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있을때 1,2,4,9종을 담당하던 중대 보급병출신입니다.
베오베에 있는 군납관련 글을 보다가 장구류가 헌거다, US Army가 선명히 박혀있는 40년대 수통을 아직도 쓰는게 말이 되냐 라는 요지의 리플이 많아서 군대의 보급에 관한 글을 써봅니다.
참고로 전방기준입니다. 후방사단은 이 글과 틀린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나 이글을 보는 현역 군인들.. 후방쪽이라면 불쌍한 보급병 괴롭히지 마세요. -ㅁ-
1. 군대에 신품보급을 알아서 주는 것은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없습니다'
- 몇몇 경우란 결함으로 인한 개선품이라거나(활동복이 아마 그랬을꺼에요) 공문에 의한 일괄교체(일체형 신형 수통)같은경우를 이야기 합니다.
2. 그럼 어떻게 신품을 받는데?
- 군대의 보급 프로세스는(전 최 말단인 중대급이기때문에 복잡한 사정은 모릅니다.) 폐급 반납->신품 청구->보급 순서입니다.
즉 폐급을 반납하지 않으면 신품 보급은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분대장 달고나서 귀찮다고 대충 넘기는 일품검사.. 이게 이거 하라고 존재하는겁니다. 애들 물자관리 대충한다고 갈구려고 존재하는것이 아니라요. 하지만 분대장도 귀찮고 보급병도 귀찮고 행보관도 귀찮고 보급관도 귀찮으니 그냥 가라로 하고 넘깁니다. -> 부대의 물품들은 점점 썩어갑니다(...)
3. 근데 반납하면 어떻게 버티냐? 반납후 오는 기간은? 청구해도 안 오던데?
- 중대의 재산은 항상(90%이상) 현역인원보다 많이 잡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쟁시 참여하는 예비군들이 존재하니깐요. 따라서 반납을 하더라도 무리하고 한번에 10개 20개씩만 반납안하면 무리는 없습니다.(특히 모포나 침낭 같은경우 1인당 2개, 여름에 안쓰기 때문에 여름에 반납하면 아주 좋습니다. 창고도 텅텅비구요 겨울쯤 되면 신품 오구요-_-) 반납 후 오는기간은 로또인데... 왠만하면 한달내로 옵니다.(전방 기준) 드럽게 늦게 오는게 뭐였나면 요대랑 방탄헬멧이 더럽게 안왔던걸로 기억합니다. 한 몇달 걸렸던거 같네요......
- 청구해도 안오는경우는 두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신품을 만들만한 요구량에 미달되었거나, 재산상 물자가 초과되는 경우입니다.
요구량 미달은 시간은 걸리지만 언젠가 오지만, 재산상 물자가 초과하는경우가 뭔가하면은... 예를들어 1중대에 배당된 수통의 양은 100개입니다. 하지만 현재 장부상에 103개가 있다고 칩시다. 그러면 재산상 물자가 100미만으로 떨어질때까지 신품보급이 안나옵니다. 말그대로 그냥 '반납'인거죠. 이게 행보관이나 짬 좀 되는 보급병들이 함부러 재산등재 안하고 짱박아 놓는 이유입니다.
4. 반납 할 수 있는 물건이 뭐가 있는데?
- 일단 저는 병기쪽은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물품만 얘기한다면 위장막 빼고는 다 됩니다. 위장막은 어떤이유에서인지 생산이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급이 안됩니다.(물론 치장용은 따로 보관중입니다) 하다못해 다리미, 바리깡도 됩니다!
5. 반납, 소모삭제, 훈련중 망실, 손망실
- 보급품이 장부상에서 처리되는 네가지입니다.
반납- 말그대로 헐어서 반납처리하는것입니다.
소모삭제-양말, 장갑같은 소모품들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반납후 청구 할 필요없이 그냥 장부상에서 삭제하고 신품 청구를 하면 됩니다.
