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87544 * 가능하시면 원문을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준구 "盧와 맞장 뜨던 검사들, 지금 어디 있나"
"지금 검찰의 중견간부 이상의 중책을 맡고 있을 게 분명하거늘"
2012-06-12 10:40:42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11일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역대 검찰 중 지금처럼 불신을 받고 있는 검찰이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돈봉투 사건, 불법사찰 사건, 파이시티 사건에 이어, 이번 내곡동 사저 사건의 처리 결과도 이미 예상된 것과 한 점의 차이도 없다"며 이같이 탄식했다.
그는 "이런 현실을 검찰 당사자들만 모르고 있을까요?"라고 반문한 뒤, "난 아니라고 봅니다. 그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들의 행동을 국민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서 한 가지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라며 "사람들 뇌리에서 점차 멀어져 가고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젊은 검사들과 계급장 떼고 대화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막 가자는 것이지요?'라는 그 유명한 조크가 바로 그 만남에서 만들어졌지요"며 2003년초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젊은 검사들간의 공개 설전을 거론했다.
그는 "그때 우리는 대통령조차 무서워하지 않는 젊은 검사들의 패기에 놀랐습니다. '아, 이렇게 정의감이 강한 검사들이 다 있나?'라고 경탄했습니다"라며 "(그런데) 이 시점에서 내가 갖는 의문은 지금 그들이 모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변호사 등으로 전직하지 않고 아직 검사로 남아 있다면 검찰의 중견 간부 이상의 중책을 맡고 있을 게 분명합니다"라며 "그들은 지금 검찰의 모습이 십 년 전 자신들이 펼쳐 보였던 이상과 부함된다고 만족하고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는 결론적으로 "사람은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십 년 전 일이지만 지금도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라며 "입으로만 부르짖는 정의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실천으로 정의를 보여줘야만 비로소 언행이 일치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일선검사 등 검찰 내부에서도 내곡동 무혐의 처분에 대한 불만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의 급소를 찌른 이 교수의 일갈이 과연 검찰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다음은 이 교수의 글 전문.
그때의 패기만만하던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우리 검찰이 한 가지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합니다.
즉 모든 일에서 우리가 예상하는 그대로 행동한다는 점에서 그 일관성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전 정권과 관련된 비리와 현 정권과 관련된 비리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기다려볼 필요도 없습니다
돈봉투 사건, 불법사찰 사건, 파이시티 사건에 이어, 이번 내곡동 사저 사건의 처리 결과도 이미 예상된 것과 한 점의 차이도 없습니다.
혹시나 하면서 기다려 봐도 그 결과는 언제나 "역시나"로 끝나고 맙니다.
사실 사회의 정의를 세우려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더욱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죽은 권력 괴롭히는 일은 누구인들 못하겠습니까?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에 대해 추상 같은 단죄를 해야 사회가 맑아지는 것이지요.
현재 우리 검찰이 이 점에서 국민에게 어떤 점수를 받고 있는지를 구태여 조사해볼 필요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역대 검찰 중 지금처럼 불신을 받고 있는 검찰이 없을 것입니다.
이런 현실을 검찰 당사자들만 모르고 있을까요?
난 아니라고 봅니다.
그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들의 행동을 국민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사람들 뇌리에서 점차 멀어져 가고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젊은 검사들과 계급장 떼고 대화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막 가자는 것이지요?"라는 그 유명한 조크가 바로 그 만남에서 만들어졌지요.
그때 우리는 대통령조차 무서워하지 않는 젊은 검사들의 패기에 놀랐습니다.
"아, 이렇게 정의감이 강한 검사들이 다 있나?"라고 경탄했습니다.
TV 중계를 지켜보던 나는 그들이야 말로 온 세상의 정의를 자신들만이 담보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고 느꼈습니다.
이 시점에서 내가 갖는 의문은 지금 그들이 모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것입니다.
변호사 등으로 전직하지 않고 아직 검사로 남아 있다면 검찰의 중견 간부 이상의 중책을 맡고 있을 게 분명합니다.
그들은 지금 검찰의 모습이 십 년 전 자신들이 펼쳐 보였던 이상과 부함된다고 만족하고 있을까요?
세로 선출된 대통령의 문제점까지 지적할 정도의 패기를 가졌던 그들 아니었습니까?
보수언론마저 검찰의 수사 결과에 누가 선뜻 수긍하려 들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마당에, 그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그때 그들이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얘기했던 정의란 것이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이었는지 궁금하네요.
지금 우리가 보는 검찰의 보기 흉하게 휘어진 잣대를 뜻하는 것이었나요?
만약 그렇다면 할 말이 없구요.
사람은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십 년 전 일이지만 지금도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치 정의의 수호신이라도 되는 양 거침없는 발언을 하는 그들을 보고 어이가 없어진 대통령이 "이제는 막 가자는 것이지요?"라는 말을 하게 만든 그때의 그 장면 말입니다.
지금 검찰의 중추를 구성하고 있는 간부들이 그때의 젊은 검사들이었다면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입으로만 부르짖는 정의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실천으로 정의를 보여줘야만 비로소 언행이 일치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검사들이 많아야만 검찰에 대한 신뢰가 우러날 수 있습니다.
오늘 아침 내곡동 사저 사건을 또 다시 흐지부지 처리해 버리고 말았다는 기사를 읽고 문득 든 생각이었습니다.
최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