화살도 매기지 않고 활시위를 당겼다.

    "문도박사! 어서 튀어나와!"

    그녀가 숨어있는 문도박사에게 외치며 활시위를 놓자 거대한 화살이 트리스타나를 향해 날아갔다.

    "내 맹세코 저런건..."

    당황한듯 더듬거리던 트리스타나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로켓을 조작했다.

    "블리츠크랭크! 일단 튀어!"

    바닦에 로켓을 쏴서 튀어져나가려던 트리스타나에게 갑작스레 거대한 칼이 회전하며 날아왔다.

    그녀는 황급히 몸을 비틀었지만 팔을 비스듬히 비켜가며 칼이 땅에 박혔다.

    "문도!"

    기분나쁘게 외치며 또하나의 칼을 던지기위해 문도박사가 팔을 당겼다.

    한편 룰루를 끌어당긴 블리츠크랭크의 행방을 다급히 찾던 트리스타나는 풀숲에서 노란색 햄스터가 튀어나오고 그 뒤를 룰루가 잇자 절망했다.

    "뛰어라 뛰어!"

    룰루가 햄스터를 막대기로 치자 힘없이 데굴데굴 굴렀다.

    트리스타나가 포기한채 날아오는 애쉬의 화살과 문도박사의 칼을 번갈아 쳐다보던 찰나, 무언가가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 "난 이 벌꿀술보다 좋은건 보지 못했어."

    트리스타나는 자신의 말을 입증하듯 벌꿀술을 원샷했다.

    "난 아직도 몇일전에 니가 정의의 전장에서 펜타킬을 한걸 똑똑히 기억해."

    잔을 내려놓으며 트리스타나가 말했다.

    "한놈은 죽은줄도 몰랐지. 버섯을 밟았다더군."

    티모는 낄낄대며 벌꿀술을 한잔 더 따랐다.

    잔을 넘겨받은 트리스타나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메글링 여단에 들어올때만 해도 이정도로 할줄은 몰랐는데."

    "무슨, 넌 처음부터 유명했다고."

    티모가 잠시후 덧붙여 말했다.

    "네 포탄을 맞고 무사할 수있는놈이 몇이나 있겠어?" 』


    그 몇놈중 하나는 지금 노란색 햄스터의 궁둥이를 후려치며 빗자루를 타고 날아오는 중이었다.

    "픽스!"

    트리스타나의 포탄은 픽스라는 요정에게 막혀버렸고 트리스타나가 아까부터 느끼던 기묘한 기운이 절정에 다다를때쯤 쉔이 급작스레 나타났다.

    그와함께 애쉬의 수정화살과 문도의 칼은 쉔의 등장과 함께 없어져 버렸다.

    "뭐야? 왜이리 늦었어?"

    트리스타나의 외침을 무시한채 쉔이 룰루를 향해 뛰어갔다.

    "뭐야? 깜짝쇼야?"

    룰루가 조금 당황하며 반짝반짝 창을 날리자 쉔은 가볍게 피하며 말했다.

    "넌이미 죽어있다. 다만 그 사실을 니가 모르고 있을뿐."

    룰루는 순간 오싹해졌다.


    "크게!크게!"

    순간 룰루의 몸이 엄청나게 거대해졌다.

    그반동으로 주변의 쉔을 포함한 것들이 모두 튀어올랐다.

    날렵하게 바닦에 착지한 쉔은 거대해진 룰루를 쳐다보았다.

    "뭐냐."

    커진 몸을 가누기 힘든지 힙겹게 타워쪽으로 몸을 돌린 룰루가 천천히 걸어왔고, 애쉬와 문도도 타워쪽으로 급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전투는 곧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다시 몸집이 작아진 룰루가 화나서 픽스를 여기저기 날려댔지만 애쉬와 문도가 신경 써주지않아 금세 시무룩해질때쯤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 퍼스트 블러드

    "어 뭐야?"

    "이런."

    애쉬는 재빨리 활시위를 당긴 뒤 강쪽으로 정찰매를 쏘아 올렸다.

    포물선을 길게 그리며 정찰매가 날아간 얼마 후 애쉬가 한숨을 쉬었다.

    "마스터이가 당했어. 미드라인 에서도 싸움이 있었나본데? 아리를 노리고 갔나본데 되려 상대 아무무에게 당한 모양이야."

    "그아저씨는 좀 멍청한 구석이 있는것 같은데?"

    룰루의 말에 애쉬는 딱히 아니라고 할 수가없었다.


    - 마스터이. 내 스펠까지 소모해서 살리려했는데. 무슨 생각인가?

    "내 의지와 반한 생각이오 소환사. 내 전투력의 감퇴만 초래할 뿐이지."

    - ...?

    마스터이는 조용히 재소환을 기다리며 가부좌를 틀었다.

    - 이번 전투는 데마시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녹서스놈들의 약점을 잡을 수 있는 핵심 안건이 걸린 문제란 말이다.

    "그래서 날 부른것은 알고있는데, 어째서 녹서스 살인마가 내 팀에 섞여있는거지?"

    - 정의의 전장 내에서 편가르기는 소환사로 끝이다. 그 안의 챔피언들의 국적이나 생각은 중요치 않다.

    마스터이는 잠시 후 입을열었다.

