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부
-그녀 이야기-
거실 쇼파에 혼자 앉아 오빠가 누워 있는 내 방을 보면서 조금 전 오빠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너무 하고 싶었다.
-오빠는 우리 엄마와 아빠에게 안된다는 말만 들었을 건데.. -
-오빠도 지금 많이 힘들겠지..?-
여러번 곱씹어 생각하고 고민하다 오빠가 자고 있을 내 방에 노크를 했다.
"오빠~ 자?"
"아니.."
-휴..다행이다 아직 안 잤나보네..-
오빠가 누워 있는 침대에 걸터 앉아 조금전 결심을 했던 것을 오빠에게 말했다.
"아까 내가 말 할려고 했는데.."
오빠는 내 얼굴을 빤히 보며 무슨 말을 할까 내 입술을 보고 있었다.
"나 오빠가 아침에 포항 갈 때 따라 갈꺼야.."
오빠의 얼굴에 난처한 표정이 지어졌다.
-오빠..오빠가 내 생각하고 걱정하는 것 같아서 같이 가지 않으려는 거 다 알아..-
-그러나 내가 오빠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어서 그래..-
그래서 내가 오빠보다 먼저 선수를 쳐 말했다.
"따라갈꺼니깐 말리면 안돼~! 알았지?"
그리고 오빠는 많은 생각을 하는 듯 잠시 시간을 두고 말했다.
"응..알았어..은주야.."
오빠를 보고 빙긋 웃으며 내 방을 나왔다.
-오빠.. 우리는 이제 하나니까 앞으로 나는 오빠랑 같이 움직일꺼야-
아침에 오빠랑 같이 포항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지니 잠이 쏟아졌다.
잠결에 현관문이 닫기는 소리를 들고 깜짝 놀라 눈이 뜨였다.
-뭐지?? 방금 무슨 소리 들었는데..-
혹시나 싶어 내 방에 노크를 하고 들어 갔더니 오빠가 없었다.
-오빠..지금 나 두고 먼저 내려 간거야??-
오빠가 방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밖으로 뛰어 나갔다.
오빠 차가 출발해서 저 멀리 가는 것을 보고 몇 걸음 뛰다가 멈추고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오빠..이렇게 나 떼어 놓고 가면 내가 속상하잖아!! -
-아까 나랑 같이 간다더니 이제는 오빠도 거짓말을 잘하네..-
-나 힘들까봐 그러는거 알어..하지만 지금 이게 날 더 힘들게 하는거야..-
조용히 옷을 챙기며 여러 생각이 떠올랐고, 부모님이 깰까 싶어 조용히 집을 나서려는데
등 뒤에서 엄마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렸다.
"은주야.."
엄마의 목소리에 발걸음이 순간 멈췄고, 뒤돌아 보지 않고 가만히 서 있으니 엄마가 다시 말했다.
"꼭 이래야 하는거니?"
-엄마는 그 사람이 간 것도 내가 따라갈 것도 다 알고 있었구나..-
엄마가 슬픈 표정을 지금 짓고 있을 것 같아 엄마 얼굴을 보지 않은 체 말했다.
"나 그 사람 잃어 버릴까 겁나서 이러는거야.."
엄마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듯 아무 말도 없었고, 엄마의 지금 표정을 뒤돌아 서서 보게 되면
발걸음을 떼는 것이 힘들 것 같아 등 뒤에 있는 엄마를 쳐다 보지도 않고 집을 나섰다.
밖은 여전히 깜깜했고, 부모님을 두고 나서는 내 마음도 그렇게 밝지만은 않았다.
-엄마 정말 미안해..그 사람 나 때문에 많이 힘들건데..그 사람이 힘드니깐 내가 너무 아파서 그래..-
큰 도로가로 나가니 택시 한 대가 내 앞에 섰고, 택시를 타고 동부정류장으로 향했다.
동부정류장에서 포항 행 첫 차를 타고 포항으로 출발했다.
포항에 다가갈수록 날은 조금씩 밝아져 왔다.
-오빠 조금만 기다려.. 지금 힘들텐데 조금이나마 그 짐을 덜어 주려 내가 왔으니깐..-
버스터미널에서 예전에 기억을 더듬어 오빠 집으로 택시를 타고 도착을 했다.