훈련중 망실-흔히들 부대에서 물품을 잃어버리면 X된다고 하지만은 안 그런 물품들이 있습니다. 바로 훈련중 망실인데요. 이거 기준은 저도 잘 모릅니다만, 가격이 '싸고' 정말 잘 잃어버리는 물품+보안문제가 없는 물품들은 훈련중 망실로 처리하면 소모삭제와 똑같이 처리가 됩니다. 이러한 훈련중 망실로 처리되는 것들은 '턱끈', '지주핀(!)', '가스 조절 마개(!!)'등등이 있습니다. 이거 모르는 보급병들 많습니다. 특히나 행보관들.. 훈련중 망실은 상관없는데 자기 ㅈ되는줄 알고 날뛰는 사람들.... 그래서 전군재물조사 때마다 뛰댕기는 사람들 많은데.. 평소에 미리미리 조금씩 훈련중 망실로 처리 합시다.
손망실-말그대로 부숴버리거나 잃어버리는것. 이건 보급병+행보관+중대장 특별 퀘스트지요-_- 뭐 어디 방탄같은거 잃어버리면 자비로 처리나 되지 96K나 999K, K-2-_-같은 보안장비들 잃어버리면 끝장나죠.......
6. 근데 이게 왜 안지켜지냐?
- 귀찮다는 이유도 있구요(...)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걸 모르는사람이 많다는겁니다. 보급병이 모르면 다행인데 행보관이 모르는 경우는 진짜......
그리고 또하나... 분대장급들이 비협조적입니다..... 귀찮은거죠. 이럴때 저같은경우는 뻐뀨머겅하면서 우리소대 분대장들 한테 얘기해서 소대꺼 공병우의 전부랑 모포 30장 반납시켜서 신품 받아서 우리소대한테 주니까 X랄 X랄 하더군요. 저 보급병새끼가 지 소대만 챙긴다고.. 소원수리까지 먹었습니다-_-;;; 그래서 우리 분대장이 가서 설명하고(일품검사대로 검사해서 반납해서 우리소대꺼 반납한건데 그걸 니들을 왜주냐!) 걔들만 쓰레기 분대장으로 행보관한테 낙점(....) 아마 그때쯤 부터 제가 갑질하는 일병이 되었을겁니다.-_- 그리고 후에 아마 우리 중대 물품들 반이상은 새걸로 만들고 나왔네요;; 다들 알아서 폐급 모아다가 주니까... 자기들은 새거 써서 좋고 저는 안 뛰어댕겨도 폐급이 알아서 오니까 win-win
(참고로 폐급 메뉴얼이라는 폐급기준을 판단하는 책자가 존재하고, 인트라넷 내에 PDF로도 있습니다.)
자.. 여기 까지가 본문이고... US 수통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제일 위에 공문에 의한 교체..가 있죠? US수통이 그런식으로 일괄로 수거해가서 한국 수통으로 바꿔줬습니다만은.... 3번에 나오는 재산초과.. 네.. 그겁니다. 재산초과문제로 보급병들이 어디다가 짱박아 두었던게 지금까지 흘러흘러 온겁니다. 이게 가장 큰 문제가.. 일단 재산상에도 안잡혀 있구요.(잡혀있다면 그 중대에서 수통을 잃어버려서 어쩔 수 없이 꺼낸겁니다-_-) US수통은 현재에 반납물품이 아닙니다. 이미 교체사업이 끝났기 때문에 굴러다니는 US수통은 그냥 버려야 하는 물품입니다.
... 다만 재물조사 같은때 검열나오는 검열관들도 이러한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저도 반납하고 나서야 알았네요 ㅠㅠㅠㅠ) 여전히 혹시나 모를 수량 부족에 대비하여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근데 놀라운 사실은 수통을 까서 보면요... 7~80년대 한국수통보다 미군 수통이 훠~~~얼씬 깨끗하다는 사실. 한국수통은 진짜 토나올정도로 지저분한데 미국수통은 깨끗해요 안쪽이;;;;;;
아무튼.... 이제 현역 보급병들이 시달리는걸 생각하니 눙물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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