    "그 핵심 안건이라는것."

    잠깐 곰곰히 생각하며 공백을 다시 둔 마스터이가 말을 마무리지었다.

    "혹시, 녹턴에 관한것이오?"


    『 "갑자기 튀어나온 그 생물을 간신히 넥서스의 힘을 빌어 묶어놓긴 했습니다만..." 

    고위 소환사는 이마의 땀을 훔치며 초조하게 말했다.

    마이트스톤은 계속 말하라는 의미로 손짓했다.

    "그 사후 처리를 어떻게 해야합니까...?"

    좋은 청중의 자세로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있던 마이트스톤은 맥빠진듯 의자에 몸을 묻었다.

    "리그 원로라는 것도 골치아프군."

    '녹턴' 이라는 괴상한 것의 징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소환사들의 악몽속에 자주 나타나는 괴생물은 단순한 꿈에서 소환사들의 경험과 입소문이 덧붙여져 거의 실체화 되가고 있었다.

    그리고 미쳐가는 소환사가 점차 늘어나자 리그 원로 회의에서도 거론조차 하기 꺼려하던 '이것'은 녹턴이라는 구체적인 이름으로까지 오르내리게 되었고 마침내 뒤틀린숲 넥서스에서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니까, 당최 형체가 없던것이 어떤 이유로 형상화 되었습니다..."

    "그럼 죽여 없애면 되지 않는가?"

    답답한듯 마이트스톤이 말하자 소환사는 안절부절 못했다.

    "그 녹턴이라는것이... 당최 현실에 없던존재 아닙니까..."

    "그래서?"

    "그걸 죽여 없애서 다시 현실에서 사라진다면..."

    마이트스톤은 자신의 이마를 후려쳤다.

    "그렇군...! 그럼 그냥 우리가 저 위험한놈을 데리고 있어야 한다는건가?"

    "...그게 가장 좋은 방안으로 나온것이, 그것, 그러니까 녹턴을 리그 챔피언으로..."

    마이트스톤은 황당한 표정으로 소환사를 바라보았다.

    "그게 소환사에게 해를 끼친다며?"

    "이미 넥서스의 힘에 묶인상태라 소환사에 대한 저항은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집행관들도 이미 대부분 찬성을..."

    "굳이 통과된 일가지고 날 짜증나게 할셈이었나?"

    마이트스톤의 노호성에 고위소환사는 머리를 거듭 조아리며 사라졌다. 』


    - 너와는 상관 없는일이다. 마스터이.

    마스터이는 재소환 시간이 임박했음을 느끼고 가부좌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무쪼록 싸움이란건 나쁜것이오."

    마스터이는 마지막 말과함께 소환사에 의해 협곡으로 재소환되었다.

    - 꽤나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는군. 생각보다 머리가 잘돌아가는데?


    "면목이 없소."

    차분히 활을 쏘는 애쉬 옆에 머쓱하게 나타난 마스터이가 말했다.

    "아저씨, 그거 알아?"

    다시 모자를 뒤적이기 시작한 룰루가 모자속에서 종이뭉치를 꺼냈다.

    "아저씨의 리그 승률말인데..."

    마스터이의 어깨가 늘어졌다.

    "승률같은건 세주아니같은 호전적인 전사나 신경쓰는 거란다."

    애쉬의 말을들은 룰루가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사실 리그 승률같은것은 내게 없는데, 왜이리 아저씨가 힘이없어보이지?"

    마스터이는 무안한듯 헛기침을 하더니 애쉬에게 물었다.

    "혹시 리그에서 녹턴을 상대해본적이 있나?"

    애쉬는 당겼던 활시위를 거두고 마스터이를 바라보았다.

    "딱한번, 이기긴 했지만 불쾌한 경험이었죠."

    "그래, 나도 상대해본적 있지."

    둘의 대화를 듣던 룰루가 끼어들었다.

    "녹턴? 그게 뭔데?"

    "악몽덩어리지. 전에는 소환사들 조차 당하는 녀석이었는데, 어떤 이유로 챔피언이 되었다더군."

    애쉬는 다시 활시위를 당겼다.

    "지금은 상대가 아니니까 상관없어."

    애쉬의 화살을 맞은 미니언이 고통스럽게 쓰러지는것을 바라보며 흉내내던 룰루가 의문스럽다는듯 말했다.

    "악몽? 그게 뭐지?"

    "꿔본적이 없다면, 녹턴을 만나보길 권하네."

    불쾌한 기억인지 입을 비틀며 마스터이가 말했다.

    "꿈에 무섭게 생긴 고양이 같은것이 나오는게 악몽이야? 난 걔네들과 놀아주는데."

    "아니 그건 악몽이 아니.. 맞나?"

    애쉬의 화살이 처음으로 빗나갔다.

    "악몽이지만, 그걸 재미있게 받아들였으니 악몽이 아닌건가?"

    "으음..."

    마스터이는 깊게 생각에 잠겼다.

    그때 강쪽 풀숲에서 부스럭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바짝 긴장한 마스터이가 검을 치켜올렸고, 애쉬도 활을 겨눴다.

    룰루는 지팡이를 들어올리다 마스터이의 허리춤을 가격했다.

    "이봐 신사숙녀들."

    애니가 불쑥 튀어나왔다.

