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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ju_4860
    작성자 : 숲고양이
    추천 : 3
    조회수 : 1272
    IP : 110.70.***.253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1/10/26 01:06:20
    http://todayhumor.com/?soju_4860 모바일
    [♬] 22살 삶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형은 보셨으면 합니다.


    안녕.
    서로 초면이지만 우리 형 대하듯 말을 편하게 할게.

    난 스물 한살, 제대로 된 연애라고는 한번도 안해본 꼬꼬마이지만.
    내가 말하는 대로 살려고 노력만 열심히 하는 놈이지만.
    그래도 나랑 너무 비슷한 상황을 겪은 것 같아서 동생이지만, 주제넘지만 길게! 한마디 해주려고해.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 나도 사실 남이 보기에는 느긋하게, 놀며 살고 있는 걸지도 몰라.
    그렇기 때문에 형이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는 가타부타 말하지 않으려해.

    나는 5년동안 짝사랑하던 애한테 친구랑 싸웠을때 잠깐 위안이나 되어주는 그런 호구새끼로 지내봤고.
    게임하는 여자를 좋아하게 돼서 고백하니 던전이 나보다 더 중요했던 그런 사람을 좋아했던 호구새끼야.

    그치만 지금은 정말 죽을만큼 좋아하고, 대신 아파도, 대신 죽어도 좋을것 같은 사람을 만났어.
    오랫동안 알던 사이도 아니야, 그렇다고 많이 만나본 사람도 아니야.

    많이 만났던 어떤 사람들보다, 오래 알던 어떤 사람들보다 소중하고, 아껴주고 싶은 사람이야.

    그래도 내가 형보다 나은건 내가 오고싶은 과에 왔다는거네.

    있지.

    나는 돈도 없고.
    잘생긴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는것도 아니고.
    뭔가 유별나게 잘하는게 있는 사람도 아냐.

    그래서.
    이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게 죄라고 생각하며 살았어.

    형.

    형은 형이 그 사람을 좋아하는게 죄라고 생각해?
    그 사람한테 호감을 가진걸 알면 형을 경멸할거라고 생각해?
    그 사람은 고작 형한테 그런 이미지야?

    나도 얼마 전까지는 몰랐지만.

    믿음이란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어.

    형은 그 사람을 믿어?

    나는 내 사람을 믿어.

    비록 내가 아프고 힘들지만, 믿고, 천천히 한걸음씩이지만 걸어나가고 있어.

    고백도 좋지.
    너무 빠른것도 아닌것 같아.

    6년이나 좋아했으면, 왠만큼 생각하는게 느껴지거나, 행동하는 방식을 알거라고 생각해.
    6년이나 지켜봤으면, 한번쯤 용기내는게 좋겠다거나, 행동해도 좋다고 생각하면 안될까.

    친구사이가 틀어지는게 두려워?
    형이 소심해서 말을 제대로 못 꺼낼까 두려워?

    할 수 있어.

    제동을 걸지마.
    브레이크를 밟지마.

    한계선을 스스로 그어버리지 마.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아니, 할 수 밖에 없도록 하는거야.

    그 사람이 형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정말 곁에 두고 싶다면.

    용기를 내.

    실패가 두려워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그저 매달려만 있고 싶다면.

    내가 지금까지 위에 쓴것들도 소용 없겠지.

    그치만.

    한번 걸어갔으면 해.

    실패하더라도.

    그리고, 연애 하나가 안된다고 풀리는게 없다고 생각하지마.
    물론 내가 힘든게 제일 힘든거라는건 알아.

    남이 암걸려서 죽어가는것보다.
    내가 감기걸려 콜록대는게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거.
    그건 누구나가 같을거야.

    공감은 할 수 있어.
    하지만 이해는 할 수 없어.

    어떤식으로 힘든지는 알지만, 그게 그사람한테 얼마나 힘들게 느껴지는지는 누구도 모른다는거지.

    그래서 나도 남한테 더 힘든 사람이 있는데 뭘. 이라고는 하지 않아.

    그치만, 연애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야.

    시간은 많아.

    적어도 80살까지는 넉넉히 살아야지.
    우리 아직 60년 남았다.

    와 ㅡㅡ..
    지금까지 살았던것도 미치도록 지겹고 오래산거같았는데
    지금까지 살았던만큼의 세배를 더 살아야돼.
    어쩌면 그것보다 더 살지도 몰라.
    어쩌면 그것보다 못 살지도 몰라.

    하지만.

    아직 남은 시간은 길잖아.
    고백했다가 차인다고 형 인생이 끝나는거 아니잖아.

    선택의 여지 없이 누가 찾아와서 죽이는게 아니잖아.

    서로 특별한 사이도 아닌데 차이면 얼마나 갈거같아.
    평생 잊지 못하고 죽을때까지 슬퍼할까?
    10년을 잊지 못하고 10년 뒤에나 새로운 사랑을 찾을까?

    3년을 아파하다가 좋은 사람을 만날까?

    아니.

    길어야 한달.
    그 뒤엔 얼굴보면 가슴이 조금 아파오는 정도겠지.

    인생은 길어.
    지루할정도로 길어.
    그 긴 인생에서.
    하나만 보고 그 하나에 목숨거는건 좋지만.
    형 인생에 있어서 더 중요한것들이 있을거고.
    아직 하고싶은게 뭔지 모른다면, 하고싶은걸 찾는다면 어떨까.
    그때도 연애에 목매달고 인생 비관하고 할까?

    잡설이 중간중간 엄청 길었지만.

    한줄 요약해줄게.

    행동으로 옮겨.


    형이 소심한건 문제가 되지 않아.
    소심하다고 나는 안될거라고 하면서 앞을 향하지 않으려는게 문제지.

    그러니까 힘내.

    그리고 실패한다면.
    그냥 쿨하게 '인연이 아니었나보다.' 하고 넘겨.
    그렇게 넘어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
    가슴에 묻고 살아.

    평생 혼자 뒤에서 꽁무니만 바라보면서 살거야?
    그러기에는 한번밖에 못사는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아?

    흘러간 기회는 다시 잡을 수없어.
    형의 스물 두살 청춘의 사랑은 이번 한번뿐이야.

    그렇다고 조급해 하지마.

    시간은 많아.

    다만, 그 기회를 적절히 잡아보려 노력을 해.



    술먹고 써서 주절주절 대고 분위기맞춰보겠다고 브금도 넣었지만.

    이거 하나만 알아둬.

    얼굴도, 이름도, 어떤 자세한것도 모르지만.
    이렇게 몇줄의 글만 보고도 응원하고, 같은 편이 되줄 수있는 사람이 적어도 여기 한사람은 있다는걸.

    아래 짤은 인생이 안풀린다는 단 한줄때문에 가져온 짤.




    숲고양이의 꼬릿말입니다

    요술토끼님이 그려주셨어요 '-' 데헷

    요술토끼님이 그려주셨어요 '-' 데헷


    엠보싱님이 만들어주셨어요 으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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