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두서없을 것 같아요.
가야지 가야지 하고 생각은 한 100번 하고
정말로 가야지 하고 계획은 한 10번 했다가 엎어지고
지난 주말에 정말로 다녀와봤습니다.
그동안 듣기로 금강 종주길은 146km의 비교적 짧은 거리에
업힐 그런것도 없고 노면 상태도 좋고
풍경도 장관인데 너무 평탄하고 쉬운 나머지 심심할 정도라고
들어왔습니다.
주변에 한명만 그런 소리를 했다면 그 사람이 날 엿먹이려고 그랬구나 생각하겠는데
지난 몇 년간 인터넷에서도 항상 그렇게 봐왔어서
정말 심심하고 지겨울 정도로 쉬울 줄 알았습니다.
신탄진 가는 기차표는 못구해서,
그리고 집에서 기차역까지 가는것도 좀 번거로워서
그냥 동서울 터미널에서 대전 청사 까지 고속버스 타고 이동해서
대전에서 시작지점인 대청댐 인증센터 까지 이동하였습니다.
대전의 자전거길은 매우 평화로웠...........다고 생각했는데
타고 가면 갈 수록 정글 처럼 무수하게 자란 풀들과
도대체 왜때문인지 중앙선에 꼽혀 있는 사각형 뾰족한 네모네모들 때문에
긴장하며 라이딩을 했습니다 ㅠㅠ
그리고 무슨 야구 공원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야구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신탄진 쪽에 자전거길과 도로 둘 다 공사하는 구간이 있어서
아주 좁게 우회 해서 돌아가야 했는데
그 구간이 매우 불편하고 매우 위험했습니다.
사람 한명이 겨우 걸어 다닐 공간에 왕복 자전거가 다 지나가게 해 놨는데
그게 심지어 경사가 있는 오르내리막...ㅠㅠ
금강 자전거길의 시작지점인 대청댐 인증센터로 올라가는데
1km 업힐입니다.
아주 옛날(이래봤자 3년 전)에 충주댐 인증센터에 도장 찍느라 충주댐 1km 업힐을 끌바한 경험이 있기에
대청댐 업힐은 마음의 대비가 잘 되었습니다.
참고로 충주댐 인증센터는 업힐 안올라가도 되게 아래쪽으로 위치가 바뀐지도 3년 정도 되었습니다. 쩝.
대청댐 업힐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게 금강 종주길의 유일한 업힐이겠징ㅋ 하고
이것만 하면 힘든거 끝! 이라는 생각에 매우 긍정적으로 힘차게 올라갔습니다.
대청댐 내려와서 열심히 가는데
노며닝 아주 거지같은 곳이 나왔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공교롭게도 컨티넨탈 공장이 전방에 떡하니 있네요;;
아....
나 컨티넨탈 아니고 슈발베 인데... ㅋㅋ;;;
올 여름에 충청 지역에 비가 엄청 왔다더니만
교량 무너지고 길이 망가진 곳이 많아서
우회 하라는 구간이 아주 많았습니다.
이 다리도 우회 하느라 건넌건데 여기만 봐도 물이 많이 불어 있어보이네요.
세종보 인증센터 3년 전에 왔을 때와 전~~~~혀 다른 곳에 있네요.
여기 찾느라 완전 뺑뺑이 돌고 고생함.
하아 -_- 누가 옮긴거야 대체.
출발부터 내내 애인님이 이상하게 속이 막힌거 같고 머리 아프다며 식욕도 없다고 했습니다.
나는 배고파 뒤지겠는데.........
가장 근처의 편의점을 검색해서 찾아가
애인님은 탄산음료로 얹힌걸 좀 해소시키고
저는 적당히 삼각김밥이랑 소세지로 때움여.
땡볕에 열심히 가다가
이런 곳 나오길레 올ㅋ 하고 멈춰서 20분 정도 노닥거렸습니다.
그늘진 평상에 드러누우니 아주 좋더라구여.
공주 지나 공주보 인증센터를 향해 가는 도중에
작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내리막길이었는데 저만치 앞에 가는 보행자 아조시가 자꾸만 보행로와 자전거길을 번갈아가며
왔다 갔다 하면서 걷고 있었는데
그 사람 피하다가 제가 차마 사람을 칠 수는 없어서 기둥으로 돌진했다가
후드가 확 휘고 오른팔엔 심하게 타박상을 입어 팔이 두배로 땡땡 부었고
오른 발목엔 크랭크빵을 얻었습니다................. ㅠㅠㅠㅠ
왼다리 에도 크랭크빵이 심하게 있는데
오른다리에까지 이럴건 없지 않나요 ㅠㅠ
이 상처 아직도 안나았어요 ㅠㅠ 아직도 아파양!! ㅠㅠ
체인오일 시커먼것도 안닦이고 ㅠㅠ
그렇다고 살점이 나폴나폴 거리는 상처 부위를 박박 문지를 수도 없었고 ㅠㅠ
자전거길에서 와리가리 하는 보행자 나빠효 ㅠㅠ
그렇다고 다친 그 자리에서 배째라 하고 노숙을 할 수는 없었기에
아픈걸 참고 일단 예정대로 백제보 인증센터를 갔다가
부여 시내 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야속하게도 풍경은 무진장 좋더라구요.