    "미드라인에서 가녀린 소녀하나가 다큰 어른이랑 싸우는데 아무도 안와보는거야?"

    룰루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그러니까, 소녀란 말이지? 내생각엔 말이야, 여기 이 아줌마보다도..."

    룰루의 모자를 눌러 얼굴 자체를 덮어버린 애쉬가 말을 받았다.

    "미안하지만 이쪽도 상황이 썩 좋지가 않아서."

    순간, 애쉬가 바라보는쪽을 애니도 바라보았다.

    트리스타나는 실로 화려하게 포탄을 난사하며 미니언을 도륙하는 중이었다.

    "불쌍한 미니언들."

    마음에도 없는 감상을 애니가 뱉자 모자속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이쪽놈들을 다 처리하면 미드라인에도 와줄꺼야?"

    애쉬와 마스터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가 돕지. 문도 이 멍청이는 도통 보이지가 않는군."

    애니가 중얼거리며 풀숲으로 기어들어갔다.

    애쉬가 다시 화살을 쏘기 시작했고, 곧 풀숲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문도 넌 여기서 뭐하는거야?"

    문도는 멍청하게 입을 벌린 채 애니를 바라보았다.

    "쉿, 어쨌든 놈들을 잠깐 못놀게 해줘야지."

    애니는 조심스럽게 용암방패를 둘렀다.

    "내가 신호하면 나가 문도. 하나 둘-"

    문도가 카운트다운이고 뭐고 식칼을 던지자 그대로 트리스타나의 등에 적중했다.

    "와우!"

    애니가 신나게 외치며 화염구를 날려버렸다.

    "붕괴! 소각! 그리고!"

    손에 들고있던 티버를 트리스타나의 머리위로 던진 뒤 애니가 소리쳤다.

    "티버!"

    트리스타나는 힘겹게 잘 움직여지지 않는 고개를 비틀어 위를 쳐다보았다.

    귀여운 곰인형은 실로 괴팍하게 생긴 곰 티버로 변해서 떨어지고 있었다.

    블리츠크랭크는 마스터이와 애쉬에게서 도망치고 있었고, 트리스타나는 피할 수 없음을 깨닫고 눈을 질끈 감았다.


    "여기있군요."

    티버의 자유낙하를 바라보던 애니가 황급히 몸을 던졌다.

    어느새 나타난 아리는 혼령질주로 매섭게 애니에게 달려들고 있었던 것이다.

    "야! 요들 멍청아!"

    룰루는 잠시 주변을 둘러본 뒤 이내 요들 멍청이가 자신임을 깨닫고 지팡이를 빗자루로 변신시켜 타고 날아갔다.

    "더 예쁘게!"

    애니를 재빠르게 쫒던 아리는 꼬리 아홉달린 다람쥐로 변해서 애니를 쫒아갔다.

    "얘, 너 정말 귀엽다."

    복슬복슬한 다람쥐를 보며 룰루가 신나게 빗자루에서 내려 뛰어갔고 픽스는 다람쥐를 힘겹게 들고 룰루에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애니는 숨을 할딱이며 주저앉아 재빨리 상황을 파악했다.

    트리스타나와 블리츠크랭크는 전사 선고가 되어있었다.

    저멀리서 문도와 애쉬, 그리고 마스터이가 걸어왔다.

    "어머, 300골드네."

    반짝이는 금화를 들고 애쉬는 만족한듯 말했고 마스터이는 입맛만 다셨다.

    곧 룰루는 아홉꼬리 다람쥐의 꼬리중 하나를 붙잡아 든채 나타났다.

    "이것봐라!"

    챔피언들 중앙에 내던져진 다람쥐는 불안한듯 몸을 움추리고 눈만 도록도록 굴렸다.

    "어머!"

    애니가 다람쥐를 들어올렸다.

    "얘 너 나랑 놀아야겠다. 재밌겠지?"

    다람쥐를 쓰다듬으며 낄낄대던 애니는 곧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변한 아리에게 깔려버렸다.


    『 아이오니아 숲속, 여우 한마리가 코를 벌름거리며 방황하고 있었다.

    피비린내를 따라 여우는 움직였다.

    사방이 시체.

    여우는 이름모를 병사들 시체 사이를 사뿐사뿐 뛰어다녔다.

    인간의 몸은 이 여우에겐 고깃덩이가 아니라 흥미의 대상이었다.

    여우의 눈에 움직임 하나가 눈에 띄었다.

    여우는 다가갔다.

    로브를 눌러쓴 사내의 몸은 마나로 휘감겨 있었다.

    평범한 여우의 눈엔 안보일 마나가 이 여우에게만은 또렷히 보였다.

    남자의 몸에서 무언가가 새어나오길 기다렸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진 몰랐지만 여우는 기다렸다.

    곧 연기같은것이 새어 나왔다.

    여우는 물끄러미 그것을 바라보며 곧 그것이 자신의 몸을 휘감는것을 알 수 있었다.

    아리는 눈을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은 두발로 걷고 훌륭한 인간의 손을 가지고있었다. 』


    "우와, 그래서?"

    "네발 짐승으로 돌아간건 실로 간만이었어요."

    룰루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애니를 바라보았다.

    "왜?"

