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포드 핀토 사건'
1970년대 포드 핀토(Ford Pinto)는 아주 인기 좋은 소형차였습니다.
매끈하게 빠진 스타일과 효율 좋은 엔진, 적당한 가격에 마침 오일파동으로 관심이 소형차로 옮겨가서 베스트 셀러 였습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습니다.
자동차 뒤쪽 트렁크 밑에 있는 연료 탱크를 보호하는 지지 구조물이 없는 설계상의 결함이었는데
뒤에서 시속 20마일 이상의 속도로 핀토를 들이받는 추돌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연료 탱크가 밀려들어가 쉽게 폭발하는 무서운 결함이었습니다.
추돌사고로 포드 핀토의 연료탱크 폭발이 일어난 모습
결국 이러한 사고로 500명 이상이 사망하였으며 화상을 입은 사람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사고가 난 부상자들은 설계 결함을 문제 삼아 고소했고, 이 소송 과정 중에 포드도 이미 예전부터 이 결함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포드는 개발과정에서 이미 연료탱크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후방충돌 테스트로 연료 탱크가 폭발하는 모습)
포드는 핀토의 연료탱크 결함을 알았을때, 연료 탱크를 보호해 폭발을 막는 장치를 부착하는 것이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는 비용/편익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비용/편익 분석 결과, 안전을 높여줄 부품을 부착하는 데 드는 비용은 한 대당 11달러였습니다.
승용차와 트럭 1250만대 모두에 11달러 부품을 달면 안전성을 높이는 데 총 비용은 1억 3700만 달러였습니다.
포드는 안전한 차를 위해 이 돈을 지출했을 때의 가치도 계산했습니다.
즉, 180명이 사망 혹은 부상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그들이 소송을 제기했을때 배상해야 할 목숨에 달러로 가치를 매겼습니다.
사망에는 20만 달러, 부상자는 6만 7000 달러. 안전장치가 없어서 파손될 자동차 2000대의 수리비용도 추가. 한 대당 700달러를.. 계산 결과 4,950만 달러로 나왔습니다.
결국 회사는 연료탱크를 개선하는 비용이 그에 따른 이익보다 더 크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포드 핀토는 안전장치를 달지 않고 판매되었습니다.
이러한 포드의 비용/편익 분석을 적용한 사실이 법정에서 밝혀지자 경악한 배심원은 격분하여 어마어마한 위자료 지급을 결정했습니다.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250만 달러, 징벌적 손해배상금으로 1억 250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평결했습니다.
이로써 포드는 엄청난 이미지 손상을 입게 됩니다.
포드차는 '바베큐시트'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후 미국 시장에서 실적이 곤두박질 치고 일본 소형차가 승승장구하게 만든 원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기업이 보편적으로 갖는 공리주의식 사고로 포드는 고객 목숨의 가치를 이익에 포함시켰던 것입니다.
그러나 포드는 이 사건의 교훈을 22년 만에 잊어버리게 됩니다.
2000년 포드 익스플로러 파이어스톤 타이어 결함 사건
2000년 3월 10일 44살 된 도나 베일리(Donna Bailey) 부인은 두 자녀와 함께 새로 구입한 포드 익스플로러를 타고 가다 타이어가 파열되어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도나베일리의 포드 익스플로러
도나 베일리(Donna Bailey)
이 사고로 그녀는 목아래 부분이 마비되어 암벽등반가의 꿈을 접고 평생 집중적인 치료를 받으며 살아가야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당시 전복된 포드 익스플로러는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 타이어가 장착되었었는데,유사 사고가 많다는 것과 타이어에 결함이 있었음을 알게된 도나 베일리는 포드자동차와 파이어스톤사를 대상으로 1억 달러를 청구하는 소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때맞춰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포드자동차와 타이어 공급사인 파이어스톤이 타이어의 결함을 수년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폭로하게 됩니다.
결국 포드와 파이어스톤은 도나 베일리에게 어마어마한 배상을하고 650만개의 타이어를 리콜한다고 공식 발표하게 됩니다.
또한 약 200건의 포드자동차와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 사의 불량 타이어 소송이 이어지게 됩니다.
포드자동차의 이미지는 급격히 추락하게 되었고, 이 사건은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의 추락을 앞당기게 됩니다.
그 후로도 한동안 포드자동차의 이미지 회복은 쉽지 않았습니다.
