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출신 현각스님이 만난
참담한 경험담
※하버드 대학교 학생이었는데 출가하여 스님이 되어 화계사에 있으며
책을 내어 현재 베스트셀러의 저자인 현각스님의 경험담을 참고삼아 읽어보자.
비가 내리는 어느 여름날 지하철을 탔다.
일요일이었는데도 사람들로 붐볐다.
그런데 어떤 남자가 내가 탄 지하철 칸으로 들어왔다.
'아뿔사, 우산 파는 사람이 아니었구나.'
잠시 후 나는 그가 '예수를 파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천천히 들어보니 그는 나에게 이렇게 고래고래 소리치고 있었다.
"오직 성경만 읽어라.
오직 예수님만 믿어라.
예수님만이 당신을 구원할 수 있다."
나는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단전으로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었다를 반복했다.
그는 나에게 뭔가 계속 얘기를 해댔다.
그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흥분에 가득 찼다.
"조심하라.
사탄들이 권하는 사악한 종교를 믿지 마라."
그는 내 뒤에 똑바로 서서 쉬지 않고 퍼부어댔다.
나는 점점 더 앞으로 밀려나 지하철문 유리창에 안경이 닿을 정도까지 되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나의 무관심에는 아랑곳없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다른 사탄의 우상숭배 종교를 믿지 마라.
그것들은 악마의 가르침이다.
만약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면
당신은 지옥으로 간다.
금불상 우상에 절하지 말라.
우리가 IMF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에 금불상이 하도 많아
여호와신이 우리를 벌주셨기 때문이다.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와 우리나라를 구하실 수 있다"
그는 계속 내 뒤에서 성경 구절을 인용하고 있었다.
그는 소리치고 있었다.
"성경을 읽으세요!
성경을 읽으세요!"
나는 속으로 약간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그에게 말했다.
'저는 이미 어렸을 때부터 성경을 수십 번도 더 읽었는데요.
하버드 신학대학원에서 성경을 따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 사탄의 종교가 판을 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 교회 팸플릿을 내 주머니에 찔러놓기도 하고
자기네 교회에 나와 예배를 꼭 보라고 간곡하게 권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내 팔목을 잡아 끌기까지 하면서 소리를 지른다.
"당신 미국에서 온 것 맞지요.
미국 아저씨.
미국은 예수님 나라입니다.
그런데 왜 사탄의 가르침을 믿습니까?"
그리고는 아예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지하철에 탄 사람들을 향해
"악마의 말을 전하는 사탄"이라고 소리지르기도 한다.
한번은 한 중년여자가 나에게 오더니
"우리나라는 예수님 나라이니 하루 빨리 한국을 떠나라"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
나는 그럴 때마다 그들에게 내가 얼마나 예수에게 감사하고 있으며
예수 가르침에 따라 살려고 하는지 성경책에서 글귀를 찾아내어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힌다.
그런데 그렇게 한번 시도했다가 큰 모욕을 당한 적이 있어
아예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그들은 내가 무슨 대응이라도 할라치면
'어찌 감히 이런 옷(승복을 가리키며)을 입고 예수님 말씀을 인용하느냐'고 따졌다.
심지어 어떤이들은 나를 따라 내려 내 앞길을 막으며 나와 논쟁을 하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얘기한다.
'나는 당신이 하느님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럽군요'
재미있는 것은 정작 개신교의 종주국이라 할 미국에는 이런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1996년 내가 묵고 있는 화계사에 세 번이나 불이 났다.
경찰은 개신교인을 범인으로 추정했다.
화계사는 불탄 절을 다시 세우고 개·보수하느라 1억여 원을 들여야 했다.
미국에도 수천 개의 사찰이 있다.
전통적인 기독교(개신교)의 나라이지만
그 어느 누구에게도 불교 사찰에 불을 지른다든지
탱화를 훼손한다든지 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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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국만,
오직 한국의 일부 기독교(개신교)만,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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