    애니는 한껏 얼굴을 찌푸리며 룰루를 쏘아보았지만, 룰루는 더욱 싱글싱글 웃으며 화를 돋굴 뿐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본 기분이라 묘하군요."

    "그럼 한번 더?"

    룰루가 지팡이를 들어올리자 아리가 손을 천천히 저었다.

    "아뇨, 다신 느끼고 싶지 않은 기분이지만, 우연히 다시 돌아가보니 재밌군요. 이런걸 향수라고 하나요?"

    "향수는 아닌것 같지만, 썩 나쁘지 않았다니 우리도 기쁩니다. 하지만 우린 리그에서 적으로 만났군요."

    애쉬가 현실적으로 대답하며 활을 만지작 거렸다.

    아리는 잠시 룰루일행을 쳐다보다가 입을열었다.

    "그래서 보답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한가지 알려드리고 싶은것이 있습니다."

    "그 뒤엔 미안하지만 전사 처리 되어주셔야 하오."

    마스터이가 엄숙히 말했다.

    평소보다 상당히 낮은 톤으로 말해서 마스터이는 문도를 제외한 일행에게 굉장한 시선을 받게되었다.

    아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에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아리는 말을 잠시 끊은 뒤 일행의 궁금증이 최대가 되고 룰루가 픽스를 터질듯이 움켜쥐어 터지기 직전이 되서야 말을 맺었다.

    "리그는 우리를 마지막으로 폐쇄됩니다."

    "그럴리가."

    애쉬가 단호하게 아니라는 의사를 표명했다.

    "리그를 통해 우리 프렐요드와 다른 많은 부족과 국가들이 평화를 약속 받았습니다."

    정색하고 말하는 애쉬에게 한참동안 감히 대꾸하는 이가 없자 아리는 작게 한숨을 쉬며 다시 입을열었다.

    "이것은 저의 소환사에게 들은 거에요."

    "리그가 끝날 이유는 없어."

    애쉬가 경어조차 쓰지않고 딱딱하게 대꾸하자 아리도 슬슬 화가나기 시작했는지 아홉개의 꼬리가 위협적으로 흔들렸다.

    "저는 절 소환한 소환사조차 매혹시킬 수 있어요. 그가 말하길 이번 리그로 결정나는 안건으로 리그와 함께 데마시아와 녹서스의 평화가 끝장날거라더군요."

    아리가 숨도 쉬지않고 말하자 옆에서 룰루가 대신 할딱거렸다.

    "그 안건이 뭔데 꼬리가 탐스러운 아줌마?"

    룰루가 묻자 아리는 화가 좀 누그러들었는지 룰루의 앞머리를 손으로 쓸며 대답해주었다.

    "녹턴이요."

    "녹턴? 역시 녹턴이군."

    마스터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하는 바라도 있나요?"

    애쉬는 어느새 분노에서 단순한 호기심으로 변한 얼굴로 물었다.

    "어떤 데마시아와 녹서스, 혹은 다른 소규모 부족이나 국가에 얽메이지 않은, 단체라고 해야할 것이오. 그 단체가 리그에 영향력이 있는지 녹턴의 소유권을 가지고 데마시아와 녹서스를 부채질 했나보오. 녹턴은 알다시피 리그 내 넥서스의 봉인이 없다면 고위급 소환사정돈 손쉽게 미치게하거나 죽게만들지."

    "녹턴을 누가 가지던 무슨 상관인데? 어짜피 이제 리그 내에 봉인상태잖아?"

    마스터이는 애니의 짧은 견문이 실로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어 애니를 상당히 불쾌하게 만든 뒤 말했다.

    "리그는 중립이오. 녹턴에게 어느 국가든지 소유권 이라는것이 생기는 순간, 리그 밖으로 퇴출 되겠지.그리고 넥서스의 봉인이 없다면..."

    "아니 그럼 그걸 알고도 막지않는 데마시아, 녹서스는 멍청이들 집합소인가?"

    일행이 된 후 처음으로 다소 격하게 애쉬가 말하자 모두의 눈이 동그래졌다.

    "제 생각으론..."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아리가 입을 열자 모두가 숨죽여 귀를 기울였다.

    "어쩌면 그들은 녹턴을 단순히 소환 할 수있는 챔피언으로만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긴, 너무 무거운 안건임에도 생각보다 가볍게 리그가 진행되고 있어."

    애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니오."

    단호한 부정에 모두가 마스터이를 쳐다보았다.

    "적어도 데마시아는 녹턴의 무서움을 잘 알고있소. 그리고 날 리그에 소환한것도 그것과 관련이 있소."

    "무슨..."

    마스터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데마시아는 이번 리그에서 패배하길 원하고 있소."

    약간의 동정과 '나는 알겠으니 더이상 말하지 않아도 돼'라는 의미가 담긴 시선이 마스터이에게 쏟아진 뒤 애쉬가 입을 열었다.

    "잠깐, 그럼 아리를 소환한 소환사는 리그가 끝장날걸 어떻게 알고있는거지? 데마시아가 승리해야 한다면...아!"

    애쉬가 깨달은듯 이마를 쳐올리자 아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절 소환한 녹서스 소환사는 데마시아 간첩일 거에요."

