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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4884
    작성자 : 된장녀(?)
    추천 : 3
    조회수 : 215
    IP : 218.235.***.86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06/09/11 00:21:37
    http://todayhumor.com/?gomin_4884 모바일
    편지봉투, 귀걸이, 영화표... 9월 10일. 오늘..

    휴, 어떻게 이야기를 해 나가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오유 눈팅만 3년째 하다 처음 글 올려봅니다.
    마땅히 하소연 할 곳도 없고.. 해서도 안되고.. 도움은 필요하거든요.

    제 남친과, 저와, 그 사람은 회사내 연수원 동기입니다.
    지금은 개인상의 이유로 셋다 퇴직을 한 상태이지만,
    연수원 3개월을 참 친하게 지냈구요(우리 셋외에도 패밀리를 만들어 지낼정도로)
    남친은 개인사정으로 입사후 2달만에 퇴사..
    저도 다른 지점에 근무하다가 1년 2개월여전에 지금 퇴사한 지점으로
    옮겨 왔습니다. 지금 지점엔 그 사람이 원래 근무하고 있었구요.
    원래 연수원때부터 친하던 사이라 허물없이 지내고 했는데..
    제가 이 지점에 근무한지 한.. 4-5개월부터? 그 사람이 절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더라구요.
    주위에서 처음엔 이상하게 볼 정도로 챙겨주고 했습니다.
    물론 나중엔 유난히 이번기수 동기애가 좋다며 넘어갔지만요.
    흔히 말하는 자뻑스타일은 아니었기에 그런가보다. 했구,
    몇달 더 지나 얘기하더군요. 결혼하자고, 너무 좋다고.
    남친있는거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제 남친하고도 친하면서,
    워낙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니 다 까놓고 얘길했지요. 중간중간 미쳤어~~~ 이러면서요.
    날 좋아하는건 그냥 동기다보니 정이 들어서다.. 라고 얘기했지만,
    여전히 맘을 접진 않는건지.. 선물공세도 대단했죠.
    이렇게 얘기하면 요즘 뜨는 키워드 된장녀~ 라고 하실지들 모르겠지만.
    그 수많은 선물(주로 악세사리류)를 받으면서도 부담돼!! 라고 할수 없었던 이유는..
    동기니까요. 회사에 딱 둘밖에 없는 "내편"이니까요..
    좀 특수한직업에 근무하다보니 같은부서에서 일하는 사람중 여자는 저 혼자였고,
    다른 여직원들은 다른 부서다보니 거리감이 좀 많았지요..
    부담된다.. 하고 단호해버리면 회사생활이 어려울것 같아 그랬죠..
    여튼 그렇게 1년 2개월이 지나, 우연찮게 같은 날에 퇴사를 하게 됐고.

    몇일 전.. 사건은 터졌습니다..
    그날 친구들이랑 오랫만에 거나~하게 술을 좀 마시고 있었는데,
    전화가 와서 근처에 있다고. 시간되면 얼굴이나 보자고 해서..
    우연찮게 나가 양주를 마셨는데, 그게 또 완전~ 취해버린겁니다.
    흔히들 말하는 썸씽(!!)은 없었지만, 문제는 그 후.
    그 사람이 술이 너무 많이 취해 공원을 가다가 깡패들이랑 시비가 붙었는지.
    턱이 많이 찢어지고.. 해서 경찰들이 피흘리며 있는 사람을 병원으로 데리고 온겁니다.
    마지막 통화기록은 당연히 나니, 나한테도 전화가 오고..
    그전에 제 남친한테 전화를 했을려고 했는지.. 남친한테도 연락이 갔죠.
    전 그 당시에 그 사람이랑 헤어져서 집에 가려고 하는데,
    술이 너무 취해서 남친한테 데려다 달라고 전화를 걸어놓은 상태구요.
    거기까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병원으로 찾아가니 술기운에 싸움기운에 흥분을 많이 한 상태에서..
    남친한테 저에대한 얘기를 한겁니다.. 조용히도 아니고 병원 떠나가라...
    남친이 이제 그 사실을 모두 알아버린거죠.

    다음날 많이 싸웠습니다. 그치만 제 남친 좋아하고, 그 사람에겐
    마음이 없으니.. 나랑 상관없는 일이다.. 라고 얘기해도,
    어디 사람맘이 그런가요.. 뒤집어 생각해보면 나라도 복장터질 일을..
    결국 전화번호 바꿔라.. 등등 씨름하다가,
    연락 올 곳이 많아 전화번호는 못바꾸겠다. 그럼 그 사람에게 오는 연락을 받지마라..
    그렇게 합의를 하고
    한 3-4일간 전화도 안받고, 문자도 모른척 하며 지냈더랍니다.

    그런데 오늘, 전화가 7번을 줄기차게 오더군요. 그 사람에게.
    전화를 안받으니 문자가.. 너희 집 앞인데 잠깐만 나와달라.. 
    기다리다 갈줄 알았는데 한시간 후에 또 문자가 오고..
    결국 어쩔수 없어 만나 아무렇지 않은척 일상 얘기를 하고 그랬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죠, 그래.. 이렇게 드문드문 만나면 정도 떨어질거고..
    괜한얘기 해서 상처 줄 필요 없지않느냐..
    그런데 헤어질때쯤 편지봉투를 하나 주더군요,. 좀 두터웠는데.
    그 사람이랑 헤어지고 지하철에서 열어보니..
    까만색 나비귀걸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예매된 영화표 한장..
    편지 네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순간 울컥- 했죠. 내가 연락을 안받고 있는 이 사이에 이 사람은 이런걸 준비했구나.
    이렇게 고마운 사람에게 해줄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구나...
    그 나비귀걸이는 전에 선물받은 적이 있는 귀걸입니다. 제가 악세사리만
    사주거나 사면 1-2주일 안가 잃어버려서... 사준사람한테 굉장히 미안해하거든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지나가는 말로. 이나영 강동원 너무 좋다..
    원작도 봤는데 기가막힌다. 꼭 보러가야지...  이랬던 건데,

    이제 나이가 25입니다. 결혼이라면 몰라도 연애라면 남들만큼은 해봤어요,
    이런 상황에 제일 좋은 방법은 확실하게 말해주는 거라는거, 잘 알죠.
    그게 저를 위해서도, 제 남친을 위해서도, 그 사람을 위해서도...

    그런데.. 어떻게 얘기해야 하나요,
    어떻게 말을 해야 이런 진심을 ..
    적어도 내가 무시하지 않았다- 라던가, 아무것도 아니지 않았다...
    다만 우린 인연이 안되서 그런걸 어쩌겠니... 라고 말해줄수 있을까요....
    답은 나와있고, 결론은 뻔한건데.. 어떻게, 어떻게 해줘야 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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