가방을 끌며 오빠집에 다다랐을 때, 막상 오빠를 마주치면 무슨 말을 할까 고민 중에
문이 열렸고, 나를 보며 놀란 오빠의 얼굴을 보니 내가 준비했던 말들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오빠가 놀란 눈동자로 나에게 물었다.
"언제부터 밖에 있었던거야?"
오빠의 얼굴을 보니 전 날에 술을 마셔서 그런지 아니면 우리 부모님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해서
그런지 얼굴이 영 핏기가 없이 파리하게 보였다.
오빠를 가만히 보고 있으니 나를 대구에 두고 간 오빠가 야속해 말했다.
"나 버리지 않는다며..그렇게 말하고는 혼자 그렇게 가버리면 어떡해!"
"나 때문에 네가 곤란 할까봐.."
-역시나 오빠도 내 걱정 때문에 나를 두고 몰래 포항에 온거구나..-
내가 준비 했던 말들은 다 잊어 버린체 마냥 오빠에게 안기고 싶어
무작정 오빠에게 몸을 던지며 말했다.
"죽을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 하니까 죽을만큼 아팠단 말야.."
오빠는 내 짐 가방을 들고 오빠 방에 가져다 놓았다.
오빠의 복장을 보니 출근을 하기 위해 회사복을 입은 듯해서 오빠에게 말했다.
"오빠 자세한 이야기는 오빠 퇴근 후에 하도록 하고 어서 출근해~"
"그래..은주야"
그리고 오빠는 나에게 빙긋 웃어 보이고는 현관문을 열고 집을 나설 때
오빠의 와이셔츠가 접혀 있어 오빠를 불렀다.
"오빠~"
"왜?"
"잠깐만~"
오빠는 내 앞으로 다가왔고, 오빠의 와이셔츠의 옷 매무새를 똑바로 해 줄려는데
오빠는 뽀뽀를 해주는 줄 알고 눈을 감고 있었다.
오빠의 행동이 너무 귀여워 콧소리를 내며 말했다.
"오빠~ 뭔데~"
나의 말에 오빠는 눈을 떴고, 오빠의 와이셔츠를 똑바로 해 주었더니 오빠는 민망한 듯
쑥스럽게 웃었다.
너무 사랑스러운 표정이여서 오빠 뺨에 살짝 뽀뽀를 해 주며 말했다.
"오늘 일찍 들어와~"
"왜?"
"맛있는 거 만들어 놓을께~"
"갈비찜?"
"치~ 난 갈비찜 밖에 못하는 줄 아는가 봐~"
"알았어~ 기대 할께~"
오빠는 상당히 기분 좋은 표정으로 출근을 했다.
오빠를 보내고 오빠 집에 혼자 있으니 마치 신혼 주부가 남편을 출근을 시키고
집에 홀로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기분도 이상하게 묘했다.
일단 짐 가방에서 짐을 풀고 간단하게 오빠 집을 청소를 했다.
청소를 하면서도 골똘히 생각을 했다.
-오빠가 오면 어떤 음식을 해줄까나..?-
-아.. 평소에 요리 같은거 많이 해 볼 걸..-
이런 뒤 늦은 후회를 하면서 오빠 방을 청소를 할 때 책상 위에 작은 액자에 끼워 둔
오빠와 내가 놀이 공원에서 찍은 오빠의 목을 내가 한 팔로 조이는 사진이 눈에 보였다.
그 작은 액자를 들어서 가만히 쳐다보니 옛 기억이 떠올랐다.
- 오빠도 여전히 이 사진을 소중히 생각을 하나 보다..-
사진을 가만히 보는 중에 침대 위에 있는 가방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들렸다.
-오빠가 회사에서 쉬는 시간이라고 전화를 하는건가??-
가방에 들어 있는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확인을 했더니 기억에서 잠시 사라져 버렸던
희철 오빠의 전화였다.
"여보세요.."
희철 오빠의 경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주야~ 축하해~ 어제 보니 합격 했더라~"
"네..어떻게 아셨어요?"
"그 정도는 기본이지~ 내가 말했잖아 그 학교 출신이라고~"
"아 네.."
희철 오빠는 뭐가 그리 좋은 지 기분이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뭐해?"
"저 오빠..앞으로 연락을 안 했으면 좋겠어요.."