    마스터이는 그래도 약간의 의구심을 가졌던 '마스터이 소환 필패설' 에 강력한 증거가 될만한 말을 듣고 나지막히 신음했다.

    "그래서 이렇게 강력한 챔피언을..."

    "문도! 이용당했다!"

    모두가 한참동안 잊혀진 인물이었던 문도를 쳐다보았다. 문도는 다시 멍청한 표정으로 입을 벌린채 우두커니 서있었고, 일행은 곧 흥미를 잃었다.

    잠시 후 애쉬가 입을 천천히 뗏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리그의 조합은 뭔가 이상해. 상대의 조합은 훌륭하지. 메글링코만도의 트리스타나와 리그의 봇 라인에서 승률이 높은 소문난 블리츠크랭크. 같은 이유의 아리와 거의 필승 카드로 여겨지는 쉔."

    "그리고 아무무."

    애니가 또박또박 말했다.

    "그래, 애니는 아무무와 싸우는걸 좀 꺼려하는 편이지."

    "널 좋아한다고? 걔 되게 불쌍하다."

    룰루는 곧 불을 뿜어대는 애니에게 쫒겨다니기 시작했다.

    "불확실한 증거들이긴 하지만, 우리의 조합이 이상한건 사실이오."

    "맞아요. 무언가 손발이 안맞을만한 챔피언들을 억지로 엮어놓은 느낌?"

    "하지만 녀석들의 예상은 틀렸어!"

    룰루가 불이붙은 모자를 다급히 흔들며 외쳤다.

    아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

    "리그는 끝나선 안되요."

    - 리그는 이것으로 끝난다.

    들려오는 목소리에 모두가 얼어붙었다.

    - 같잖은 추리를 한답시고 머리를 굴리는군. 너희들의 추리는 대부분 틀렸어.

    "어떤점이?"

    애쉬가 차갑게 되묻자 목소리는 잠시 낄낄대더니 대답했다.

    - 이번 리그에선 누가 이기든 상관없다. 우리의 목적은 단 하나, 녹턴의 힘이 어느정도인지 이 정의의 전장에서 실험하는것이다.

    "녹턴은 넥서스에 힘에 눌려있소."

    - 그 고삐를 풀어줬지.

    마스터이는 입을 딱 벌렸다.

    "그 힘은 당신들같은 고위 소환사도 한순간에 죽여버릴만큼 강력한데, 감당할 수 있나?"

    - 우린 그렇게 허술하지 않아 서리궁수. 강아지의 고삐를 풀어줘도 제 주인은 알아보는 법이지. 물론 녹턴은 강아지가 아니지만, 최소한 주인정돈 알아보게 해놓았지.

    애쉬가 입술을 깨문채 다른 허점을 찾기위해 머릴쓰는동안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 너희들의 조합이 이상하다고 했나? 사실이야. 우리의 실험 대상은 다양할 필요가 있었지. 일단 회한에 가득찬 여우 한마리.

    아리가 고개를 들었다.

    - 항상 암살을 걱정하는 부족수장.

    애쉬는 얼굴을 불만스럽게 찡그렸다.

    - 그리고 안좋은 과거사를 가진 검사와 미쳐버린 과학자, 그리고 똑똑한 꼬맹이.

    "이봐, 똑똑하다는건 칭찬이지?"

    애니는 질문과는 다르게 표정이 썩어있었고 마스터이는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한편 문도는 멍청하게 입을 벌리고 있을 뿐이었지만 눈에띄게 움직임이 적어졌다.

    "그럼 나는?"

    룰루가 물었다.

    - 요들족도 물론 필요하지. 하지만 몇몇 리그에서 입증된 녀석들은 이용해먹어야 하거든. 근본없는 신입 요들인 너는 딱 적당한 실험 대상이지. 물론 네 동료들도 입증된 녀석들이지만, 프렐요드 무리의 수장과, 애니라는 꼬마는 적이되면 골치아픈 놈들이 따라붙지. 우리는 말로써 회유가 가능한 무리와 불가능한 무리정돈 구분하거든. 프렐요드 녀석들은 좀 골치아픈 벽창호라서 말이야.

    "네놈들 정체가 뭐야?"

    - 우리? 우린 다들 '트롤러' 라고들 부르지.

    "추방된 악질 소환사들이군."

    - 그렇게 좋을대로 떠드는것도 얼마 안남았다 서리궁수.

    목소리는 이말을 끝으로 기분나쁘게 키득키득 대며 사라졌고 저멀리서 뭔가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맙소사 넥서스가 붕괴하고 있어."

    바로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정찰매를 쏘아올린 애쉬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그리고 무너지는 소리가 끝난 뒤 소환사의 협곡이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룰루는 주변이 완전히 깜깜해지자 지팡이를 휘둘러 작은 불씨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주변은 전혀 밝아지지 않았다.

    "픽스!"

    룰루는 픽스를 부른 뒤 눈을 굴리며 기다렸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손을 들어 눈앞에 바짝 갖다 대보았다.

    "분명 손이 눈앞에 있단 말이지."

    눈앞에 있는 손조차도 보이지 않자 룰루가 중얼거렸다.

    룰루는 손을 이리저리 뒤집고 휘둘고 마침내 자신의 눈을 찔러보고 난 뒤에서야 손이 보이지 않을 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하나 요들마녀.'