미쓰비시 리콜 은폐사건
도요타 렉서스의 사례는 많이 알고 계실것으로 생각되어 미쓰비시의 몰락을 가져온 미쓰비시 리콜은폐 사건을 소개하겠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2000년 미쓰비시 내부 직원 중 한명이 이러한 은폐 사실에 대하여 양심의 가책을 안고 일본 운수성에 제보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원래 기업의 사안에 온건적이던 운수성과 경찰이 미쓰비시 자동차를 급습하여 조사했고, 한 직원의 라커룸에서 2중으로 기록한 리콜 은폐 비밀 장부를 찾아내었습니다. (이 장면들은 TV 방송을 통해 일본 전체에 방영되었습니다)
그 비밀장부에 보면, 미쓰비시 자동차는 77년 이후 23년 동안 총 8만 7천건에 달하는 클레임 가운데, 80%를 비공개로 분류하여 은폐하였습니다(일본의 법률에서는 리콜정보는 모두 공개해야 하며 운수성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합니다)
특히 이 비공개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연료 누출과 브레이크의 잦은 고장 등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소비자 불만 등을 모두 은폐해 온 것이 밝혀진 것이었습니다.
이런 중대하고 치명적인 결함에도 무료 리콜제를 실시하지 않았고,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에 대해서만 비밀 수리를 해 주는 것으로 조치를 취해 왔습니다.(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 시장처럼)
소비자들은 분노했고, 2000년에는 약 80만대, 2001년에는 추가로 130만대를 리콜해야 했습니다.
당시 미쓰비시 관계자들은 기업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은폐했다고 실토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문제가 있는 차량 결함에 대해서는 빠짐없이 회수하여 시정해온 만큼 소비자 안전엔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차량 결함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속속 드러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없이 커져 버립니다.
설상가상으로 미쓰비시는 2004년 미쓰비시 트럭의 리콜 은폐 사건에 다시 휘말리게 됩니다.
이 사건은 1996년 미쓰비시가 대형 트럭의 앞바퀴 쪽 클러치 하우징 부분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당시 경영진 대책 회의를 통해 클러치 부분의 결함 및 앞바퀴 이탈과 관련된 37건의 사고를 접수했으나, 최고경영진은 제품의 결함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제품에 대한 리콜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시 경영진들은 2004년이 되면 이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70 ∼ 80건에 달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했지만, 문제가 발견되면 그 때 수리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002년 요코하마에서 주행 중이던 트럭의 바퀴가 빠지면서 사고지점을 지나던 29세 여성이 바퀴에 맞아 즉사하고 두 아들이 크게 다친 사고가 발생해 소송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미쓰비시는 휠 볼트를 제대로 조이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 주장했지만 조사 결과 트럭 결함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다시 한 번 미쓰비시의 리콜 은폐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결국 우사미 다카시 전 미쓰비시 푸조 회장과 하나와 아키오 전 상무 등 임직원 7명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한 번도 아니고 잇달아 사고를 은폐한 기업의 도덕성이 문제가 되면서 미쓰비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미쓰비시는 2003년 2154억 엔(1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아직도 회생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일본 매일 신문은 기사에서 ‘잃어버린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미쓰비시 자동차 재건의 행방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원가절감과 이윤추구를 강하게 드라이브하고 있습니다.
이익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사기업은 인간을 위한 높은 수준의 경영철학을 갖는데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고, 그러한 조짐을 요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보통의 주행 환경에서 차축이 부러져 바퀴가 빠지고, 휠이 깨지고, 스티어링 축이 부러지고, 주행중 핸들 작동이 멈추고,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하고, 급발진이 일어나고, 아연도강판과 방청을 하지 않아 3~4년 만에 차체가 녹슬어 썩고 안전과 관련한 부품과 보증기간을 차별 당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직,간접적으로 그런 경험을 한 소비자들, 또는 조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비판과 독설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생명을 담보로 이용하는 상품을 만드는 기업에게 소비자가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고 보다 소비자를 위한 철학을 담은 기업이 되길 요구하는 것이 과연 잘못된 것일까요?
그것이 얼마나 잘못되었기에 '수출품을 직접 역수입해서 사용하라'거나 좌빨이나 특정기업 알바로 몰아 '너네는 문제가 없냐'는 식으로 몰아가는 걸까요?
왜 그들은 제대로 된 근거나 논리 조차 없이 문제제기 자체가 문제인 것으로 궤변을 늘어 놓으며 희석하려 하는 걸까요?
비판하는 사람들도 국내 기업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이런 비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더 큰 불행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비판마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포드 핀토와 도요타 렉서스, 미쓰비시의 교훈을 겪어보아야만 얻을 수 있을까요?
아고라 펌
http://bbs2.agora.media.daum.net/gaia/do/kin/read?bbsId=K157&articleId=106462 ====================================================================================================
생명은 소중합니다.
돈으로 가치를 환산할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제대로 된 철학을 가진 기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