희철 오빠가 잠시동안 아무 말 없더니 내가 한 말을 못 들은 것처럼 말했다.
"축하의 의미로 오늘 점심 사줄까?"
"저 집에 없어요.."
"그럼 어디인데?"
"하여튼 앞으로 전화를 안 했으면 좋겠어요.."
희철 오빠가 약간 서운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지금 너희 집 앞인데.."
"그냥 돌아가세요.."
"진짜 집에 없는거야? 전에 그 승훈씨 인지 뭔지 그 사람이랑 있는거야?"
"네"
그리고 약간의 침묵이 흘렀고 희철 오빠가 억지 웃음을 짓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나중이라도..아니다..그럼 입학식 때 보자~ 놀러 갈께~"
축하를 해주는 희철 오빠에게 그다지 친절하게 전화를 받지 않은 것 같아 미안했지만,
후에라도 승훈 오빠에게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아 냉정히 말했다.
희철 오빠의 전화를 끊고 액자에 있는 오빠 사진을 또 가만히 쳐다 보았다.
- 오빠 나 잘했지~? 칭찬 받고 싶지만 자랑을 하지는 못 하겠네..-
-남자 이야기-
갑작스런 은주의 방문에 출근을 하면서도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멍한 기분이였다.
그러나 조금 전에 은주가 뺨에 뽀뽀한 느낌을 떠올려 보니 정말로 은주가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은주가 저녁에 맛있는 거 만들어 준다고 말했는 것 같은데..잘 못 들은 건 아니겠지?-
은주를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좋았고, 들뜬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회사에 들어서자 마자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웃으면서 일일이 다 인사를 하니
나를 가만히 주시 하던 동기가 어제 조퇴해서 나갈 때와 지금의 분위기가
사뭇 다른지 나를 조용히 휴게실로 불러냈다.
"어제는 표정이 초상집이더니.."
"그랬었나?"
"어제 니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둥 오글거리는 말하더니 잘 해결됐나?"
동기의 질문에 난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니~ 해결 잘 안됐어~"
동기는 이상하다는 듯 뭐가 그리 궁금한지 계속 물었다.
"기분은 되게 좋아 보이던데..어제 무슨 일 있었나?"
"뭐 그냥.."
동기는 가만히 생각하더니 조심스레 내게 물었다.
"어제 유부초밥 때문에 조퇴 한 거 아니였어?"
"맞어.."
"그래서 어떻게 됐어?"
궁금해 하는 동기의 얼굴을 보며 장난을 치려 웃으면서 말했다.
"유부초밥 계속 만나면 아버지가 족보에서 나 빼버린데~"
그리고 농담처럼 한 말이였지만 막상 말을 내 뱉으니 가슴이 조금 따끔 거렸다.
"니가 드디어 미쳤구나..족보에서 빠진다는 소리에도 이렇게 실성한 듯 웃는 걸 보면.."
"실성한 것 처럼 보여?"
"그래 부모님에게 싹싹 빌었나?"
동기의 걱정스런 표정에서 부모님 말이 나오니 어제처럼 약간 가슴이 쓰라렸고,
얼굴에 나도 몰래 웃음이 사라졌다.
-아..잊고 있었는데..우리 엄마 그리고 아버지..-
동기는 위로를 해주려고 하는지 심각하게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족보에서는 빠지기야 하겠나..예전에 우리 부모님도 내가 말썽을 피울 때.."
동기의 심각한 말에 그냥 가만히 듣고 만 있었다.
"나도 족보에서 빼니 마니 그러던데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잖아.."
-정말 그렇까..정말 우리 부모님 날 용서해 주실까..-
부모님이 어제 나를 보던 표정과 나에게 말한 한마디 한마디가 귓가에 맴 돌았다.
그리고 동기는 계속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난 반대로 부모님 눈에 눈물까지 흘리게 하는 불효자가 되기 싫어 내가 지고 들어 갔었거든~"
-우리 부모님도 나 때문에 속상해서 눈물을 흘렸을까..?-
그리고 동기는 웃으면서 농담처럼 다시 말했다.
"사실 족보에서 제명 할려면 서류만 30개가 넘는다더라 귀찮아서라도 못 빼니깐 잘해~ 부모님한테~"
할 말을 마친 동기는 힘내라는 씩으로 내 등을 한 번 세게 쳤다.