    불쾌한 음성이었다.

    룰루는 대답없이 자리에 편히 주저앉았다.

    '네 동료들은 끔찍한 악몽속에 빠졌는데 넌 아니구나.'

    하나도 보이지 않자 눈을 빠르게 깜빡여보던 룰루는 눈을 동그랗게 떳다.

    "얘, 너 녹턴이지? 무슨짓을 했길래 사방이 어둡니?"

    '나는 악몽이자 현실이다. 현실 이상의 고통을 여기서 느끼게 할 수 있지.'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룰루가 발딱 일어섰다.

    '그래 나도 그게 의문스럽던 차다.'

    순간 눈앞에 발갛게 변하자 룰루는 눈을 찌푸렸다.

    변한 주변 풍경은 끔찍했다.

    기괴하게 변해버린 채 타오르는 집, 반쯤  녹아내린듯한 시체들과 알수없는 색의 연기들, 그 한가운데에 마스터이가 서있었다.

    '마스터 이의 악몽이다.'


    눈앞이 날아가듯 빠르게 바뀌었다.

    이번엔 여우 한마리가 커다란 들짐승 여럿에게 쫒겨 바삐 숲속을 뛰고 있었다.

    마침내 들짐승은 여우의 옆구리를 물어뜯는데 성공했다.

    '이것또한 악몽이지.'

    다시 빠르게 풍경이 날아가 버렸다.

    룰루가 어지럽다고 생각할때쯤 풍경이 멈춰섰다.

    말끔한 모습의 과학자가 손을 떨며 자신에게 주사를 꽂아넣고 있었다.

    잠시후 몸이 뒤틀리기 시작한 그는 바닦에서 꿈틀대며 비명을 질러댔다.

    '그는 고통이 뭔지 완전히 잊었다고 생각했을것이다.'

    기분나쁜 목소리로 말한 녹턴이 다시한번 풍경을 바꿨다.

    "이번엔 전혀 끔찍해보이지 않은데?"

    룰루가 물었다.


    풍경속에선, 붉은머리의 소녀가 단순한 형태의 장난감퍼즐을 가지고 씨름하고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이리저리 퍼즐을 맞춰보던 소녀는 마침내 크게 소릴 지르며 장난감을 사방으로 집어 던졌다.

    '느끼는 고통의 이유는 사람마다 다른법이지.'

    다시 한번 풍경이 바뀌었다.


    애쉬가 손가락을 활시위에 건 채 활을 내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애쉬는 온몸에 피칠갑을 하고 숨을 몰아쉬었다.

    순간 어둠속에서 철퇴가 튀어나오자 애쉬는 몸을 재빨리 굴렸다.


    '유독 네놈만이 악몽에 빠지지 않더군.'

    어둠속에서 녹턴의 까만 눈이 보였다.

    룰루는 다시한번 손을 들여다보았지만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두운 것보다 더 어두우면 보이는데?"

    룰루가 감탄하며 말했다.

    "그래서, 나는 어떤걸 보게되는데?"

    어둠속에서 정신없이 스텝을 밟으며 룰루가 평온하게 묻자 이 모든게 보이는 녹턴은 자신이 지을 수 있는 최대한의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이건 어떻지?'

    룰루는 난데없이 어둠속에서 추락하고 있었다.

    한참동안 떨어지던 룰루가 난데없이 외쳤다.

    "야! 픽스도 이걸 봐야하는데!"

    룰루는 떨어지는 중에 모자를 벗어 바람을 넣었고 그것은 엄청난 크기로 부풀어 올랐다.

    이내 몸을 이리저리 비틀던 룰루가 크게 반동을 주자 허공에서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고, 기분이 나빠진 녹턴은 땅을 만들어 버렸다.

    모자부터 땅에 떨어져 튀어오른 룰루가 공중제비를 돌더니 땅에 착지했다.

    "짠!"

    '너같은 녀석들에게 가장 적절한 벌이있지.'

    녹턴이 중얼거리며 풍경을 바꾸어버렸다.

    룰루의 동료들은 각자 멍하니 서있었다.

    가끔 소리를 지르거나 몸을 격하게 떠는 것으로 봐선 그상태로 악몽을 꾸고 있음이 틀림 없었다.

    룰루는 수차례 경련을 일으키던 문도의 얼굴을 안쓰럽게 쳐다보았다.

    '어떻지? 이래도 기분이 좋은가?'

    녹턴이 낄낄대자 룰루는 인상을 크게 한번 찌푸린 뒤 동료들을 흔들기 시작했다.

    '소용 없어, 꿈을 꾸게하는것도 나고, 깨우는것도 나다.'

    "아 그러셔? 예쁘게, 예쁘게!"

    룰루는 동료들을 하나씩 동물로 만들었다.

    곧 모두가 작고 털많은 포유류로 바뀌자 룰루는 모두를 팔에 안아 들고 뛰기 시작했다.

    '그상태여도 악몽을 꾼다는 점은 변함이 없지.'

    "아까부터 픽스가 안보인다 했지?"

    '그게 뭐지?'

    룰루는 낄낄대며 대답했다.

    "아까 꿈속을 돌아다니다가 내가 픽스를 어디서 보았게?"

