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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487811
    작성자 : Merhbani
    추천 : 19
    조회수 : 3212
    IP : 118.129.***.152
    댓글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6/23 10:21:03
    원글작성시간 : 2012/06/23 05:25:42
    http://todayhumor.com/?humorbest_487811 모바일
    [롤문학] 나만 들을 수 있는 그녀 -2-
    1편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kind=member&ask_time=&search_table_name=&table=lol&no=47020&page=1&keyfield=&keyword=&mn=115158&nk=&ouscrap_keyword=&ouscrap_no=&s_no=3062363&member_kind=total
    --------

    멘델은 공성미니언을 조종하는 내 동료이자 우리 소환사 분대의 리더였다. 때문에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분대원들에 대한 지시사항은 우선적으로 멘델에게 하달된다. 물론 자세한 내용은 기밀이기 때문에 무슨 이유로 날 소환했는지에 대해선 멘델도 아는 바가 없었다.

    "난 잘못한 거 없는데. 어제 딱히 실수하지도 않았고"


    "일개 견습 소환사에게 징계를 먹이려했다면 지부장급이 소환했겠지. 아무튼 준비하고 빨리나와. 토를 하더라도 대의회 화장실에서 게워내고 싶단 말이야."


    나는 급히 소환사 예복으로 갈아입은 뒤 멘델과 함께 전쟁학회 데마시아 지부로 향했다. 대의회에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소환사 아이디 카드를 보여주고 목적지를 말하니 게이트키퍼는 군말 없이 우리를 소환진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푸른 원형빛이 9초동안 우리를 감쌌다.


    순간이동은 여러번 해봤지만 할 때마다 후회하곤 한다. 온 몸이 위아랠 뒤집고 통과해서 안팎을 뒤집은 다음, 다시 빙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흔히 룰루에게 강제로 변덕쟁이를 당해본 사람들이 하는 표현인데 얼추 비슷한 표현인 것 같았다.


    그리고 멘델은 변덕쟁이를 당한 사람마냥 대의회 소환진에 도착하자마자 내 바지에 대고 토사물을 게워내고 말았다. 친구여. 거긴 대의회 화장실이 아니라고. 이 예복도 세탁 후 처음 입는 건데 이래서야 쓰겠냐고.

    우리를 흘겨보는 하녀를 애써 외면한 채, 우리는 예비용 예복을 빌려입고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화장실에 다녀온 멘델의 얼굴은 개운해 보였다.

    그가 말했다.

    "고위 소환사 나리를 뵙거든 말이야. 내가 우리 분대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리더쉽을 발휘하고 있는지 얘기좀 해줘."

    "너도 같이 들어가는 게 아니었어?"

    "어... 음, 오라고 한 사람은 너 밖에 없었으니까. 괜히 내가 끼어들었다가 미움 받으면 어떡해."

    "나 혼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 입이나 벌릴 수 있을까 걱정인데."

    "넌 우리 분대에서 제일 침착하니까 잘 할 수 있을거야. 만약 잘 되면...., 알지? 나도 좀 부탁해."

    "이래뵈도 지금 겁 엄청 먹었다구. 딸국질이나 안 하면 다행이게."


    가슴 언저리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긴장감은 소소한 대화로도 없어지지 않았다. 하긴, 높으신 분들을 뵙는데 긴장 없이 가는 것도 실례겠지.


    잠시 후 비서의 안내에 따라 나는 대의회실 입구 앞에 섰다. 문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문고리에는 사자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나는 그 사자 문양을 보며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노크를 하려던 차에,

    "들어오게."

    중후한 목소리가 복도까지 울려퍼졌다. 아니,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내 귓가에만 쩌렁쩌렁 울린 것이다. 나는 침을 삼킨 후 문을 밀었다. 낡은 경첩소리는 마치 사자 문양이 그르렁 거리는 목울음소리 같았다. 섬뜩한 느낌에 나는 얼른 문을 닫았다.

    원형 탁자 너머에는 노인이 앉아 있었다. 그의 왼쪽 가슴에는 금장 벳지가 달려 있었는데, 그것은 영웅들을 조종할 수 있는 소환사 중에서도 엘리트들만이 획득할 수 있는 훈장이었다. 한 마디로 그는 나 따위는 시선도 못 마주칠 고위 소환사였다.

    "안녕하십니까. 전쟁학회 데마시아 지부 마법사 미니언의 조종을 맡고 있는 [어썬 킴]이라고 합니다."

    "알고 있네."

    그는 조용히 말했지만 내게는 또렷이 들렸다. 나는 차렷자세를 유지한 채 그의 말을 기다렸다.

    "8년차로군."

    "네. 그렇습니다."

    "아버지는 데마시안이고 어머니는 녹서스인이군."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입양된 여동생이 아이오니안이야."

    "네. 그렇습니다."

    "상당히 다문화적인 가정이군. 어느 출신 소환사들이든 자네를 탐탁치 않게 보겠지. 그것이 리그에도 영향을 끼칠지도 몰라."

    "아닙니다. 아직까지 그런 적은 없습니다."

    그는 있었는지도 몰랐던 안경을 벗었다.

    "앞으로는 그렇게 될 게야."

    나는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 그의 눈 빛은 내 속마음을 모두 꿰뚫어보는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눈 앞이 어지러웠고 평형감각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넘어지지 않았다. 마치 카시오페아의 석화에 걸린 피즈가 된 느낌이었다.

    잠시 후 그가 말을 이었다.


    "자네는 내일부터 정식 소환사로서 리그를 진행하게. 추후에 맡게 될 영웅에 대해선 연락이 갈 거야."




    ------




    1편에서도 밝혔지만 구상도 플롯도 하지 않은채 무작정 써내려갑니다.

    집어넣고 싶은 아이디어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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