괜히 기분 좋게 출근을 해서 동기와 대화를 하니 또 다시 부모님 걱정이 되었다.
-아버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날 믿고 가장 사랑해 주는 엄마는 걱정인데..-
-엄마 별 일 없는거 맞죠? -
은주가 날 위해 포항에 온 설레임과 한편으로 부모님을 걱정 하는 불안함을 동시에 느꼈다.
-아..내 인생에서 정말 복잡한 한 때인 것 같은데..어떻게 풀어야 하지..-
하루 종일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감정에 퇴근을 하고 은주가 기다리는 집으로 향하는 길이
그리 신나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집에 들어서자 집안에 향긋하고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고, 내가 들어 오는 소리를 들은 은주가
문 앞까지 나와서 나를 반겨 주었다.
"오빠 진짜 일찍 왔네~"
은주의 헤맑은 미소로 나를 반겨 주었다.
-엄마..죄송합니다..나 때문에 여기까지 온.. 이런 은주를 차마 어떻게 할 수는 없네요..-
나를 반겨주는 은주를 보며 냄새를 맡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우와~ 진짜 맛있는 냄새가 난다~"
"기대해~ 진짜 맛있을 꺼니깐~"
"뭐 했는데?"
은주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진짜 맛있는 거~"
은주는 다시 부엌으로 갔고, 나는 욕실에 들어가 씻은 후 부엌으로 갔더니
은주가 나를 밀쳐내며 농담처럼 존댓말을 했다.
"내가 오라고 할 때까지 거실에서 텔레비젼 보고 계세요~"
은주의 말을 듣고 편한 옷으로 갈아 입으려 내 방으로 들어갔다.
내 책상위에는 은주의 가방이 있었고 내 침대 옆에 가지런히 정리 된 은주의 옷가지가 보였다.
바닥을 보니 은주가 청소를 한 흔적이 있어 흐믓히 미소를 짓던 중에
은주의 가방에서 휴대폰 벨이 울렸다.
그리고 바로 부엌으로 은주를 불렀다.
"은주야~ 전화 왔어~"
내 말이 잘 들리지 않는 듯 은주가 반문했다.
"오빠 뭐라고?"
"전화 왔다고~"
은주의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은주에게 전해 줄려는데 벨소리는 멈추었다.
- 은주 부모님의 전화인가..?-
이런 생각에 번호를 확인을 했는데 희철오빠라고 뜨는 부재 중 번호를 보고 깜짝 놀랐다.
- 희철오빠? 아직까지 그 사람이랑 연락이 되는건가..?-
그리고 다시 휴대폰을 은주 가방에 넣으려는데 문자 메세지가 도착을 했고,
호기심에 문자 메세지를 확인을 했다.
『아침에 나갔다고 해서 아직까지 기다리는데 안오는거야?』
문자를 확인하던 중 또 한 번의 문자가 더 들어왔다.
『서프라이즈 해 줄려고 합격 선물까지 준비했는데..언제 와?』
문자를 확인을 하고 은주 가방에 다시 휴대폰을 넣어 두었다.
그리고 은주가 방으로 걸어오며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아까 뭐라고 그랬어?"
"아니..밥 다 되어가냐고..배가 고파서.."
"치~ 조금만 기다려 다 됐어~"
잠시 후 은주가 만든 요리를 식탁에 올리고 같이 마주보고 앉아서 저녁을 먹었다.
은주가 만든 김치찜이 식탁 위에 놓여져 있었고, 은주는 젓가락을 입에 물고는
내가 먹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유심히 지켜 볼려고 하는 듯 했다.
은주가 만든 요리를 한 입에 넣고 맛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더니
은주는 그제서야 안심인 듯 웃으면서 밥을 먹었다.
"오빠 정말 맛있는거 맞지?"
"그래~ 정말 맛있네~"
그리고 유심히 내 표정을 지켜보던 은주가 말했다.
"오빠 그런데 표정이 좀 이상하네..진짜 맛있는거 맞어?"
"진짜 맛있어.."
그리고 가만히 밥을 먹다가 은주를 불렀다.
"은주야~"
"왜? 오빠?"
"나 은주 정말 사랑해...그리고 은주 믿어~"
은주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은주가 말했다.