    룰루가 물으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마스터이는 망연히 불타는 집들을 쳐다보다가 마을을 빠져나가려 발길을 돌히던 찰나, 바닦에 누운 채로 꿈틀대는 사람을 발견했다.

    달려간 마스터이는 급히 그사람의 상태를 살폈다.

    "정신차리게!"

    마스터이가 외치며 정신없이 그의 몸상태를 확인하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입을 열고 중얼거렸다.

    마스터이는 그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여우는 커다란 들짐승에게 물린채 먹잇감으로써 옮겨지고 있었다.

    아리는 뭐라고 말을 하고싶었지만 여우의 울음소리만 새어나올 뿐이었다.

    마침내 서식지에 도착해 여우를 바닦에 내려놓은 들짐승이 입을 크게 벌렸다.

    모든걸 포기하고 몸에 힘을 뺀 여우에게 갑자기 들짐승이 빠르게 속삭이기 시작했다.

    아리는 낄낄댔다.


    애니는 여전히 퍼즐에 화가 나있었다. 자신이 이정도도 못맞출리가 없는데 퍼즐은 교묘하게 하나씩 엇나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내던진 퍼즐을 줏어 맞추려는데 엇나간 퍼즐하나가 딸깍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마침내 퍼즐을 완성한 애니가 만족하며 내려놓은 곰인형을 껴안았다.

    그런데 갑자기 곰인형이 지껄이기 시작했고, 애니는 깜짝놀라 곰인형을 던져버렸다.


    애쉬는 세주아니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세주아니의 추종자들은 점점 포위망을 좁혀오기 시작했다.

    "너의 방식이 맘에 들지 않아."

    애쉬가 중얼거리며 활을 들어올렸다.

    세주아니는 대답했고, 애쉬는 활을 다시 내린 채 급히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문도박사는 마침내 몸을 일으켰다.

    거울속엔 자신이 알던 것과 다른, 기분나쁜 얼굴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거울을 깨버리려 주먹을 들어올린 문도에게 거울속의 괴물이 말을 걸었다.


    "있지 내생각은 이래."

    룰루가 햄스터와 토끼, 고양이를 차례로 바닦에 내려놓으며 원래의 모습으로 변신시켰다.

    "악몽이란건 무서운 꿈이 아니라, 덜 재밌는 꿈이거든."

    "그래 퍽이나 좋은꿈이었다."

    애니의 말을 선두로 곧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동료들이 하나둘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좋은 반전이었다."

    마스터이가 룰루의 머리를 툭툭 쳤다.

    "그래, 세주아니가 그런소릴 할리가 없지."

    애쉬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그럼 그렇지."

    안도한듯 애니가 중얼거렸고 문도는 멍청히 입을 벌리고 서있었다.

    아리는 아직도 배를잡고 낄낄대고 있었다.

    "깨우는게 너라고?"

    녹턴을 지팡이로 가르키며 룰루가 묻자 녹턴이 되물었다.

    '그럼 누구냐?'

    눈에띄게 목소리는 화나있었다. 

    룰루는 깔깔대며 대답했다.

    "아까 꿈여행을 하는데 말이지, 픽스도 나만큼이나 장난을 좋아하거든?"

    "그래, 확실히."

    애쉬가 끼어들었다.

    "세주아니는 평화를 사랑하지 않아."

    애쉬는 어이없다는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평화를 사랑한건 픽스야."

    룰루가 답을 말해주며 이번엔 마스터이 쪽으로 지팡이를 돌렸다.

    "...생존자가 나에게 수수께끼같은걸 낼리가 없잖소."

    "게다가 아저씬 정답을 맞췄지?"

    이번에 지팡이는 아리쪽으로 향했다.

    "아...난 그냥 동물에게 청혼을 받았어."

    아리가 웃음을 참으며 간신히 말했다.

    애니는 자신의 순서가 오기도 전에 어디선가 나타나서 룰루 주변을 날아다니던  픽스를 낚아챘다.

    "이 조그마한 녀석이 누굴 멍청이래."

    애니는 픽스를 손아귀에 넣고 마구 흔들었다.

    이번엔 문도를 모두가 쳐다보았지만 문도는 멍청하게 벌린 입을 다물고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릴뿐이었다.

    이제 모두는 녹턴을 바라보았다.

    "네녀석은 꿈을 이용해서나 싸우는 비겁한놈이지."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면? 생각해본적이 없는 난제라 생각하오."

    애쉬와 마스터이가 차례로 무기를 들어올렸다.

    애니는 곰인형을 이미 티버로 바꿔놓았고 아리는 아홉꼬리를 모두 치켜세웠다.

    문도는 어느새 다시 입을 벌리고 있었다.

    "자 이제 우리차례지?"

    룰루가 낄낄대며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간과하는 사실이있군. 날 풀어준 소환사가 이걸 가만히 둘거라 생각하나? 날 봉인한 넥서스는 무너졌다.'

    "그건 네생각이고."

    모두가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공중에서 떨어지던 트리스타나는 바닦에 닿기 전 로켓을 한번 더 쏴 안전하게 착륙했다.

    "후아, 고마워."

    박수치는 애니와 룰루에게 인사하며 트리스타나는 녹턴쪽으로 돌아섰다.

    "우리 메글링 코만도에서 첩보를 입수했거든?"

