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청년대표님 글에 대한 반박글이 있어서 저도 의견을 내보는겁니다만,
사실 청년대표님의 말에서 틀린 것은 없습니다
제가 이전에 리플에서도 달았듯이 리그간 실력차는 분명히 존재하고
그 "실력차"란 리그 인프라 등의 것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전 리플에서도 말씀드렸듯
청년대표님의 견해가 실력을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리그적응을 상당히 사소하게 본다는 겁니다.
"뭐 좀 영향은 있겠지" 이정도?
막말로 같은 리그의 다른 팀으로 옮겨가도 성적이 들쭉날쭉해지고
타순 변화, 타순 앞뒤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서도 오르락 내리락하는게 성적과 스탯입니다.
그걸 따지고보면 다른 리그에 가는 것은 얼마나 큰 도전인지 알 수 있을겁니다.
이전 리플에도 적었듯이 "적응"이 단순히 시차적응 정도를 말하는게 아닙니다.
낯선 야구 스타일, 낯선 야구 문화, 낯선 코치진, 낯선 선수들 모두에 적응해야한다는겁니다.
졸업후 바로 다른 리그에서 데뷔한 사람도 그런 것에 적응을 해야하겠지만
7~8년 가까이 한국에서 활약하며 일본으로 넘어간 선수들에겐 아마 더 큰 벽이 있을겁니다
운좋게 그것이 잘 맞는다면야 첫해부터 활약을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1년에서 2년은 시간이 걸리겠지요.
그런데, 일본에서 "용병"인 한국선수들에게 시간을 보장해 주나요?
정민철, 정민태 선수 이야기를 하셨는데.
정민철 선수의 팀 시스템 부적응은 많이 알려져있죠.
아시나 모르겠지만 정민철 일본 데뷔가 1실점 완투승인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2군으로 갔지요.
그 다음 등판이 7이닝인가 던지고 또 1~2실점 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음날 2군갔어요.
뭐 6인로테이션을 도는 일본이기에 일정에 따라 로스터를 유기적으로 운용하는건 사실이지만
리그의 에이스로 군림하던 사내가 A급 활약을 하고도 2군을 오르락 내리는 상황. 수긍될까요?
정민철 스스로도 이런 시스템에 적응을 못했다고 밝혔고 팔꿈치 부상도 왔지요.
정민태 선수의 팀 투수코치와의 불화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구요.
또 두 선수 모두 요미우리에서 뛰었다는 것도 한몫했습니다.
요미우리는 일본 현지에서도 인정하는, 팀 분위기 안좋은 곳입니다.
잘하는 선수들은 무조건 돈 주고 데려오고, 좀 써보고 못하면 무시하고 버리는 스타일이죠.
일본 내의 난다긴다는 선수들도 돈 주고 데려와서 몇달 써보고 2군 보내는 판에
일본으로 넘어가서 적응이니 뭐니 하면서 빌빌대는 선수? 안봐도 뻔하지요.
두 선수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2년.
아니 실질적인 기회가 주어진 기간은 1년이라고 보는게 옳겠네요.
이런 상황에서도 "절대적 실력차가 있으면 적응은 별 상관없다"라고 하실건가요?
사실 구대성 선수는 나름 준수한 성적을 냈다고봅니다.
당시 오릭스는 최하위 팀이었고 2년차에는 선발로 방어율 1위를 하고도 5승 남짓 올렸죠. 패는 10패쯤 되던가.
뭐, 3~4년차에는 방어율이 4점대로 오르긴했지만 그 때 이미 30대 중반이었죠. 체력문제가 왔습니다.
그럼에도 삼진율은 리그 탑 수준으로 높아서 당시 일본에서도 구원투수로 쓰는게 좋다는 평이었습니다.
선발로서의 스테미너는 떨어지지만 필승조로의 구위는 충분하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꼴찌팀의 사정상 일본 마지막해까지 선발을 뛰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을 거쳐 한국에 돌아와서 2~3년간 탑 활약을 했지요. 그때는 "전문 마무리"였습니다.
이미 2~3년전부터 일본에서 이야기하던 "구위 좋고 삼진율 높은 구원투수"요.
익숙한 고향땅으로의 복귀,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보직으로의 변경.
이것을 단순히 리그 격차로 인한 스탯상승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아, 이딴거 다 필요없고
절대적인 실력만 있으면 적응 그딴 문제 다 필요없고 첫해부터 스탯 팡팡 찍는다.
그렇게 말하면 뭐 저는 말이 안먹힌다고 생각하고 더 아무말 안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선동렬마저도 1년의 적응기간을 거쳤고
프론트의 신뢰를 통해서 2년차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선동렬도 요미우리에 있었다면 1년써보고 2군 갔을거라고 생각하지만요.
제가 적은 리플의 추신수 이야기에 대해 반박을 하셨는데
추신수가 일본에서 한 2년 뛰어보면 3할에 30-30 이상 할지도 모르겠죠.
아니 할겁니다. 저 역시 메이저리그와 일본리그의 격차는 인정하니까요.
그러나 첫해부터 그렇게 꽝꽝 쳐낼수 있을까는 반반이라고 봅니다.
철저히 약점을 파고들고 유인하는 볼을 던지는 일본스타일과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이 문제라는거죠.
미국에서 뛰던 최희섭, 서재응, 송승준, 김선우 같은 선수는 어떻습니까?
물론 한국리그와 미국리그의 격차가 있으니 그 선수들이 지금 한국에서 핵심멤버로 뛰는건 부정할 수 없죠.
하지만 그 선수들이 첫해부터 10승에 30홈런 빵빵 해댔느냐?
아니오. 하나같이 첫해나 둘째해까지는 기대이하의 성적만 냈습니다.
최희섭이 첫해에 괜찮지 않았냐 하시겠지만 경기수도 적었고, 들쭉날쭉했으며 그나마 2년차엔 버로우였죠.
송승준도 1년은 밋밋하게 보낸뒤에 10승투수에 올랐고
김선우도 작년까지 "말은 에이스"였지만 사실 기대만큼은 못해줬습니다. 첫해는 두말할 것 없구요.
미국에서 한국으로, 그것도 자국으로 돌아온 경우에도 '적응'문제가 눈에 보입니다.
그런데 하루살이 목숨으로 말도 안통하는 타국, 그리고 님이 말하는 "상위리그"에 간 선수는 어떨까요?
정민태, 정민철에게 한국에서와 같은 믿음과 시간이 주어졌대도 그런 성적을 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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