"무슨 일 있어?"
"아니 아무 일 없어.."
-괜히 희철이라는 사람 말 꺼내면 너 속상할 것 같아 말을 못하겠어..-
-마냥 이렇게 날 믿고 포항까지 와 준 은주를 믿을래.."
-그녀 이야기 -
포항에 와서 오빠와 같이 살며 정말 행복한 시간이였다.
아침에 출근을 시킬 때는 진짜 내가 아내가 된 듯한 기분이였고, 같이 장을 보고
같이 놀러 다니고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또 있었는지 앞으로 또 있을지 무서울 정도로 행복했다.
포항에 오고 나서 부모님에게 한 통의 전화도 없었고, 오히려 전화가 없는 것이 더 신경이 쓰였지만
오빠와의 행복한 시간을 더 즐기기 위해 그 생각은 덮어 두려고 했었다.
오빠와 같이 지내는 동안에 오빠는 여전히 나를 품으려 하지 않았고,
그 이유가 나를 지켜 주려는 것을 차차 느끼고 알게 되자 정말 오빠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웠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오늘은 토요일이였고, 이틀 후 월요일이면 입학을 하는 날이였다.
오빠도 몇일 전부터 그 것이 신경이 쓰였는지 종종 물었었다.
퇴근을 한 오빠와 간만에 외식을 하러 나갔고, 식당에서 저녁을 먹을 때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오빠.."
"응?"
"나 그냥 대학 가지 말고 여기서 일자리 구해서 오빠랑 계속 살까?"
오빠는 화들짝 놀란 표정과 목소리로 말했다.
"안돼~! 은주야.."
"왜? ..나 그렇게 보내고 싶어?"
오빠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은주 부모님은 허락을 안 하셨지만 은주 대학 졸업후에 결혼 할 꺼라는 말은 꼭 지키려 해.."
"오빠..그럼 오빠는 어떡해?"
"그냥..너 졸업 할때까지 기다릴꺼야.."
-오빠 마음 다 알어~ 나중에 내가 대학 가지 않은 거 후회 할까봐 그러는 거잖아..-
가만히 생각하는 날 보며 오빠는 걱정스레 말했다.
"너 포항에 왔다가 이제서야 올라가면 은주 부모님에게 혼나지 않을까?"
"안 그래도 내일 올라갈 것 같다고 미리 몇일 전에 말해 놨어.."
"별 말씀 안 하시던?"
"응~"
-오빠 그런데 아무 말 하지 않는 것이 더 무섭더라..-
가만히 밥을 먹는 오빠에게 빙긋 웃으며 말했다.
"대구에 가더라도 주말마다 내려 올꺼니깐~ 집에 없기만 해봐~ 콱~! 알지?"
오빠는 여전히 아무말 없이 웃기만 했다.
식당에서 저녁을 다 먹고 나설 때 휴대폰에서 벨이 울렸다.
-누구지?? -
가방에서 번호를 확인을 하니 희철 오빠였다.
전화를 받을까 말까 망설이는 중에 오빠가 전화를 받으라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전화 받어~"
전화를 받지 않으면 오빠에게 더 이상하게 비칠까봐 작은 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전히 경쾌한 목소리의 희철 오빠였다.
"은주야~ 월요일날 입학식인거 알지?"
"네.."
"그 때 놀러 갈테니깐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희철 오빠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으니 다시 희철 오빠가 말했다.
"예전에 너랑 같이 공부하던 현희에게도 전화를 했는데 너랑 같은 학교 같은 과라고 그러던데~ "
"알고 있어요.."
"그 때 현희랑 같이 보자~ 오빠가 맛있는 거 사줄께~"
그렇게 전화를 끊었고 오빠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척 나에게 물었다.
"누군데?"
"예전에 같이 공부하던 오빠야.."
오빠가 잠시 말을 잊지 못하다가 다시 나에게 물었다.
"혹시 그 희철이라는 사람이야?"
오빠의 말에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만 끄덕였다.
36부 끝
아 생각 했는 것 보다 분량이 적네요..
3시간 동안 적으니 손가락이 아파서 이만..
40부 완결 예정이였는데 더 늘어 날듯여...
너무 길면 지루 할건데.. 벌써 지루하진 않죠?
오타나 띄어쓰기 지적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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