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달 전부터 준비한 제주도 다녀왔습니다.
보통 몇일 여행을 떠나도 반팔, 속옷 상하 1벌, 양말, 간단한 패치와 렌치, 등을 작은 가방에 담고 펌프를 가지고 다녔는데 한라산 등반을 계획해서 반바지, 물을 담을 8리터짜리 작은 배낭 준비했습니다.
떠나기 전날 잠이 오지 안 네요. 어찌해서 1시에 자고 4시반에 기상, 신도림까지 자전거 타고 5시 반에 도착했습니다.
5호선 영등포역에서 5호선으로 환승하고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전날 예약한 김포공항 수하물센터에서 자전거박스 포장을 했습니다. 가격은 3만5천원.
박스가 커서 자전거 두대는 충분히 넣을 수 있네요.
사장님께서 테러 여파로 공항 검색이 강화되었다 하고 친절히 빼야할 물품을 알려주시네요.
핸드폰, 지갑, 충전관련 된 배터리, 후미 등, 전조 등, 속도계, 본드 등을 빼고 나머지는 전부 배낭에 넣고 자전거와 함께 박스로 포장했습니다.
그리고 포장 전에 자전거 바람도 살짝 뺐습니다.
탑승수속을 밟고, 에어부산으로 예매한 표를 발권하고 자전거 박스 옮기는 것 잠깐 도와주니 몇분있다가 게이트에서 탑승 준비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네요.
게이트에서 안 믿겠지만 나의 성장기, 여행목적에 대한 5분 스피치 시작했습니다. ^^
전날 잠을 못자서 잘려하는데 피곤해도 잠이 안 옵니다. 잘 주무시는 분들 부러웠습니다.
잠은 안 오고, 인터넷도 안 오고 조금 심심해서 이쁜 승무원 슬쩍슬쩍 보고... 그래다보니 제주도에 도착했습니다.
아무 것도 먹은 것이 없어서 빠리바게트에서 참쌀 도넛, 고로케 등을 먹고, 소보로빵 2대 더사서 1100 고지로 출발했습니다.
아... 정말 무지하게 덥네요. 헬멧만 벗으면 땀이 우두두 떨어집니다. 습도도 높아서 땀 배출 안되고, 중간 즈음에 포기할까 생각했었는데, 이 더위에 제주도 와서 자전거 타는 것 빼고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 그냥 꾸역꾸역 타게 되네요.
속도가 12km 10, 8, 7, 6 까지 떨어지고... 다행이 고도가 오르니 시원해집니다.
힘들고 더워서 사진 찍을 정신이 없었는데 800m 오르니 정신이 돌아 옵니다.
해발 1000m에서 하늘을 보니 예술이네요.
다들 장마철에 제주도 가냐고 했었는데, 저는 날씨 볼 때 마다 항상 강수량 봅니다.
비가 오더라도 강수량이 적으면 노면이 충분이 말라 있기 때문에 탈만합니다.
오를 때 간간히 비가 한 두방울 떨어지고, 다시 맑은 날씨가 반복되었습니다. 1100 고지 휴게소에 오니 날씨가 급변해서 강풍과 안개가 자욱히 낍니다.
휴게소에서 볶음밥을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밥먹고 잠깐 쉬고, 오던 길로 다시 출발했습니다. 비가 조금 내려 길 옆에서 잠깐 휴식.
비가 그쳐서 다시 출발, 내리막 길이 급경사가 아니어서 잠깐 경치 감상하다가 60을 훌쩍 넘네요. 정신 차리고 35~47정도로 내려왔습니다.
내리막 버프가 상귀 교차로 까지 이어지네요. 하귀리에서 환상자전거길로 진입했습니다.
더위와 피로가 몰려와 정자에서 잠깐 눈을 감았습니다.
제주도가 자연사박물관이라는 별명이 가진 이유가 다 있었네요. 샤방샤방하게 경치 감상하면서 타는 것이 제 맛인것 같습니다.
해거름마을공원에서 한 장.
바람 엄청불었습니다. 자전거 카페에서 쉴 때 사장님께 물어보니 이 정도는 보통에서 약간 쎈정도라고 하는데, 암튼 덕분에 더위는 안 불 때보다 훨씬 나았습니다.
바람 맞으며 정신없이 타다보니 차귀도에 도착했습니다.
주중이라 모슬포 전까지 차량이 거의 안보입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비 쏟아질 것 같아 잠깐 쉬고, 송악산 인증센터에 도착했습니다.
드라마 올인 촬영지라는데 가보지는 못했는데 다음에는 꼭 가봐야 겠습니다.
오후에는 날씨가 흐리고 더위가 어느 정도 가시어서 좀 더 탈까 생각했지만 3일째 한라산 등반을 생각해서 화순항 근처에서 숙박했습니다.
낮 더위를 피하려고 아침 5시에 출발했습니다.
기온은 낮보다 덜 더운데 바람이 안 불어서 땀을 비로 맞은 느낌입니다.