    주머니에서 종이하나를 꺼낸 트리스타나는 헛기침을 두어번 한뒤 종이에 써진 글을 읽었다.

    "내가 리그 소환사실에서 가만히 서있다가 들은얘기인데 (얘네들은 내가 있는지조차 모르나봐. 바보같군.) 녹턴을 풀어놓기위해 넥서스를 파괴시킨대. 

    이유는 잘 모르겠고, 얘네가 그냥 리그에 불만이 많은가봐. 이번 리그에 참가해서 좀 감시해 주었으면 한다.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면, 나중에 내 오두막에서  벌꿀술이나 한잔하자구. 너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티모가."

    트리스타나는 종이를 다시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난 벌꿀술 마실 기대에 부풀어있지."

    '그게 뭐 어쨋다는건가? 넥서스는 이미 파괴되었다.'

    "아아, 이미 넥서스는 파괴되었지만, 억제기라는게 원래 역할이 있거든."

    '...'

    녹턴이 말을 하지않고 기다리자 트리스타나는 신나게 말을 이었다.

    "억제기가 파괴되기전에 넥서스가 무너지면, 그건 규칙 위반이거든. 넥서스는 평범한 건물이 아니야. 마나의 응집체인데, 네가 넥서스의 건물 틀만잡은 건축가 꿈속을 좀 봤다고 해서 그게 쉽게 파괴되겠어?"

    트리스타나는 로켓을 녹턴에게 겨누었다.

    "이미 이일과 관계된 소환사들은 우리 메글링여단이 완벽히 제압해놓았다. 킨코우의 닌자 삼인방도 균형 어쩌고 하며 도운덕에 일이 쉬웠지."

    애쉬가 입을 딱 벌렸다.

    "우연치고는 너무 치밀하지 않나?"

    트리스타나가 애쉬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만약 너희들 여섯명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계속 봉인상태라는걸 금방 깨달았다면, 억제기도 날아갔겠지. 이건 일종의 도박이었어. 

    리그도중엔 리그 안과 밖이 격리되니까. 넥서스가 파괴된 후에나 내가 나가서 상황을 보고올 수 있었지."

    기분좋게 웃으며 트리스타나가 녹턴에게 다가가 로켓 끝으로 쿡 찌르며 말했다.

    "이제 난 벌꿀술 마시러 가야하니까 빨리빨리 움직이라고."


    모든것이 정리되고 모두가 바텀라인에 모였다. 짧은 시간동안 녹턴은 더 깊은 봉인에 묶였고, 트롤러 라는 소환사들은 자르반4세와 가렌이 직접 끌고 가버렸다.

    트리스타나의 표현으로는 마치 자신의 로켓에 맞은것 같은 표정이었다고 한다.

    "와, 정말 재미있었어 안그래?"

    룰루가 지팡이위에 올라가 균형을 잡으며 말하자 모두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건그렇고, 아무무라는 친구는 통 보이지 않는군."

    마스터이가 말하자 트리스타나가 갑자기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아, 미안. 비웃는건 아닌데 너무 재밌어서."

    그말을 한 후 한참을 혼자 낄낄대던 트리스타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 아까 마스터이가 퍼스트블러드 당할때말이야, 아무무 좀 이상하지 않았어?"

    "그래...만나자마자 눈앞이 깜깜해지길래 당황했다오."

    마스터이가 웅얼거리며 말했다.

    "그리고 사실말이야, 아까 내가 바텀라인 풀숲에 애니와 문도가 있다는걸 알고있었거든. 근데 재소환 대기실에서 내 소환사에게 좀 볼일이 있어서 모른척 해준거거든."

    "거짓말 하지마 이 뻥쟁아!"

    애니가 소리치자 트리스타나가 급히 손을 휘저었다.

    "아, 너희를 무시하거나 그런게 아니야. 우리가 이번 작전을 위해 좀 속임수를 썼거든."

    트리스타나가 말을 마치자 갑자기 주변 풀숲이 바스락거리며 아무무가 튀어나왔다.

    "...오...허...어?"

    등장한 아무무가 뜬금없이 붕대를 풀기 시작하자 애니가 알수없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붕대를 풀자 기대와는 다른것이 튀어나왔다.

    "짠! 티모대위 입니다!"

    애쉬는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고개를 푹 숙이고 고개를 저었다.

    "위장의 천재라더니...고작 한다는게..."

    "내가 재소환 대기실에 가서 소환사들을 제압하는 동안 이쪽 상황을 봐줄 누군가가 필요했지."

    "근데 사방이 어두운 나머지 할 수 있는게 없더라고."

    트리스타나의 말을 받아 말하며 티모가 머리를 긁적였다.

    "이 앙큼한 사기꾼들 같으니."

    애쉬가 말하자 트리스타나와 티모가 웃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우린 뭘 하면 되는거죠?"

    아리가 손을 들고 말했다.

    애쉬가 활을 만지작 거리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뭘하긴."

    모두가 웃으며 자신의 무기를 집어들고 도사렸다.

    "결판을 봐야지."
    말랑쥐의 꼬릿말입니다
    그럴사람은 없겠지만, 출처와 링크만 제대로 표기한다면 어디든 퍼가도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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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03 00:40:58  121.175.***.85  코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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