노면 상태가 조금이라도 안좋거나 턱이 아주 얕게라도 있거나 하면
핸들바에서 손으로 손에서 팔로 잔진동이 쫙 다 전해져서
팔 아파 미치는 줄 알았어요 ㅠㅠㅠㅠㅠ
금강 자전거길 노면 좋다더니만 왜케 갈라진 곳도 많고 턱도 많고
자갈길도 많은지 ㅠㅠㅠㅠㅠ
어쨌든 백제보 인증센터 에서 도장 찍고
라이딩 하면서 한시간 전 쯤에
지나가는 말로
"나 당 떨어진거 같애" 라고 했더니
애인님이 그거 기억하고 허쉬초코우유를 사와줬습니다.
아이고 기특해라.
다음부터는 덴마크 초코초코밀크, GS 스누피 초코우유, 소와나무 밀크팩토리 초코맛 중 하나로 사와주면
더더욱 기특할거야.
부여 도착해서
백종원의 3대천왕인가 하는 티비 프로그램에 나왔다고 한 통닭집에 가서
통닭을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프다면서 뭘 이렇게 잘만 먹고 다니냐고 하고 싶으신거 아는데,
아프니까 더더욱 잘 먹어야 하는겁니다.
다음날 아침 식사.
(쓰다 보니 글이 본의 아니게 길어져서 급격하게 쓰기 귀찮아짐)
핑크퐁 상어가족을 들으며 라이딩 시작.
원래 이 날 기상해봐서
팔이랑 다리 상태 보고 정 안되겠으면 부여 터미널에서 서울로 바로 버스 복귀 하려고 했는데
뼈에 이상은 없고 그냥 타박상이 심할 뿐인 것 같아서
군산 까지 까짓거 그냥 가보기로 했습니다.
근데 왜 노면이 이따구죠.
나름 금강 종주길의 유명한 구간인 듯한
바람개비길.
바람개비 돌아가는 길이 수 키로 쭉 늘어져 있습니다.
예쁘고 노면도 괜찮은데...
강도 잘 안보이면서 끊임 없어 보이는게 꼭 낙동강 자전거길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멍뭉이가 좋다고 막 뛰어 쫒아 오네요;;
잠깐 멈춰서 만져주고 물뿌려주고 놀아줬더니
더더욱 쫒아오네요 ㅠㅠ
미안하게시리 ㅠㅠㅠㅠ
.
.
.
.
성당포구 인증센터 에서 도장을 찍고
1km도 채 안가서
산이 나옵니다 -_-
(뒤돌아본 내리막입니다.)
..........금강 종주길 쉽다며.
업힐 그런거 없다며.
금강 종주길 진짜 별거 없다며.
금강 종주길 심심하다며.
하.
........이 무슨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은 기분인지 -_-
롤러코스터는 안전장치 있어서 맘 놓고 재밌게 스릴을 즐기는 거지
이거는 목숨 위협을 받으며 손이 으스러지게 브레이크 잡으며 내려오는 ㅠㅠ
거기다 팔 아파 ㅠㅠㅠㅠㅠㅠ
잔진동 ㅠㅠㅠ 팔아파양 ㅠㅠ
산 넘고 나서
애인님이랑 둘 다
아 금강 자전거길 왜 이러냐고 불평했음 ㅠㅠ
업힐에 멘탈 털림.
노면에 인내심도 털림.
장착한지 이제 겨우 한달 된 타이어가 만신창이.
...진짜 그냥 디스크 브레이크로 기변 할까봐요.
평지만 있다고 하더니만 개뿔 아닙니다.
생활 오르막 같은 것들은 당연히 계속 꾸준히 있구요 ㅠㅠ
대청댐 업힐도 있고 ㅠㅠ
아까 말한 산도 있고 ㅠㅠ
군산 진입하고 이 부분도 업힐임 ㅠㅠ
가보신 분들, 저 까짓게 뭐 업힐이냐고 하시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ㅠㅠ
저는 저 정도도 업힐입니다 ㅠㅠ
(잠수교도 업힐임..............)
마지막 금강 하굿둑 인증센터도 어딨는지 엄청 헤맸네요.
거리 표지판을 이상하게 꽂아 놔서리 -_-
2키로 넘게 더 가야 하는데
계속 뭐 1km 남았다 500m 남았다 100m 남았다.......
100m 앞에 없구만 뭘.... ㅠㅠ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금강 자전거길 종주를 마쳤네요.
마지막 인증센터 에서 9km 쯤 가서 있는 군산 시외터미널로 가서
터미널 바로 건너편에 있는 커피숍에서
허니브레드와 딸기 스무디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챱챱 냠냠 맛있게 먹으며
겨우 좀 한 숨 돌리며 안정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버스 시간이 되어 각자 탈 버스타고 귀가.
집에 와서 치킨과 비빔국수 시켜먹었어요.
어 그러니까 음 ....
금강 자전거길 종주 다녀왔어요.
다들 쉽다고만 말하던데 제법 힘들었어요.
와리가리 하는 보행자 싫어요.
시작도 두서 없었는데 마무리도 허접해서 죄송합니다.
불금이네요.
주말에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 하세요.
저는 라이딩 안하고 양꼬치 먹으러 갈거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