중문승마공원 하이랜드에서 업힐 오르고 꼭대기에서 내려가려고 하는데 말 한마가 저에게로 뛰어 옵니다.
말이 놀랄까봐 가만히 서 있었는데 이 녀석이 제 팔을 쓱싹 핥습니다. 그리고 살짜 깨물어요. 그리고 자기 갈길 가네요.
이 상황은 뭐지? 땀에 쩔어서 맛이 없었나?
갑자기 돈 많이 벌어서 말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환바당 인증하고
정방폭포에 도착했습니다.
일찍 가서 직원이 없었는데 얼마 있으니 직원분께서 개장시간 전에 와서 그런지 갔다 오라고 하시네요.
폭포로 내려갈 때부터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네요.
폭포에서 부서지는 물 때문에 시원하고, 더위 식히고 힐링하려고 발도 슬쩍 담궈보았습니다.
목적지가 용두암이라서 시간이 많아 사진 많이 찍었는데 옷이 땀이 많아서 자동 터치 되었는지 쇠소깍, 표선해변, 성산일출봉, 김녕성세기해변, 함덕해수욕장, 마지막 용두암까지 사진은 전부 날라갔습니다.
이후에는 자동터치 안되게 하려고 락을 걸어 놓았습니다.
사람이 없는 옥빛의 물과 바위를 감상하며 쇠소깍 주변을 돌고 표선해변으로 출발했습니다.
남서풍이 강하게 불어서 대충 밟아도 30km을 훌쩍 넙네요.
성산 일출봉에 오르고 경치가 좋아 사진 많이 찍었는데... 아...
암튼 산 내려와서 점심을 옥돔구이로 해결하고 다시출발했습니다.
가다가 더워서 어제처럼 정자에서 잠깐 분붙이고 선크림 바르고 출발.
김녕성세기해변은 그리 많지 않았는데 함덕해수욕장은 가족분들과 연인들이 어느 정도 있네요.
해변에서 쉬면서 뜬금 없는 생각이 누가 레쉬가드를 발명했는지...
용두암 근처에서 길 잃은 홍콩인 부부 목적지까지 길 안내해주고 공항가서 수하물센터 위치와 가격 확인하고 시외버스 근처 모텔에서 방 잡고, 밥 먹고 하루를 끝냈습니다.
제주도 3일차입니다.
모텔 사장님이 자전거 보관해주셔서 배낭에 2리터 이온음료, 빵, 보조배터리를 채우고 터미널에서 성판악 첫차로 출발했습니다.
진달래 대피소까지는 거의 평지이지만 돌길의 돌이 많아서 경치에 집중하기 힘드네요.
1100고지 오를 때 자전거에서 본 것과 걸어서 보느 것 역시 다름니다.
놓치기 쉬운 사라오름도 올랐습니다.
오름 정상에서 싸온 빵으로 에너지 보충.
진달래 대피소에서 본격적인 돌길을 걷기 전에 쉬었습니다.
하늘에 렌즈 구름이 떠 있는데 바람이 강하게 소용돌이 치는 곳(mountain wave)에서 나타난다고 하는데 신기합니다.
렌즈구름의 특징중에 하나가 거의 이동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정말로 한라산 정상에서도 계속 보았습니다.
거의 정글과 같은 길을 지나니 이런 모습들이.
데크로 만들어진 계단과 돌 길을 지나서 백록담에 도착했습니다.
바람 엄청 붑니다.
렌즈구름은 아직도 떠 있습니다.
백록담 보려고 강풍을 맞으면서 견뎠습니다.
겨례의 영산에서 쉬면서 경치 감상하려고 했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고 춥숩니다.
바람이 안부는 밑에서 빵먹고 관음사 코스로 하산시작했습니다.
중국분들 관음사 코스에서 많이 올라옵니다. 특히 젊은 분들은 한국 음악 들으면서 오르네요.
절경은 관음사 코스가 성판악 코스보다 더 많습니다. 오르기는 더 힘들지만...
용진각 대피소가 태풍에 유실되고 새로 만든 것이 삼각봉 대피소 입니다. 진달래 대피소처럼 음료나 컵라면은 안파는 말 그대로 대피소입니다.
삼각봉을 지나니 슬슬 더워지기 시작합니다.
계곡에는 물이 거의 없습니다. 하기야 이 계곡에 물이 많이 흐를 정도면 제가 여기 있을 수 없겠지요.
관음사에서의 출발 점입니다. 다시 땀이 흐르기 시작하고...
내려오니 1시 58분.
주말에만 운행하는 77번 버스 시간표 보니 50분이나 남았습니다. 휴게소에서 더위 피하고, 김밥과 국수로 고파진 배를 채웠습니다.
국수 맛있습니다.
7시 45분으로 예약했던 표를 5시 45분으로 옮기고 제주도에서 출발 집에 도착했습니다.
밥먹고 참외 3개 까먹고 취침.
일어나니 다림 무지 아픕니다. ㅜㅜ
한라산 백록담의 바람 한 번 감상해 보시죠 [소리 주의]
이상 제주도 여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